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트렌드 2017
커넥팅랩 엮음 / 미래의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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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트렌드코리아와 한쌍인 모바일트렌드는 재미있다. 트렌드코리아가 다소 지엽적인 소비 트렌드만 다루면서 트렌드코리아라는 제목을 단 것은 너무 과한 느낌인 반면(게다가 저자들이 경제, 경영 전문가도 아닌) 모바일 트렌드는 IT 트렌드에 한정지어서 잘 짚어내는 느낌이다. 몇 해 연속으로 읽다보면 대충 큰 흐름이 보인다.

 

<모바일트렌드 2017>은 모바일 컨시어지라는 주제로 읽으면 전체 흐름이 잘 보인다.

 

“앱app의 시대가 가고 봇bot의 시대가 왔다!" ...

 

이른바 대화형 로봇, '챗봇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2017년은 챗봇을 통한 컨시어지 서비스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될 만큼 관련 기술 및 서비스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챗봇은 채팅과 로봇의 합성 어로, 메신저를 통해 고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공지 능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설계되었다. (35쪽)

 

모바일 쇼핑 컨시어지는 고객 개개인의 요구와 취향에 따라 각각 고객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시공간의 한계가 있는 실제 상담원이 아닌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 서비스 도입으로 고객의 불만이나 질문 등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고객의 요구대로 맞 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컨시어지 쇼핑의 한 부분이지만 고객의 추가적 인 요구 사항을 미리 파악하고 보다 적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기능으로 더욱 진화될 예정이다. 즉, 고객의 요청 사항 을 단순히 대행해준다는 개념을 넘어 고객의 근본적인 니즈를 종합적으로 해결해주는 인공지능 서비스인 것이다. 

사실 고객들의 이러한 요구는 그동안에도 줄곧 있어왔다. 그러나 오늘날 갑자기 이토록 스마트한 컨시어지 서비스가 가능해진 까닭은 단연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39-40쪽)

 

 

<모바일 트렌드 2016>의 온 디맨드 On demand에서 한발짝 더 나간 모바일 비서인 모바일 컨시어지를 이야기한다. 모바일 컨시어지까지 갈 수 있던 것은 AI의 급격한 발전과 맥을 같이한다. 이제는 질릴듯한 알파고 이후 우리는 AI 세상이 성큼 다가온 것은 체험하고 있다.

 

AI는 모바일과 만나 챗봇을 선보였다. 자연스럽게 실시간으로 메신저로 AI와 소통하는 것이다. 금융분야에서는 이미 로봇어드바이저, 인공지능이 제안하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다 포켓몬고에서 보여준 증강현실은 실생활에 얼마나 쓰일까 회의적이었던 증강현실이 어떻게 상업화 되고, 어떻게 산업과 연관되는지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가상현실의 세상 역시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쇼핑에서는 배송전쟁이 한창이다. 단순히 당일배송에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단어 중 하나는 아마도 라스트마일 일 것이다 라스트마일이란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상품을 전달하는 배송의 가장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최근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택배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며 라스트마일 관리는 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라스트마일 경쟁이란 쉽게 말해 온라인 쇼핑에서 물류, 배송 서비스가 점점 중요해지며 고객이 주문한 물 건을 직접 수령하는 순간까지 완벽하게 만족시키기 위한 전쟁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60쪽)

 

라스트마일은 바로 드론과 연결된다. 모바일 컨시어지의 마지막은 드론이고, 그래서 드론은 모든 이들이 IT 핵심 트렌드로 꼽는다.

 

스마트폰은 어떨까. 더 이상의 스마트폰 혁신은 없다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애플과 삼성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이 곧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제 곧 스마트폰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

사실, 어떤 형태의 사물인터넷 단말기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말 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 무수히 많은 사물들이 네트워크 접속 기 능을 갖추고 사물인터넷 단말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자주 이용하는 사물에서부터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사회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사물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실로 광범 위하다 중요한 것은 단말기에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 라 추가된 통신 기능을 통해 어떤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 인가 하는 점이다. 해당 사물인터넷 단말기를 통한 모니터링과 점검 도 충분한 활용의 의미를 갖지만 다른 단말기와의 복합적인 연계를 통해 더 좋은 분석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주인의 성격과 평상시 행동, 현재의 기분 상태 등을 잘 알고 있어 말하지 않아도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거의 '집사들처럼 이제 디지털화된 컨시어지 서비스를 자동화해서 제공하는 필수 조건이 된다 물론 이를 위 해서는 각 단말기를 연동시키고 데이터 교환과 분석을 가능케 하는 통합 플랫폼과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고, 이를 사람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제공하는 음성 조합 등의 기술도 요구된다. 

