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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란 무엇인가 : 동경대 교양학부의 독서론 강의 - 삶과 철학 1 ㅣ 아로리총서 6
동경대 교양학부 지음, 노기영 외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8년 11월
평점 :
일본 정부의 그리고 천황의 진심어린 사죄가 있지 않는 이상 반일감정은 하나의 상징과 가치로서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수십년 전에 그들의 조상이 저지른 만행을 지금까지 이어오며 현재의 일본 국민에게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정부는 민심에 의해 목소리를 내며 행동을 취한다. 일본 정부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과거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위안부에 대해 마치 '그들이 원하여' 지원을 한 것이라 주장하는 오만함에 대해 우리는 일본 국민의 '민심'이 뒷받침 되고 있다고 여겨야 한다. '아랍의 봄'이나 '홍콩의 노란 우산' 등 결과적으로 실패로 마무리 된 시도들이지만 그래도 민심의 동요는 굳건한 독재체재를 흔들어 무너지기 직전까지 몰고 갔다. 정부 탓을 할 것 없다. 일본인들이 진심으로 과거의 일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통찰력을 지녔다면 우리는 오래 전 일본을 용서하고 받아들여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났을 것이다.
이 책은 동경대 교양학부 교수들이 2010년 경 '책을 읽지 않는 동경대학생들'에게 하나의 자극을 주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이집트 벽화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문구가 상형문자 등으로 쓰여 있었다던데 일본 최고 학부 동경대에 들어간 수재들의 독서 편력을 염려하는 선배 교수들의 조언이 담겨있다.
읽는 동안 역사 의식에 대한 언급이 있을까 싶어 꼼꼼히 맥락을 살피며 읽었는데 아쉽게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읽고 제대로 읽는 것보다는 수치를 아는 인간이 되는 것이 우선됨을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문고본이고, 번역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서 읽기가 좋았다. 내용만 아쉬웠을 뿐이다.
인간을 배우는 일ㄴ이란 인간이 역사 속에서 인간에 관해 밝히고 그 '이상적인 본질'을 현실로서 창출해 내려고 했했던 다양한 삶의 자세를 배우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스스로 그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배우는 것입니다.
책은 한 그루의 나무입니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 토양에 타자의 마음을 한그루 나무로 키우는 일입니다. 나무를 키움으로써 그 뿌리가 뻗어 나가는 자신의 마음속 대지가 깊이 가꾸어지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읽으면 좋을 고전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 가장 읽고싶다는 생각이 든 책은 브래드베리의 소설 '화씨451'이다.
교양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이 잘 살악아가려고 하는 일'이라고 자주 학생들에게 답하곤 합니다. 자신이 존중받을 만한가를 고민하는 것이 대학원생이라는 것이죠. 학부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살아가려고 하고 있는가 하고 언제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일이 중요하지요. 그리하여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여러 가지 책과 만나게 됩니다. 간디라든가 쿤데라를 만나게 된다는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