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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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알고 있다시피 이 책의 저자는 장강명 작가다. 

 장강명 작가는 본인이 소설가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굉장히 집요하게 생각하는 타입이다. 추측건데(확인이 아니라 추론 수준에 머무는 문장을 쓸 수밖에 없는 까닭은 이 책 어디에서도 소설가로서의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한 정의가 담긴 문장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가 생각하는 소설가로서의 성공은 '베스트셀러 작가'인 것 같다. 왜냐하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자신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진 않았다...에 해당하는 내용이 언급되며 뭔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체념 혹은 푸념 같은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라 함은 적어도 자신이 쓴 글 이외의 것에 기대어 살지 않아도 생계가 해결 될만큼 책이 팔리는 작가를 의미한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작품성까지 지니고 있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그렇게 되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박범신 작가가 자신의 글이 대중소설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고, 최인훈 선생님은 우리 문학계의 획을 긋는 소설을 잇달아 발표했음에도 끝내 '별들의 고향' 때문에 문단에서 한동안 냉대받아야만 했다.

 장강명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알라딘, yes24, 교보문고 등의 메인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HJ 역시 궁금해지긴 마찬가지다. 책의 중간을 넘어가니 나도 모르게 HJ가 나오면 '현주'라고 읽게 되었다. 그냥 HJ라는 약자를 쓸 수 있는 이름 중 가장 흔한 것이 '현주'라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어쩔 수 없고, 맞아도 크게 기쁜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여튼 그렇다. 음...내가 바로 앞에 썼던 문장과 같은 시시콜콜하면서도 뭔가 김 빠진 문장이 매력적으로 촘촘하게 구조화된 에세이다. 굉장히 개인적인 일들인데 따지고 들어가면 꼭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이 장강명이나 HJ, 두 사람만은 아니므로 뭔가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라고 고민하게 만들다가 역시나 귀찮아져서 다음 쪽으로 넘기게 만드는 책이다. 장강명 자신은 장소의 이동, 시간의 흐름 등을 에세이의 전개에 훌륭히 적용하였다고 믿고 있겠지만(실제 그렇기도 하다) 나는 약간 '델러웨이 부인'을 읽는 기분으로 읽어나갔다고 말하면 내가 좀 이상한 사람이 되려나....음...그럼 델러웨이 부인과 관련된 내용은 삭제하는 것으로!

 제목이 '이름에 'o'이 세 개 들어가는 사나이에 대해'인데 왜 이런 제목을 붙였냐면 나는 정말 '장강명'이라는 이름에  'o'이 세 개 들어가서 생긴 에피소드 등을 진심으로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에세이에는 그런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부분에서는 김영하 선생님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김연수 선생님의 느낌도 있고, 김영하 선생님의 느낌도 있다. 그런데 문장 자체는 신문기자답게 선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장강명의 소설이 출간된다면 나는 계속 읽어나갈 것이다. 물론 돈 주고 사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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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그렇습니다 - 소극적 평화주의자의 인생다반사
유선경 지음 / 동아일보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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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스님의 책은 쭉 읽는 것보다 매일매일묵상하듯 조금씩 읽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책마다 독서방법이 다르다. 소심해서 그렇습니다 역시 한 호흡으로 읽는 것보다는 매일 한 두 쪽씩 읽는 것이 좋은 책이다. 그만큼 깊다.

작가는 살아오면서 많은 기회들을 놓친 듯 하다.
상당히 역량있는 사람인데 본인이 해야할 역할들이 있기에 그 역할을 나몰라라 할 성격도 아니면서 그냥 같이 병행했을수도 있었을 그런 좋은 기회들을 놓친 것 같다. 대놓고 후회하진 않지만 책의 전반에 흐르는 기운이 '하자하자' 분위기 보다 '됐다됏다' 분위기다. 뭔진 모르겠지만 뭐가 되긴 된 기분이다. 그런데 그 면면이 작가의 의도와는 상당히 다르게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양상이 벌어진 듯....

역량이 있다고 추청되는 그러나 여러 가지 걸리는 게 많아 일단은 돈 벌고 , 애 낳고, 밥 먹고 살아야 하는 수많은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작가의 삶도 나름 평안해 보인다. 소심하다고 해서 반드시 소심한 삶을 살아가란 법은 없다. 소심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덜 소심한 사람은 때론 대범하는 평을 들을 수 있으며, 우연찮게 지속적으로 이런 평을 듣던 사람들은 나중에 대범함을 타고난 이들보다 더 대범해질 수 있다.

나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로서 현장에 있으니 나는 더 좋다. 이들 사이에서 뭔가 열심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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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은 독서중 - 김승환과 함께 읽는 84권의 책
김승환 지음 / 모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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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손꼽는 책의 깊이를 들여다보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이 책을! 하며 읽어나간 서평집이다. 때때로 한기호 출판인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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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은 다산의 상징(?)이다. 성실한 학자라는 의미다. 칸트의 성실함은 그를 인류 최고의 지성으로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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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본 영화다. 내가 본 영화 중 최신작이고 또 후기를 남기고 싶을 정도의 완성도는 있어 보이는 영화다. 신문방송학과 탑을 달리던 도라희(박보영 분)가 동명일보 연예부 부장 그러니까 데스크 하재관(정재영 분)을 만나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영화의 기본적 스토리 라인이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한 이유를 개조식으로 써볼까한다.
1. 도라희를 도와준 여자 선배와의 관계 처리가 미흡했다. 고의적으로 골절 사고를 내면서까지 톱스타 우제한의 썸씽을 취재하고자 했던 그 여자 선배 대신 병실에 들어가 큰 거 하나 터뜨린 도라희는 결코 정의롭다거나 인간적인 기자가 아니다.

2. 도라희와 연인 관계를 맺었던 남자 배우의 캐릭터 처리가 아쉽다. 개인 스튜디오를 내고 맨하탄에 일하러 다녀올 정도면 이건 금수저다. 도라희는 이런 남자의 타고난 복에 분노했어야 옳다.

3. 톱 스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조심스럽지만 우제한은 톱스타가 지니고 있는 카리스마가 없었다. 극중 정유진이 연기를 잘 해줘서 그나마 그 파트가 살았다. 도대체 그 더러운 짓들을 해가며 그들이 얻는 성취감과 희열감이 무엇인지...일종의 마약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왜곡되지 않은 순수한 언어로서(우주에 과연 그런 언어가 존재할까?)열정은 긍정적인 의미 기호다. 변화의 강력한 추진 동력이 된다. 급진적이든 점진적이든 진정성 있는 성찰이 동반된 열정은 삶의 질을 개선해준다. 열정이 이 시대에 이런 꼴로 전락하기까지 우울한 음영이 스토커처럼 따라다녔을 것이다. 누구 뒤를? 바로 아무것도 모르고 또 몰라도 되는 청춘들 뒤를!

자본주의 체제가 인류의 마지막 사회경제 운용 방법으로 남게될 것인지 궁금해지는 밤이다. 그 밤에 나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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