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은 것은 2월 초니 한달이 넘었다. 지금은 다른 두어개의 주제로 책을 읽고 있는데, 미투운둥에, 호킹 박사 타계까지 있었다. 읽어야 할 책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를 읽으면서 이 책을 다룬 팟캐스트를 같이 들었다. 팟캐스트에서는 그냥 책 내용을 소개하기에 바빴고, 책 내용에 푹 빠진 듯 했다. 사실 이 책은 한발 떼고 읽어야 되는 책인데 말이다. 그런데 마무리로 한마디씩 하는데 그 부분만 들을 만 했다. 물론 책을 비판적으로 읽은 건 아니고, 너무 찬사만 내뱉은게 좀 그랬는지 한마디씩 부족한 점을 이야기한 것이다. 


· 트렌드코리아라고 하는데 전체 트렌드가 아닌 것 같다. 

   팟캐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몇 해를 이 책을 읽은 것 처럼 이야기하는데, 잘못 읽은 게 아닌가 싶었다. 일단 이책은 제목이 잘못 되었다. 단지 소비트렌드만 다룰 뿐인데, 제목으로 보면 마치 한국의 트렌드를 다 다루는 것 같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변명 느낌이다. 

  작년 리뷰를 찾아보니 이런 글을 썼다. 저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비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신경을 쓰는 듯 하다. 그래서 가만 읽다보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변명 느낌이다. 


 ·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는 듯 하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번에는 비슷한 내용을 반복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들으면서 '그게 아니고요, 그나마 요즘 나아진 거에요'라고 혼잣말을 했다. 한발 벗어나서 읽어보면 위계라고 해야 하나 하이어라키Hierachy가 전혀 맞지 않다. 



 간혹 각 학문을 소개하는 책들을 보면 다소 경계를 가질 때가 있다. 경제학을 쉽게 설명하면서 마치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경제학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책들, 혹은 심리학으로, 경영학으로, 물리학으로, 수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줄 때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이 책은 소비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듯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소비자들이 위로받는 가장 즉각적인 방법이 바로 소비이다. 화폐를 지불하고 교환가치로 마음의 안정, 작은 기쁨, 순간의 행복 등을 얻는 것이다.  (285쪽)


돈을 쓰는 이유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노동의 대가로 획득한 돈으로 필수소비재를 구비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존재감 회복과 정신적 만족으로 소비의 주안점이 이동하고 있다 가치소비를 표방하는 개인적 소비성향, 이는 점차 소비자들이 이성적인 계산과 판단만큼이나 감성적인 측면에 의해 소비를 결정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포함한다. (288쪽)


현대사회의 소비 방식이 날이 갈수록 조용해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도 굳이 만나지 않고 비대면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인공지능로봇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과 플랫폼에 의한 연결성은 기존의 전통적 소비 지형을 완전히 바꿨다.(314쪽)


사람들이 돈을 쓰는 이유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으로 상품은 재화 (유형의 제품)와 용역(무형의 서비스)으로 이분화되어 있었다. 또한 서비스는 본질이 아닌 그 이외 부가적인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오늘날 서비스는 제품을 둘러싼 모든 것, 제품과 연결되고 융합된 것으로서 제품차별화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 서비스가 상품의 본질이다. (358쪽)


제목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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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전에 방영했던 드라마 김과장을 재미있게 봤다. 사회의 이슈들을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다뤄냈는데, 인상깊은 장면 중에 하나가 바로 편의점 알바생과 관련된 일이다. 

*며칠전 페이스북이 1년전에 올린 글을 상기시켜 줬다.  


 트렌드 관련 책들을 읽다 <라이프 트렌드 2018>과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에 어른에 대한 부분에서 드라마 김과장이 생각났다. 



드라마에 등장한 알바생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어딜 가든 가관이에요. 당신네 어른들요. 하는 짓이라곤 애들 돈이나 떼어 먹고, 희롱하고 때리고, 맨날 어설픈 충고질이나 하고, 자기네들도 그렇게 못 살았으면서. 결론은요, 이 세상엔 진짜 어른보다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이 더 많구나, 나는 그렇게 나이들면 안되겠구나. 그거에요"


그리고 나중에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준 김과장(남궁민)과 윤대리(남상미)에게 알바생은 이렇게 말한다.

