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까불어보겠습니다 - 어차피 나와 맞지 않는 세상, 그냥 나답게!
김종현 지음 / 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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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29 상대방을 돈으로 보면 그 상대도 나를 돈으로 본다

p 101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는 것!

p 86 진보주의란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타인의 복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의 많은 부분을 내놓는 자발성'이다. (유시민 선생님 말씀 인용)


51대 49

우리는 분명 49보다 2가 큰 51, 즉 A를 선택했음에도 자꾸 49를 아쉬워하곤 한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49보다 더 큰 51을 선택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얻을 기대를 안 하는 것 그리고 나를 과도하게 잘 보이고 싶어하지도 않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솔직함이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솔직함으로 표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더 옮겨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자칫 스포일러가 될까봐 이만...

서문에 따르면 책을 쓰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고 했는데 사실 그 부분을 읽은 후 '음...그래도 읽어보긴 봐야지...'라는 심정으로 절반즈음 마음을 접었다. 대필 작가가 있지 않는 이상 창작하는 어려움은 초등학교 1학년 글쓰기 숙제를 하는 아동에게도 있는 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윤동주가 쉽게 쓰여진 시에 대해 부끄러워한 적이 있긴 했다. 그러나 '한까불'의 김 작가는 또 부끄럽거나 그런 것과 관계없이 그저 존재론적으로 '퇴근길 책 한 잔'의 주인장으로서 누가 읽어 주든 아니든(뒤쪽으로 갈수록 누군가 자신의 책을 읽어주면 그건 좀 괜찮은 기분일 것 같다....라는 어필을 몇 번 하긴 했다) 그냥 책 쓸 기회가 생겨 쓴다는 식이었다.


 예전엔 등단을 해야 '작가'라는 칭호를 감히 사용할 수 있었지만 요즘엔 칼럼을 기재해도 '작가'라 부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김 작가님의 호칭 추가가 나의 일처럼 살뜰히 즐겁다.


 비혼자, 인문취향 성인, 자발적 거지, 술 애호가, 예의 바른 독설가 등등 김 작가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많다. 읽다보니 챕터마다 별명을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읽는 스스로 당황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캐릭터가 확실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좀 신선한 경험이었고 소설의 비중있는 조연 정도로 등장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인공이 아니라 죄송...주인공은 상황이나 주변 사람들에 의해 괴로워하고 고민하고 연민하고 냉정하고 여러 면면들이 복합적으로 드러나야 독자를 붙들어 놓는데 김 작가님은 시종일관 변함없이 똑 부러지는 큰 흐름이 있고 그 안에서 스펙트럼이 다양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인스타그램에 무료 '고맙습니다'라는 말까지 달아주셔서 내 평생 실제 작가로부터 코멘트를 받아본 적 처음이라 부끄러움 무릎쓰고 리뷰 쓰는 중임.


 전국 투어 사인회 할 때 '전주'도 꼭 넣어주시면 좋을텐데...이 글을 꼼꼼히 읽어보실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전주 오신다면 매니저의 마음으로 사인회 장소 및 인원 동원, 현장 책 판매까지 소규모로 진행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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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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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읽어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이다혜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용기가 생긴다. 어떤 식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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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
이다혜 지음 / 현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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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듣고 있다. 누군가를 닮았다. .이동진보다 한 두살 누나인 이다혜는 이동진 못지 않은 달변가에 책 마니아다. 심지어 작가이고 여행 전문가 수준이다. 알쓸신잡의 인문학 버전은 빨간책방이라고 생각한다. 김중혁 소설가의 뭔가....뭔가....뭔가 어설프지만 기승전 문학으로 섭렵되는 말투는 신의 한 수라고 여겨진다. (가끔 이동진은 왜 빨간색을 고수하는지 궁금해진다. 물론 radical이 지닌 고유의 상징성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이젠 버건디 정도의 연륜과 경험이 느껴진다)

 

이다혜의 책은 모두 읽어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2차 저술서가 그렇듯 원작에 대한 소견은 그리 깊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잔가지도 많아서 뭔가 뭔지 헷갈릴 때가 많다. 최근 유명세를 타는 작가들이 여기저기 기고한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을 내며 독자들의 양해를 자꾸 구하는데 실은 양해구할 일은 정말 불가피한 사정(출판사와 책을 내기로 계약을 했는데 만약 원고를 안쓰면 소송을 당할 위기라든지...배우자에게 원고를 쓰러 다닌다면 5-6년 동안 자유인 포지션으로 이런저런 국내외 곳을 여행했다든지...)이 아니면 안하는 게 맞다. 자꾸 양해를 구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은 줄 수 없고, 양해가 될만한 일만 고르고 골라서 주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책은 뭔가 내 양해를 구하는 책은 아닌 것 같았다.