 

이제 막 스마트폰을 통한 컨시어지 서비스가 시작되는 단계다. 앞으로 사물인터넷 단말기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엮는 컨시어지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286-287

 

오히려 스마트폰을 매개로 주변 전자기기들이 사물인터넷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는 소물인터넷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사물인터넷이 스마트폰과 연동이 되고,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면 그리고 사물인터넷이 AI와 증강현실, 가상현실과 연동되는 세상은 모바일 컨시어지가 완성되는 세상일 것이다.

 

그런데, 읽으면서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지금의 대한민국하고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들린다.

마치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기 까지 스마트폰이라는 세상을 몰랐던 것처럼, 알파고의 등장에서야 인공지능 세상이 이렇게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처럼 말이다.

IT 트렌드는 이런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하게 된다고 말하는데, 그 핵심기술에 과연 우리나라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의심이 든다.

 

책을 잘 읽어보면 IT 핵심 트렌드에는 특정 분야에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구글, 애플 등의 세계적 IT 기업들이 소유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우리나라 IT는 삼성전자와 네이버 그리고 일부 게임회사가 전부이다. 특정 분야에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 못 들어봤다. 우리나라에서 벤처는 10여년 전 이야기다. 정통부가 없어지고, IT 대신 강이나 파는데 집중하는 동안 기업들은 골목상권 뺏아먹기에나 앞장섰다. 몇 개의 최상위 포식자만 남아 IT 생태계 자체가 망가졌다.

 

IT 트렌드를 이야기하면서 전문가라고 행세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무슨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망가지는 동안 그들은 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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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관련된 책을 읽다가 '대한민국IT강국' 이런 표현을 보면 눈쌀이 찌푸려진다. 도대체 언제 이야기를 아직도 지껄이고 있는거지 하며 책 자체를 신뢰하기 힘들게 된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는 말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벌써 10년은 된 일이다. 아이폰이 나오면서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대한민국의 IT가 허상이었고,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나마 인터넷 인프라에서 앞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IT 강국이라고 사람들을 속이며 왔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전문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국 IT 산업이 위기라고 말한다.

어이 없다. 위기가 아니라 이미 끝났고,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사실 묻고 싶다.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IT를 홀대할 때 왜 가만히 있었는지 말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차 찬양기사 쓰거나, 애플, 구글 등 근거없는 비난 기사나 자료나 쓰고 앉아있었으면 말이다.

 

스마트폰은 더이상 경쟁력을 갖기 힘들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및 인공지능AI, 드론,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은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이미 중국과도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져 있는게 현실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네이버 중심으로 독과점으로 돌아가는 IT산업에 기대 컨설팅하면서 기생해 온 전문가들이라는 작자들.

 

자동차 역시 2010년대 초반 르노삼성은 일찌감치 SM3 ZE를 출시했지만 현대차가 편의를 봐주느라 전기차 표준도 만들지 않았던 정부, 결국 현대차 봐주는 동안 현대차는 10조나 들여 땅이나 사고 중국과의 전기차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참 우습다. 작년 모바일트렌드2016에 보면 다른 자동차사들은 자율주행 성공이나 시제품 개발이 씌여져 있었는데, 현대차는 자율주행차 영상 공개 뭐 이런 말도 안되는 내용을 쓰더니만,,,

 

<모바일트렌드2017>을 읽다가 웃음이 났다. 그런 이야기는 10년전에 나왔다. 전기차도 위험성을 이야기한게 5년전이고,

 

IMF 이후 한국의 위기 극복은 IT가 앞장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브로드밴드 정책을 통해 집집마다, 학교 교실마다 초고속 인터넷을 연결했고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같은 PC 제조사가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다음), 넥슨, 엔씨소프트와 같은 IT 벤처가 속속 등장했다. 거품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당시의 벤처기업 창업 환경 조성은 현재의 강소기업들을 육성하는 중요한 토양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그런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4쪽)


전 세계 스마트폰 1위라 자부하던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이 자체 발화를 하며 온라인게임의 수류탄으로 패러디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이런 와중에 우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깔봤던 중국 기업들의 선전이 더욱 돋보인다 중국IT 기업의 맏형격인 화웨이를 차치하더라도, 매년 새로운 기업들이 혜성처럼 등장하고 있고 수십 수백 개의 중국 휴대폰 제조기업들이 전 세계를 시장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자가 발전의 단계까지 올라섰다 즉, 언젠가 중국 기업들에게 그들의 경쟁자는 더 이상 삼성전자가 아닌 중국 기업들 이될수도 있다. 

