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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귀를 가진 개를 키우고 싶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09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18년 4월
평점 :
반려동물은 하나의 가족인 시대가 되었다.
나도 언니집 '까미'(푸들)가 나를 반기는 것을 보면서,
말을 전부 다 알아듣는다고 우기는 언니를 보면서,
아들만 키우는 언니가 까미를 딸처럼 돌보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아이들에게 애완동물을 키우게 하는 것은 정서상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으면서,
살짝 맘이 흔들려서 고양이는 개 보다는 키우기가 더 쉽지 않을까 하며 한 번 키워볼까 할 때가 있었다.
마침 고양이를 분양해 주겠노라는 선배님도 계셨는데, 남푠님의 격한 반대를 이기지 못하여 관두고 말았다.
주변 정리를 잘 못하는 내가 녀석의 치닥거리를 잘 해 낼 수 없을 것도 같고,
늘 집을 지키게만 해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녀석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고...
개들을 돌보아야 해서 놀러 한 번 가기가 쉽지 않던 동서네 봐서도 그렇고...
이런 저런 이유들로 마음을 하나, 둘 정리했더랬다.
어릴 때부터를 되짚어 보면,
그래도 개, 고양이, 토끼, 햄스터를 키워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는 장수 풍뎅이를 키워 보았고.
하지만, 키우는 동안 절절한 애정을 맺지는 못했던 거 같다.
멋진 귀를 가진 개를 키우고 싶은 롤라는 부모님을 졸라 보지만, 목적 달성이 쉽지 않다.
부모님은 양보해서 토끼까지는 허락을 하겠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롤라는 개를 키울 것이라 맘 먹고, 개의 이름도 정해 보고, 생김새도 하나하나 상상해 본다.
그리고 마음 속에 이미 '우리 개'를 정하고 그 녀석의 습성까지 다 정해둔다.
개를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상상 속에서 이미 가족 맺기를 완료하였다.
롤라는 과연 소망하던 개를 가질 수 있었을까?
반드시 개를 데리고 오겠노라던 롤라는
짖지 않고 킁킁거리고, 깡충깡충 뛰는 훈련을 따로 시킬 필요 없이 이미 깡충깡충 뛰고,
멋진 갈색 귀 대신 회색의 귀를 가지고 실룩거리는 코를 가진, 꼬리도 북슬북슬한 녀석을 데리고 왔다.
원하는 것들은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찰리와 롤라는 멋진 귀를 가진 개한테 딱 어울리는 '눈뭉게'라는 이름만은 가질 수 있었고,
이미 찰리와 롤라는 '눈뭉게'에게 마음을 다 뺴앗겨 버렸으니 그걸로 다 잘 되었다 싶다.
반려동물을 간절히 원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마음이 무척 설렐 책이다.
"얘들아, 사랑 주면서 잘 키우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