이다혜 작가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독특한 구석은 있으되 본질을 직시하는 것과는 거리를 두려하는(만약에 본질이라는 것이 있다면) 나름의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했다. 실은 절반 넘게 읽으면서 도대체 왜 이 책의 표제가 '페미니즘'인지 알 수 없었다. 그냥 사는 이야기였기 때문이고, 여자로서 살아가는 일상을 그린 글로 읽혀졌기 때문이다. 이말인즉슨 이다혜는 그냥 이다혜로 읽혀지지 여자 이다혜로 읽히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말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동진은 남성성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김중혁은 그냥 김중혁이다. 물론 내가 상대가 남성이다라고 판단할 때 세워지는 여러 가지 기준이 왜곡되거나 편중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인간', '사람'으로 여겨지는 존재가 있는 반면 '남자' 혹은 '여자'로 여겨지는 존재도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참말...

 

정여울 작가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독자에 대한 호소 방법이나 매커니즘도 비슷했다.

이들은 서로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그냥 요런저런 공식적인 자리에 수백명 중 한 명으로 '아, 저 사람이 정여울이구나.' '아, 저 사람이 이다혜구나' 했을지도 모른다. 정여울 선생은 서울대를 나오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교수가 되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하다가 전업작가로 들어선 사람인 반면 이다혜 선생은 대학 졸업이후 잡지사에 취업하여 소위 그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배경이 상당히 다른데 문체와 스토리 라인이 얼추 비슷하게 흘러가는 걸 보면 타고난 천성이라는 것이 확실히 있는 듯 보인다.

 

외국어에 대한 그녀의 능력과 열정이 부러웠다.

가족에 대해 약간은 시크함을 유지하는 그녀의 멘탈이 나는 갖고 싶었다.

톨이또이의 죽음과 같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나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 강해지는 요즘 이다혜 선생은 내가 안착해야 할 첫 번째 페미니스트 혹은 인간 멘토가 아닐런지...건투를 빈다. 누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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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여행 산문집
김연수 지음 / 컬처그라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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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이' 이후로 김연수 선생님은 그야말로 나에게 아이돌 스타나 다름없었다. 박지성의 외모가 월드컵 이후 훈남의 기준으로 변모한 것처럼 김연수 선생의 글이 좋다보니 뭐 안좋은 게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로 팬으로서 그에게 푹  빠져 있었다(실은 내가 아는 것이 몇 개 안되었고, 좋아보이는 것만 알게 되었으므로 조선시대 역사 속 인물에 대해 아는 것과 김연수 선생에 대해 아는 것의 질적 차이가 별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여튼...)

