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의 미국 재판을 보다가 몇가지 생각이 나서 적어봤다.

첫번째 느낌은 OJ 심슨 사건을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 배심원들의 평결은 같은 흑인인 심슨을 감쌌고 결국 오류의 판결을 만들었다. 
원래 배심원제는 영국에서 귀족들이 국왕의 전횡을 막기 위해 동료들의 재판에 참여하면서 만들어졌는데. 이번 사건을 보면 그들은 마치 올림픽 게임의 심판 처럼 행동한 듯 했다.

원인을 짚어보면..
미국의 요즘 경제가 어렵고 애플은 그들의 마지막 자존심 중 하나다. 팔이 기울었는데 아주 기울어져 버린 모양이다.

미국영화를 보면 선과악에 대한 구분이 아주 명확하다. 실제 삶이란 회색도 있고 선과 악의 생각이 뒤바뀌기도 하는데 말이다. 그들은 나쁜놈이라고 찍으면 아주 징벌적인 태도를 취한다. 

미국인들이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 나쁜놈이란 태도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 도요타가 리콜 사태로 정말 아주아주 혼줄이 났다. BP의 경우도 텍사스만 사태에서 거의 기업 뿌리를 흔드는 수준의 공격을 미국정부로부터 받았다.

그런 점에서 심기를 건드리면 막대한 보복이 주어진다는 교훈을 이번에 확실히 얻었다. 
억울하다면.. 그래서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가 중국 이라면 미국이 이런식으로 대했을까?

한국의 사법권의 여파가 미국과 같은 규모로 미친다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작은 나라가 헤쳐나가려면 친구를 잘 두어야 한다. 
유럽지도를 잘 보면 몇몇 조그마한 나라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잘 생존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런 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자존심이 강하지만 주변 정세를 잘 읽고 여러나라 말을 하며 독특한 경쟁력을 키워왔다. 룩셈부르그,모나코 등은 정말 정말 소국이다.

이제 한국도 견제를 받고 이를 잘 풀어나가야만 하는 다음 단계가 있는 그런 지위로 올라선 셈이다. 

대견하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야할 길이라면 최선을 다해 가야할 것이다.
열심히 보다 지혜로움을 더 키워가도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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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영화다.

재벌의 속살이라는 특이한 주제를 색다른 접근으로 풀어갔다.

하기야 박정희의 죽음도 우스꽝 스럽게 만들어 재판까지 가면서 상영금지 되었던 

감독의 전력을 고려하면 재벌쯤이야.

아 그런데 벌써 제작단계에서 돈줄이 말랐다고 한다.

역시 돈의 맛은 썼다.


어 원래 돈의 맛은 달콤해야 하는 것 아닌감?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이신 백회장님께서 한 말씀해주신다.


백)"처음에는 달다가 뒤에가면 쓰다네 젊은이."


"아 그렇군요.

마치 고급 와인 같네요."


"그런데 뒷 맛은 어떻게 묘사할 수 있는지요. 좀 더 구체적으로"


백)모욕이라고 하지.


예?


자세히 알고 싶으면 영화를 봐야지. 개봉한지 얼마 안되는디.


독자를 위해 약간의 부연만 하겠다.


백회장님은 온달 같은 존재다.

온달은 누구 덕에 올라갔나. 평강공주와 한쌍이다.

여자들의 신데렐라 신화의 거꾸로 판이다.

그런 그가 쓰다고 한 돈 맛은 왜일까?


돈은 맛있기에 다들 달려든다.

그렇게 빨리 달려들다보니 문제가 생긴다.

여자들은 외모로, 남자들은 다른 무엇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려든다.


영화에서 장자연 사건이 노골적으로 언급된다.

그녀는 사회의 한 단면이었다. 외모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치러야 하는 대가가 커져갔다.

백회장의 모욕은 이 상황에 대한 묘사였다.


그렇게 돈은 앞의 맛과 뒤의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남자들에게는 어떠할 때 모욕이 느껴질까?


전제적인 오너가 지배하는 기업의 이사회를 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그게 어렵다면 이 영화가 선보이는 장면들을 통해 읽어 보시는 것도 괜찮은 수단이 될 것이다.