"두 분이 저한테는 진짜 어른이에요"


<라이프 트렌드>에서는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한다. 금천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자체 소방서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몇 차례 소방서를 건설하고자 했으나, 해당 지역 주민들이 소음과 교통혼잡을 들어 반대하느라 작년엔가야 통과가 되었다. 옥수동에서는 정보고등학교(옛 상고?)를 이전하고 그곳에 초등학교를 지으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심각했다. 원래 2,000세대가 넘으면 초등학교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1,700세대씩 쪼개 3세대를 지었다. 그리곤 원래 있던 학교를 이전하고 그곳을 초등학교로 바꾸라는 생떼를 부린 것이다. 최근에는 군 위수지역의 문제, 한양대 기숙사 건립 반대 시위 등 사회에서 같이 살아가는 것이 아닌 개인의 돈에만 눈먼 나이든 사람들이 많다. 그리곤 그렇게 사는거야 라고 되도 않는 충고들..


왜책임을 다하는 어른에 주목해야 하는가.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 에게 요구되는 시티즌 오블리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는 물리적 어른, 사회적 기준에 따른 어른에만 집중해 왔다. 그러다 보니 책임 있는 존재로서의 진짜 어른은 점점 줄어들고 단지 나이만 먹은 이기적이고 철없는 애어른이 많아지고 있다. 사실 늙은 이가 되긴 쉬워도 어른이 되기는 어렵다. 물리적인 나이란 시간이 지 나면 저절로 먹는 거라서 아무 노력을 하지 않아도 언젠가 노인이 된다. 하지만 그 나이가 진짜 어른을 만들어 주는 건 아니다. 


책임 있는 존재가 된다는 건 무얼 의미할까? 기성세대 중에는 이를 잘못된 의미로 사용하며, 다음 세대에게 강요하는 이들도 많다. 이를 테면 자신들이 믿어 왔던 가치관, 자신들이 이룩해 온 성과 자신들이 지향하는 목표를 지키는 것이 책임이라 믿으며, 이를 절대적인 진리인 양 수호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하지만 정말 책임 있는 존재가 된다는 건 자신이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의 책임 있는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이고 책임 있는 CEO가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이며, 책임 있는 정치적 리더가 구성원을 이끄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참된 어른 이 자기 자신을 책임진다는 것은 지켜야 할 것과 변화해야 할 것 사 이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도 스스로의 중심을 지킨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중심을 지킨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과 아집을 고수한다는 의미사 아니다.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굳건한 자아를 형성하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 시티즌 오블리주의 실천은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진정한 어른이 많아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라이프 트렌드124-125쪽)

* 저자의 시티즌 오블리주의 대한 의견은 클릭 ☞ http://blog.aladin.co.kr/rainaroma/9959456


드라마 김과장에서는 알바생이 김과장과 윤대리에게 '두분이 저 한테는 진짜 어른이에요'라고 말한다.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나온다. 


이제껏 “답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어른은 없었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성공하기 위해서고 성공하려면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조금 힘들어도 이 순간을 참고 견디면 인생의 정답에 가까워진다고들 말했다. 그 말을 믿고 좇았던 20대, 정답을 향해 늘 똑바로 걸어 가야, 아니 뛰어가야 했던 20대는 차츰 숨이 가 빠옴을 느낀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귀 아프도록 듣고 자랐지만 현실은 훌륭한 사람도 될 수 없고 노력과 성공이 비례하지도 않음을 깨닫는다. 그때, 답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제동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죄인 같다고 말하는 스무 살 청년에게 “아무것도 안 하면 쓸모없는 사람입니까?"라고 되물어 환호를 받았다. 이효리는 길 가다 만난 초등학생에게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라고 쿨하게 조언했다. 직전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당연한 듯 말했던 이 경규와 대조를 이뤄 더욱 주목받았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발언은 잠시 멈춰 서서 현실을 직시할 기회를 만들어줬다.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 62쪽)


