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 (1disc)
임순례 감독, 오연수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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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꽤 괜찮은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지만 뭔가 어색하다.

남쪽 섬의 풍광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쫓는 왕년의 운동권 투사의 활약이 기대되었다.

진정한 자유를 쫓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자유 아닌 사회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영화는 그럭저럭 소설의 흐름을 한국화하면서 쫓아갔지만 뭔가가 어색하다.


가장 큰 건 아마 웃음 아닐까?

주인공은 절대로 웃지 않았다. 

송강호라면 어땠을까?

부질없지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나도 이 작품 보면서 웃음가 진지함이 버무려지면서

마지막에 감동으로 갈무리되었다.


하지만 임감독은 주인공의 웃음에는 너무 적은 배려를 한 듯 하다.

개발업자들과의 싸움에서 가장 우스웠던 대목은

깡패들이 배타고 오고 가면서 벌인 일인데..

그런 일들이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여 냈으면 어떘을까?


리뷰를 쓰다보니

또 하나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구글 크롬캐스트 출시 이후로 play에서 판매가 늘다 보니 

이제 DVD는 점점 뒷전으로 밀린다.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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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사장 16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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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의 긴 여정이 끝났다.

과장에서 시작해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부장,이사 거쳐서 사장까지 올랐다.

시마가 사장이 된 건 경제신문이나 CEO 정보 사이트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의 사건이었다.

드라마의 주인공 처럼 시마는 그 시대 샐러리맨의 아이콘이고 롤모델이고 추억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퇴장은 쓸쓸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회사들은 고전 중이고 시마가 담으려고 해도 멋진 모습을 담기에는 그의 경영 실적이 너무나 안좋다.

덕분에 그의 하산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내가 주주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 


긴 시리즈 중에서 언제가 좋았는지 내게 묻는다면 <과장>시절을 들겠다.

과장이라는 자리는 회사를 보는 시선이 사원시절의 아래에서 위였다면 반대로 뒤집어진다.

초보적인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사람들과 보다 밀접한 갈등을 겪고 보다 큰 문제를 해결하도록 임무를 부여 받는다.

그 시절 시마는 놀라운 업적을 많이 냈는데 상당수는 여자들 덕분이었다. 페미니스트, 바람둥이 뭐라고 표현하던간에 그의 성과는 탁월했다. 옛 애인을 동원해서 예술가의 작품을 얻어내 회사 공연장에 사용한 일은 시마를 보는 회사내의 평가를 바꾸어 놓았다. 남보다 분명 무기 하나가 더 있는 존재였다.

그의 감성력은 회사 안과 밖에서 잘 발휘되었고 사내 정치에 비굴해지지 않는 꿋꿋한 태도 또한 멋있었다. 


하지만 로망은 거기까지인 듯 하다.

사장 시절의 시마의 모습은 매우 딱딱하다. 연애는 절대 없다. 회사 대표가 연애하면 좀 지나서 카메라 기자가 들이대고 신문에 나면 자동사퇴다. 이러다 보니 연애 스토리는 사절이다. 이러니 독자의 감성 흡인력은 자극 되지 못한다.

대신에 작가가 치중한 것은 스케일이다. 리더에게는 새의 눈으로 본다는 조감력이라는 역량이 있다.전체 상황을 한 눈에 보는 것이다.

시마의 해외 순시는  남미의 브라질,페루 등이나, 아시아의 중국,말레이시아 등을 오간다. 

갈 떄 마다 작가는 브리핑이라는 형식으로 그 나라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을 간략 요약해준다. 이는 분명 비즈니스맨에 대한 충실하고 유용한 서비스다.

그 부분만 모아도 전자업체의 세계경영이라고 괜찮은 정보가이드가 될 것이다.


감성은 사라지고 사내정치의 디테일도 사라지고 남은 것은 거대기업의 탑 경영자의 시각.

이게 현재 시마사장의 서술이었다.

지위는 점점 올라가지만 점수는 점점 내려간다.

사장은 인간적인 의무 이상으로 경영자로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 점에서 시마의 경영전략은 거의 실패로 끝나버렸다. 아니 일본 소비자 전자기업들이 하나 같이 그 꼴이다. 기껏해야 M&A로 버텨보았는데 기업의 체질을 본격 개선하는 부분에서는 성과가 없다.

그러니 기업만화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회장 시마를 그려보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나라면 대상을 바꾸어 성공한 신세대 기업을 다루면 어떨까 한다.

손정의,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세븐일레븐의 도시후미 등 일본에는 여전히 세계를 놀라게 하는 기업들이 많다.

