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꿈꿀 권리
한동일 지음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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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생 공부만 해온 그의 삶은 존경할만하다. 그러나 그 기간이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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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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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안 사실...

이동진 작가가 명문대 종교학과를 나왔다는 것과....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과.....

빨간 책방 말고 지상파 라디오 DJ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등등

결론적으로 상당히 멋있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동진 작가를 글과 TV로만 접했을 뿐이므로 실제 그 분이 어떤 삶의 결을 만들고 있는지 그 과정이 수월한지 어떠한지 전혀 알 길이 없다. 그저 대중이라고 뭉뚱그려지는 그 덩어리 속 한 명일 뿐이다. 나는...대중의 눈으로 볼 때 그냥 일반적으로 성공했다...라는 소소한 평을 듣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계신 것 같아서 한 줄 써 본 것이다.

최근 중앙일보 칼럼에서 미국 중산층은 어떻게 사회를 망치고 있는지에 대해 재미있는 분석을 한 외국 기자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자녀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그는 '쏟아 붓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 문화 등을 형성하여 저소득층과 자신들을 구분지으려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 부분을 읽을 때 '어메니티'라는 용어가 떠올랐다. 호텔에 구비되어 있는 세척용품 세트라고 해야하나? 뭐 대충 그렇다. 그 용어는 어메니티가 구비되어 있는 호텔 등에 투숙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만 쓸 수 있고, 펜션이나 저가 숙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알 수 없다.

책 내용 중에서 '교양'과 '개인의 취향'을 연관시켜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교양'과 '소양'이 조금 오묘하고 애매하게 다른 부분이 있는데 이동진 작가님께서 이 두 낱말을 아울러서 말씀하신 것 같다.

 

 모래알처럼 많은 독자 중 하나인 나는 생각한다.

 이 작가님은 이 책을 출간하면서 얼마나 큰 결심을 했었을까....

 출판사는 이 때가 아니면 안되요. 지금이 제일 좋아요...라고 작가를 또 얼마나 설득했을까....

 출판사의 설득에 못이겨 책을 내긴 냈는데 막상 세상에 내보내고 나서 얼마나 불안하셨을까....

 기존에 언론사 등에 기고했거나 인터뷰 했던 내용을 다시 싣는 일에 대해 왜 한 번 쯤 더 고민하지 않으셨을까....했겠지....안할리가 없지....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었겠지....라고 빨간 안경테 이 작가님의 편을 살포시 들어보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개정증보판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안 나와도 뭐....어쩔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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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지음 / 마음의숲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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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근무하는 곳에는 젊은 여성분들이 많다. 후배들이다. 생동감 넘치는 이 친구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젊음은 언제다 옳다.

 내가 이 책을 읽는다고 하니 요즘 무슨 힘든 일이 있냐는 뉘앙스로 질문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나는 이미 마흔으로 향하고 있는 중년 여성이고, 중년 여성이 '내가 누구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말을 하면 이건 좀 심각한거다. 어떤 식으로는 내가 누구인지 감은 잡고 있어야 나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이것은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일뿐!) 나쁜 사람은 일관되게 나빠야 주변 사람들이 대처를 좀 한다. 무덤덤한 사람 역시 일관되게 무덤덤해줘야 본인이든 다른 사람이든 혼란이 덜하다. 하지만 스무살은 좀 다르다. 그 시절에 일관된 무엇인가가 보인다면......그는 참 안타까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일 것으로 추정된다. 내 경험상 그렇게 되기 힘들기 때문에....

 

 아마도 출판사에서 요구를 했겠지만 김수현 작가의 이화여대 경영학과 합격 이력은 꽤 흥미로우면서도 아쉬운 점으로 생각된다. 혜민 스님이 자신의 첫 책이 나올 때 꼭 '하버드 대학'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어야 겠냐고 몇 번을 말했다는데 출판사 측의 답변은 그래야 사람들이 당신의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다 였다고 한다. 나는 그 때에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고, '아쉽다'고도 생각했다. 출판사 편집자의 말은 맞다. 그 말이 맞는 우리 나라의 사회적 경향이나 문화가 아쉽다는 것이다. 장하성 교수는 '한국 자본주의'라는 야심작을 펴냈을 때 출판사 측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 기억이 남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조금 더 임팩트 있는 제목을 붙여야 독자층이 넓고 두터워진다는 출판사의 말을 끝까지 거절했단다. 자신의 소신 때문이다. 결국 그 때문에 책이 잘 팔리지 않았다고.....그는 웃었다.

 

 일러스트가 따뜻하다.

 김수현 작가의 당차보이는 점이 속 시원하다.

 요리책처럼 곁에 두고서 내 마음이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잣대에 의해 흔들릴 때 펼쳐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좋았다.

 출판사에 전화해서 내가 이 책을 한 30권 정도 사서 후배들한테 나눠주고 싶은데 할인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었더니 요즘은 그럴 수가 없다고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사는 것과 출판사에 직접 사는 것이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상하게 그 말을 듣는 순간 책을 많이 살 필요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상당히 욱하는 마음이었다고 나는 기억한다...나의 이 선한 마음을 이 자본주의 사회가 가로막고 있구나...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권을 더 주문하는 데 그친다.

