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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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교로 옮기게 될 것 같다.
지난 4년간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 없이 '열심히' '성실하게' '잘' 살았다고 믿는다.
후회되는 날이 지나고보니 대부분이지만 그 당시엔 주먹도 불끈 쥐어보고, '나는 나다울 때 가장 멋있다'라는 진심어린 다짐과 응원을 나 자신에게 했기에 모든 순간은 적어도 부끄럽진 않다. 부끄럽지 않다고해서 후회없다는 것은 아니다. 후회는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생기는 것이니 후회의 근원은 내가 나를 어찌 생각하느냐에 있다. 그 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이렇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고로 지금의 나는 나를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호사다마라던가...
욕심은 화를 부른다던가...
전자라면 나는 재수가 없는 것이고
후자라면 나는 자업자득 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그리고 판단을 내리는 사람과 나와의 역학관계에 따라 지난 1년의 내 삶은 다르게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남들의 평가가 나를 휘두르게 놔두진 않기에 마흔을 앞둔 나는 내가 많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다.

책을 집중해서 읽은 적이 언제였던가...기억이 가물거린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대중적인 책을 멀리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어찌어찌 논문을 마치고 학위를 받았으나 책 읽는 법을 잊어버리고야 말았다.

김영하의 책을 발견했다.
짐을 싸면서였다.
아....이런 짐들이 나에게 있었구나...
지난 1년간 전혀 필요없던 이 물건을 나는 버리지도 못하는구나...
그래도 김영하의 '보다, 읽다. 쓰다' 시리즈를 오롯이 발견하고 잔잔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것은 조금 과장을 보태어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책을 왜 읽는가?
나는 김영하와 같은 작가를 직접 만날 일도 드물 것이고(낭송회 등을 부러 찾아다니면 볼 수는 있기에...), 연이 닿아 지인으로 지낼 가능성은 더 적고, 깊은 대화는 다시 태어날 확률과 맞먹을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그가 집중해서 고르고 고른 견고하고 세련된 말들을 나 역시 집중해서 읽고 듣고 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이런 대화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뭔가 새로운 깨달음과 앎의 즐거움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는 나와 대화하는 글을 쓰게 된다.(지금처럼...)

역사서나 인문서를 즐겨 읽던 때는 아득하다.
가벼운 에세이조차 힘들었던 때는 엊그제였다.
마흔을 앞둔 나는
그리고 몸이 상당히 중하게 아팠던 나는
다시 진중한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럴듯한 성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필시 기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의미로든 성공을 염두에 두되 여유를 갖는 지혜와 품의있는 포기로 가꿔가는 내 삶으로 만들고 싶다.
책 읽기는 나 외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조금 이기적인 행위다.
나는 내가 읽은 책을 내 학생들에게 말해주지 않는다.(그림책이나 아동책 제외)
나는 나를 위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독서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싶다.
나에게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실은 확신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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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책 좋아하는 선생님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많이 읽었던 것 같기도하다.
내적인 충만감이 넘치던 시기였고, 한 인간으로서도 가장 품위를 지킬 수 있던 시기였다. 나의 진실한 친구와 조언자(비록 일방적이긴 했지만)는 책을 쓴 저자이거나 소설 속에서 지혜를 발휘하며 휴머니즘을 놓지 않던 주인공들이었다. 은연중에 나는 그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문제들을 분석하며 또 해결하려고 했다. 견강부회나 부화뇌동하지 않는 그들의 일상에 깊은 인상을 받고 나 역시 그렇게 살고자 했던 것 같다.

박사논문을 쓰고
학교 업무를 하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 없어졌고
내 주변엔 그저그런 잡동사니가 쌓였다
내 삶은 리얼리티 시트콤 시나리오가 착착 진행되는 현장이 되고 말았다.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들어갔던 인터넷 서점은 한 달에 한 번 들르기도 어려운 곳이 되었다.

가꾸지 않은 정원은 황폐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세 쪽 이상을 집중해서 읽지 못하는 때가 많았고
시시때때로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유령처럼 내 정신을 사로잡아 책 따위는 하찮게 여겨졌다(고상한 말들 하고 있네.,시니컬#)

인생의 큰 고비를 넘고 이제 다시 책으로 글로 그리고 고요하고 정갈한 나만의 정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남들이 한송이 두송이 어쩌다 내가 맘에 들어 가져다주는 꽃들로 채워진 곳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 잉태하고 싹을 키운 아름다운 꽃들이 정원에 만발하기를 기도해본다. 용기를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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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갑상샘암 사이의 관계를 밝혀주는 문구가 있어서 눈이 번쩍 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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