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작년 헤드윅 공연을 본지 거의 일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2008년 헤드윅 뮤지컬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달 전부터 서둘러서 친구를 부추겨가며 예매를 한 후 지난 금요일 심야 공연을 다녀왔다. 여느 해보다 이번 헤드윅 공연은 배우 개개인에게 맞춘 스타일과 가발을 준비했고 배우들에게 자신들이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헤드윅을 보여줄 수 있게 준비했다고 한다.
7월 공연은 세 명의 배우가 캐스팅이 되어서 공연을 했고, 당연히 난 작년 우연히 보게 된 헤드윅 공연에서 나에게 유일한(?) 헤드윅으로 각인 된 송용진 배우의 공연을 작년에 이어 세번 째 공연을 본 것이다. 작년에 음악감독으로 나왔던 박웅이 올해는 나오지를 않아 심드렁 하는 친구를 최대한 졸라 가서 보았다.
헤드윅은 남과 다름에서 헤드윅다운 진정한 면모를 보여주고 인생을 자기만의 색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내면이 부서지기 쉬운 여린 마음을 표현해내는 역할이라 더 마음이 간다. 내용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세 번째 보다보니, 줄거리를 따라 갈 필요는 없어서 바뀐 무대와 달라진 헤드윅 스타일, 주옥같은 노래들을 들으며 맘껏 소리를 지르고 열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송드윅이 연기한 헤드윅은 작년보다 좀 더 요염해지고 섹쉬(?)해졌다. 락커답게 노래 실력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좀더 강렬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다만 작년에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해서 관객과 배우, 연주자들이 좀 더 밀착되고 응집된 분위기였다면 올해 공연은 삼성동으로 옮겨가서 하다보니, 소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열기는 조금 덜 할 수밖에 없었다. 소극장에서 공연을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소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배우들과의 소통의 즐거움을 말이다. 그 점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금요일 밤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멋진 공연을 보고 온 후에는 항상 부럽다. 그들이 무대에 쏟는 열정이 부럽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빛남이 부럽다. 앞으로도 멋진 공연을 보면서 삶이 지겨워질 때 잠시나마 행복한 찐(?)한 감정을 느끼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