김과장이나 <트렌드 리포트>를 보고 놀랐다. X세대 불린 40대 초중반. 생각해보면 내가 20대일 때 40대는 어른처럼 보였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그런 자리에 있는데, 과연 나는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 물론 어른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다르다. 예를 들어 산업화, 민주화 세대가 꽉 잡고 있는 사회에서 실제 X세대에게 기회나 발언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내가 처음 직장생활을 했을 때 40대 초반 임원들이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빨라야 40대 후반, 대체로 50대 임원이 나온다. 딱 그 세대사람들이 기득권을 잡고 놓치 않는다. 정치 역시 다르지 않다. 386이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 30대 후반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했다. 지금은 초선 평균 연령이 50대라고 한다. 그냥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가 기득권을 쭉 가지고 간다고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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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3-19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 우향님의 트렌드 관련 글을 읽다보니, 「라이프 트렌드」는 다른 트렌드 관련 서적들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소비 트렌드를 만들기 위한 트렌드 책이 아닌 시대 변화와 문제점을 다룬 책이라 우향님께서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읽으신 듯 합니다^^:)

雨香 2018-03-20 08:15   좋아요 1 | URL
네, 이 책은 트렌드를 중심으로 다룬 사회비평칼럼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두 책 모두 가볍게 읽었는데요. 공교롭게도 페이스북에 1년전에 올린 글이 뜨더라구요. 김과장에서 어른이라는 부분이 좀 인상깊었는데요. 그 어른과 연결되는 내용이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에 있더군요. 솔직히 제가 어른이라는 생각은 가져본적은 없지만, 일종의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100자평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김난도 책보다 훨씬 알차다' 좋아요를 클릭할 수 밖에 없었다. 


 항상 책을 묶어서 읽는 성격상 트렌드와 관련된 책을 다섯권 엮어서 읽었다. IT 트렌드 책 세권은 별도로 묶더라도. 사실 제목자체가 라이프 트렌드라 별 기대 없이 다른 트렌드 책은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 비교해보려고 읽어쓸 뿐이다. 그런데 기대가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은 책이었다. 

  

 물론 깊이를 따지기는 그렇지만, 나름 사회가 돌아가는 변화를 읽어내고, 그것이 갖는 사회적 의미와 저자의 생각을 잘 버무렸다. 마치 대한민국 트렌드를 다루는 듯 <트렌드 코리아>라고 이름지었지만, 정작 소비트렌드에만 한정시키고, 사람을 단순히 소비자로 보는 책과는 전혀 다르다. 에세이 읽듯 가볍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부제 '아주 멋진 가짜'에 대한 부분은 읽어볼 만 하다. 진짜와 가짜가 혼재되어 있는 상황은 개인들의 욕망과 더불어 시대적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명품 시장에 벌어지는 균열이 이런 트렌드와 관련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피 반대 운동과 더불어 기존에는 싸구려 취급했던 인조가죽을 명품 회사들이 다루는 모습들은 분명 변화이다. 또한 최근 화면으로 보여주는 전시, 유명 교향악단 연주를 극장에서 녹화공연으로 즐긴다던지 하는 것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지금 의식주 전반에서 격이 다른 가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단지 의식적인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아주 실용적인 이유에서 그 것이 더 멋지고 가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고기 대체재를 찾고, 동물보호주의자가 아니어 도인조 가죽으로 된 옷을 찾는다. 하지만 돈 때문은 아니다. 진짜가 너무 비싸서 값싼 가짜를 찾는 게 아니다. 오히려 매력적인 가짜는 관성에 젖은 진짜보다 더 고가일 수도 있다. 이쯤 되면 무엇이 진짜냐 가짜냐는 중요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무엇이 더 가치 있고 멋진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문화를 이끌어 내느냐가 핵심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리 오래되고 명성있는 오리지널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지속적으로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진짜도 멋지지 않으면 가짜에 뒤처질 수 있는 시대다. 소비 패러다임이 확장되고, 적극적인 소비 욕망이 표출되고 있기에 벌어지는 일이 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진짜-가짜의 구도가 형성되었을 때보다 더 복잡하게 소비한다. 그리고 그만큼 더 소비의 주도권을 가져가려 한다. (71쪽)


N포세대에 대해서도 조금 다른 접근 방식을 보인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보인다. 


