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끼리였다 힘찬문고 57
이용포 지음, 이윤희 그림 / 우리교육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학교에 있다보니 왕따 문제의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진다.

아이들의 머리가 클수록 교사의 힘으로는 어찌 해 볼 수 없는 그 어떤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교사가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면 피부로 와 닿는 위기감은 훨씬 덜하다.

하지만...

아이들 마음 깊은 곳의 치료는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가령 이런 식이다.

카톡에 올려진 아이들의 교실 문답을 보면

*우리 반의 왕따는? 이라는 질문에 어떤 반은 직접 이름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우리 반의 경우는 "말할 수 없어요."라고 응답한다. 이 말은, 왕따가 있지만 (선생님의 감시감독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괴상한 소리를 내는 '틱'을 가진 아주 뚱뚱한 남자 아이다. 교실에서 졸다가 책상을 안고 꽈당 넘어지기도 하는 아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비호감일 수 밖에 없다.

글쓰기 숙제를 많이 내 주시는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전생에 관한 생각을 하고 글을 써 보라는 과제를 내 주신다.

그렇게 해서 나 '바오밥나무'가 전생체험을 떠난다. 9번 다른 생을 살고 9번 죽는 동안 내가 온몸의 가려움을 느끼면서까지 간절하게 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차라리 나라는 존재 없었으면 좋겠어!에서 그래도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나의 현재를 감사할 수 있게 된다면 내가 가진 많은 문제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

출생의 비밀은 되돌아가서 다시 읽어보니 곳곳에 복선이 깔려 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여러 차례 성격이 변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내 성격 중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생활하다보니 많이 나아지기도 하는 것 같다.

성격이 내성적이고 자아존중감이 낮은 경우,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존재감이 없을 수도 있고

외모적으로 비호감인 경우, 성격이 커버를 못 해준다면 왕따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아이들이 보다 더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누구도 가해자가 되어서도 피해자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사회를 위해 이 한 권의 책이 기여를 할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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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이혁이 2012-06-2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왕따나 학교폭력에 관한 동화책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그렇기도 하지만...
자기 안에 답이 있다는 말이 정말 맞는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껍질을 깨고 나오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저도 딸 아이가 3학년때 여자 아이들 특유의 사교적인면(세명이 모이면 친구가 안되더라구요)과 소심함 민감함에 많이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고 함께 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지... 말로는 네가 마음을 열고 바뀌어야 한다고 했지만 쉽게 받아들이지를 못하더라구요. 물론 시간이 지나고 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그 늪에서 빠져 나왔지만 여전히 이런 문제는 가슴이 아프네요. '1교시 수업'이라는 책에서 작가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부터 다른 아이나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고 했어요. 유치원에서 부터 사소하게 친구의 장난감을 빼았고 다른 아이를 때리고 놀리고 하는 행동을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구요~ 그런데 우리는 그 시기에 아이들이니까 어리니까 봐주라고 하잖아요. 거기서 부터 잘못된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말이 길어지네요~ 암튼 아이들을 아주 유심히 관찰하고 지켜봐주는 선생님과 부모님들이 계시다면 좋아지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가요~

희망찬샘 2012-06-20 15:3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어른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분명 힘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관심을 끈을 늦출 수가 없어요. ㅜㅜ

책읽는나무 2012-06-2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학교에 동화구연 해주느라 잠깐 다녀왔는데요.
한 엄마에게서 자신의 딸이 현재 6학년인데 작년에 한 살 많은 언니로부터 키가 크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기 시작하면서 작년 한 해가 무척 힘들었노라~ 토로하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무척 침울해졌습니다.ㅠ
그학생은 졸업했지만 같은 아파트에 붙어 살고 있고,지금도 만나면 계속 시비를 건다는군요.
내년 중학교를 선택할때도 또 만나게 될까,중학교를 정할때도 좀 걱정된다고도 했어요.
문제는 그학생도 문제지만 그엄마도 아파트내에서 만만찮은 상대라 어떻게 해결짓지 못한다는군요.ㅠ
아마도 제가 보기엔 그런 성향의 아이들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주변 환경에서 부모와 선생님 모두 함께 어떻게 이끌어 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아이들 문제 남일 같지 않아 불안하고 두렵습니다.ㅠ

희망찬샘 2012-06-20 15:3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정말 남 일이 아니에요. 저도 요즘 부쩍 희망이의 말과 행동에서 긴장을 하게 됩니다. 혹시나... 하면서 말이지요. 아직까지는 잘 해 주고 있는데, 그래도 안심이 안 되어 촉을 곤두세울 때가 있어요. 전에는 다치는 아이를 보며 마음 아파 하더니, 이제는 다수의 입장에 설 때가 있더라구요.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해요.

수퍼남매맘 2012-06-2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했는데 왕따에 대한 책이었군요.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을 존중해 주는 태도를 끊임없이 가르쳐야 한다고 봐요. 가정과 학교 모두에서요. 공부 잘해도 왕따. 키 커도 왕따. 뚱뚱해도 왕따. 왕따의 이유는 수만가지일 거예요. 그만큼 어느 누구도 왕따의 레이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거겠죠.정말 무서운 세상이 되었어요. 학교에 다니는 아이 가진 부모들은 항상 긴장하고 살 수밖에 없네요.

희망찬샘 2012-06-20 23:38   좋아요 0 | URL
왕따 문제에 집중한 책이라기보다는 왕따에 처한 아이의 자아찾기라고나 할까요?! 좋은 책이었어요.

순오기 2012-06-2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뷰를 못 썼지만 아주 울림이 컸어요~~~
토요 방과후학교에 개근한 학생에게 선물로 주려고 준비했어요.^^

희망찬샘 2012-06-20 23:3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덕분에 이 책 사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6-22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2-06-21 23:05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슬픈 이야기예요. 이 일을 어쩌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