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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거창하게 '인생'의 이야기를, 나의 삶을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하면 과장일까....... 그녀들의 삶의 고통, 우정, 사랑을 통해 가족의 힘을, 우정의 힘을 끈끈하게 느끼고 그녀들의 삶을 상상해보고 나의 삶을 되돌아보았다고 하면 말이다. 아주 잠시였을지라도 그 순간, 그 뿌듯한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을 따듯하게도 먹먹하게도 만든다. 그녀들을 만나보고 알게 된 자랑을 해보고 싶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영화로 먼저 보게 되었고 그때의 감동을, 배우들의 열연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는 원작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보다가 이렇게 원작을 읽고 보니, 감동은 배가 되고 있는 중이다. 이야기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시작된다. 1980년대 말에 만나 우정을 나누는 두 여인, 생기 넘치고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하는 80대 스레드굿 부인과 하루하루를 무미건조하고 살며 점점 더 자신을 잃어하고 있던 40대 주부 에벌린의 이야기를 한 축으로 한다. 또 한 축은 1920~1930대에 만나 사랑을 나누는 두 여인이, 스레드 굿 가의 막내딸인 언제나 엉뚱한 말괄량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었던 멋진 여인 이지와 그녀가 사랑했던 아름다운 여인 루스가 등장한다, 두 이야기는 그녀들의 삶을 시대를 교차하면서 아름다운 비밀을 들려준다.
1985년 버밍햄,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를 방문한 40대 주부 에벌린은 요양원에서 80대 스레드굿 부인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생기 넘치는 이 노부인은 에벌린을 만나자마자 자신이 살았던 동네 휘슬스톱에 대해 늘어놓게 되며 에벌린은 노부인의 이야기를 통해 시들어가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마치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용감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녔던 이지 스레드 굿처럼 말이다. 에벌린은 결심을 하게 된다. 불의를 참지 못하며 늘 당당하게 살았던 이지의 이야기를 마음 속 깊이 새기며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이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는 놀랍도록 가슴 찡하고 마음이 포근해지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몇몇 장면들은 읽는 순간에도 읽고 나서도 웃음이 가득해진다. 한 예를 들자면 이지가 살인혐의를 받고 재판정에 섰을 때, 휘슬스톱에서 앙숙(?)으로 지내던 목사님이 이지가 평소에 도움을 주었던 많은 부랑자들과 증인으로 나타나 이지에게 도움을 주는 장면은 실로 코믹하면서도 마음이 짠해지는 장면이다. 그밖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명장면들이 가득한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살아 숨쉬는 이야기이다. 바로 '나'의 이야기이고 '당신'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이다. 힘들고 고달팠던 격동의 시기에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을 하고 자신의 소신대로 삶을 산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나 역시 마음속에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본다. '용기'의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