소소한 돈을 탕진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기껏 탕진한다면서 쓰는 돈이 몇 천 원이거나, 많아야 수만 원에 불과하다.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탕진이 아니다. 그들은 도박을 하거나 유흥에 빠지거나, 턱없는 사업을 벌여 큰돈을 날리는 걸 탕진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창진잼에서의 탕진은 아주 작은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행위다. 기성세대 중 에는 이들의 현실 문제를 타개하기는커녕 무력감에 빠져 쓸데없는 데 돈을 낭비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기성세대가 의미하는 정도의 탕진을 할 만한 돈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데 말이다. 분명 한 건 그들이 가장 가난한 다음 세대라는 점이다. 이전까지는 기성 세대보다 ‘다음’ 세대가 늘 더 풍족했다. 경제 성장이 지속되었고 이에 비례해 고용 성장도 동반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이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 Y세대가 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다. 결국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결과다. Y세대로서는 이제 자기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일상의 탕진잼도 변화한 현실에 대한 대응 전략이다. 기성세대만큼 충분히 많은 돈을 쓰며 소비를 할 수는 없으니, 소소한 일상의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며 아이러니하게도 ‘탕진’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자꾸만 그들에게 철없고, 끈기 없고, 목표도 없는 세대 라는 딱지를 붙인다 물론 어려운 시대를 헤쳐 나오기 위해 분투했던 기성세대로서는 배울 만큼 배우고 자신들보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 온 것으로 보이는 Y세대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살았던 기성세대의 방식이나 기준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더욱이 Y세대가 점점 사회 전반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의 주체가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문화, 사고방식, 현실적인 당면 과제 같은 것들에 주목해야만 한다. 

..

기성세대는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Y세대는 이런 삶의 방식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그들은 돈이라면 무조건 많이 벌고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향유하는 데 필요한 만큼은 벌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은 오히려 부와 지위를 위해 삶을 다 바치는 기성세대를 안타깝게 여긴다. 흥미로운 것은, 자신만의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Y세대의 특징이 곧 그들만의 일과 부를 창출하는 경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 ... 

이들이 모두 Y세대라는 점이다. Y세대는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에서 기성세대가 수십 년간 쌓아 온 아성에 도전하며 새로운 주도권을 잡 아가고 있다. 비즈니스와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그들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Y세대가 무엇이든 포기하는 세대라고? 아니다 그 들은 새로운 영역을 선택해 가고 있다. (98-101쪽)


젊은 세대를 비판하는 기성세대는 어떤가. 서울에서 유일하게 소방서가 없던 금천구, 금천구에 소방서를 지으려 하자 주민들은 사이렌 소음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 서울 옥수동에서는 공고를 이전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2000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초등학교를 지어야 하지만, 기성세대는 1700세대씩 3구역으로 나누어 아파트를 지어 초등학교 부지까지 아파트를 지어 버렸다. 그리고는 원래 있던 공고를 이전시키고, 그곳에 초등학교를 지으라고 했다. 이 것이 기성세대의 모습이고, 현재 어른의 모습이다. 


그래서 저자는 시티즌 오블리제에 주목한다. 깨어있는 시민 혹은 시민의 의무를 다하는....



책은 이외에도 재미있는 소재들이 몇 있다. 아파트 천장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그리고 보면 1990년대 이후 주요 건물들의 1층은 확 트이고 천장이 높아졌다. 느끼지 못했지만, 아파트 혹은 주택 모델하우스의 천장도 높다. 예전에는 단순히 아파트를 투자의 수단으로 생각했고, 보다 많은 입주를 생각했다. 천장이 높아진 것은 상대적으로 입주자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장이 높다는 것은 공간의 활욜성을 의미한다. 나만의 공간을 꾸미기에 높은 천장은 필수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슬로건이 한참 우리 사회를 지배했다. 솔직히 대한민국처럼 서비스 정신이 충실한 나라를 찾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왜 손님은 왕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과잉 서비스 사회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비스 기업들은 경쟁이 치열해짐에따라 서비스 수준을 계속 높여 왔다 고객 확보를 위해 과잉서비스가 만연하었고 누군가의 장시간 노동 , 누군가의 감정노동으로 그 서비스를 채워왔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에 대한 적정 비용은 책정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노동 착취라는 현실을 만들어 냈다. 과잉서비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근본적 이유가 이것이다. 