하드웨어 만의 문제는 아니다. (6쪽)

장차 IT 산업의 뜨거운 키워드로 부상하는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차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한때 글로벌 5위에 들던 현대기아차그룹은 엔진 결함 이슈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까지 외면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본차의 짝퉁이나 만드는 곳이라 치부하던 중국의 비야디BYD는 어느새 전기자동차 세계 1위가 되더니 이미 한국 기업을 훌쩍 넘어서려 하고 있다. (7쪽, 모바일트렌드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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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 페미니즘과 문화전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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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전에 강준만의 [힐러리 클린턴]을 구매하고, [도널드 트럼프]는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대선 전이었고, 당연히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를 보면 반대로 했어야 했다.)

 

[도널드 트럼프] 읽기에 이어 [힐러리 클린턴] 읽기는 상당히 더디었는데,

나라, 회사, 집안일이 모두 엉켰기 때문인데, 무엇보다 박근혜 게이트로 다른 곳에 집중하기 힘든 게 좀 컸다.

 

강준만의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 전에 출간되었지만, 미국 대선과 관련하여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피상적으로 느끼는 것과 달리 힐러리가 굉장히 오랜, 그리고 많은 싸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단 이메일 게이트 뿐만 아니라 건강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반대세력들과 싸움과 더불어 여성에 대한 이중구속과의 긴 싸움을 해야 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당찬 여자임에 분명하다. (이런 표현 또한 남녀 차별적인 생각이다. 강준만은 유독 힐러리에게만 완벽해 보이는 이미지가 약점으로 작용하고, 차가운 이미지가 부각되는 점에 대한 여성의 이중구속을 지적한다.) 대학시절 부터 실제 정치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 빌 클린턴의 선거와 더불어 주지사,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도 동반자를 넘어 빌 클린턴을 주도할 정도였다.

 

실패를 모르던 그녀 였지만, 버락 오바마와의 민주당 경선에 그녀는 지속적인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후원금도 오바마에 미치지 못했고, 언론 역시 오바마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여기서 보이지 않는 큰 장벽 '여성'이라는 약점과의 싸움에 직면했다.

 

스타이넘은 "흑인인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은 인종 통합이고 여성인 힐러리를 지지하는 것은 남녀 갈등 조장이라니 말이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

스타이넘이 특히 표적으로 삼은 것은 힐러리처럼 잘난 여성에 환호하는 여성들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었다. 스타이넘은 오바마를 찍은 아이오와주 남성 유권자들이 같은 남성'을 찍는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는 반면, 힐러리를 찍는 여성들은 같은 여성이므로, 또는 페미니스트 시각에서 찍었다는 오해와 함께 편협하다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270~271쪽)

 

 

오바마의 뒤를 이어 민주당 후보에 오른 뒤 전반적인 언론은 그녀의 편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남녀차별의 굴레는 여전히 그녀를 속박했다. 힐러리를 따라다닌 비난 중에 하나가 '힐러리의 권력욕'과 표리부동이었다.

"TV에 나타나는 클린턴의 얼굴을 보라. 인간이라기보다 선수(프로페셔널)'란 느낌이 들지 않는가 클린턴은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다. 늘 부지런하고 계획적이며, 목표에 집중하고 주변에 대해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이 아니라 워싱턴 정치 머신에 속된 하나의 기관으로 느껴질 뿐이다. 클린턴은 인간적인 면모를 숨기고 공적인 모습만 비치려는 스타일 때문에 사생활에 관심있고 개성을 중시하는 SNS 시대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미국인 대부분이 살아온 경험과도 충돌한다. 미국인들은 업무를 벗어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때 생기를 되찾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 클린턴은 그 반대다. 그러니 당연히 많은 미국인에게 클린턴은 교활하고 권력 지향적인 마키아벨리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꽤 설득력 있는 주장이지만, 이 주장은 여전히 무의식의 세계에서 남녀차별 의식이 있는 유권자들의 감성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을 때에만 설득력을 가질 뿐이다. 힐러리와 유권자들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 언론인 역시 그들이 갖고 있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근거해 힐러리를 보겠다고 들면 말릴 방법이 없다. 예컨대, 힐러리에게 인간적인 면모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 리베카 보해넌Rebecca Bohananol 제기한 다음과 같은 항변은 그런 고정관념에 대한 재고 를 요구하는 게 아닐까? 

