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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아이 일공일삼 26
구드룬 멥스 지음,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 김라합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 반 아이가 친구들이랑 함께 읽고 싶다고 학급에 일 년간 기증한 책이다. 아이들이 쉽게 보는 책과 비교해 볼 때 아주 조금 두께가 더하다고 아이들 손을 거의 타지 않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200쪽을 조금 넘는 책이니 6학년 수준에서 두꺼운 책도 아니다. (아이들은 책의 두께를 페이지로 판단하지 않고 만져보는 느낌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종이 재질에 따라 책의 두께는 결정되는 것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 해 주지만, 그게 잘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읽어보니, 큰 긴장감도 없고, 반전도 없고... 하지만, 이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 내려 갈 수 있어서 참 괜찮은 동화로 읽혔다.

주인공 '나'(이름이 본문 중에 나왔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서 찾아보다가 찾는데 실패했다.)는 일요일에 태어나서 일요일의 아이다. 일요일의 아이들에게는 늘 행운이 따른다고 하지만, 나는 행운과 거리가 먼 것 같다. 내가 사는 고아원의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주말부모를 가진다. 진짜 부모는 아니지만, 주말이 되면 맛있는 것을 사 주거나 좋은 곳에 데려가 구경을 시켜 주면서 부모 노릇을 대신 해 주는 사람들을 주말 부모라고 하는데, 고아원에서 나와 바보같은 카를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주말부모가 있다. 그런데, 내게도 어느 날 주말 엄마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동화 속 주인공과 같은 운명은 내게 펼쳐지지 않는다. 나의 주말엄마는 돈 많은 부자집 마나님이 아니라, 차도 없는 가난한, 그리고 얼굴도 예쁘지 않은 너무나도 평범한 젊은 여자라서 엄마의 이미지랑도 너무 거리가 멀다. 하지만, 특이해서 더욱 좋은 주말엄마는 나를 일요일의 아이라 불러 준다. 그리고 여러 차례의 만남을 통해 나를 입양할 것을 남자 친구와 함께 의논하고, 그 전에 두 사람이 결혼을 먼저 결정한 후 입양절차를 밟으려고 한다. 드디어 가족이 생기게 된 주인공 아이는 바보같은(?) 카를리에게도 친절히 대한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 카를리를 초대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카를리의 주말 누나가 되어 줄 것을 약속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해서 서툴지만, 나의 주말엄마는 내가 얼굴이 예뻐서 좋은 것도 아니고, 불쌍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그저 이유없이 내가 맘에 들어 가족이 되려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 가족이 될 수 있는 진정한 조건이 아닐까. 이유없이 마음에 드는 것.

일요일의 아이가 고아원에서 어떤 사람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한 아이의 진짜 누나가 되어 주려고 하니 참 반가운 일이다. 피를 나누지 않은 사람끼리도 자연스럽게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이런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조금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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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1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의 아이가 이런 내용이었군요. 제목만 알고 있었어요~~ 서양인들의 저런 사고방식은 참 본받을만 하지요.^^
 
텔레비전 속 내 친구 일공일삼 49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영진 옮김, 유타 바우어 그림 / 비룡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안톤이 처한 상황이 답답했다. 안톤이 선택한 길이 답답했다. 이 책은 조금 가슴 아픈 책이다.

부모는 있으되 부모가 자신들의 싸움에 바빠 자식을 돌볼 수 없다는 것이 비극이다. 안톤의 부모가 바로 그런 부모이며 안톤이 바로 그런 비극의 주인공이다.

대개의 경우,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이 택하는 것은 ‘컴퓨터 게임’과 ‘TV시청’이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리모컨을 떨어뜨려 숨겨져 있던 파란 단추를 발견한 안톤은 그 단추를 눌러 텔레비전 속의 칼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칼 아저씨의 특이한 점이라면 텔레비전 속에 있지만,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향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 안톤은 이 신기한 경험을 통해 칼 아저씨와 친구가 되고, 칼 아저씨는 안톤의 부모를 대신하여 그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고, 공부도 가르쳐 준다. 학교에서도 마음 의지할 곳 없는 안톤은 점점 칼 아저씨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된다. 아무에게도 발설할 수 없는 이 중대한 사건을 안톤은 할머니에게 알려서 공동의 비밀을 갖게 된다.

