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서강대에 가 본 일이 있다. 공적인 행사 때문이었을 것이다. 말로만 듣던 곳...존재함이 분명하지만 실제 확인할 기회가 없었던 곳에 우연히 가게 되다니 좀 설레였던 기분이다. 일 때문이었으므로 학교를 둘러보거나 도서관에 가 볼 기회는 없었지만 단정한 느낌을 주는 그런 캠퍼스였다.....라고 나는 기억한다.

 

 한동일 신부의 책은 어렵지 않다. 라틴어에 대한 내용이 언급이 되긴 하지만 그보다는 강의의 주석에 해당하는 내용이 메인으로 쓰여있다. 좋은 강의와 멋진 강의와 명강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학자와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 자살한 젊은 CEO의 삶과 오버랩 되면서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내가 원해서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나아가는 것이 맞지만, 남들에게 대단해보이기 위해 (어떻게 저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저 일을 해냈지? 등의 의미없는 감탄 따위가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나아가는 것은 옳지 않으며,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들도 정해져 있는데 다만 나는 그것들을 알아가는과정에 있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덜하기를 기도할 뿐....

 

 한동일 교수가 지금 이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며...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는 나이지만 이제는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거절하는 일에 익숙하며 살고자 한다. 내가 yes를 하지 않을 때 얻어지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을지 모른다.

 

 그리고 대학은 내가 가서는 안 될 길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둔다.

 나는 다른 이들의 삶을 방해할 그 어떤 권리도 권한도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