 

"아무도 버니 샌더스에게 미소 지으라고 하지 않았다. 여성들에게 미소 지으라는 말은 그만하라. 힐러리의 수락 연설 중 버니 샌더스가 얼굴을 찡그리며 짜증스럽게 숨을 내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나는 그의 유치한 행동을 비난하는 뉴스 기사수백 개가 쏟아질 줄 알 있다. 그런데 단 한 개도 없었다. 뭐, 그건 괜찮다. 그러나 전 세계 남녀들이여, 내가 기분 좋지 않은 날 얼굴을 찌푸리고 길을 걸어갈 때, 또는 힐러리가 벵가지 소식 같은 끔찍한 일을 들으며 얼굴을 찡그린 게 카메라에 잡혔을 때, 샌더스에게 보여주는 것과 같은 예의를 차리고 나나 힐러리에게 미소 지으라고 말하지 말길 바란다. 422-423

 

물론 힐러리가 정치적으로 완벽하거나 하지는 않다. 어린 시절 부터 권력욕이 남달랐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러리에게만 권력욕을 비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아 보인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리고 맺음말을 읽고 나면 앞에 나온 많은 이야기들이 여성에 대한 이중구속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사실 책은 힐러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칸소 주에서 있었던 정책들을 보면 민주당이 반대하는 정책들을 펼쳤다. 그녀와 빌 클린턴의 정책이 상당부분 보수적이었다. (빌 클린턴 재선때는 공화당의 정책들을 이미 선점해버려 공화당은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고액 강연 및 고액기부 역시 힐러리의 약점이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단순히 힐러리 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데 있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당선 후 첫 정책이 대기업 규제완화였다. (대기업으로 부터 엄청난 선거자금을 후원받았다.) 

 

우리가 2016년 미국 대선과 관련해 누가 이기고 지는가 하는 승패의 문제를 넘어서 좀더 많은 의미를 끌어내고자 한다면, 힐러리의 문화 전쟁에 주목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간 미국에서 문화전쟁은 주로 좌우 이념적 차이 중심으로 다루어져왔지만, 나는 여기서 그 의미 를 확장시켜 힐러리가 투쟁해온 문화전쟁의 전선은 모두 5개였다는 논지를 펴고자 한다.

 

 첫째, 진보-보수 갈등의 이념 전선이다. 둘째, 남녀 차별을 넘어서려는 페미니즘 전선이다. 셋째, 매우 강한 권력의지 또는 권력욕을충 족시키려는 권력 전선이다. 넷째,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간주해 좌우 를 막론하고 기득권 체제에 도전한다고 믿음으로써 독선을 정당화하는 소통 전선이다. 다섯째, 고위 공직자로서 공적 봉사와 자신의 리무진 리버럴 행태 사이에 아무런 갈등이 없다고 믿는 위선 전선이다.

 

... 모든 전선이 상호 연결되어 있는 동시에 페미니즘과 관련되어 있다. (19-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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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8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8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은  2012년 12월 개봉했다.

 영화가 개봉되던 주에 바로 18대 대선이 있었고, 박ㄹ혜가 당선되었다.

 박ㄹ혜 당선 후 만난 영화 레미제라블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었다. 보는내내 마음이 쓰렸다.

 

 레미제라블은 뉴욕에서 실제로 보기도 했고, 10주년 기념 판은 수십번 봤다. 뮤지컬로 볼 때는

 - Red & Black 이 먼저 끌렸고,

 

10주년 기념판으로 볼 때는 솔로가 돋 보이는

 - Who am I /  I dreamed a dream / On my life / One day more / Bring him home 

 등이 귓가에 맴돌았다.

 

 

동영상으로 볼 때는 아무래도 군무와 합창이 돋보이는

 - At the end of the day, 

 - Master of the House

 - Red & Black 등의 매력의 푹 빠졌다.

