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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의 구름

NHK에서는 2010년부터 3년에 걸쳐 <언덕 위의 구름>을 드라마로 만들어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원작은 일본의 국민작가인 시바 료타로가 10년에 걸쳐 만든 걸작이다. 한국사람에게 낯이 선 이유는 주변국의 감정을 자극할까봐 저자가 해외판권을 안주기 때문이다. 그의 사후에도 정식 번역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책으로 나온 번역은 옛날 저작권이 미비할 때 만들어내었다.

작품이 다루는 시대 배경과 내용을 보면 저자의 고민이 이해가 된다.
청일,러일 두 전쟁이 나오는데 당시의 일본은 이 두 나라를 압도적으로 이겨버린다. 메이지유신에서 러일전쟁까지의 시기는 일본의 기운이 뻗어 욱일승천 하던 때다. 하나의 혁명을 일으켜 성공했고 젊은 리더들이 나와 새롭게 방향을 잡고 놀라운 속도로 근대로 몰아갔다. 덕분에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넓어진 영토를 활개치며 다녔고 주변국 사람들을 하대해왔다.
그런데 2차대전의 결과 중국과 러시아는 전승국이되었고 일본은 패전국으로 심하게 말하면 미국의 점령지에 머무른다. 일본은 이제 패전의 후유증으로 간신히 이를 악물고 재생해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변화한 상황에서 과거를 다루는 글을 쓰는 작가의 목적은 그냥 옛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각박해진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일본인들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시대를 돌이켜 보면서 새로운 힘을 내자는 메시지가 작품에 핵심으로 들어간다.

이를 위해 시바는 주인공의 선택에 신중하였다.
전쟁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육해군을 이끌었던 장군인 도고나 노기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 아니다. 참고로 도고는 일본 메이지 신궁 바로 앞에 무덤을 차지하고 있다. 한 나라의 특징을 보는 방법이 광장 등 대표적 상징 공간을 누가 차지하고 있느냐다. 일본은 넬슨 제독이 높게 자리하고 광장의 이름은 트라팔가다. 일본에서도 그렇게 중요한 위치를 도고가 차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냥 상징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오히려 상당히 희화화된 모습으로 그려진다. 특히 노기의 우둔함은 수 만 명의 희생을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져 보인다.

시바가 선택한 주인공 아키야마 사네유키 형제는 시골의 빈한한 집안 출신이다.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섬 중에서 가장 작은 시코쿠에서도 작은 도시인 마츠야마가 고향이다. 또 한명의 주인공은 시키라는 시인이자 하이쿠 연구자였는데 폐렴으로 일찍 죽었다. 그래서 결국 두 형제가 끝까지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마츠야마라는 지역은 외졌기 때문에 유신에서 줄도 제대로 서지 못했기에 번이 무너졌다. 덕분에 이 고장은 가난하게 살아야 했고 출신도 그리 높지 않았는데 학문만은 좋아했다. 그런 그들에 희망 하나가 열렸다. 바로 군인이 되는 길은 열렸다. 당시 일본이 천황 중심의 체제를 만들고 크게 두 가지를 만들려고 했다. 군대와 관료다. 이를 위해 사관학교와 제국대학을 설립했고 사방에서 학생을 모아 열심히 교육을 시켰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짚어본다면 인재의 효용은 그 사람이 무엇을 다룰 줄 아느냐에 따라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

당시 일본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군대 그 중에서도 해군이었다. 특히 해군은 그야말로 기술적 집약체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숙련이 필요했다. 배 한 척의 가격이 일본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 배의 운명은 자칫하면 청일전쟁의 청군처럼 한번에 물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이런 도박성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잘 양성된 인재를 키워야 했다. 그래서 군대의 핵심에는 사관생도들이 있었다. 참고로 나폴레옹이 해전에서 영국에 못 이긴 이유도 고급장교들이 혁명에서 대거 처형된 덕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일본의 신생 사관학교 교육은 가장 최고로 이루어지게 된다. 최고의 교육이란 차별 없이 선정해 실력대로 성과평가를 하는 것이다.

사네유키는 이런 체제에서 성적이 발군이었기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미국에 가서 참관무관이 되고 영국에서 보다 고급 교육을 받는 등 국가의 자원을 투입한 엘리트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후일 도고 해군의 참모장으로 러일 간의 쓰시마 해전에서 일종의 두뇌 역할을 했다.

이 인물의 선택에는 시바의 깊은 고려가 있다. 사네유키는 불교도였다. 대승리를 이끈 핵심 참모답지 않게 그는 평화주의를 강조했고 불필요한 살생은 회피하려고 한다.
그가 다 무너진 러시아 함대에 대해 포격을 멈추라고 도고를 압박한다. 그는 심지어 무사의 정이있지 않냐는 표현을 써서 더 이상의 살상은 멈추려고 한다. 상대가 항복 표시하자 이를 마무리하려 상대방 배로 건너가서는 첫 번째 행동으로 사망자를 위해 묵념을 취한다. 상대방도 놀라는데 보통 인물은 아니다.

