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눈이 바뀐다

오가는 길의 색깔이 빨갛게 노랗게 바뀜을 쳐다보면서 생각이 바뀌어진다


한 해를 지나면서 득실을 정리한다

살면서 가장 크게 잃은 것은 물건을 떠나 사람이 아닐까 한다

갈등관리는 나이가 들어도 쉽지 않은데 

특히 중년 넘어서서는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성격이 바뀐다.

좋게 대해주면서도 가끔 저 사람이 왜 나한테 이렇게 대할까 할 정도의

황당한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일이 여러번 반복 되면 빵 한번 터진다

노련한 사람은 처음부터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하거나

나타나도 조기에 진화를 한다

반면 착한 사람은 눌리고 눌리다가 참지 못하고 끊어버린다

한 해를 점검하며 끊어진 인연 정리하다보면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그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나 싶더니

전화가 온다

처음에는 받기도 뭐한 기분이었는데

두 번 세 번 걸려오고 응대하고

덕담 주고 받으면서 마음이 좀 풀린다

돌아보면 좋은 시절도 있었다

선배의 가르침에 아하하면서 무릎을 치면서 고마워했고

좋은 인연을 만들어주면 그게 또 큰 자산이 되어

주변에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녔다

물론 반대도 있다

기분 나쁜 일을 하나 하나 셈 하면 또 한다발이다


이걸 일일이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데

좋은 일 안 좋은 일 묶어서 털어버리고 셈을 끝내는 것이 서로 속 편하다


원래 기억력이 너무 좋은 사람이 꼭 인간관계에 도움 되는 건 아니다


그렇게 하나를 털어내니 기분이 풀린다

이제 또 다른 숙제를 하러 가야 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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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오랫만에 옛 직장 동료를 보았다.


지금은 대학의 중견 교수로 성장한,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대단한 동료였다.
컨설턴트에서 대학교수로 변신하고 성장해간 이야기가 꽤 재미있었다.

당시 A(편의상 호칭)교수가 부임한 학교는 신생으로서
실용교육, 간단히 표현하면 취업이 잘 되는 학교를 지향했다.
원래 교수란 이런 것이다 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성장한 
A교수 입장에서는 불만이 많았다.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고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그래서 총장의 리더십에 반대도 많이 하는 신소리 잘 하는 교수였다고 한다.

총장이 또한 특이해서 나이든 교수가 반대하면 공부 더하고
적응 더하라고 하지만 
A교수가 반대하면 일단 들어주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총장도 떠나고 A교수도 성장해서 중견이 되었다고 한다.

이제 학교의 중추가 되다 보니 젊을 때와는 의견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흑으로 보이던 것이 이제 백일 수도 있다고 반대의 여지를 열어 놓는다.
그러고 보니 과거 총장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던 독재적 리더십도 
각도를 달리 하면 강한 영도력이 된다.
이는 특히 후임자의 약점과 대조될 때 나타난다.
강한 리더십이란 당대에는 버거운 면도 많고 부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중요한 건 자기 색깔을 가진 결과물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반면 개방적 리더십이란 생각보다 다각도의 추구, 별 색깔 없는 그냥
흘러가는 조직을 만들기 쉽다.
말이 자유로워서 속은 시원하지만 가만 들어 보면 소란해도 이루어지는 일은 없는
그런 느린 조직이다.
좀 더 나쁘게 되면 각자 적당히 이익을 나눠 가지는 무능하고 타락한 조직이 되기도 한다.

흑과 백, 어느 하나만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민주적이면서도 강력한 비전에 따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그런 리더를 원하는게 모두의 바램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예전의 갈등을 잊고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총장과 A교수 같은 사이가 되어야 한다.
젊은이가 이상도 없고 주견도 없다면 앞날이 뻔할 것이다
총장은 자신의 리더십에 고분고분하지 않지만 그래도 될 성 싶다는 재목 하나를
발견한다는 흐믓함에 반대를 억누르려 하지 않았다.
또 세월이 지나다 보니 A교수도 총장의 방식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전직이지만 찾아 가서 담소를 나눈다.

