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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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이자 삽화가로 유명하신 분이다.

또한 그녀는 버몬트 주에 시골 집을 지으시고 1830년대의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계신 분으로도 세간에 많이 알려져 계시다.

그녀는 다시 태어나시면 1830년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시니, 독특한 면모를 보이시는 부분이다.

옛 방식을 고수하시면 30만평이나 단지에서 다양한 꽃들과 나무로 가득한 대지에서 염소, 개들, 새들과 함께 더할나위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계신다고 한다.

어린 네 남매를 위해 동화삽화를 그리시게 되었고, 아이들을 위해 한달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해 오시는 엄마이자 할머니이신 타샤 튜더를 생각하면 저절로 따뜻한 미소가 지어지고 그가 살아 온 세월을 짐작케 한다.

그녀는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단순하면서 명쾌하다.

행복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며, 우울하게 살기에는 인생이 짧다고 .......

육체적인 노동 후에 오는 기쁨을 아시고 자연이 주는 행복감을 알고 계신 타샤 튜더, 그녀는 정녕 행복한 사람이다.

 

처음 타샤 튜더를 책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는 그저 부럽기만 했었다. 30만평의 정원에서 온갖 아름다운 꽃과 나무 속에서 사신다니 얼마나 근사한가...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결코 쉬운 삶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드넚은 정원에서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자라려면 얼마나 큰 애정과 노동력이 필요한지를 새삼 깨달게 된다.

( 타샤는 손수 정원을 돌보고 계신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왔던 부분이 전기 문제였는데, 나라면 절대로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때문이었다.

타샤는 철저히 1830년대를 재현하시면 생활해오시고 그 생활방식에 행복을 느끼시는 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쩌면 나도 타샤 튜더처럼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넓은 정원은 없지만 화초를 열심히 돌보고, 공원 산책도 즐기고, 텔레비젼, 컴퓨터에서 조금은 벗어나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어 보는 것, 그 자체가 행복한 삶이 되는 첫 발자국이 아닐까싶다.

오늘부터 실천해보리라

그녀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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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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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동물원에 가기' 라는 신간을 구입하고는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사실 작가의 작품은 네권정도 갖고 있는데, 이상하게 다들 좋다고 하니까 괜한 심술인지, 변덕인지 쉽게 손이 잡히지를 않았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읽은 책이 신간으로 나온 '동물원에 가기'이다.

이 책은 다른 곳에서 발표되었던 에세이를 작가가 모아 내어 놓은 책이라고 한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 보지 못한 상태여서인지 나름 편견없이 볼 수 있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에게 '동물원에 가기'는 너무 철학적이지 않아서 좋았고, 너무 가볍지 않아서 좋았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글은 '슬픔이 주는 기쁨' . '독신남', '따분한 장소의 매력'이었고 조금은 경쾌해진 마음으로 알랭 드 보통의 진가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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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세계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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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사랑을 꿈꾸었던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모두가 불같은 사랑을 하고 결혼해서 영원한 사랑을 하는 줄 알았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굳게 믿었던 시기였기도 했고...

그러나 지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런 사랑은 아주 드물게 찾아온다는 것을 말이다.

안나 가발다의 '그녀를 사랑했네' 는 남편에게서 버림받은 며느리와 그녀를 위로하고자 자신의 옛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시아버지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두사람이 나누는 대화만으로 소설 전체를 섬세하게 이끌어가는 것은 분명 작가의 힘이지 싶다.

사랑에 버림받은 며느리(그녀), 사랑을 찾아 나선 아들, 남편의 부정을 알고 있었지만 가정의 안락함이 주는 편안함을 버리기 싫어 그대로 남은 아내, 생전 처음으로 사랑을 알려주고 사랑에 빠지게 해준 그녀를 결코 따라나서지 못했던 시아버지, 사랑만을 바라고 그의 거짓을 참아내어야만 했던 여자 마틸드의 이야기가 오밀조밀하게 대화 속에 스며있다.

사랑에는 여러종류가 있고 그들의 사랑에는 나름의 명분이 있다고 본다.

사회가 바라는 어느 정도의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 사랑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 '선'을 넘기가 쉽지가 않다.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시아버지의 사랑도 여기에 속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넘지 못하는 '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열병처럼 찾아온 사랑을 찾아 아내와 딸들을 버려두고 떠난 아들의 선택에도 그 떠난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며느리도, 사랑하는 남자의 비겁함에 돌아서야만 했던 마틸드도 사랑의 이름으로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사랑에 미련을 갖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하면서 시간은 흘러만 간다.

누구의 선택이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용감하게 사랑을 선택하지 못해서 비겁자로 남은 시아버지의 인생이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 아들이나, 울 눈물을 다 흘렀다고 태연하게 말하며 떠나는 마틸드를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또한 자식과 남편곁을 떠나지않고 태연한 척 살아가야만 했던 시어머니 쉬잔, 아직은 남편의 부재에 힘들어하며 더이상 사랑을 믿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닫게도 하는 며느리를 말이다.