여행 잡지에 무려 4년간 기고했던 글을 모으고 다듬어 다시 펴낸 글이란다.
내가 드는 생각은 왜 김연수 작가는 김영하 작가만큼의 대중적 지지와 영향력을 지니지 못하냐는 것과(알쓸신잡에 김연수의 자리도 마련되었으며) 김연수 선생님이 나이 60 혹은 70이 되어서도 여전히 고3이나 대1 수준의 언어유희를 즐기며 살 수 있겠는가...라는 점이다. 나는 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이 가능성이 바로 이전 질문의 답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그때그때 여행기록을 담은 짧은 글이므로 작품성 등을 말하기엔 좀 그렇다.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그 지역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타켓으로 썼다고는 하나 주관적인 감상 혹은 에피소드가 많고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사실이 그닥 많지 않아 그저 '동기부여' 정도가 될 뿐이다. (나 같은 경우 블라디보스톡에는 꼭 가봐야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떻게 어디를 구경해야 하는지는 따로 찾아봐야만했다) 무려 4년여를 기다려주고 약속대로 책으로 묶어준 후원자가 있다는 사실에 김연수 선생님이 달리 보인다. 최근 장강명 선생님과 자꾸만 오버랩되어 팬으로서의 마음을 다잡고 있는 찰라에 나 역시 신간을 널리 홍보하고, 내가 몸담고 있는 여러 단체에서 수십권씩 구매해주길 기대하며 홍보하며 할수만 있다면 죽기전에 김연수 선생님과 한 번쯤은 '안녕하세요? 팬입니다' '그러세요? 고맙습니다' 정도의 단발성 인사 정도는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연수 선생님이 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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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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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쓰는 작가가 그렇게 주목받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마녀체력`을 쓴 작가처럼 우리나라 유력 출판사의 편집자를 오랫동안 했다거나 조금 씁쓸하지만 모 방송국의 피디나 아나운서처럼 유명세를 치른 인물이 아니면 각종 언론의 주목이나 출판계의 호의를 담은 평을 댓글로 담보하긴 어려운 세상이다. 한 달간 세계 일주 하고하면 자의든 타의든 책을 낼 수 있고 각종 인터넷 매체 등으로 홍보를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전문가 집단의 호응과 반향은 매우 드문 일이지 싶다.
임경선 작가는 위와 같은 나의 선입견 때문에 뭔가가 부풀려진 작가겠거니...싶었다.
잡지마다 호평 일색이었다. 대형 인터넷 서점에서는 그녀의 글을 연재했으며 아마도 이를 책으로 엮어주려 했을 것이다. 충분히 사랑받고 있는 작가였다.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 아니 세계를 강타한 2018년 여름....
가족은 때아닌 도쿄 여행을 하게 되었다. 준비가 필요했다. 신뢰하기 어려운 각종 인터넷 블로그를 뒤지기 보다는 어느정도 검증이 된 여행자료(물론 2017년 이후 출간된)를 구매하여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도쿄와 교토는 한 끗 차이는 아니다. 뭐...좀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렇다. 언뜻 들으면 `거꾸로 읽으면 되겠네...` 싶은데 아니다. 잘 읽어보시라. 도쿄...교토....
여튼 도쿄 관련 책자를 찾는 과정에서 임경선 작가의 책이 있었고 어떤 곳인가 싶은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좋았다.
그녀에 대한 독자들과 출판 관계자들의 편향된 애정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도 지나친 감성이나 엄격함을 느낄 수 없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그녀가 느낀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그냥 편안하게 말해주는 글이었다. 

교토는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인 전주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처음 오는 손님은 별로 내켜하지 않으며 단골 손님에게 방해될까봐 되도록이면 출입문을 사람들 찾기 힘든 곳에 두는 상점이 많은 곳....적게 벌더라도 오랫동안 그곳을 지키며 예전 그대로네요...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주인장들....500년 정도는 되어야 오래된 가게라는 타이틀이 붙는 유서깊은 상점이 많은 고장....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물건에 대한 자부심과 그 물건을 변함없이 찾아주는 손님에 대한 예의로서 상점을 운영하는 품위있는 사람들...교토는 그런 곳이라고 한다. 

난 전주에서 나고 자랐다. 심지어 박사학위까지 이곳 전주에서 받았다. 전주 이외의 곳에서 살아간다는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전주는 공장이 적은 소도시라서 경기가 좋건 나쁘건 큰 변화가 없다. 공무원이 많고 아직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꽤 있다. 심지어 자연재해조차 별로 없는 고장이다. 변화가 적으니 발전이나 성장도 먼 이야기다. 그랬던 전주가 한옥마을의 성공으로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외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들석이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한옥마을에서 10분 거리인데 주말이면 그 근처에 얼씬하지 않아야 한다. 차가 움직이질 않는다. 4-5평되는 상점 월세가 한 달 500만원이라는데 그 조그만 점빵에서 그정도 수익이 생기나...여기니 그저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 

전주가 교토와 같은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단골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오니 처음오는 손님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라는 팻말이 자연스러운 그런 곳이면 좋을 것 같다. 손님은 주인장을 신뢰하며 가격을 깎지 않고, 주인장은 손님을 생각하며 좋은 원료와 최상의 기술로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그런 가게와 상점과 식당이 많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와야지...라는 말보다 오래도록 이곳이 있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정기적으로다녀가는 관광객 아닌 관광객이 많아지는 도시였으면 한다. 볼거리가 많아서 오는 곳이 아니라 어디든 볼거리가 되는 유서 깊은 곳이 이곳이니까....

차근차근 임경선 작가의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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