고객의 권리가 극단적으로 존중받는 사회, 대한민국은 사실 과잉 서비스 사회다. 뭐든 너무 빠르고 너무 친절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침에 주문한 물건이 당일 배달된다는 게 사실 합당한 일일까? 게다가 배송비는 너무 싸거나 심지어 공짜인 경우도 있다. 과잉서비스에 합당한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니 결국 애꿎은 희생은 배달 노동 자들이 치른다 누군가의 불합리한 희생을 통해 누리는 서비스는 결 코 좋은 서비스가 아니다. 우선 우리 사회에서는 손님이 왕이란 말부터 사라져야 한다. 암묵적으로 갑을 관계를 설정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상생하려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요즈음 식당을 비롯한 서비스업계에서 셀프 서비스가 자꾸 늘어나는데, 이는 단순히 인건비 절약을 위 한 것만이 아니라 과잉서비스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서로 배려하며 상생하려는 태도가 서비스 문화에서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업에서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말 그대로 서비스는 사람01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업 종사자의 인건비 수 준은 낮은 편이다. 서비스 노동익 가치를 낮게 보기 때문이다. 매장 분위기나 음식의 품질에는 신경을 쓰면서, 서비스 종사자들에게는 그 다지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외식업체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서비스는 단순한 일이고 언제든 대체 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랜드의 외식사업 계열사에서 아르바이트 인건비를 체불 하기도 했는데, 피해자가 무려 4만4000여 명이었고 체불액은 84억 원에 이르렀다. 외식사업부 순이익이 100억 원가량이었다고 하니, 말 그 대로 서비스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해서 이익을 남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23-324쪽)


그리고 저자는 착한 식당, 착한 가게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착한 식당이라는 게 결국은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최근 최저임금 반대 논란도 이런 행태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해서 운영되는 사회가 조금 개선하자고 하니,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 책이 <트렌드 코리아>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소비의 주체로써의 인간을 본다는 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트렌드 코리아>는 인간을 단순히 소비의 객체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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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를 주제로 다섯권의 책을 읽었다. IT 트렌드 책은 별도로 읽었거나, 읽는 중이다. 

 사실 <트렌드 코리아>는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는데 반해, 정작 기대하지 않았던 <라이프 트렌드>는 읽어볼만한 구절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대안으로 이야기하는 시티즌 오블리제이다.

 우리사회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노블리스 오블리제 하지만, 정작 사회를 바꾼 것은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것은 깨어있는 시민이다. 그럼에도 보수 신문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강조하는데, 저자의 지적에 따르면 군사문화의 시기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불과 1년 여 전의 촛불혁명에서 과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본적이 있는가?

 

 다른 트렌드 책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 시티즌 오블리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뭐 바뀌겠어 하며 체념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불매운동 목록을 만들어 소비하고, 정치성과 상관없이 촛불을 들었다. 비록 소박하겠지만, 시민들의 가져야 할 의무를 다한다. 시티즌 오블리제, 깨어있는 시민이야 말로 최근의 중요한 트렌드 아닌가.