 

 그나저나 이 책을 받아 본 후배들은 고맙다고 난리다.

 모두 자기 이야기 같단다.

 어떻게 서로 다른 다섯 명 모두 자기 이야기 같다고 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좋은 요리책은 밥을 먹고 사는 인간들에게는 모두 필요하듯

 타인에 의해 상처받고 평가되는 우리들도 모두들 이런 책이 필요한 것 같다.

 

 김수현 작가를 꼭 모시고 싶다.

 

 작가님의 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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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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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를 읽는 일이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 여자 연예인이 하고 나온 귀걸이를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아닐까...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최근 지냈었다. 어찌 책 한 권 탈고하는 일과 협찬받은 귀걸이를 차고 나오는 연예인의 행동을 비교하겠다는 생각을 했단 말인가...(그렇다고 연예인의 그 반짝반짝 예쁜 귀걸이가 나에게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난 81년생이고, 최근 인터넷 싸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자 할 때 생년월일 설정이 '1980'으로 되어 있어서 '흠칫' 놀라던 차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 제목을 보니 뭔가 스산한 기운이 스윽~하고 아주 빠르고 깊게 가슴을 한구석을 지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 이제 나는 그런 세대와 나이가 된 것이다.

 

 김지영 씨의 삶을 추적하다보면 지금 30대 후반이 살아온 삶의 모습이 대략 나온다.

 소설이 아니라 르포르타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심한 과장일까?

 내 친구의 일기를 한장한장 넘긴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대체로 평탄한 길만 걸었다.

 지방의 소도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이곳에 살고 있다. 초,중,고,대학을 모두 이곳에서 졸업했으며 심지어 대학원 석,박사도 여기서 했다. 지금 나의 소원 중 하나도 지금 내가 머무는 곳의 대학에서 자리를 잡고 공부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적당한 나이에 결혼했고, 두 딸을 뒀고, 여름과 겨울이 되면 가족과 함께 제주도 혹은 가까운 해외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올 정도의 고정 수입이 있다.

 

 이런 내가 글을 쓸 수 없고, 괜찮은 인간이 될 수 없는 건 어쩌면 정말 당연한 일이다.

 나 자신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내가 왜 그런 의미없는 일을 하겠는가...객관적인 사실을 바라볼 수 있는...적어도 인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에....이젠 객기 없이 말할 수 있다.

 간절함과 치열함과 순수한 이상을 향한 열정과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의지 혹은 신념이 나에게 있을리가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편한 관계만을 골라 형성하는 나에게 복잡다단한 인연과 관계에 대한 이해가 기반되어야 할 소설 혹은 시에 대한 영감이 올 수 있겠는가? 안정적인 직장이 보장되었던 내가 진정으로 단 한 번이라도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위해 직접 몸으로 뛰어야겠다고 몸부림 친 적 있었겠는가? 위선자처럼 그저 희망*** 등등의 기부 단체에 한 달 3만원 정도의 돈을 내며 노블리스 오블리제 허세 부리지 않았던가...

 

 82년 김지영을 읽는 동안 나는 내가 인정하지 않았던 수많은 행운과 축복과 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수많은 조건들이 누군가는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상하게도 뉴스가 아닌 소설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는데....그 사실을 깨닫는 동안 이제는 제발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내가 되기를 기도했다.

 

 나는 내 삶에 기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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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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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에 가 본 일이 있다. 공적인 행사 때문이었을 것이다. 말로만 듣던 곳...존재함이 분명하지만 실제 확인할 기회가 없었던 곳에 우연히 가게 되다니 좀 설레였던 기분이다. 일 때문이었으므로 학교를 둘러보거나 도서관에 가 볼 기회는 없었지만 단정한 느낌을 주는 그런 캠퍼스였다.....라고 나는 기억한다.

 

 한동일 신부의 책은 어렵지 않다. 라틴어에 대한 내용이 언급이 되긴 하지만 그보다는 강의의 주석에 해당하는 내용이 메인으로 쓰여있다. 좋은 강의와 멋진 강의와 명강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학자와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 자살한 젊은 CEO의 삶과 오버랩 되면서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내가 원해서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나아가는 것이 맞지만, 남들에게 대단해보이기 위해 (어떻게 저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저 일을 해냈지? 등의 의미없는 감탄 따위가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나아가는 것은 옳지 않으며,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들도 정해져 있는데 다만 나는 그것들을 알아가는과정에 있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덜하기를 기도할 뿐....

 

 한동일 교수가 지금 이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며...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는 나이지만 이제는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거절하는 일에 익숙하며 살고자 한다. 내가 yes를 하지 않을 때 얻어지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을지 모른다.

 

 그리고 대학은 내가 가서는 안 될 길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둔다.

 나는 다른 이들의 삶을 방해할 그 어떤 권리도 권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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