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에는 체육 선생님이 수업을 하시는 관계로 수업이 없는 1교시를 이용하여 놀이 활동을 했다. 마침 옆반 샘도 수업을 하고 있어서 둘이 반쪽씩 나누어서 열심히 뛰고 놀다가 종이 치자 부리나케 한 줄을 세워서 교실로 왔는데... 

그리고 열심히 열심히 가르치고, 밥을 먹으러 가려고 가방을 메려고 하니  

아. 뿔. 싸! 내 가방 어디 갔지? 

생각을 곱씹어 보니 강당의 매트 위에 가방을 던져 두고 수업을 한 후 다시 매고 오지 않은 거다. 학교에는 도난 사고가 많아서 참 우스운 모습이지만, 선생님들이 이동하실 때는 가방을 주로 들고 다니신다. 캐비넷에 잘 보관하여도 꼬마님들이 어떻게 그걸 분해해서 가져가는지... 가슴 아프게도 말이다.  

아이들 데리고 밥 먹으러 제 시간에 가지 않으면 귀가 시간이 늦어지니 아이들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나 대신 아이 하나를 보내서 가방이 있나 찾아 보라고 했더니 없다고 해서 어쩌면 좋아... 하며 슬퍼졌다. 돈도 잘 안 가지고 다니는 내가 그 날 따라 제법 넣어 두었고, 또 카드들은 다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아이들 밥을 받게 하고 강당에 가 보았더니, 아, 그 가방이 그 자리에 고이 있고, 없어진 물건도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하는 말, 1학년에게 시킬 것을 시켜라.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라, 애가 가방을 어떻게 찾아 오겠노?-아무 것도 올려져 있지 않은 매트 위에 덩그러니 저만 혼자 있더만  ㅋㅋ~ 다음 날 아이가 하는 말, 선생님 사실은요, 저 강당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요즘 너무 정신없는 짓을 많이 해서 이러다 50대를 어케 맞이하게 될지 걱정이 많이 된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정말정말 착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희망이랑 찬이에게 이야기 해 주면서 이거 아빠한테는 비밀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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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6-09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학교에서 가방 간수를 잘못하면 지갑을 털리더군요. 잠간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ㅜㅜ
선생님 가방은 그대로, 없어진 거 없이 찾아서 다행이네요.

희망찬샘 2011-06-10 00:16   좋아요 0 | URL
정신 좀 차리고 살아야겠지요?!

2011-06-09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06-10 00:16   좋아요 0 | URL
알아 볼게요.

2011-06-10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9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06-10 00:16   좋아요 0 | URL
당연히~ 감사하지요.

행복희망꿈 2011-06-10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께서 이동하실때 가방을 늘 가지고 다니시더라구요.
저희가 어릴때는 있을수도 없었던 일들이 요즘은 많이 일어나더라구요.
그래도 잃어버린거 없이 찾으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리고 희망찬샘님 학교의 학생들은 다 착한것 같아요.

희망찬샘 2011-06-12 23:01   좋아요 0 | URL
정신없는 주변의 벗들 보면 어찌나 마음이 든든해지는지... 저만의 문제는 아니더라구요.

소나무집 2011-06-1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우리 어렸을 때보다 이런 일이 더 자주 생기나 몰라요. 경제적으는 더 넉넉했졌는데...

2011-06-10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1-06-10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들 가방을 터는 아이들이 있다니 놀랍기만해요.ㅜㅜ
이동하실때마다 가지고 다니시려면 힘드시겠어요.

희망찬샘 2011-06-12 23:0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이들만 있으면 일의 순서를 까먹는 저로서는 참으로 곤란한 일입니다.

수퍼남매맘 2011-06-12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 학교에 발령받던 날! 핸드백 놔두고 다녔다가 지갑째 잃어버린 가슴 아픈 기억이 있어요. 나중에 화장실에서 지갑만 발견되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어디 이동할 때마다 가방째 들고 다닌답니다.

희망찬샘 2011-06-12 23:02   좋아요 0 | URL
저도 발령 받아서 큰 맘 먹고 샀던 구두를 잃어버린 기억이 나네요. 왜 그러셨을까? 하고 며칠 속상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