안톤이 문제를 일으키자 부모를 대신하여 칼 아저씨가 텔레비전 속에서 나와 그 문제를 해결 해 준다. 대신 밖에서 생활한 댓가로 아저씨의 몸은 점점 줄어들고... 그러다가 엄마가 지지직 거린다는 이유로 안톤에게 새 텔레비전을 선물해 주는 바람에 그리고 낡은 리모컨도 치우는 바람에 밖에 나가 있던 칼아저씨가 TV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칼 아저씨를 위해서는 파란 단추가 있는 리모컨을 찾아야만 하는데, 안톤이 버려진 물건이 있는 곳을 찾아보았을 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결국 할머니께 말씀 드려 의논을 한다. 할머니는 또 다른 곳에 있을 파란 단추가 있는 리모컨들을 찾아 동네의 집집을 돌아다니고 결국 그 리모컨을 찾아 칼아저씨와 함께 텔레비전 속으로 들어가기로 맘먹는다. 왜냐하면 할머니의 행동은 경찰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안톤의 부모가 헤어져도 안톤을 돌보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도 어렵고... 그래서 칼 아저씨를 따라가기로 결심을 한 거다. 안톤도 그 때 할머니의 옷자락을 잡고 그곳으로 따라 들어가야겠다고 맘먹는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할머니와 손자가 실종되었다는 기사! 그 할머니는 정신이상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

안톤의 부모는 과연 안톤을 찾게 될까?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 책은 부모, 자식 간에 보이지 않는 두꺼운 벽이 있고, 그 벽으로 인해 우리 자녀가 한없이 외로운 아이가 되어서 사라지고 싶은 맘을 먹을 수도 있으니 부모는 경계하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현실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텔레비전 속으로 ‘도피’해 버린 안톤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아직도 그것이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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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파스타 만들기 일공일삼 50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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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상아 로지와 볼 수 없는 장애아 베일리의 진한 우정을 만났다. 한 편의 감동 드라마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점은 장애를 가진 베일리를 불쌍하게 묘사하지 않았다는 거다. 로지 또한 베일리에 대한 연민의 정 같은 것은 없다. 그 둘은 친구일 뿐.

일주일의 생일 차이를 두고 태어난 두 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같이 자라고 같이 생활한다. 그 속에는 정말 진한 무엇인가가 흐른다. 가령 학교에 입학 할 때 로지는 베일리랑 같이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로지의 입학날은 엉망이 되고 만다. 그리고 베일리를 위해 로지는 일 년여의 공을 들여 힘겹게 점자를 배운다. 그들 사이에는 질투의 감정도 싹트지만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우정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함께 등장하는 토렐리 할머니. 로지는 할머니와 함께 수프를 만들면서 또, 할머니와 베일리랑 같이 파스타를 만들면서 베일리에게 섭섭하고 토라졌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많이 산 자의 축척 된 삶의 지혜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할머니. 훈계조의 타이름이 아니라, 요리를 하시면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에 대해 툭툭 한마디씩 던지시는데... 그것이 너무 적절한 조언이었우며 로지에게 대단한 위로였다는 것. 인상적이었다.

할머니의 말씀 중에 기억하고 싶은 대목은

토렐리 할머니가 말하길, 누구한테 화가 날 때면, 너무너무 화가 나서 아주 못된 생각이 들고 심지어 그 사람을 막 때려 주고 싶은 마음마저 들 때면, 그럼 그 사람의 좋은 면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사람이 했던 좋은 말을 기억하고, 내가 그 사람을 왜 좋아했는지를 생각하라고.

이 책은 참 경쾌한 책이다. 장애아와 정상인의 우정이라하면 신파조의 무언가가 있을 법한데 전혀 그런 억지스러움을 찾을 수 없다.

거슬리는 것 하나가 있다면 이탈리아어를 중간중간 끼워 놓은 것. 이것 또한 번역자의 숨은 뜻이 있겠지만, 그리고 첫장에 미리 낱말 뜻을 다 풀어 두었지만, 그리고 문맥상으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책을 읽어나가는데 조금 껄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찾은 옥에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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렝켄의 비밀 - 미하엘 엔데 동화전집 1 동화 보물창고 1
미하엘 엔데 지음, 베른하르트 오버딕 그림, 유혜자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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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집이라는 말에 덥석 책을 샀다. 그리고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들에게는 어쩜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단행본 <<마법의 설탕 두 조각>>에서는 주인공 아이의 이름을 ‘룅켄’이라고 아주 어렵게 썼던 기억이 난다. ‘렝켄’이라고 쓰는 것이 훨씬 편안해 보인다.