 

그런데 박ㄹ혜가 당선되고,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고서는 단 한곡의 장면과 노래가 머리와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 Do you hear people sing

 

박ㄹ혜는 레미제라블 Do you hear people sing 과 뗄레야 뗄 수 없나 보다.

 

촛불집회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Do you hear people sing을 부른다.

때로는 무대에서, 때로는 플래시 몹으로

 

박ㄹ혜가 우리에게 온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집회곡을 선사했다.

 

몇 해전 노동자집회에 크레용 팝이 나왔는데, 서로 함께 하지 못했던 분위기를 전해들었지만..

바로 얼마전 이대 점거 때는 소녀시대의 <다시만난 세계>를 불러서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박ㄹ혜와 레미제라블

 

이제 레미제라블의 Do you hear people sing 은 국민 집회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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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6-12-05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2012년의 부정선거 이래 언제나 이 노래를 들으면...
 

 미국 대선은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지만, 여전히 논란이 계속된다. 지금(11월24일)까지의 결과로 보면 힐러리가 트럼프보다 200백만 표나 더 얻었다. 

 

힐러리, 200만표 앞서고도 졌다…그래도 트럼프 승리 뒤집히진 않아 ☜(클릭시 해당기사)

 

 

힐러리가 미시간을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미국 대선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아주 낮다. 미국 대선의 독특한 선거인단 선출 방식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미국 대선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선거다.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하고 워싱턴DC와 나머지 48개 주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뽑는다. 주별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어 이긴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다 가져간다.

대통령 선거인단은 모두 538명이며, 인구 비례에 따라 주별로 나눠진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는 290명의 선거인단을, 힐러리는 232명을 각각 확보했다. 힐러리가 미시간에서 16명을 추가한다고 해도 290명 대 248명으로 여전히 트럼프 승이다.


[출처: 중앙일보] 힐러리, 200만표 앞서고도 졌다…그래도 트럼프 승리 뒤집히진 않아

 

 

 이런 미국의 대통령선거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미국은 단일국가가 아니라 연방국가라는 사실이다. 미국이 연방국가라는 사실을 선거가 일깨워주는 것이다. 미국 U.S.A는 United States of America 즉, UN United Nations 처럼 같은 united를 쓴다는 사실을 기억하자.(UN회의에서 나라마다 1표가 아닌 국민수에 따라 투표수를 조정한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각 주를 한 나라라고 봤을 때 각 주의 정체성도 지켜줘야 할 것이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상원, 하원이다. 하원은 인구수로 구성되지만, 상원은 모든 주가 2명씩이다. 선거인단 구성과 같다.

 

 선거인단 제도가 갖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각주는 인구를 반영하는 선거인단 수에 더해 2표의 선거인단수가 더 할당된다. 이 때문에 각 시민들의 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똑같이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 선거인단 선거의 승자독식 방식 때문에 후보들은 승리나 패배가 확실한 주에서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잦다. 그 결과 활발한 대통령 선거운동을 접하는 주와 시민들이 있는 반면, (일부 대형 주가 포함된) 다른 주에서는 사실상 그런 선거운동을 보지 못한다. 

 

  • 선거인단 투표는 전국적 차원이 아니라 주 단위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두 후보가 전국 직접투표에서 거의 비슷한 표를 얻었다 하더라도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아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제도는 특정 주나 지역에서 지지가 높으나, 전국적인 지지가 약한 후보에게 유리하다. 반면 각 주마다 고른 지지를 보이며 전국적으로 지지가 높은 후보에게는 불리하다. 

 

  • 한주에서 간신히 이겼거나 대승했어도 승리의 몫은 언제나 선거인단 전체를 얻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 때문에 대통령 선거 직접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선거를 이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29-31쪽)

 

마지막 특징이 고어와 부시의 2000년 대선에서 경험했고, 2016년 힐러리와 트럼프의 선거에서 재현되었다. 2000년 이후 선거인단제도의 문제가 대두되었지만 이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선거인단제도는 미연방이 각 주에 선거자율권을 부여한 것이다. 승자독식제도를 정한 것도 없다. 각 주에서 정하다 보니 나름의 제도를 갖다가 현재에 이르러서는 2개주를 제외한 보든 주가 승자독식제도를 가져간 것이다. 즉, 이 역시 연방제에서 나타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메인과 네브라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선거인단에 대한 직접투표에서 최다득표를 한 승리자가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의 투표를 얻는다. 메인과 네브래스카 두 주에서는 하원의원 선거구마다 최다득표를 한 후보자가 선거인단의 한표를 얻고, 주 차원의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두 표를 얻는다. 메인과 네브래스카 두 주의 의회가 이 제도를 채택 한 이래, 각 선거구에서 같은 후보가 언제나 승리했다. 이 때문에 보통의 투표 절차와 다른 이 방식이 실질적으로 다른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29쪽)

 

사실 승자독식제도는 양당제의 고착과 정당 정치의 산물이다.