물론 러일전쟁에 이러한 인물들만 있는 건 아니다. 전쟁 자체의 결과물도 참혹해서 청나라는 엄청난 배상금과 땅의 할양을 해야 했다. 러시아가 물러난 조선은 식민지가 되야만 했다. 그러한 국제관계에 공정성이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일본은 근대화된 강국의 위상을 만들어내었고 당당히 제국주의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드라마의 일부에는 총리인 이또, 외무장관인 무쓰가 승전 결과물을 놓고 교묘하게 상대를 요리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렇지만 이 부분을 중점으로 다룬다면 주변의 반발이 나올 것은 자명하다. 덕분에 주인공을 실무자에서 그것도 인간적 매력이 있는 인물로 골라낸 것이다. 이또와 무쓰에 대해서 한 마디 더 하면 시바는 료마가 간다에서 이들을 가끔 등장시켰었다. 이또는 쵸수번 출신이라 일반 무기가 금지되었는데 나가사키에서는 무기를 사려고 분주하게 다니며 료마를 만난다. 그에게 무기를 팔았던 영국 상인 글러버의 저택은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다.
무쓰는 료마의 사조직 해원대 소속으로 똘똘한 친구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시바가 평화시에 주인공으로 삼기에는 이들의 팽창지향적 국가운영은 너무 위험하다. 덕분에 료마와 사네유키 사이에 위치해서 조용히 배경으로 자리한다.

여기서 다시 전쟁과 관련된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후일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일본의 승리는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이지만 막 근대화를 이룬지 몇 십 년 밖에 안된 당시의 상황에서 보면 그야말로 경이였다.
이 기적을 가능하게 해준 첫 번째 요인은 돈이었다. 전함 한 척이 소모하는 돈은 엄청났다. 특히 전쟁 직전에는 거대한 전비를 쏟아 붓게 된다. 덕분에 예산이 평소의 2배반 가량 늘어난다. 일본 자체로 감당이 안되니 모자라는 돈은 영국에서 빌려온다. 만약 영국이 빌려주지 않았다면 어쨌을까? 전쟁은 아예 불가능했고 외교적으로 조선을 대폭 양보하고 물러서는 수 밖에 없었다. 현대의 전쟁은 기계와 이를 움직이는 비용이 없다면 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안을 움직이는 거대한 전함을 그야말로 돈 덩어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포탄,연료 기타 보급의 문제는 매우 중요했다. 나아가 이 기계를 제대로 움직이는 건 정말 고 난이도의 기술이다.

그러니 영국과 동맹을 맺고, 돈을 빌리고 전쟁을 결단하고 또 전쟁을 수행할 인재도 키워내고 이런 모든 일의 중심에는 앞서 배경으로 언급된 이또와 무쓰 등이 결정한 것이다. 그들은 영국의 왕, 미국의 대통령, 독일의 비스마르크 수상 등과 의견을 나누며 의사결정을 하는 존재였고 해외 유학 경험도 꽤 깊었다. 반면 조선의 고종은 중국이라는 조공국이 사라지자 이의 대체물을 러시아와 미국에서 찾았기에 자신을 보호국으로 만들어달라고 애걸하고 있었다.
누가 승자가 된다는 건 자명하지 않았을까? 더 나아가 고종은 이승만에게 사형을 언도한다. 이유는 민권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승만 또한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결국은 대한 ‘민’ 국을 만들고 만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전쟁의 진행은 시바가 담담히 묘사해가지만 그의 붓길은 작은 일들에 많은 공을 기울인다. 전함은 전략이나 지휘관의 위명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 포탄을 조준하기, 발사하기, 배를 움직이기 이 모든 일에서 각자는 자신이 맡은 일의 사명을 다해야 만 했다. 실제로 수행력에서 일본이 러시아 함대를 월등하게 앞선 덕분에 전쟁의 승리가 가능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의 보통 일본인들에 대한 애정과 격려가 작품 전체를 흐른다.

현대적으로 번안하면 1960년대의 평화국가 일본은 러일전쟁 직전의 겁많지만 성실한 사람들이 모여서 가난하게 사는 집단이다. 그 집단이 일종의 기적을 이룬다. 위대한 리더의 참시한 전략과 희생 덕분이다.
이 이야기를 다시 끌어내는 이유 또한 자명하다.
역사가 반복되기를 바라는 소망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실제 작품의 연재는 일본에서 엄청난 관심을 끌었고 시바의 소망대로 일본은 또 한번의 기적을 이루었다. 경제전쟁에서 남이 불가능하다고 본 승리를 거대하게 이루어낸 것이다.

