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삶에 대하여

기생충은 숙주를 필요로 한다. 기생충은 숙주가 건강하고 영양상태가 좋을수록 잘 큰다. 숙주 선택이 중요하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열심히 공부해도 서울대에 못가고, 미술 실력이 좋아도 대학에 못 가고, 직업이 없어도 대책을 못 세우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지하실에 갇혀 살면서 오히려 그곳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속물인 주인 부부의 행태는 웃기면서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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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가 별점 5개를 준 영화이고, 전국에서 개봉된 영화관이 딱 하나라는 경이로운 이력을 지닌 탕웨이 주연의 영화 ‘지구 최후의 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삶과 꿈은 어쩌면 이어져 있겠다..라는 것과
참과 거짓은 구분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온 것들이 현실화되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결국은 비현실에 가까워진다면 내가 향유하고 꿈꾸는 삶 역시 그닥 현실적일 이유는 없겠다.

탕웨이의 연기도 좋았고, 감독이 만들어낸 몽환적인 스타일도 멋졌다. 공부를 더 해야 이 영화에 대한 글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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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에 대하여

일단 나는 체질량 수치가 28인 경도비만자임을 밝히고 글을 시작하려한다.(‘시작하려 한다‘가 맞는 것일까 ‘시작하려한다‘가 맞는 것일까? 나는 왜이리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못하는 것일까?)

추석을 맞아 인근 온천을 찾았고, 암 환자임에도 두 딸의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정성껏 세신작업을 했다. 물론 내가 아닌 두 딸에 대한 세신이다. 그런 후 나오려는데 언뜻보면 쌍둥이라 불릴만큼 똑 닮은 두 중년 여성분 중 한 분이 이런 멘트를 한다.

˝요즘 젊은애들은 뚱뚱한 애가 많아˝

뭔가 불쾌하고 못마땅하고 이해가 안 된다는 듯한 뉘앙스였다(당사자에게 물어보지 못했으니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라 해둔다)


‘요즘 젊은애‘라는 호칭이 나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일이라 음...나를 두고 한 말은 아니겠거니 넘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비만‘ 자체가 폄하의 원인이나 근거가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넘기기가 힘들었다.(그렇다고 그 분에게 뭔가를 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기분이 그랬었다는 것이다)

비만은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다. 나는 내 병의 일부도 비만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타인의 지탄이나 지적을 받을만한 사안(예를 들어 흡연이나 지나친 음주와 같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비만인 것인데.....

순간 나는 ‘가난‘과 ‘무지함‘에 대해 생각해봤다.
‘가난‘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이들은 극히 예외적이며, 대부분은 자신이 일시적으로 ‘가난‘에 머물고 있고 조만간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로 살아간다. 즉 그것은 그들이 노력해서 얻은 것은 아니고 삶의 일정 기간에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얻은 결과다. ‘무지함‘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차별하거나 그들에 대한 시선을 달리해선 안 된다. 그들도 충분히 힘들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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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스무살을 축하해요^^ 알라딘 덕분에 책 읽는 일이 즐거운 적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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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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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작가, 화가, 교수, 방송인의 책은 화제의 중심에 있다. 적당히 깊이가 있고(그의 출신도 유학파 교수아닌가....), 적당히 현학적이고(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문맥상 대충 이해가 되는....), 적당히 유머러스하다.
이 책은 그가 조선일보에 기고했던 글을 다듬고 묶은 것이라 한다.
나는 '최인아 북클럽'에서 6월 추천 도서로 받아보았다.
조선일보 방향으로는 고개를 돌리지 않는 터라(이른바 나는 입진보다...) 이 글의 존재 자체를 모를 수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접하게 되어 음...뭐랄까 다행이나 안도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만한 내용이었다.
전체적으로 깊이가 있고, 완결성 있는 매우 좋은 글들이었다. 또 시종일관 '슈필라움'이라는 키워드로 얽히고 엮이는 구성이 괜찮았다. 그랬다. 괜찮았다. 조선일보 칼럼이지만 괜찮았다라고 말하는 내가 좀 그렇지만 괜찮은 것을 괜찮다고 하는데 그걸 또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내가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안 괜찮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런 극우와 극좌의 이데올로기 싸움의 최전선으로 내몰렸나 생각하니 아득하기만 하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 주고받기'다. 타인의 순서를 기다릴 수 있어야 진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이 다른 포유류와 구별되는 것은 바로 이 '순서 주고받기' 때문이다."

" 연구의 객관적 평가가 불가능한 인문사회 분야의 교수는 딱 두 종류다. '이상한 교수'와 '아주 이상한 교수'. 끝까지 우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교수가 은퇴 후를 걱정하며 정치권이나 기웃거리면 진짜 이상해진다"

이 외에도 미술과 건축에 대한 그의 열정 등이 진정성 있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담겨 있고, 인간관계에 질척거리지 않고,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균형있는 자기 세계가 프로 뺨치는 입담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정운 작가는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슬프고, 때때로 우울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괜찮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인기를 얻은 그의 삶이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그에게 주어졌고 그는 그 일련의 귀찮음과 피곤함과 난처함을 무난하게 이겨내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권한다면 그 이유 중 하나로 '사진'과 '그림'을 들겠다. 그림도 좋지만 사진이...참 좋다. 김춘호 사진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면 유료 티켓을 구매해서 가보고 싶을만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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