아주 아주 잘 만들었다고 감탄하기는 어려웠지만

늘 사회의 금기에 도전하는 작가의 노력에 후원금 낸다고 생각하면

억울하지는 않을 듯한 감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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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2-05-29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의 맛'을 '보는' 게 어떤 것인지, 이 영화에서는 그 맛을 어떻게 '보여' 주는지 궁금하네요. 사마천님의 감상평을 읽고 나니 더더욱 (영화) '돈의 맛'을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 * *
"봄"의 기이한 우위를 누구보다도 아우구스티누스가 욕망에 대한 해석과 관련하여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본디 눈에 딸린 것이 보는 것인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다른 감관으로 무엇을 알려고 할 때에도 "보다"라는 낱말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 '들으라, 얼마나 번쩍이는지', '맡으라, 얼마나 빛나는지', '입을 대라, 얼마나 찬란한지', '만져라, 얼마나 눈부신지.' 그러지 않고 이 모든 것을 보라고 말하고 이 모든 것이 보인다고 말한다. 따라서 눈만이 감각할 수 있는 것을 '보라, 얼마나 빛나는지' 할 뿐 아니라, '소리를 들어보라', '냄새를 맡아보라', '맛을 보라', '얼마나 단단한지 만져보라' 하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체의 감각적 경험을 '눈의 탐욕'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나머지 감관들도, 비슷한 점에서 인식함이 문제가 될 때면 눈이 윗자리를 차지하는 봄의 기능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中에서

사마천 2012-05-3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의 깊은 관심 늘 감사드립니다. 스토리텔링의 밀도에서는 그렇게 뛰어나지 못합니다. 색깔을 다르게 해서 보여준 장점이 크고,새로운 도전이기에 격려를 해보았습니다. 저는 주로 영화를 사회적 시각으로 읽기 좋아하거든요.
귀한 참조 글들 넘 감사드립니다 ^^
 

87년 선거가 떠올랐다.

민주화는 쉽지 않은 투쟁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그 어려운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낸 선거라는 행위는 축제가 될 것이라 당연히 믿었다.
결과는 정말 정말 뜻 밖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광주의 살인마가 대통령? 
지금까지 경험은 무지하고 가난한 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모르고 표를 팔고 공무원들이 부정하고 군대에서는 강압투표하고 이래서 만들어진 결과라 생각했다.
오죽하면 선거가 끝나고 천주교 사제님들께서 결과를 믿지 않고 이건 컴퓨터의 조작이니 받아들이지 말자고 했을까?

여기서 나의 새로운 깨달음은 보수가 매우 두텁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겉으로는 명분, 속으로는 실리다. 특히 배우고 가진 사람이 더한다.
남들이 경멸스럽게 보던 가난한 관악구 달동네는 김대중으로 의식화가 되었고 부자 동네는 매우 급속히 우경화되었다. 
이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내 돈을 지켜야 한다는 보수의식이 형식적 민주화라는 탈을 쓰고 일어났다.

사람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
사람의 저 아래에는 욕망이 있다. 매우 원초적인 욕망이다. 가진 것이 있고 이를 지켜야 한다는 욕망은 지켜주는 자가 누구이든간에 지지하겠다고 나서게 된다.
명분은 그저 명분이어도 된다. 심하게 말하면 새사람으로 얼굴만 바꾸어도 된다.
이 상황에서는 논리로 설득이 되지 않는다. 거창한 명분도 아니다.
정말 내게 도움이 되나요 하고 묻게 된다.

이번 선거는 어떠했는가?

지방선거의 승리에 취해 보수가 두텁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잊었다.
좌와 우를 오가며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만드는 중간세력의 실체, 그들의 목소리를 너무 쉽게 재단하였다.

박정희의 딸은 이 사회에 상당한 규모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성장의 물질적 혜택을 누린 이들이 마음속 깊이 가지고 있는 빚이 그녀의 지분이다. 
이는 논리적인 대화로 정리되지 않는다. 과거를 붙들고 도덕 논쟁을 하려 들어도 이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나타나는 돈을 쫓아 무엇이든 하는 시대를 헤쳐나온 사람들은 생존논리에 강하다.
그냥 그들이 마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마음먹으면 어지간한 대안으로는 극복이 어렵다.
평소에 더해서 이번 선거에서는 어머니의 고향까지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이고 이번 아니면 박근혜에게도 기회가 없겠다는 인식이 퍼져나간 셈이다.