참고로 박태준 회장의 전기를 보면 
홍보 담당 간부가 회의 때 적절하게 반박을 했고
이를 수용해 가는 모습이 보인다.
애플의 잡스도 그랬다고 하지 않나,
말도 안된다고 난리를 치다가도 제대로 논박하는 부하를 만나면
더 크게 키워줬다고.
직장에서 가끔 보면 제대로 반박해냄을 자신의 도약의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도 많지만.

어쨌든..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의 만남, 
다름을 인정하더라도 차이를 존중하고
함께 배워가는 관계, 그런 사이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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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는 무얼까?

영화에서는 특수한 직업이다.
살인을 하며 보상을 받고 은퇴를 하면 괜찮은 부를 누리지만 30년 뒤에 죽어야 하는 운명이다. 

직업을 좀 더 잘 알기 위해서 단어를 풀어보자.
루프는 고리를 의미한다
일정한 순환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러고 보면 영화 속 루퍼들은 현재와 미래가 서로 얽혀져 있는 존재들이다.
인간의 순환의 뿌리에는 원죄라는 고전적 개념이 있다.
인간은 죄를 짓고 그 죄로 죽음을 맞는데 이를 해소하는 길은 종교에 있다는 믿음이 기독교에 강하게 존재한다.

또 하나의 고전적 순환의 개념이 있다.
악마와의 거래다.
파우스트로 대표되는 이 거래에서 인간은 환락을 보장 받는 대신 영혼을 지옥으로 빼앗긴다. 
영화속 루퍼들의 일반적인 행로는 이 쪽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살인을 일상으로 저지르고 대가로 마약과 클럽에서 여자들과의 놀이 등을 보상으로 받는다.

현재와 미래의 거래는 쉬지 않고 이루어지지만 영화 답게 일탈이 발생한다.
자신을 죽이고 직업에서 벗어나는 일에 고통을 느낀 이들이 규칙을 깨고 탈주한다. 그 결과는 비참하다.
이를 본 주인공은 그냥 그렇게 자신을 찾아온 친구를 구해주는 걸 거부한다.
계약은 중요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하면서 날아온 자신을 죽이고 오래 오래 30년 살다가 마침내 종말의 날이 왔다. 죽어야 하는 운명을 이해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원치 않는 수준의 피해를 가족에게 준다. 이를 보고 분노한 그는 게임을 만든 근원을 파괴하려고 과거로 돌아온다.
여기서 만나게 된 현재의 주인공과 미래의 주인공 둘이 서로 이해하고 갈등하며 이야기를 풀어가게 된다.

미래에서 온 주인공 부루스는 악을 악으로 갚는데 주저함이 없다. 물론 옛 애인의 아이를 죽이는 처지까지 올 때는 약간의 갈등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반면에 현재의 주인공은 헷갈린다. 그에게는 다른 시야와 가치관이 만들어진다.
그는 악보다는 사랑의 소중함을 더 많이 배운다.
그러다가 드디어 대결의 날이 왔다.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이 끝장까지 왔는데 이 순간에 선택의 길이 갈린다.
악을 악으로 갚으려는 시도가 더 큰 악을 낳는 원치않는 길로 가는 것이 보이게 된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가는 총알을 막으려고 대신 죽는 모습의 비참함 이어서 발생하는 거대한 폭력의 탄생 등
현재와 미래의 나는 서로 매우 짧은 순간에도 기억을 주고 받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더니 현재의 주인공이 결단을 내리게 된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미래의 나를 죽이는 것도 아니고 바로 이 순간의 나를 죽인다
덕분에 미래의 나 브루스도 사라지고 흐름은 다른 길로 가게 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예수의 대속 행위를 묘사한 것이다
자신을 죽여 모두의 구원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마라, 악을 선으로 갚아야 세상이 좋아진다는 말을 하고자 긴 영화속 주인공들은 그리 힘내어 뛰었단 말인가 하는 소감으로 귀결된다

영화는 잘 만들어졌다.
백투더 퓨처,12몽키스 등 시간여행을 다룬 여러 걸작들의 결과물도 잘 녹아 있고 무엇보다 근본적인 존재와 삶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풀어가는 솜씨에 감탄했다.
지나가는 소품이지만 프랑스어 배우려는 시도에 비판을 주면서 상하이로 가라는 이야기는 요즘 변화를 풍자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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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가려면 같이 가라는 이야기 2탄이다.

