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마비‘는 뇌 속으로만 탐색하다가 출력된 ‘안 되겠다‘라는 결론이 무기력한 멈춤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과잉된 생각과 마비, 다시 새로운 탐색이 계속되는 무한 반복은 실행이 없기에 결과도 없는 영원히 지속되는 연옥과 같다. 불필요한 정보를 단절해야 한다. 자신의 진정한 선택이 배제된 채 이루어지는 최적화는 결국 잘못된 방향으로 더 멀리 가게 만드는 함정에 스스로를 빠지게 만든다.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우리 모두를 위한 각자의 최적화를 도모할 수 있다.

제3장 호오에서 자립을 찾다.
동시통역자는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문학의 번역이나 새로운 창작의 기회 또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 가야 한다. AI로 인해 동시통역가가 필요없는 세상이 되었다. N잡러라고 해도 본진이 있어야 한다. 본질은 정체성을 말한다. ‘자신의 삶을 정의할 수 있는 수식어‘가 있어야 한다. ‘당신이 그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기여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중심으로 본진을 탄탄하게 닦아야 그 경계를 넘어 다음 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사회와 산업의 혁신 속도가 빨리질수록 개인이 커리어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핵심은 ‘축적의 시간‘을 쌓아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주는 사람‘이 아니라 ‘알아봐 주는 사람‘이다.

배제되지 않으려 하는 직업인에게 남겨진 과제는 지식을 쌓거나 상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자기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이다. 모든 행동, 말, 태도, 그 실행에서 나오는 아우리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힘이다. 무엇보다 바텐더에게 의지한 고객들은 그가 추천한 상품의 가격을 묻지 않고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상대가 전문성이 있고 그를 신뢰할 수 있다면 그 값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고 따르는 것이다. 각자의 부가가치는 자리 지킴, 기능, 공감, 배려, 전문성 순으로 위상이 나뉘어진다.

인간관계에 지쳐 그들이 속한 조직을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타인과 헤어진다는 것이 곧 자립은 아니다. 오히려 고민 없는 헤어짐은 회피와 같다. 자립은 회피와 다르다. 자신이 목적하는 행동의 동기가 ‘그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반대편이 싫어서‘라면 이를 ‘회피 동기‘라 한다. 흩어지는 것이 아닌 축적되는 것에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하여 갈고 닦아야 한다. ‘도망가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깊어지자‘라는 이야기다.
첫 번째는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이고 두 번째는 질문을 구체화하는 힘이다.(중요)

질문의 구체화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 질문을 구체화하는 과정은 굳이 필요하지 않습‘를 묻는 질문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찾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직면한 한계를 자각하며,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질문의 범위는 때로는 넓어지고 다시 때로는 좁혀지기를 반복합니다.
지금 단계에서 우리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용기 있게 새로운 ‘현명한 질문‘을 치열하게 제기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 테이블‘ 레스토랑의 충실함
진정한 최적화는 단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효율화하는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자리에 ‘인간‘이 있다면 오히려 그 전체의 프로세스는 제공자의 편의를 위해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비효율적으로 보이더라도 손님을 위해 천천히, 온전히 수행하는 것이 옳다.

한 사람의 독서 목록이야말로 그 사람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처럼 책 안에는 바로 그 사람이 들어 있기에 함께 읽으며 서로를 배워갑니다.

제4장 선택의 연대
실제 그 사업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편이 더 유리한, 즉 가르치는 입장에선 그 산업이 ‘돈이 안 될 것‘을 알기에 공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돈이 된다는 새로운 산업을 가르치는 교육 기관이 더 많이 생길수록 그 사업이 장기적으로 어려워질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전문성과 인내가 요구되는 산업, 그 일에서 참여자가 감내해야 하는 육체적, 정서적 어려움이 큰 산업은 신규 참여자의 유입도 적고 지속하는 비율도 낮기에 그 가치가 유지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러한 산업은 원래 힘들기 대문에 그 가치가 유지되는 분야였다.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장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배움의 과정이 어려워 쉽게 마칠 수 없어야만 참여자가 누릴 이익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당신의 직업이 어렵기 때문에 당신이 돈을 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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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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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230815

형제1/위화/푸른숲

위화의 ‘인생‘이라는 소설을 읽고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기구한 한 여자의 삶과 자신의 삶에 대해 불평할 줄 모르고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그 모습에 대해 감동을 넘어선 경이로움을 느꼈다.

형제는 이광과 송강. 이 두 이복형제의 기구한 삶을 통해 문화혁명 시기의 중국의 무자비함과 야만적인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 소설이다.

‘혁명‘이나 ‘혁신‘은 과거를 과오나 잘못으로 인정하고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이 단어가 꺼려지고 어렵니다. 그보다는 ‘개선‘이나 ‘변화‘가 이뤄지는 환경에서 지내고싶다. 그게 안 될 경우 혁명과 혁신. 혹은 개혁이 오겠지만...

이광의 어머니인 이란과 송강의 아버지인 송범평 간의 사랑이 참 아름다웠다. 송범평이란 사람이 존재하긴 한단 말인가?

위화는 본인 스스로가 문화혁명을 겪었기 때문에 이러한 묘사가 가능한 것 같다. 처음엔 외설스러워서 속으로 욕하고 말았다. 표현들이 저속하고 지나치게 성적이어서 꼭 이렇게까지 묘사해야했나싶었는데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훌륭해서 서사 속에 푹 빠져들었다.