박정희에 비해서 민주화시대의 지도자들에 대한 애틋함은 덜하다.
마지막이 대부분 돈과 연관된 문제가 터져나왔다.
반면 박정희는 직무 수행중 사망이라는 비극적 최후도 맞았다.

사람의 업적은 시대가 지날수록 평가하기가 쉬워진다.
특히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의 경우 지나보아야 그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된다.
인천공항을 보면 딱 그런 예다. 반면에 일본을 보면 그런 투자가 점점 헛발질을 하는 모습을 본다.

박정희가 만든 경제적 위업은 시대가 갈수록 빛이 나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자유는 얻었지만 젊은이들이 꿈을 잃어가는 시대에는 그 시대가 점점 로망화될 수 있다. 
역사를 약간 되돌아보면 프랑스 제2의 제정 시기의 나폴레옹 신화같은 모습이 아닐까? 
나폴레옹 시대가 꼭 행복했던 것은 아니었다. 징집,전쟁으로 프랑스 젊은이들은 수도 없이 이국 땅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다. 지긋지긋해지고 힘도 부칠 때 황제는 몰락했고 이후 경제는 안정되어 제법 살만한 시대가 왔다. 
세월은 나쁜 기억을 더 빨리 떨어내어준다. 그리고 영광의 순간들을 모아 로망을 쓴다.
아마 지금 퍼져있는 시대의 고통이 그런 로망을 만들어내는 동인이 되는 것 같다.

이를 이기고 싶다면 다른 로망을 쓰거나 같은 스토리에 주인공을 바꾸어 새로움을 만들어야 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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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은 다수 대중의 인기를 모아 한 사람의 스타에게 몰아 준다. 은막에서 활약하는 주연 배우들은 흥행이 성공할 때마다 쏟아지는 환호와 갈채를 받는다. 그리고 취한다. 그 전에는 누구도 누리지 못했던 이 호사로움은 배우들의 특권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환경이 변했다. 영화에 이제 소리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동작과 표정을 중심으로 자신을 표현하던 그들이 이제 목소리를 보여야 하게 되었다. 무성 시대의 스타들은 상당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거부한다. 하지만 돈을 쥐고 흥행을 주관하는 제작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가게 된다. 원래 기술쟁이 보다 장사꾼이 변화에 적응하기 쉬운 법이니 말이다. 그리고 제작사의 문 밖에는 수 많은 지망생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오디션만 치르면 무성 시대의 스타가 빠져나간 자리는 금방 메꿔진다.

자 이제 불쌍한 것은 왕년의 스타 조지다. 자부심이 내면화되어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좋지만 방향이 다른 쪽으로 열심히 돌진해보았자 돌아오는 것은 냉소일 뿐이다. 마치 돈키호테가 풍차에 돌진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그는 하나씩 잃어 간다. 처음에는 인기, 다음에는 재산, 이어서 자신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생존에 대한 의지까지 잃어 버린다.

사람이 바닥을 치려면 사물을 냉정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흐릿하게가 아니라 냉정하게 말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아야 할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보려고 한다. 이미 사라진 추억이라는 렌즈를 벗지 못하고 주변을 본다. 흐릿한 모습에서는 진실이 나타나지 않고 정말 필요한 결심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둠이 있다면 빛도 있는 법. 그에게는 스타 시절에 뿌린 작은 선의가 있었다. 여배우 지망생 페피에게 성공의 팁 하나를 준 것이다. “성공하려면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그의 말을 잘 따랐고 무엇보다 무성에서 유성으로의 변화에 잘 적응하였다.

몰락한 스타를 늘 안쓰럽게 여긴 그녀의 호의와 보살핌은 스타에게는 힘이다.

조지가 이제 살아날까? 하고 보던 관객에게 충격이 하나 주어진다. 가게 앞에서 머뭇거리니 경관은 조지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사람을 좌절시킬 정도로 엄청난 독설이다.