작품과 국민성은 서로 가깝게 연결된다. 어떨 때는 작품이 국민성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덕분에 시바가 국민작가가 된 것 아닐까?

한국인에게 이 작품은 여전히 불편하다. 나는 역사를 읽는 가장 큰 이유는 흥망의 원인을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의 흥은 한국에는 망이 되어 다가왔다. 그 이유를 서로 비교해가면서 명확히 알아야만 다시 반복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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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쟁이를 변화시키는 5주 프로그램]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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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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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는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은 이혼하는 것보다 더 큰 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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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마음산책]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10살 된 우리집 큰아이가 열심히 읽었다. 자신도 10대라면서.. 그만큼 쉽게 쓰여진덕분에 흥미를 잘 끌었던 것 같다.
구성이 좋았다. 예화, 정의 및 상세 내용 소개, 어떻게 해야 이를 키울 것인가의 3단 구성이 좋았다. 앎과 행동 모두를 키워가는 구성이 아이의 성장에 좋은 자극이 된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20가지 인생공식>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 <플루타크 영웅전>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1. 초등 후반,중등 초반 정도 연령 2. 초등,중등에 대해서 훈화를 많이 해야 하는 선생님 3. 부모님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일관되게 갖오한 것은 '뜻을 세워 사는 사람에게는 길이 열린다'는 것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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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進酒  장진주
       - 李 白  이 백 -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지수천상래  황하의 강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廻  분류도해불부회  바삐 흘러 바다로 가 다시 못 옴을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명경비백발  고당 명경에 비친 백발의 슬픔
朝如靑絲暮如雪  조여청사모여설  아침에 검던 머리 저녁에 희었다네.
人生得意須盡歡  인생득의수진환  기쁨이 있으면 마음껏 즐겨야지
莫使金樽空對月  막사금준공대월  금잔에 공연히 달빛만 채우려나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준 재능은 쓰여질 날 있을 테고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산진환부래  재물은 다 써져도 다시 돌아올 것을
烹羊宰牛且爲樂  팽양재우차위락  양은 삶고 소는 저며 즐겁게 놀아보세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  술을 마시려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丹丘生  잠부자,단구생  잠부자, 그리고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  장진주,군막정  술을 마시게, 잔을 쉬지 마시게
    與君歌一曲  여군가일곡      그대들 위해 노래 한 곡하리니
請君爲我傾耳聽  청군위아경이청  모쪼록 내 노래를 들어주시게
鍾鼎玉帛不足貴  종정옥백부족귀  보배니 부귀가 무어 귀한가
但願長醉不願醒  단원장취불원성  그저 마냥 취해 깨고 싶지 않을 뿐
古來賢達皆寂莫  고래현달개적막  옛부터 현자 달인이 모두 적막하였거니
惟有飮者留其名  유유음자유기명  다만, 마시는 자 이름을 남기리라.
陳王昔日宴平樂  진왕석일연평락  진왕은 평락전에 연회를 베풀고,
斗酒十千恣歡謔  두주십천자환학  한 말 술 만금에 사 호탕하게 즐겼노라
主人何爲言少錢  주인하위언소전  주인인 내가 어찌 돈이 적다 말하겠나
且須沽酒對君酌  차수고주대군작  당장 술을 사와 그대들께 권하리라
五花馬,千金裘  오화마,천금구  귀한 오색 말과 천금의 모피 옷을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아이 시켜 좋은 술과 바꾸어오게 하여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 시름 녹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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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퍼온글] 베스트셀러로 엿본 '21세기 한국인'

#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본 기사인데 교보문고에서 지난 6년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책으로 출간을 했다고 한다. 과연 한국인들이 어떤 성향의 책을 주로 보았는가를 알려줄 것이다. 한번 보고 넘어갈 기사여서 기사 2개를 옮겨본다.

(2007. 5. 22. 한국일보) 베스트셀러로 엿본 '21세기 한국인'
6년간 교보문고 판매자료 분석 '21세기 한국인…' 출간
해리포터 최다판매… 200선 중 40종 경제서

 

 

 

 

 



21세기 한국 독자들은 한국 소설로는 최인호의 <상도>, 외국 소설은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경제경영서로는 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가장 많이 읽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2000~2006년 교보문고의 연도별 베스트셀러 자료와 스테디셀러 판매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해 출판한 <21세기 한국인은 무슨 책을 읽었나>에서 확인됐다. <21세기…>는 한국문학, 외국문학, 경제경영, 비소설, 인문ㆍ과학ㆍ예술, 어린이책ㆍ학습만화, 실용서 등 7개 분야에서 판매량과 영향력 등을 고려, 많이 읽은 책 200권을 선정했다.