머리말을 대신하여 쓰여진 <분명히 밝혀 두자면>에서부터 엔데의 매력이 풀풀 풍겨 나오기 시작하더니 별의별 신기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끈기 최고 트랑퀼라 거북이>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단행본도 있으니 저학년 아이들이라도 재미있게 책과 만날 수 있겠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과 <<냄비와 국자 전쟁>>처럼 말이다. (2편이 <<마법의 수프>>던데, 아마도 <<냄비와 국자전쟁>>의 다른 제목이지 싶다.)

<조그만 광대 인형>에서는 똑같은 말이 반복하여 나와서 또 읽는 재미를 더한다. 손때 묻은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한 번 더 이야기 해 주는 글이다.

<렝켄의 비밀>은 단행본으로 따로 리뷰를 써 두어서 생략하고.

잘난척쟁이 <벌거벗은 코뿔소>도 엔데 특유의 대단한 풍자가 들어 있다. 동상(겉모습)만 남긴 채 아주 볼품없는 모습의 알맹이만 데리고 도망가는 코뿔소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운지.

<괜찮아요>에서는 잘못된 아이의 행동을 그때그때 지적해 주지 못한 어른이 만나게 되는 봉변을, 자기랑 함께 있는 한 사람들이 자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나중에야 알게 된다는 나젤큐스와 눈앞에서 자신을 볼 때만 사람들이 자신을 인식한다는(눈앞에서 사라지면 잊혀지는) 니젤프림. 두 형제는 그러한 운명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사는데...<니젤프림과 나젤큐스>. 이 글을 읽으면서 작가는 정말로 대단히 머리가 좋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혀꼬이는 이야기>는 읽으면 정말 혀가 꼬여서 웃기다.

<모니의 걸작품>도 정말 웃겼는데, 어제 6학년 우리 반 아이가 모니와 같은 일을 해서 나를 웃기게 만들었다. 미술시간, 배색에 대해 공부하면서 티셔츠 접기와 넥타이 접기를 가르쳐 주고, 사인펜과 색종이를 이용해서 색을 멋지게  입혀 보라고 주문을 했다. 색이 ‘티미’하니까 색연필은 절대 쓰지 말라고 했는데, 박모군이 열심히 티셔츠에 색연필 작업을 한 거다. “야, 내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우째 그래 말을 안 듣냐?” 했더니, 위기모면 대응법을 발휘한다. “위로 색종이 다 붙일 건데요.” 나 원 참~ 색종이 붙일거면 색연필 색칠은 왜 하냐구요? 모니가 한 일이랑 박모군이 한 일이랑 비슷하다. 차이라면 박모군의 일은 선생님에게 ‘‘나, 원, 참~’‘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모니가 한 일은 걸작품의 창조과정이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동심을 잃은 선생 밑에 살고 있는 박모군이 불쌍한 순간이었다.)

마지막 이야기인 <리붐 라룸 빌리 바룸>-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수염이 긴 할아버지는 빌리의 끊임없는 질문에 짜증내는 법 없이 정말 잘 대답해 주시고, 그리고 이야기의 원점으로 돌아와서 똑같은 질문을 하면 똑같은 답이 나간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하신다.

다시 되짚어 보니, 이 책 정말 읽을 만하다. 2편도 조만간 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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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두레아이들 그림책 1
프레데릭 백 그림, 장 지오노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아이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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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였던가? 집에서 너무 무료해서 TV채널를 한참 돌리다 좀체로 고정시키지 않는 EBS에서 그만 딱 멈춰 버렸다. 만화영화를 하는데, 정신없이 움직이는 다른 만화와는 달리 나레이션이 죽 이어지면서 흑백 그림이 펼쳐지는 모습이 참 괴이하다 느껴졌었다. 그러다 내용을 보면서 참 감동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때는 책 제목도 몰랐다. 그리고 후에 이 책이 바로 그 때 보았던 그 애니메이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한 사람의 힘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나를 우리에게 이야기 해 준다.

이 책은 그림책이라도 초등 고학년용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고, 생각을 깊게 해 주는 그런 책으로서, 꼭 한 권 가지고 있으면 좋을 책으로 여겨진다. 교실에 그림책으로 말고, 명작 여러 편을 묶어 둔 책에 이 이야기가 있어 그림책을 사기를 주저했었는데, 꼭 이 책 한 권을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책을 살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속도감에 익숙한 아이들은 생각보다 집중해서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그림책으로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만나게 해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듯하다.

새로 사야 할 책 목록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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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0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꼭 소장할 가치가 있죠. 작년 7월 어머니독서회의 토론도서였어요.
제가 올린 리뷰도 알라딘에 있지요. http://blog.aladdin.co.kr/714960143/1356848
아들녀석 학급문고는 두레에서 나온 또 다른 책이라 이웃에서 빌려다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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