무릇 한 나라의 산업은 영국의 예에서 보듯이 무역에서 제조로 다시 금융대국으로 성숙해간다. 일본의 금융,서비스 대국의 면모를 보여준 기업들이 새로 성장한 것이 소프트뱅크,유니클로 등이다. 이들의 진면목을 잘 설명하는 한국 연구가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작가의 노력은 상당한 가이드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흘러간 제조업의 우위에 대한 추억을 계속 붙들거나 정치가로 변신해서 다른 길을 가는 모습은 지면 낭비 같이 보인다.


시마 오랜 여행을 한 친구지만 이제 안녕하며 새로운 길을 가도록 빌어주어야겠다. 단 극우 정치판은 사절이다. 

사요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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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J.C. 챈더 감독, 데미 무어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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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세계는 뒤흔들렸다. 

돈이 확 빨려들어갔다가 다시 홍수처럼 밀려오는 쓰나미가 일어났고 거기에 휩싸인 무수한 사람들이 쓸려갔다.

그때 그 진앙지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누가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인가? 아니 그 전에 기름을 뿌리거나 가스관을 열었던 사람은 누구인가?

이 영화는 이 궁금증에 대한 꽤 괜찮은 답이 될 것 같다.

딱 하루 월가의 어느 투자은행에서 벌어진 의사결정과 행동을 통해 금융인들의 민낯을 벗겨서 보여준다.

그들의 삶, 욕망, 고뇌 하지만 그들은 돈을 쫓는 부나방이란 점을 아주 잘 드러내 보여준다.


영화의 스토리를 소개해보곘다.

설리반은 젊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MIT 공학도 출신이다. 

그는 한바탕 구조조정의 광풍이 지나간 하루, 밀려간 선배 하나가 휙 던져준 파일을 살펴보다가 심각한 위험을 발견한 후 이를 보스에게 보고한다.

이어서 회사는 새파란 풋내기가 발견한 하지만 엄격한 수치에 의해서 계산된 문제를 놓고 심각한 회의를 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두 명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나는 로스차일드. 

워털루 전쟁의 결과를 남보다 빨리 알았던 그가 채권시장에서 취했던 행동은 유명하니 생략하겠다. 그럼에도 이 대목에서 그의 얼굴은 먼저 떠올랐다.

또 한명은 주택은행장이었고 지금은 고인이 된 김정태 행장.

대우사태 때 그는 매우 발 빠르게 행동해서 회사의 자산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는 유능하지만 존경받지는 못했고 불명예 퇴진을 해야만 했다.

자신의 위험은 회피했지만 시장이 더 빨리 무너지는데 일조를 했다.


이 영화에 나오는 투자은행의 회장 또한 유사하게 놀라운 결단과 행동력을 보인다.

회사의 주요 자산이 위험에 빠진 것을 발견하자 그는 단호한 행동을 취한다.

책임을 아래 임원에게 묻고, 단숨에 모든 자산을 팔아치워버린다.

아무런 거리낌이 없고 양심의 가책도 없다.

쓰레기로 변해버릴 물건들을 삽시간에 내 가게안에서만 없애버리면 된다는 그의 결심에 대해 추호의 의심을 하지 말라고 부하들을 다독거린다.

영화에는 두 개의 명 연설이 나온다.

하나는 플로어에서 트레이드들을 독려하는 케빈 스페이시의 연설이다.

꽤 훌륭하게 그는 동기부여를 시켜주었다. 당근과 째찍으로..


그리고 나서 상실감에 빠진 그와 마주한 회장이 던져준 긴 위로가 담긴 이야기는

금융회사의 대표는 저런 멘탈로 행동하는구나 하고 감탄사가 나올할 만한 냉철함을 보여준다.


위기는 위험으로 갈수도 있지만 반대로 기회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시장의 자산이 모두 쓰레기로 변해간다면 몇몇은 무너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후의 대부자인 금융당국이 개입한다.

그리고 서서히 정상화에 이르게 되면 살아남은 자에게는 축복이 된다.

2009년 워렛 버핏은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의 금융회사에 거액을 베팅하였다.

잔인한 듯 보이지만 이는 냉정한 분석이고 조직이 오래 오래 살아남기 위해 꼭 가져야 할 통찰을 보여준다.


금융은 필요악일까?

영화에서는 친절한 해설을 덧붙여준다. 금융이 아니라면 우리는 서로 가진 것을 빼앗으려고 싸울 뿐이라고.. 미래를 믿고 더 많은 소비를 하게 해주는 것, 더 좋은 집에 살 수 있는 것 모두 금융 덕택이 아니냐고 해설해준다.