책에 돈을 아끼자는 마음으로 형제2 권은 사지 않았는데 바로 주문했다. 기대된다. 내일은 꼭 읽고싶다.

하루한권 도전해본다.
바쁘게 살아보자.

#하루한권도전 #오늘의책1 #형제1 #위화 #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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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눈뜰 때 소설Y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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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하 장편소설 호랑이가 눈 뜰 때

놀라운 소설
시작 전에 나의 독서 성향과 이력을 밝히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문학전집을 초6에 완독했으며(제대로 읽었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문학전집은 중2무렵 완독했다. 여기서 완독은 전집을 다 읽었다는 의미이며 꽤 이름있는 출판사의 하드커버를 읽었다. 중3에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읽으며 역사소녀를 꿈꿨다.
나는 판타지나 sf소설을 전혀 즐겨읽지 않는 독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이가 눈 뜰 때는 정말 한 눈 팔 틈이 없이 순식간에 읽게 되었고 그 여운이 오래 남아 며칠 간은 '천 개의 세계' 어딘가에 머무는 기분이었다.

'호랑이가 눈 뜰 때'에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k적인 것 즉 한국적인 것을 너무도 세련되게 접목시키고 표현하여 적절함을 얻은 부분이다.
주황 호랑이족, 여우령 구미호족, 귀신, 무당 등 굉장히 한국적인 요소를 천 개의 세계 우주군에 매우 적절히 접목하여 마치 스타워즈의 다양한 행성의 부족과 같이 자연스러움을 얻었다.

생도는 우주군의 계급과 같은데 이 역시 스타워즈의 제다이가 떠올랐다. 이 소설을 영화화하겠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주황 호랑이군이자 제3의 성별을 가진 세빈은 오래도록 염원했던 우주군에 입성하지만 삼촌인 환의 반역 소식으로 곤란함을 겪는다. 해태호에 입성한 세빈은 적의 침입으로 초토화된 상황에서 그 침입자가 환 삼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괴로워한다. 한편 환은 천 개의 세계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드래곤펄을 여우령이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한 것이 반역이라 여겨지는 것에 분노한다. 삽살개 등을 등장시켜 우리 전통의식을 세련되게 살렸다.

우리는 진정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 이 일을 하고싶은가?와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는 이는 진정성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 세빈은 어느 모로 보나 위태로운 자신의 상황을 진정성으로 이겨나가고자 했으며 여우령인 민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해 주었다. 홀리기가 나를 위함이 아닌 누군가의 용기와 자기다움을 위한 것이라면 희망이 보인다.

김동리의 무녀도는 번역되는 과정에서 우리 민족의 충분한 혼과 한을 담아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윤하는 그 장벽을 뛰어넘을 작가로 보여진다. 후속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를 오랜만에 만난다. 대한국민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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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엄마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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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엄마라는 그림책을 처음 읽고는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건전지 엄마를 구분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린이집 선생님이자 누군가의 엄마인 건전지 엄마는 아이들이 잠을 자고 있을 때에도 세심하게 일한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이 붙는 위험한 상황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여 어린이들을 위험에서 구해낸다.
온종일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다 써버린 건전지 엄마는 집에 돌아와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어린 건전지들을 통해 완전히 충전된다.

양모펠트로 탄생한 건전지 엄마의 인물들은 그 질감이 주는 느낌처럼 한없이 따뜻하다. 누군가의 온전함과 평안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는 일..그처럼 고귀한 일은 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엄마 안에 살아있는 건전지 엄마를 느꼈으면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따스하고 안온한 그림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덧붙여 강인숙 전승배 부부작가의 부침없는 작품활동을 기원해본다. 100쇄 인쇄 기원!!!^^

#창비 #건전지엄마 #강인숙전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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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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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선은 분명 이런 빈곤층의 삶을 겪어봤을 것 같다. 겪어보지 않고서는 묘사하거나 그리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빈곤은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굉장히 수치스러우면서 모든 사람들이 대략은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 끔찍함의 절망을 알 수가 없다. 특히 빈곤은 그냥 가난하다와 결을 달리하는 말로써 당장 전기가 끊기고, 1000원이 없어 어디든 갈 수가 없고, 통신비가 없어 지원을 받으러 오라는 동사무소의 연락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은 마치 동굴 안에 곰이 살고 있는지 뻔히 알지만(나를 죽일 수도 있는) 너무 추워서 그 동굴 안으로 걸어들어가 끝에 걸쳐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배고픔은 수면욕만큼이나 강력한 욕구로써 약 3일 정도 굶게 되면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도 있고 심한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 요즘은 비만이 문제 중의 문제라고 하는데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패스트푸드라도 먹을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극단의 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을 힘으로 살아가라고 하는데 매일 겪어야 하는 그 트라우마는 삶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린다. 그리고 주변을 오염시킨다. 그러므로 깔끔한 죽음을 택하는 노인이 많은 것이다. 

문미선은 이러한 빈곤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을 숨기고 연금을 타가는 여자이야기다. 일본 '어느 가족 이야기'를 보는 듯한데 우리나라 실정이 잘 실렸다. 대리기사 준성의 이야기는 이렇게 착한 남자가 있나 싶은 조금 비현실적이지만 만약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인 빈곤과 노인 환자 문제는 이제 우리나라의 큰 사회적 문제가 되어 사회 비용을 청구하게 될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노인들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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