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연합뉴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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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소설가가 소설 읽는 재미를 되살려주었다.


저자 장강명은 기자에서 소설가로 변신해 연달아 히트작을 내주었다.

한동안 사소설이라고 비판 받으며 읽을 것 없다는 평을 받던 한국소설에 새로운 파장을 만들고 있다.

주인공의 출발점은 가난한 이혼 가정이다.

이후 여정을 보면 고교자퇴,동대문 옷가게 알바하며 대학진학,일본취업 IT교육 연수생 등 사회의 주변을 오르내리고 있다.

현실에서의 미미함과 다르게 그의 정신세계에는 거대한 서사가 흐르고 있다.

에반겔리온, 일본 오타쿠 문화의 상징인 이 애니메이션은 지금도 유유하게 문화적 상품을 뽑아내고 있다.

그 스토리와 소설속 주인공의 의식확장은 같이 흘러간다.

너무 이야기하면 스포라고 할 터이니 독자에게 양보드리고.


내 소감을 간단히 다시 정리하면

나는 장강명에게서 김영하를 보았다.

김영하와의 첫 만남이 퀴즈쇼였다. 작은 고시원으로 추락한 젊은 청년이 겪는 모험이야기였다. 알바 하며 겪는 날 이벤트, 의식의 변화 그리고 주어진 모험과 발견하게 되는 재능.

88만원 세대, 이케아 세데로 이 청년들의 모습이 상징화 되고 범주화되어 우리에게 논점을 주는 동안

김영하는 최근 몇년을 해외와 지방에서 보냈다. 

그의 빈자리에도 사회는 계속 흘러가 이제 헬조선 이라는 험악한 단어가 의식에 자리하게 되었다.

장강명의 소설은 그 속에서 피어난 꽃이다. 아니 거울이다.


이 책의 경우 주인공은 시련속에서도 오타쿠적 기질을 유지한다. 

그가 서서히 성장하는 모습, 시련 속에서도 원망 보다는 무언가 하나씩 얻어가며 외형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다.


한동안 막혀 있던 소설 산업의 정체 원인은 무엇인가 물어 본적이 있었다.

기교는 늘고 있는데 내용이 없다라는 비판이 있었다.

즉 문예창작과에서는 소설기술자는 만들어내는데 정작 소설가는 못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발끈한 문예창작과 교수가 반박하며 논쟁이 되었다.

저자의 글이 보통 작품과 달랐던 점은 무엇일까?

출신이 기자라는 점이 큰 요소다.

예전부터 독서만권 행만리로를 해야 작품이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조선일보 컬럼니스트 조용헌도 딱 그런 삶을 실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저자가 기자라는 점도 가만 주목해보아야 한다.

사람 다양하게 만나고 이리저리 다니고 시켜서 하고 밥벌이로 하면서도 쌓였던 의식의 충전물들이 모여서 한명의 소설가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게 된 셈이다.


소설의 주인공이 보여준 삶과 의식의 여정도 매한가지로 보인다.


가만 보면 훌륭한 소설가의 전직업이 기자였던 경우가 꽤 있다.

발자크도 신문과 소설을 병행하였다. 한국 문학의 거봉 채만식도 그렇고 이병주도 두 세계를 오갔다. 가까이는 김훈이 그렇다.

신문은 하루의 역사고, 역사는 문학이니 결국 같은 일인 셈이다.

하지만 하루에 매달려 살던 사람이라고 모두가 그 안에서 도도히 흐르는 긴 줄기를 뽑아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줄기를 제대로 뽑아야 그 원류를 찾을 수 있고 이 흐름을 방치할 때 가는 곳이 대해인지 호수인지 아니면 시궁창인지 알 수 있으리라.

소설에서 역사 보기 그리고 문제 풀어가기 이런 여러가지가 하나로 엮인다.


결론적으로 헬조선이라는 암흑에서도 새로운 희망이 싹틀 수 있다는 점을 이 소설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40대 신인의 소설에로의 합류로 우리 소설의 새로 읽기 바람으로 키워져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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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8-08-14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부 공감합니다. 저는 올해에서야 처음 장강명을 거의 다 읽고(이 책 한 권만 아직 남겨뒀는데) 뭔가 틀을 만들고 소재와 취재물을 들이붓는 듯한 작가의 한계도 느낍니다. 자꾸 장강명한테 김영하가 보여서 요즘은 김영하를 다시 찾아 읽고 있습니다. 접점은 있는데 다릅니다. (후발주자가 따라쟁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건 어디서나 슬픈 숙명인 듯 합니다. )

사마천 2018-08-14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강명 전독 하셨네요. 나름 매력 있는 작가라 주목합니다. 최근작은 르뽀인데 그것도 꽤 읽을만했습니다. 당선 계급이라는 시험지옥이 되버린 한국사회의 그늘을 꽤 깊게 살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18-08-28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르포를 재미있게 읽고 작가가 말하는 데 공감한 바가 있어 독서 메모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열광금지, 에바로드를 읽고 있습니다. 탈북민에 대한 신작은 읽을까 말까 고민중이에요.

사마천 2018-08-30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뽀도 기자출신 다움을 보여주는 시사성 짙은 작품이었습니다. 나름 유익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