한국사회는 매우 좁다
그래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 황당한 건 처음 만날 때와 갑을 관계가 바뀌는 경우다
나이 들어 회사를 옮기다 보면 작은 곳의 헤드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예전 부하가 큰 기업의 갑쪽에 있을 수 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때서야 제대로 살았는지 평이 나온다

실제 나도 예전 상사들의 레퍼런스 첵을 할 때가 몇번 있었다.
나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상대가 고려해야 할 충분한
자료도 제공하려고 했다. 예를 들면 그 분이 횡령혐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든가하는 정보도 근거에 의해 전달하려고 했다.
결과? 상상에 맡긴다.

또 다른 케이스 갑회사에서 조기 출세하면서 힘 많이 쓰던 과장이 있었다
일은 잘해서 위에는 잘 했지만 동료들에게 빡빡하게 했다
사실 그래서 더 일이 잘 되기도 하지만 단기성과 위주로 열심히 하다보면
인간적인 면에 소홀하게 된다.
그러다 회사를 떠나 작은 곳의 영업대표로 나서게 된다
어제의 옛동료들은 그를 어떻게 볼까?
세상은 의외로 작아서 다시들 보게 된다.
회사를 떠나며 업계를 떠난다고 호언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업계 주변에 머물게 마련이다.
그러니 이 대목에서 자신의 자산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물질이 자산이 아니다. 관계가 자산이다.
그리고 그 관계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평판 그것이 자산이다
관계자산,평판자산 이 두가지를 잘 관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다음이 있다.

어떤 이는 한 회사를 그만두고 이를 트윗이 나 페북에 알리자마자 일자리가 쏟아져들어온다. 어떤이는 조용하다.
그 다음을 위해서
헤드헌트를 믿으면 될까?
대부분의 헤드헌터가 40대 중반 이후의 프로파일은 검토하지 않는다.
결국은 평판이라는 자산이 나에게 가장 큰 힘일 따름이다.

다시 강조하는데 한국사회는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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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2-10-1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결국 사람은 각자 자신이 판 우물을 퍼 마시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1859년에 출판된 기념비적 저서로 일컬어지는 새뮤얼 스마일즈의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라는 책 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여럿 발견할 수 있더군요. 이 책을 2003년에 무척 감명깊게 읽었었는데, 다시 읽어봐도 제겐 여전히 감동적입니다.ㅎㅎ(같은 해에 나온 중요한 책들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찰스 디킨슨의 《두 도시 이야기》등인데 스마일즈의 책이 비소설 중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책이었다고 하네요.)
* * *
우리는 비즈니스가 인생의 그 어떤 분야보다도 더 혹독하게 인격을 시험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정직성, 극기, 정의, 진실성을 가장 혹독하게 시험한다.(273쪽)

정도를 걷는 거북은 그보다 빠르지만 거짓된 길을 걷는 토끼를 이기고 만다. 근면하기만 하다면 굼뜬 것은 별 문제가 안 된다.(332쪽)

개인의 근면과 열정으로 많은 일들을 이룰 수 있지만 인생의 여정에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워즈워스는 다음과 같이 아주 일리 있는 말을 했다.
"모순되게 들릴지 모르지만 씩씩한 종속과 씩씩한 독립, 씩씩한 타인 의존과 씩씩한 자기 의존이 함께 해야 한다."(48쪽)

사마천 2012-10-16 15:26   좋아요 0 | URL
역시 오렌님, 긴 코멘트 감사합니다. 주신 글귀 하나 하나가 다 귀하게 느껴집니다. 비즈니스가 인격을 시험한다는 이야기는 잘 될 때 혹은 안 될 때 등 다양한 경우에 나타납니다. 뻔한 듯 보이는 말들이지만 정말 살면서 깨우침을 줍니다. 권해주신 책들도 참고 하겠습니다.