하긴 얼마전 보았던 개콘의 <렛잇비>에서 3년 된 신입사원이 자신의 월급봉투와 썸타는 이야기를 했다. 알고 보니 월급봉투에 꽃힌 현금은 곧바로 카드회사로 직행한다. 

소비를 댕겨쓴 그는 절대로 회사에서 독립할 수 없으니 오늘도 부장님의 질책에 시달려야 한다.


금융,금융인에 대한 쌩얼을 보여줌으로 영화는 진지하게 우리에게 물음을 일으킨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저 거대한 돈의 홍수는 누가 막을 것인가?


얼마전 기타로 연주하는 오래된 멋진 노래 하나를 들었다.

알고 보니 이 노래는 베트남 전에서 미국이 쏟아 붓는 제초제의 비를 보며 죄악을 그만 뿌리자는 반전가요였다.

지금 미국에서는 이렇게 남의 아픔도 끌어 안아 애절하게 담아낸 멋진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 세상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지금 미국 FRB가 쏟아 부은 돈의 홍수일 것이다.

월남 하늘에 뿌려지는 제초제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파도를 멈출 힘이 우리에게 없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그 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노아의 방주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작더라도 몇몇은 태울 수 있는..


자신들이 만든 대폭발의 위험을 맞아 내가 빠져나가면 더 심하게 터져버려라 그리고 대박을 기다려보자는 심보의 월가인들의 쌩얼은 그렇게 우리를 충격속으로 몰아가면서 어려운 숙제를 남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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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맛있다 -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
강제윤 지음, 이상희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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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아름답다

바다위에 굽이굽이 드리운 섬들의 자태는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통영에서 많은 예술인들이 탄생해서 통영인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

토지의 박경리, 세계적 음악인 윤이상, 유치환,김춘수 등

무엇이 이를 가능했을까?

우선 통영의 역사를 개관해보자

이순신 장군의 한산 대첩 이후 통영에 수군 본부가 만들어지고 통제사가 머문다

군비를 감당하기 위해 공방이 설치된다

일제시대가 되면 이들은 해체되지만 기술은 계속 전수되어 맥을 잇는다

예술가들의 안목은 통영의 아름다움과 만나 새로움을 추구한다

일제는 자신의 치욕적 패배를 담은 한산 대첩의 고향을 더 강하게 억누르려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통영인들의 반발도 커진다

물질적 조건도 중요하다

통영이 일대 물산의 집하지였다 보니 부자들도 많았다

신분도 자연 약화되어서 중인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렇게 자연-통제사-장인-일제시대-오늘날의 예술가

긴 연결이 만들어진다

하나의 예술품은 그냥 불쑥 땅에서 솟는 것은 아니다

박경리의 문학이 깊은 역사성을 갖는 이유는 그가 격동의 시간에서 고민을 압축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구한말에서 근대까지 이어지는 격량, 그 자체에 머물러 있었기에 가능할 것이다

통영이라는 공간은 그렇게 욕망과 갈등이 모여드는 근대적 공간이었고 작가를 탄생시킨 용광로 역할을 하였다

박경리 선생의 묘와 기념관이 커다랗게 통영의 한자리를 차지하지만 그녀가 고향을 50년을 찾지 않았다는 것 또한 놀라운 역사였다. 이를 이해하려면 그녀의 삶을 세세하게 보아야 한다. 하지만 기념관 어디에도 그녀는 가족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의문을 갖고 있다 이 책을 보았다. 부친의 첩질과 소박, 남편이 전쟁통에 사별한 것 그리고 박경리의 재혼.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한다. 옛날 고향의 정서는 그녀에게 씻기 어려운 한을 주었기에 고향은 그녀에게 돌아보고 싶지 않은 땅이 되었다고 한다.

신이 한쪽문을 닫으면 다른 문을 연다고 하듯이

그녀의 고통은 글로 풀어져가고 그 덕택에 우리는 위대한 거작 <토지>를 가지게 되었다

남편,아들 모두들 잃고 홀로 남은 그녀가 헤쳐나가려고 살아온 치열한 삶이 서서히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삶 속에 녹아 있는 통영의 모습이 포개져서 눈에 들어온다

고향은 체험은 버리고 싶어도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통영의 대표적 인물 윤이상의 삶도 모순적이었다

윤이상은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

덕분에 국제음악제는 열리지만 이름은 정작 빠져버렸다

거리는 만들었지만 윤이상 기념관 옆 공원에는 그의 이름은 빼었다

박경리의 문학은 끌어안고 싶었지만 윤이상은 아직 부담스러운가 보다

윤이상 논란의 중심인 동베를를린 간첩 사건을 좀 자세히 보아야 한다. 