* 한 예로 작년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라는 수제맥주집이 뜬다며 하고 부서에서 회식장소로 정할때, 젊은 직원 하나가 슬쩍 나한테 이야기한다. 채용문제로 시끄러워요. 30-40대가 트렌드니 뭐니 하며 쫓아다니는데, 20대는 다른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 그런 점에서 본다면, 트렌드코리아는 사람을 단순히 소비의 주체로 전락시켜 버린다. 정치성을 배제한 듯 하지만, 수동적 소비자로 만들어 놓고 분석하는 썩 좋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이른바 솔선수범의 긍정적 이미지로만 포장할 수는 없다. 어려운 사회적,도덕적 의무를 먼저 실천하는 책임있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실용적 수단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의무이기 이전에 지배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는 얘기다. 피지배 계급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그들을 따르고 체제에 순응하게 만들려면 그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여기고 우러러보게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어느 방식으로 해석하든 간에 노블레스 오블리주 뒤에는 상위 계급이라는 고전적인 계급 논리가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해 부당한 비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신념을 지켰던 경주 최부자 가문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던 숱한 가문들의 이야기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품격을 여실히 보여 준다. 전 세계 최고의 부자로 손꼽히는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이 막대한 기부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계급 논리에 갇힌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유효 기간이 끝났다는 것이다. 이제는 시민 모두의 사회적 역할 즉 시티즌 오블리주가 중요해지고 있다. 거기에 귀족이 따 로 있고, 평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는 계급 분리 의식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사실 나는 사회 지도층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이 있다. 교수, 의사, 판사, 검사,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 경영자 등 갖가지 사람들에게 사 회 지도층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준다.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누구를 지도한다는 말인가? 사회 지도층이란 표현 자체가 지극히 권위주의적이고 계급주의적이다. 상위 계급이 보편적 다수인 일반 국민들에게 가르침도 주고 모범도 보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보다 더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말이 있을 까?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 시민은 평등한 존재다. 부와 지위와 권력 으로 서열을 만들어 내고 우월적 지위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너무나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왜 이런 말을 쓰고 있는 것일까?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검색에서 '사회 지도층'을 검색하면 1929년 2월과 4월에『동아일보 에서 사용된 흔적이 보인다. 공식적인 지면에서 최초 사용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라이브러리 검색에서 찾을 수 있는 첫 기록은 이것이다. 기사 내용을 보면 "실로 이 사회지도층의 가림업는 편달과 지도를 바들수 잇섯든  까닭이거니와”라는 구절이 있는데, 사회 지도층이 일반인들보다 우월한 존재이며 그들을 잘 따라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사실 이 말이 일제강점기에도 자주 쓰인 것은 아니다. 1년에 한두 번 쓰이는 정도였고, 해방된 후인 1950년대에도 간간히 쓰였을 뿐이다. 이 말이 급격히 많이 쓰이게 된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이고, 이후 점차 사용 빈도가 높아졌으며 이 흐름은 1990년대까지 이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사회 지도층이라는 말이 언론을 통해 널리 유포되던 시기가 공교 롭게도 박정희를 시작으로 전두환과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군사 정권 시기와 겹친다는 점이다. 계급의식이 공고한 군사 문화를 사회에 그 대로 이식하던 시기와 맞물린다는 것이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 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습니다."2014년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 치스코 교황이 해미 읍성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 청년 대회 폐막 미사, 강론 때 한 말이다 200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와 비슷 한 말을 한 적이 있다“깨어 있는 시민의 단결된 힘이 바로 민주주의의 보루이자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가 생전에 공식석상에서건 비공식 석상에서건 민주주의를 얘기할 때 자주 언급했던 표현이 바로 '깨어 있는 시민' 이다. 그리고 개어 있으라는 것 '깨어 있는 시민이 되라는 것, 시민의 건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것이 바로 시티즌 오블리주 가 요구되는 시대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11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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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4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3-14 0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렌드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작은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보다 더 의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느낌이겠지요^^:)

*반딧불* 2018-12-31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공감하는 글입니다....!!!

雨香 2019-01-01 14:34   좋아요 0 | URL
네 ^^ 지금 다시 읽어도 읽어볼만 한 내용입니다. ^^
 

 이 책의 정체성은 표지 띠지에서 드러난다. '120조 경제력을 가진 1인 가구를 잡아라'이다. 기본적으로 소비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이 책 뿐만 아니라 <트렌드 코리아> 역시 같은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 소비의 대상, 즉 지갑을 털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접근을 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그런 관점이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대체로 연구들이 사회학적으로, 과학적으로, 경제학적인 틀안에서 분석을 하기 때문인데, 소비의 주체를 볼때는 뭐랄까,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혼자, 홀로, 솔로이다. 혼밥, 혼술에서도 부터 혼자 여행, 그리고 1인가구까지 어떤 형태를 보이는 것인가이고, 그로 인해 어떤 사업기회가 있을지이다. 다양한 분야를 하나의 주제로 잘 엮었다고 봐야 한다. 다만, 원인 분석이나 문제해결책은 대학때 Ctrl C, Ctrl V 했던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다만, 몇 가지 읽어볼 만한 부분이 있다. 그중에 주거문제에 대한 지적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의 1인 가구 비율 은 40퍼센트에 달한다. 특히 스웨덴은 1인 비율이 47퍼센트에 달하고 수도 스톡홀름은 60퍼센트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복지, 조세 등의 사회시스템이 매우 잘 정비돼 있기 때문에 고독사 등의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다. 유럽에는 무엇보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정책이 체계적이다. 