사실 저도 사이 나쁜 상사에 대해 코멘트 할 때 정말 쾌감을 느꼈거든요.. ^^

saint236 2012-10-1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한국 사회는 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판이라는 것도 의외로 같이 따라다니더군요. 학교 다닐 때 동기였던 사람들의 평판에 대해서 묻는 전화를 꽤 여러번 받았습니다. 물론 저에 대한 평판도 암암리에 묻겠죠. 한국 사회가 좁다는 것을 요즘 들어서 새삼 더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사마천 2012-10-16 15:2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좁아진 세상이 이제 소셜 네트웍으로 해서 더 좁아진다는 생각입니다. 나도 어디서 누군가에게 그런 평을 들으면 안되겠지라는 마음이 자리합니다.

oren 2012-10-17 10:07   좋아요 0 | URL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을 만한 하이데거 역시 그의 명저 『존대와 시간』이라는 책에서 '세상이 자꾸만 더 좁아지는 경향'을 갈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가까이 하려는 경향'을 '라디오 방송'을 보고 떠올렸는데 그가 오늘날까지 살아서 '인터넷'이나 온갖 다양한 SNS를 봤더라면 또 어떤 생각을 떠올렸을지 몹시 궁금하더군요.

* * *

가까움에 대한 본질적인 경향

거리를 없앰은 거리를, 다시 말해서 어떤 것의 멂을 사라지게 함을, 가까워지게 함을 말한다. 현존재는 본질적으로 거리를 없애며 존재한다. 그는 그가 무엇인 그 존재로서 그때마다 존재자를 가까이에서 만나도록 해준다. 거리를 없앰은 멂을 발견한다. 이 멂은 거리와 마찬가지로 현존재적이지 않은 존재자에 대한 범주적 규정이다. 그에 반해서 거리를 없앰은 실존범주로서 확고하게 견지되어야 한다. 도대체 존재자가 현존재에게 그것의 멂이 발견되는 한에서만 세계내부적인 존재자 자체에서 다른 것과 관련되어서 "거리"와 간격이 접근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존재자들 가운데 어떤 것도 그것의 존재양식상 거리를 없앨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단지 거리를 없앰에서 발견되는 측정 가능한 간격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거리없앰은 우선 대개 둘러보는 가깝게 함, 조달함으로서의 가까이 가져옴, 예비해놓음, 손안에 가짐이다. 그런데 존재자를 순수하게 인식하며 발견하는 특정한 방식들도 가깝게 함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존재에는 가까움에 대한 본질적인 경향이 놓여 있다. 우리가 오늘날 다소 강요되듯이 함께 행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속도상승은 멂을 극복하도록 몰아세운다. 예를 들면 "라디오 방송"과 함께 현존재는 오늘날 일상적 주위세계의 확장과 파괴라는 방법으로써 그것의 현존재의 의미를 아직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세계'의 거리를 없애고 있다. (149쪽)

사마천 2012-10-17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루만쇼라는 영화에서 카메라에 둘려쌓여서 사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웠습니다. 소셜은 어떻게 보면 스스로 드러내는 카메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페친 하나 맺으니 내가 알고 있는 지인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버리는 의도하지 않는 드러냄을 만듭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점점 벌거벗고 살아가는 모습이죠.. ^^
 

아프리카 속담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가려면 같이 가라


이는 커리어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오랫만에 만난 후배가 있었다.

이야기 중에 알던 다른 사람 이야기가 나왔다.

개인적인 능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주변의 협조를 잘 못 받고 있었다.


나도 그 사람을 알고 있었다.

일이 잘 되면 자신의 역량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어떤 도움을 주어 보았는데 제대로 고맙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갔다.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 보면 그의 개성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내가 느끼는 걸 그의 주변인들 또한 느꼈으리라.

조직에서 올라갈수록 일회적인 문제해결 능력 보다 주변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진다.

덕분에 그에게 시련기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작은 일을 보면 큰 것도 내다볼 수 있으니 말이다.


참고로 일본의 위인 중 바닥에서 맨 꼭대기 까지 올라간 출세 고수 한명의 철학은 이렇다.

감사는 즉시 과장되게.

그는 심지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 바로 앞에서 엎어져서

한참을 그대로 절하는 자세로 있었던 적도 있었다.

상대가 민망해서 일어나게나 하면서 만류해도 고대로.

처세에 뛰어난 사람에게는 그런 일화들이 있기 마련이다.


앞으로는 시련에서 얻은 교훈으로 더 잘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교훈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계속 오류를 반복할 따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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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2-10-15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 몬태규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예의 바른 태도 하나로 모든 걸 살 수 있다"고 말했다던데, 실제로 일본에서 그와 비슷한 위인이 있었군요. 한참이나 엎어져서 절하는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보살펴주지 않을 도리가 있었겠나 싶습니다. ㅎㅎ

2012-10-17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