원래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만인 앞에서 쏟아지는 모멸감을 못 이겨 뛰어난 성과를 낸 기업인들도 자신의 몸을 던진 일들이 얼마전에 벌어졌었다. 권한을 함부로 쓰면 좋지 않게 돌아오는 법이다. 무릇 말에 독을 타서 준다면 상대에게는 독배가 된다.

반면에 살리는 말도 있다. 애정이 담긴 말이다. 정말 나를 위하는구나 하는 진심이 담긴 말은 사람을 살린다. 생의 마지막이라고 자신을 던지려고 높은 곳을 찾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쓰여진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라는 싯귀를 보고 마음을 다시 잡았다고 한다.

자 어쨌든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힘은 애정에서 나온다. 아무리 어려워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야라는 말 한마디를 들으면 갑자기 힘이 난다. 그리고 그 힘으로 어제까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던 장애물도 한번에 치우고 올라서게 된다.

본래 가장 큰 장애는 마음 속에 머물기 때문이다.

 

아티스트가 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아카데미 상까지 받았을까?

내가 내린 답은 지금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변화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바뀌듯이 어제와 오늘 갑자기 전세계적으로 터지는 온갖 위기이야기는 세계인들을 다 힘들게 만든다.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환경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자존심은 지켜야 하지만 오만은 버려야 한다. 그런데 어느 쪽이 자존심이고 어느 쪽이 오만일까?

 

현대인들이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의 갈 길을 잃은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답이 순수한 사랑에 있다는 고전적인 답 또한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종교가 이야기 한 오랜 이치처럼 이 세상의 구원은 서로 사랑함에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치유하고 바닥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모든 힘은 사랑에서 찾아야 한다. 영화의 흑백 영상은 그렇게 우리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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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고스란히 사회학 텍스트로 써도 좋을 영화입니다.

1980년대의 사회상이 잘 담겨 있는데

주먹,돈,권력,핏줄의 관계가 정말 정말 잘 묘사됩니다.


1980년대는 전두환 후반기로 돈이 몰려오던 때입니다.

거의 꼴까닥 할 것 같던 한국경제가 3저 효과 하더니 단숨에 날라갑니다.

그리고 모두들 돈에 취해있을 때 새로운 욕구들이 나타납니다.


좀 더 그레이Gray, 아니 블랙에 가까운 인간의 욕구들이 나타납니다.

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업화가 필요합니다.

불규칙성을 줄여주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격과 원칙

대외 신용을 만드는 일들이 사업화의 핵심입니다.


출발은 마약과 매춘, 양성화된 모습은 나이트클럽이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로 보자면 이들 사업은 매우 수익성이 높습니다. 

원가는 낮고 수익은 높고 경쟁자는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조폭은 주먹을 휘드르며 특권을 유지하죠.

돈이 있는 곳에 주먹이 나서기 때문에 싸움이 납니다. 

아마 요즘에도 가끔은 신문에 이름이 나오죠.


이 때 전직 공무원이 등장합니다.

시작은 매우 미약한 주인공 최민식은 관세 공무원으로 

돈의 세계에서 맛을 보았기고

억울함을 풀고 한방 해보자는 열망을 가졌습니다.

혼자만은 안되겠죠.. 중년 아저씨 하나가 ..

그래서 새로 알게 된 조폭을 어떻게든 엮게 됩니다.

수단은 같은 혈족이라는 점을 이용해서요...

자세한 장면은 영화를 보면 재미있게 나옵니다.


난세에는 크로스 오버가 중요합니다.

역사의 위인들도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경계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경우가 많죠.

최민식은 공무원과 조폭 그 사이에 걸쳐져 있었습니다.

두 세계가 하나로 묶인다니 이상하겠죠.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공권력을 힘에 업은 밤의 권력, 이렇게 되면 무적이 되죠..


공권력은 왜 이렇게 왜곡될까요?

그건 그들이 돈을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는 돈을 먹는 하마입니다. 선거라는 행사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로 합니다.

막 선거판에 등장한 공무원들이 정상적으로 살았다면 돈이 없겠죠..

덕분에 어디엔가 빨대를 꼽고 열심히 빨아들여야 할 곳이 없는지 찾아다닙니다.

그들에게 딱 맞는 수단을 제공한게 최민식이죠..


바로 빠찡꼬입니다.