유럽은 사회시스템이 가족보다는 개인 소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저소득층 지원에 중점을 둔다 유럽의 1인 가구 지원정책에서는 무엇보다 코하우징Co-Housing이나 컬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 등의 공동주택정책이 대표적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시 소유의 '페르드크네펜’ 은 혼자 살지만 공동체 삶을 원하는 40세 이상의 시민을 위해 시설을 만들었다. 7층 규모로 마흔세 가구를 수용하는데 도서관 , 컴퓨터실 , 세탁실 수예실 목공실 취미활동 공간이 마련돼 있고 공용 정원도 있다. 각 가구에는 침실·거실·주방 등이 갖춰져 있지만 입주자 대부분은 공용 식당을 이용한다. 입주자들은 6주에 한 번꼴로 요리와 청소를 돕는다. 


우리는 1인 노인가구의 무연사, 고독사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는 2015년 1,245명으 로 4년 전인 2011년(693명)보다 179퍼센트 늘었다 무연고 사망자가 늘어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1인 고령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증가한 1인 가구 수의 44퍼센트인 43만 9,000가구가 60대 이상인 것은 이러한 현상을 잘 설명한다. 혼자 사는 노인이 외롭게 죽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거 공동체가 필요하다. 이러한 대안이 바로 ‘코하우징’, '커뮤니티 하우스’, ‘컬렉티브 하우스’다. 혼자 살지만 연대와 공동체의 장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스웨덴은 청년 대학생을 위해 1인 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정책 을 내놓기도 했다. 이 주택은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영국 도 청년 및 노인 1인 가구를 위해 소형 임대주택, 노인보호주택 등을 공급한다. 25세 이하 청년들에게는 독립된 침실과 욕실, 화장실, 주 방 등으로 이루어진 숙소를 제공해준다. 


이들 선진국에 비해 1인 가구를 위한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실제로 오피스텔, 기숙사, 고시원 등 주택 외 공간에 사는 가구 중 59퍼센트가 1인 가구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년들이 고시원이나 옥탑방, 반지하 쪽방을 전전하는 일명 '주거난민’의 신세다,  2016년에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실시한 대학생 원룸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전월세 세입자 대학생 70.3퍼센트가 최저 주거 기준보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의 주거공간도 선진국에 비해서 턱없이 좁은 수준이다. 특히 청년 싱글족의 주거공간은 매우 좁다. 싱글족 가운데 29세 이하 청년 가구의 주거면적은 30.4제곱미터에 불과해서, 이는 영국 청년 싱글족(63.2제곱미터)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에 비해서로 1/3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주택 공급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국내에 신규 공급되는 주택 중 40퍼센트 이상이 전용면적 60~85제곱미터로 지어지는 반면에 60제곱미터 이하 소형 주택은 20퍼센트 안팎에 불과하다. 소형 주택 수요는 점점 커지는데 주거 공급은 엉뚱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싱글족 증가에 맞춰 국민 주택 규모를 수요에 부합하게 조정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고 월세 거주 가구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주거비 비중이 높다. 결국 1인 가구의 높은 주거비 부담은 소비여력을 낮춰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의 부작용을 심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향후 구조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1인 가구를 위한 주거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91-95쪽)


사족. 저자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데, 사실 그냥 단순한 수준이다. 소형 주택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하는데, 딱 대학생 수준의 답이다. 소형 주택 정책에 선뜻 나서는 건설사도 없고, 민간 건설사에 강제했다가는 사회주의 정부라는 식으로 경제신문, 보수신문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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