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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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을 읽는 동안에도 읽은 후에도 아리송한 감정이 입가에서, 마음에서 쉽사리 떠나지를 못하고 있다. 못다한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랑'의 감정에서 느낄 수있는 여러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담은 6편의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처음 읽기 시작하면,

'아...사랑은 이렇게 기대를 안한 순간에도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다가오는 구나' 하고 천진한 미소를 담고 읽기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즈음에는 '사랑' 은 마음 아픔이구나 싶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가게되면 그래도 '사랑' 은 사람을 빛나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분명 작가 아지즈 네신은 아름다운 이야기에 사랑을 곱게곱게 담아내었는데, 그 속에서 느끼는 온갖 감정은 그 아름다움을 넘어선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이 놀라웠다.

우리가 '사랑'이라는 부르는 감정들은 극히 찰나적이며 열정이 빚어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만이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다고 믿기에 희생적인 사랑도 이기적인 배신행위도 서슴치않고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6편 이야기 속에 담긴 달콤해보이는 듯한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되고 벅찬 사랑이야기를 읽은것만 같아 내내 조금은 여전히 아리송하고 먹먹하기도 하다.

내가 과연 사랑의 깊이를 이해했을까...

튤슈를 사랑한다고 외치며 튤슈를 사랑하는 것이 '일'이자 행복이라고 하는 70대 노인의 감정을 이해한 것일까...

하는 아쉬운 감정을 갖게 한다.

아무래도 가까이 두고 여러번 읽어봐야  나도 용기를 내어 '튤슈를 사랑해' 라고 입밖으로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작가 아지즈 네신이 사랑에 관한 6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모음집이다.

<생사불명 야사르>의 작가로도 더 알려져 있었건만 작가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은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을 처음 읽게 되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으로도 충분히 매료되었는데 더 좋을지도 모르는 작품<생사불명 야사르>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품을 수 없는, 안길 수 없는(참나무와 인형의 사랑의 고통),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한남자의 일생을 건 사랑의 여정)이 가장 가슴에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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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풀스 데이 - 상 - 데이먼 코트니는 만우절에 떠났다
브라이스 코트니 지음, 안정희.이정혜 옮김 / 섬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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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먼 코트니는 짧은 생을 사는 동안 병마로 인해 육신은 고통스러웠지만 정신만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만큼 건강하고 희망이 가득한 청년이었다.

\비록 태어날때부터 엄마에게 유전되어 온 혈우병을 물려받아 사는 동안 병마와 끊임없이 싸워야 했고 17세에는 수혈로 인한 감염으로 에이즈에 걸리게 된다.

불행은 불행을 안고 오듯이 데이먼의 고통스런 병은 합병증으로 이어져 육신은 날로 쇠약해져만 가게 된다. 그러나 데이먼은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사랑하는 여인 셀레스트와 가족들과 함께 죽는 순간까지 더 많은 추억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 열정을 간직한 청년이었다.

그는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어한다. 사랑만이 에이즈를 치유할 수 있다고...

어떤 경로로 감염되었는지에 대해 알려고도 에이즈를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은 세상을 향해 편견을 버리고 사랑어린 도움을 청하고자 자신의 이야기를 아버지 브라이스 코트니에게 책으로 내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에이프릴 풀스데이'는 24년의 투병생활을 지켜보고 가슴 아퍼하고 누구보다 위대한 데이먼을 자랑스러웠던 아버지의 기록이자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자신으로 인한 병을 앓게 되었다고 평생을 죄책감에 살아 온 엄마 베니타, 아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게 된 작가 브라이스, 막내동생의 죽음을 맞이해야만했던 두형 브렛, 아담의 이야기이며 마지막 6년을 사랑으로 가득차게 해주었던 셀레스트의 사랑이야기인 것이다.