두번째 큰 변화는 각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 하는 승자 독식 방식의 채택이다. 헌법은 각 주의 선거인단 선출 방식을 그 주에 맡겨두고 있다. 1836년 모든 주들은 민주적인 개혁 조처들을 반영해 소규모 지역 단위별이 아닌, 주 전체 차원 직접투표로 선거인단을 선출했다. 정당의 권력 때문에 이 제도는 아주 자연스럽게 실용적인 이유로 승자 독식 선거로 귀결됐다. 만약 한 주가 한 정당의 통제권 아래 들어간다면, 승자 독식은 권력을 가진 정당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그 주를 장악한 후보라면 승리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할 것이다. 한 정당의 지지자들이 해 각 자 주에서 일단 이 제도를 채택하자, 다른 정당의 지지자들도 자신들이 장악한 주에서 이 제도를 따라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표를 손해 보게 된다. 정당들은 그 주의 선거인단수와 일치하는 선거인단 후보자 명단을 만들어내놓았다. 그 정당지지자들은 이 명단에 있는 선거인단 후보 모두에게 투표해 승자 독식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비슷한 이유로, 당 세력이 팽팽히 양분된 주의 입법자들도 이 제도 도입에 가세했다. 승자에게 돌아갈 몫이 커진다면, 즉 득표차에 따라 승자와 패자에게 표를 할당하는 것 이 아니라 그주의 선거인단을 통째로 승자에게 준다면, 후보들은 그 주의 선거운동에 더 집중을 할 것임을 간파했다. 어느 주가 승자 독식제도로 돌아서면, 다른 주들도 그제도를 채택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27쪽)

 

 

 선거인단제도가 연방제의 산물이라고는 해도, 현재의 선거인단제도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선거인단제도를 도입했을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거인단제도 자체가 만들어진 과정이 민주적이었다기 보다는 서로간의 이해관계의 절충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대선을 통해 선거인단제도가 변화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선거인단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자신들이 직면했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했다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헌법을 만드는 것은 복잡한 일이다. 1787년 헌법기초에 가장 중요한 타협은 인구 비례로 선출하는 하원과 각 주마다 2명씩 선출하는 상원을 둘 것을 요구한 이른바 '코네티컷 타협(Connecticut Compromise)'이다 코네티컷 타협 인구가 많은 주와 적은 주 사이의 갈등을 해결했다. 하원의원은 인구수에 따라 선출되게 됐다. 또 각 주는 당시 주의회가 채택한 선거 규정에 따라 자신들의 상원의원을 어떻 게 뽑을지 결정하게 됐다. 

그러나 대통령은 어떻게 뽑아야 하는가. 각 주가 뽑는 만약 인구가 많은 주의 견해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럼 직접투표로? 헌법을 만든 민주주의자들은 그렇게 민주적이지 않았다. 그런 중요한 결정을 대중들에게 맡기려고 하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노예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노예가 있는 주는 자신들의 노예도 인구에 포함시 키려 했다. 이는 악명 높은 3/5 타협안, 즉 노예는 일반인의 3/5에 해당된다는 타협안으로 문제를 풀었다. 하지만 노예가 있는 주들은 노예 인구로 하원의원 수를 늘렸음에도, 노예들이 투표를 허가받은 것은 아니었다. 이는 노예 주 출신 건국의 아버지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가장 동떨어진 견해였다. 

 

선거인단은 그 타협의 결과물이다. 이 제도는 순수한 민 주주의의 여과 장치이다. 각 주는 하원의원과 상원의원(모든 주가 2명)을 합한 수의 선거인단 위원을 선출하게 됐다. 이런 공식은 큰 주와 작은 주 사이의 타협이었다. 각 주는 선거인단 위원을 어떻게 선출할지를 각자 정하게 됐다. 이는 각 주의 권리에 대한 용인이자 노예에 관한 문제에 답해야 하는 필요성을 피하려는 명백한 수단이기도 했다. (2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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