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에는 체육 선생님이 수업을 하시는 관계로 수업이 없는 1교시를 이용하여 놀이 활동을 했다. 마침 옆반 샘도 수업을 하고 있어서 둘이 반쪽씩 나누어서 열심히 뛰고 놀다가 종이 치자 부리나케 한 줄을 세워서 교실로 왔는데...
그리고 열심히 열심히 가르치고, 밥을 먹으러 가려고 가방을 메려고 하니
아. 뿔. 싸! 내 가방 어디 갔지?
생각을 곱씹어 보니 강당의 매트 위에 가방을 던져 두고 수업을 한 후 다시 매고 오지 않은 거다. 학교에는 도난 사고가 많아서 참 우스운 모습이지만, 선생님들이 이동하실 때는 가방을 주로 들고 다니신다. 캐비넷에 잘 보관하여도 꼬마님들이 어떻게 그걸 분해해서 가져가는지... 가슴 아프게도 말이다.
아이들 데리고 밥 먹으러 제 시간에 가지 않으면 귀가 시간이 늦어지니 아이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나 대신 아이 하나를 보내서 가방이 있나 찾아 보라고 했더니 없다고 해서 어쩌면 좋아... 하며 슬퍼졌다. 돈도 잘 안 가지고 다니는 내가 그 날 따라 제법 넣어 두었고, 또 카드들은 다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아이들 밥을 받게 하고 강당에 가 보았더니, 아, 그 가방이 그 자리에 고이 있고, 없어진 물건도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하는 말, 1학년에게 시킬 것을 시켜라.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라, 애가 가방을 어떻게 찾아 오겠노?-아무 것도 올려져 있지 않은 매트 위에 덩그러니 저만 혼자 있더만 ㅋㅋ~ 다음 날 아이가 하는 말, 선생님 사실은요, 저 강당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요즘 너무 정신없는 짓을 많이 해서 이러다 50대를 어케 맞이하게 될지 걱정이 많이 된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정말정말 착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희망이랑 찬이에게 이야기 해 주면서 이거 아빠한테는 비밀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