요즘도 박대통령의 선친 박대통령의 치적과 인간미를 설명할 때 독일에 파견된 광부들과 우는 장면이 나온다. 이 광부들을 받아준 독일은 동베를린 사건에서 윤이상에게 무기형이 선고되는 걸 보고 광부 사업을 중단시킨다.

냉전을 좀 벗어나서 본다면 이는 한국의 과오가 된다

이제 통일 대박 시대에 하나씩 과거를 내려 놓을 때가 되어가고 있다.

통영을 돌아오고 싶었던 윤이상 그의 기억에는 통영의 풍광과 맛이 함께 있었다고 한다.

전복, 굴 등 다양한 해물은 통영 앞 바다의 섬 사이 잔잔한 바다에서 많이 나온다.

유년 시절의 기억은 더 크게 남아 오랫동안 사람을 지배한다


이렇게 박경리도 윤이상도 삶은 모순적이었다.

커다란 상처를 그냥 아픔으로 놔두지 않고 그들은 예술을 만들었다

박경리 기념관에 남겨진 목소리들을 보면 그녀가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예술이 없다는 굳건한 태도를 보여준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삶의 고통이 되고 다시 예술이 되는 것 

통영 속의 모순이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결과물들에 감탄을 멈출 수 없다


그 멋과 맛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우리들은 더 많이 기뻐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통영에 작가가 머물며 만든 노작이다.

하나 하나 삶을 지켜보고 탐구하면서 만든 작품이라 통영을 이해하려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다 보고 나면 맛과 멋을 찾아 휙 떠나게 만들어 준다 

다시한번 작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

박경리,윤이상,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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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노선배의 강연을 들었다.

은퇴하고 제주에 내려가서 멋진 2막을 살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막상 강연을 들어보니 제주에서 첫 사업이 망해서 많은 은퇴자금을 날리고

다시 도전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책으로 만들었다.


가만 책을 살피니 아쉬움이 많았다.

너무나 빠르게 만들어진 티가 많이 나타났다.


선배의 나이를 가만 생각해보았다.

요즘 실버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나이에도 불구하고 돌진 앞으로 하도록 부추김이 많다.

열정을 강조하며 과감히 돌진한 선배의 모습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바람직한 선택이었을까?

나이가 든다는 것, 인생이 1막에서 2막으로 바뀐다는 것 등을 비유하자면

직선에서 곡선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곡선에서 차를 몬다면 속도를 적당히 늦추면서 코너링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1막의 인생은 주로 성장의 흐름과 함께 하게 된다.

성장의 지표가 있고, 역동성이 있어서 속도를 높일수록 짜릿함이 같이 늘어간다.

반면 2막에서는 한템포 늦춰주고 길을 잘 봄이 필요할 것이다.

직선처럼 보이지만 잘 보면 아래에 낭떠러지가 보일 수 있다.


선배도 제주라는 곳까지 갔다면 천천히 멈추어서서 길가는 사람을 보았으면 어떠했을까?

도시에서 비행기 타고 날라가서 보는 건 어차피 손님의 눈이다.

현지에서 느림을 체험하며 사업을 시작했다면 어떠했을까?

속도를 늦추지 않은 대가는 정말 정말 혹독했다.


그리고 또 아쉬운 점은 이번에 발간한 책이었다.

너무 빨리 재기의 과정을 담다 보니 너무나 엉성해졌다.

여전히 여기서도 조급증이 고스란히 발휘된다.

대표적으로 1만시간 법칙을 이야기함이다.

새로 시작한 농사일에서 수천시간을 쏟았는데 앞으로 조금 더 하면 1만시간이 된다고 한다.

1만시간 법칙에 따라 무엇인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무척 강조를 했다.

하지만 이것도 모순이 나타난다.

본인이 원래 서울에서 마케팅 강의로 유명했었고 거기에 1만시간을 쏟아부었었다.

그렇지만 제주의 사업에서 실패한 점은 마케팅 1만 시간 법칙이 깨진 것이다.

그 상황에서 또 다른 걸 1만시간 한다고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예단하는 건 오만이다.


이렇게 오래된 이야기가 반복이 되고 논리의 비약이 나타나니, 처음에 호감을 가졌던 독자들도 막상 책을 보다보니 실망이 늘어난다.

나이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속도는 늦추어야 한다. 고정된 방향이 없기에

조심조심 살피며 가야하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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