사랑의 양면성을 보는 것 같아 읽는 동안 가슴도 아리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사랑은 인생에 있어서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어쩌면 사랑이 찾아왔을 때 결코 그 손을 놓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드는 생각, 이러이러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면 안돼, 저러저러한 선을 넘으면 안돼하고 말이다. 결국 나역시 사랑만을 선택하기에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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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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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네버랜드'를 책의 내용이 시작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이 우연히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게 읽게 된 책이라 애착이 가고 멋진 작가를 만나게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지방 명문고 쇼라이칸의 겨울 기숙사에서 네명의 소년들이 겪게 되는 일주일간의 이야기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서늘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한번쯤은 지나온 '청춘' 시절을 담백하리라만큼 네명의 소년들의 생각과 마음을 통해서 전해주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학생들이 집으로 다들 돌아가게 되고, 세명만이 기숙사에 남게 된다.

부모님이 외국에 계신 관계로 처음으로 기숙사에 남게 된 요시쿠니, 매년 방학때마다 기숙사에 남아있는 모범생이면서 어른스러운 미스히로, 자신감있으면서 무슨 일이든지 유쾌하게 행동하는 간지와 천문학자의 아들로 자유분방하면서 항상 어수선한 오사무가 합류가 되면서 그들의 고민과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밤마다 벌어지는 '진실게임'으로 인해 자신들의 마음 속에 깊게 자리한 고민과 갈등을 고백하게 되면서 그들은 더욱 더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발전해나가게 된다.

기숙사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그들의 뱉어내야만했던 무서운 비밀들까지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게 다가 온 소설이었다.

그 시절을 겪어왔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 읽으면서도 행복했던 7일간이었고 주인공 네명의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마도 멋진 청년으로 자라게 되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본다,

새해가 시작되기 일주일전에 시작해서 새해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끝을 맺는다.

내일이면 새해가 시작된다.

그들과 끝까지 함께했던 기분이 들어 흐믓하게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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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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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의 무료함을 온 몸으로 느끼던 공대리는 13호 캐비닛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자물쇠로잠겨진 번호를 0000부터 시작해서 7863번으로 맞추어질 때까지 시간과 공을 들여(단순히 무료함이 지겨워서)드디어 열게 된다.

어찌보면 13호 캐비닛을 연 순간부터 공대리의 운명은 남다르게 변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할일없이 회사에 나와 매달 월급을 타면서 느끼는 죄책감과 지루함이 더 이상 그를 가만놔두지 않을 것인지도 모르고...

아무튼 낡고 방치된 듯 놓여있던 13호 캐비닛에 들어 있는 온갖 기이한 이야기들은 그를 사로잡게 되고 캐비닛의 책임자인 권박사의 권유와 계략으로 캐비닛 속 파일들을 정리하고 상담을 받아주며 그들의 특별한 삶 속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캐비닛 속에 들어 있는 기이하고 상상밖의 이야기들은 미국의 미니시리즈 X 파일을 연상시키게 되고 화자는 멀더와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지만 영 그건 아닌 것 같다.

공대리는 멀더처럼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절대로 아닌 그냥 무료함을 달래려고 시작한 것이고 권박사의 반 협박에 자의반 타의반 캐비닛을 지키는 사람일 뿐이다.

특별히 잘난 것도 없고 빽도 없는 삼십대의 남자이며, 상식적인 일외에는 따로 생각해볼 가치를 느끼지 못하던 인간 공대리에게 캐비닛 속 심토머로 불리우는 새로운 변이 종들은 도대체 이해하기에도 너무나 벅찬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여인이 인간에게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대신 고양이에게만은 애정을 느끼는 것을 안타까워해서 자신이 고양이 변신하기를 끔찍히도 원하는 거구의 남자, 키메라라고 구분되어지는 혓바닥에서 도마뱀이 자라는 여자, 왼쪽 손가락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나는 남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긴 잠을 자게 되는 토포러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이한 변종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는 상식적인 인간답게 그 모든 이야기들을 믿지 않고 우스운 일로 치부해버리고 싶어하지만 그들의 애절한 상담이야기들을 듣게 되면서 점차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제 12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김언수의 장편소설을 처음 접하게 된것은 친구들의 권유도 있고 새로운 국내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라고 해서 읽게 된 책이었다.

국내소설에 편견아닌 편견을 오래 갖고 있다보니, 별로 접할 기회도 없고 나름의 이유를 들어가며 멀리했었기에 우리 나라 젊은 작가들의 변화된 모습을 잘 모르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런면에서 김언수의 '캐비닛'은 나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고,  작가의 재담이 느껴지는 작품이며 쉽게 읽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번쯤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변이된 종을 보게 되면 상상되는 모든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들이 평범한 인간들 틈에서 고통받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새삼 평범한 인간들인 우리가 더 변이된 종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더 잔인하고 몰상식적이며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모습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회사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직장 상사에게 모욕을 당하고 그 고통을 먹는 것으로 풀어내고자 한없이 초밥을 먹고 토하는 송정은의 모습에서 별다른 의욕도 사명감도 없이 그저 이끌어지는 대로 살아왔던 공대리의 모습에서도 또 다른  심토머들임을 알수 있게 된다.

캐비닛을 이끌어가던 재담도 중반부부터는 애잔함이 함께하여 그냥 웃고 넘어갈 소설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재미있고 동시에 씁쓸해지는 소설을 만나게 된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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