가장 가슴아프면서도 미소를 짓게 했던 장면들은 죽음을 앞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유럽순회 여행기였다. 아버지 브라이스조차 데이먼의 건강으로 엄두도 못내고 겁나하던 유럽여행을 데이먼은 간절히 가고 싶어하며 런던에 살고 있는 둘째 형 아담을 만날 생각에 한없이 들뜨게 된다. 그리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약방을 차릴 수 있으리만큼 많은 약을 가지고)드디어 유럽순회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여행에서 데이먼은 눈을 빛내며 더많은 것을 간직하려하고 추억하려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고 장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파리의 노천카페를 좋아했던 데이먼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담요로 뼈밖에 안남은 몸을 온통 감싼 그를 말이다.

이 여행은 데이먼 자신을 위한 여행이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데이먼이 주는 추억이 담긴 선물이 되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데이먼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위대한 데이먼이었고 영원히 기억될것이다.

건강에 과신하고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던 나에게 가족의 소중함, 건강의 소중함과 함께 편견으로 가득한 시선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편견어린 비판어린 시선이 아닌 그들 모습 그대로를 이해하고자하는 시선과 마음이 내 마음속에도 고이기를 바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도 위대한 데이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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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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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진.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입니다.

로 시작되는 첫문장부터 독자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막연히 제목만보고는 연애소설인가했더니만 여주인공의 등장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점차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면서 참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이진의 사랑도 이현의 애증도 황량한 들판위에 외롭게 서있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불편했던 책이었다.

작가가 후기에 남긴 글처럼 나역시 이진의 편집적인 면과 다른 이에 대한 무심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이현의 패기와 치기어린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이 애증으로 변해가는 마음을 이해할 수있었다.

때론 그 둘의 마음을 따라가다가 숨이 차기도 했지만...

그럼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이진은 영혼을 기록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느끼는 살구꽃향기가 배어나는 아름다움을 지닌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영혼을 기록할수만 있는 카우치와 공책, 연필만있다면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힘든 일들을 참아내면서 자라온 여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에게 삼년간 부부로 생활하면서 영혼을 기록하는 일에 방해를 하지 않겠다는 남자 이진이 다가온다.

이진은 그녀의 세상사람이 아닌듯한 무심한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녀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해주고자한다.

결혼승낙을 받으러 찾아간 이현은 당대의 유명한 시인이였던 이진의 아버지 이세 공의 이진에 대한 증오어린 시선과 이현에 대한 냉담함과 한심스럽다는 눈빛에 당황해한다.

그는 말한다.

그녀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한다고...

그말을 들은 이현은 이세 공의 이진에 대한 부당한 학대와 모욕이라 생각하며 이진을 더욱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그당시에는 이현은 정말 몰랐다.

이세 공의 진심어린 충고의 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한 남자가 있다.

아니, 어쩌면 이현은 이진의 마음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진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안정된 생활과 사람 이현에 대한 마음을 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여전히 '소통'의 문제가 가로막고 있었고 이현의 배신적인 행위로 인해 파멸의 길을 가게 되고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책 속에서 처음 이진이 자신을 소개하는 부분을 빼고는 줄곧 이현의 시선으로 거의모든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현이 느끼는 이진에 대한 사랑과 증오, 이세 공에 대한 분노와 그만이 자신을 세상에서 이해할 수 있었을 거라는 좌절감이 이현의 시선으로 전개되고 있다.

생혼을 기록하는 여자 이진을 사랑하지만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현의 연애는 이렇게 시작되고 그 기록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현의 연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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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 에비앙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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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굿모 에비앙'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한심해보이고 말썽많아보이는 가족으로만 보이지만 그들은 결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건강하고 유쾌한 가족이다.

물론 실없고 되는 일은 별로 없는 주책맞은 서른 살의 엄마의 남자친구 야구가 있고,

전직 프로 파친코 걸이었던 철없는 미혼모 엄마가 있고, 그둘을 보호하고 감싸줘야 한다고 믿는 열다섯의 핫짱이 있다.

일년 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던 야구가 일본으로 돌아오면서부터 다시금 시작된다. 그들의 유쾌하고 따뜻한 말썽많은 이야기가 말이다.