도박사업은 막강한 현금 창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산골 폐탄광이 변모한 강원랜드를 잘 보십시오.


다시 한번 강조드리는데 크로스 오버가 되는 인재라면 남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자기의 키워드 하나 하나로는 모자라지만 이를 결합하면 남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죠.


이제 또 다른 세계로 가볼까요?

권력의 핵심은 칼입니다. 바로 검찰이죠.


80년대는 민주화의 시대입니다. 광주의 학살에서 시작한 전두환 정권 내내

경찰은 방패를 들고 거리에서 학생들의 돌팔매를 막아야만 했습니다.


이 시대가 노태우로 넘어가면서 검찰에게 권력이 쏠립니다.

모두가 선출한 지배자, 동의로 만들어진 법, 이를 지켜야 하라는게 이 시대의 지배논리입니다.


검찰은 보다 세련되었죠. 냉정하게 감옥으로 이어지는 문을 가리키면서 큰 세력들을 길들입니다.

아마 노태우는 후일 수사과정에서 자기가 검찰을 다수 고위직에 등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하더군요.


그런 검찰의 모습이 영화에 적나라하게 나타납니다.

보통 착한 사람이라면 굳이 여기까지 갈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우리 주인공 최민식은 경계를 걷기로 했습니다. 그냥 교도소의 담장을 걷는 수준이 

아니라 자기는 돈줄이 넘치는 어둠의 세계에 머물면서 경계선을 확 당겨서 자기만 하얗게 포장합니다. 놀라운 수완이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한명 한명이 칼을 잡고 이 칼을 어떻게 휘두를까 하는 자부심을 가진 존재.

그런 검찰인데요..

여기서 바로 비장의 무기가 나타납니다.

최민식은 경주최씨라는 명문의 일족입니다.

오랫동안 경주 지방에서 지배층을 형성한 최치원의 후예 답게 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그 혈족이 도구로 등장하고, 금두꺼비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검찰이라는 조직의 특수성이 보여집니다.

검사동일체라는 원칙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명하복 문화.


그래서 양심과 원칙을 지키려는 실무자와 어느 정도 노회한 상층부의 갈등이 나타납니다.


술자리 장면은 정말 검찰의 리얼리티를 잘 보여주죠.

검사님, 의뢰인, 그리고 변호사 등...


이 장면 하나로도 영화는 사회학 교과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자 이제 돈의 시대도 극에 달하다보니 무언가 정화가 필요하다는 선포가  나옵니다.

증권,부동산 등 사회 곳곳에 퍼진 버블을 보면서 지도층에서

돈과 권력을 등에 업고 독버섯처럼 커져버린 조폭을 다스려야 한다고 방침이 정해졌습니다.


이후는 또 이후대로 스토리가 이어지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몇개 있습니다.


이제 다 늙은 최민식은 아들을 검사로 키워냅니다.

이 때 검찰 고위층은 요즘에 검사 재미없는데 라는 말을 던지더군요.

적대적 공범자라는 개념이 있죠.

조폭이 설쳐줘야 검사도 할일이 있는데

이제 많은 사업이 합법화되고 제도화되어버리니

예전만큼 칼 자루 쥐고 내가 법이야 하고 외치는 쾌감이 줄어들었다는 의미겠죠..


그리고 영화가 마무리 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 모든 주인공들이 매달리게 되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돈일까요? 과연 돈 만일까요?

그 보다는 더 큰게 아마 혈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혈족은 공동의 씨를 받고 태어나 고래로부터 운명공동체였습니다.

가장 최우선의 목적은 자손을 보전하는 일이었죠.

이 시대의 대한민국 아버지들 대부분 이 운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영화의 모습은 한국사회의 단면일 것입니다.

위선,돈,권력 그리고 편법

이 규칙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빠른 성공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악착같이 정말 개 같이 벌어들이는 돈들의 궁극적 목적은 자식 하나 잘 키우자는 마음이겠죠..

구정물을 뒤집어 쓰던, 새파랗게 젊은이들에게 두들겨 맞던 간에 

자식 하나 잘 키운다는 사명감으로 그들은 굴종을 참아야 하는 그런 삶..


그 인고의 세월을 헤쳐나오신 많은 아버님들께 절을 한번 하고 싶었습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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