현대의 가족구성원은 점차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구성원이 바뀌었고 새로운 재혼가족, 미혼모가족, 미혼부가족, 독신가족 등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구성원들의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점은 어느 가족구성원에서나 같다고 볼 수 있다.

핫짱의 엄마는 열아홉에 핫짱을 낳게 되는데, 친아빠는 아니지만 열여섯살의 야구는 핫짱을 '해피 짱'이라 부르며 감격을 눈물을 흘리며 친딸처럼 지금까지도 사랑해주고 있다. 야구의 주책맞고 눈물많은 촌스러운 모습이 때론 창피하기도 하지만 똑똑하고 야무진 핫짱은 그러한 야구에게서 진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여전히 야구와 엄마랑 티격태격하면서 살아가던 중에 야구는 핫짱이 친아빠의 존재를 알게 된것을 알게되고 친아빠와의 만남을 주선해준다.

낯설은 친아빠의 모습에서 엄마와의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영 어색하고 불편해하면서 야구의 모습을 찾게 되고 옆 술집에서 기다리던 야구에게 돌아가자 야구는 감격의 눈물로 범벅이 되어 핫짱이 아주 가버린 줄 알았다고 하면서 안도해한다.

그모습이 또 촌스럽고 창피했지만 이제는 야구를 아빠라고 부를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핫짱은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일본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야구와 함께 호주로 이민갈 계획을 세우게 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야구와 엄마의 결혼식을 통해 완벽한(?)을 가족을 이루게 된다.

호주로 이민 갈 계획을 세우면서도 영어공부를 전혀 할 생각이 없는 엄마나, 엉텅리 영어로 얼버무리는 야구를 위해서도 학년 내 최고의 영어 점수를 가진 핫짱이 열심히해서 생활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에서는 웃음도 나오고 기특하기도 했다.

이들 세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결코 고쳐주려고하거나 변화시키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참 편안하고 행복한 가족이다 싶었다.

사랑이라는 명목아래, 가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개선을 시키고 싶어하는 많은 가족들에 비해서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말이다.

집안마다 룰이 있는데, 핫짱 집안의 룰이 가장 끌리는 이유도 그러한 이유이다.

"명심해, 우리 집에는 우리 집만의 룰이 있어."

"우리 집의 룰은 단 하나야. 재미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라는 핫짱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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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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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 있다.

'천국의 책방'이 그런 경우인데, 분량도 많지않아 술술 읽히면서 나도 천국의 책방에 아르바이트를 가고 싶다는 철없는 생각과 죽음 뒤에는 꼭 소설에서처럼 천국의 책방에서 정감있는 낭독자를 통해서 옛추억을 아련히 기억했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가져보게 만든다.

그럼 천국의 책방을 잠시 소개해보자.

졸업을 앞둔 사토시는 삶의 의욕도 별로 없고 그냥 그냥 하루를 보내는 젊은이였는데, 우연히 편의점에서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알로하셔츠를 입은 이상한 노인을 만나게 되고 이야기는 현실과 천국을 연결하는 팬터지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이 전혀 어색함이없이 전개된다.

졸지에 천국의 책방 '헤븐스 북 서비스'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가 된 사토치는 현세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아 고통스러워하는 녹색눈동자를 지닌 유이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또한 현세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잊은 채 지내오던 사토시는 천국에서의 책방 일과 낭독자로서의 일이 얼마나 삶을 빛나게하고 행복하게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현세에서의 기쁜기억, 아픈 기억을 안고 천국의 책방으로 오게 된 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사토치의 낭독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장면들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천국은 사람이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의 유예장소로, 사람들은 죽음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채 책도 보고 사랑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는 설정이 주는 은근한 힘이 느껴진다.

사실 죽으면 끝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책에서 나는 향을 즐길 수 있는 천국의 책방이 있다라는 상상을 해보면 훨씬 안도감이 들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포근함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천국의 책방 문을 열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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