21세기 도서 구입 및 독서 경향 가운데 두드러진 현상은 경제ㆍ경영 분야의 비약. 200선 가운데 40종이 포함됐다. 이 분야에서는 2000년 출판된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가 310만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부자의 습관이나 노력을 배우려는 <한국의 부자들>도 인기를 끌었고 <블루오션전략>은 경영전략서로는 드물게도 8주 동안 주간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 소설에서는 최인훈의 <상도>(300만부 가량)가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다음은 조정래의 <한강>(210만부 가량)이었다. 박완서 황석영 김훈 공지영 등은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냈다.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김훈의 <칼의 노래> 등은 판매부수도 많았지만 독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 소설로 평가됐다.

많이 팔린 한국 소설은 뚜렷한 공통점이 없었지만 외국 소설은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댄 브라운의 <다빈치코드>,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이들 외국소설 3총사는 예술소설과 통속소설의 경계에 놓인 중급소설이면서도 비밀을 몰래 숭배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비의주의(秘儀主義)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인문ㆍ과학ㆍ예술 분야는 밀리언 셀러가 없을 정도로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대중적 글쓰기를 시도한 이윤기, 김용옥 등의 저작이 중요한 책으로 꼽혔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이덕일의 <조선왕 살인사건>, 등이 많이 읽혔다. 과학분야에서는 정재승의 <과학콘서트>가 35만부가 판매돼 우리나라 교양과학 저작물 가운데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판매량만 따졌을 때 이 기간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해리포터> 시리즈와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로 2,000만권 가량 판매됐다. 100만권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는 모두 60종으로 집계됐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한 권 한 권의 베스트셀러는 단편적 의미 밖에 없지만 베스트셀러 200권이 모이면 사회적 트렌드를 보여준다”며 “21세기 초의 베스트셀러를 면밀하게 살피는 일에서부터 우리 삶을 변화시킬 21세기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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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5. 22. 한겨레 신문)
21C 한국인들 ‘자기계발·재테크’ 서적 탐독
 
 


» 21C 베스트셀러 200의 분야별 분포
 
 
베스트셀러 200권 분석…경제·실용서적 등 30%
인문5% 과학서적 1% 그쳐…‘해리포터’등 외국소설 강세

21세기, 즉 2000년 이후 한국인들은 어떤 책을 많이 읽었을까? 독서인들 중 압도적 다수가 자기 힘을 개발하고 확장하는 데 보탬이 되는 책들을 선택했다. 경제경영 서적들, 그 중에서도 자기계발, 재테크, 경영전략서, 그리고 경제서들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소장 한기호)는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200호를 기념해 ‘21세기 한국인은 무슨 책을 읽었나’ 특집을 펴냈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교보문고의 협조를 받아 2000년 이후 지금까지의 베스트셀러 200권을 추렸다.

이 가운데 경제경영 서적은 모두 40종이 포함돼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광의의 자기계발서에 포함시킬 수 있는 실용 서적(21종 11%), 그리고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서를 읽듯 부모들은 자녀교육서를 읽으며 아이를 키운다”는 지적처럼 최근 붐을 이루는 어린이책(16종 8%)이나 학습만화(9종 5%)도 자기계발서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는 만큼, 이런 종류의 책은 전체 판매도서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이에 비해 인문 서적은 총 9종이 들어가 5%에 지나지 않았으며, 과학서적은 단 2종으로 1%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20세기 말 금융통화위기 이래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고자 한국사람들은 자신을 단련하고 능력을 배양하는 쪽으로 질주한 뜻으로 읽힌다. 이젠 성실, 근면, 책임, 협력 따위 과거의 덕목들만으론 살아남기 어렵게 된 것이다. 자기계발서들의 계발 원천이라 할 인문사회 서적들은 너무 멀고 어렵다.

처음 수요가 폭발한 쪽은 ‘당신도 대박 날 수 있다’는 부류의 재테크 분야였다. 혼란이 가라앉으면서 이런 부류는 점차 자취를 감추었으나 좀더 장기적 전망에 따른 재테크류 서적들은 여전히 강세다. 경제경영서 중에 양·질 모두 주종을 차지한 것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의 자기계발서들. 시간관리, 화법, 성공학, 인간관계, 심리학 등 광의의 처세와 능력 개발 지침서들이 쏟아졌다.

 

 

경제경영서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들은 외국소설들. 2000년대에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읽은 외국소설은 조엔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에 수반되는 비의, 비밀주의 코드와 어딘지 분위기가 맞아떨어지는 소설들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쓴 에쿠니 가오리, <해변의 카프카>를 쓴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작가들이 한국 소설시장을 장악한 ‘일류’ 또한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외국소설과 같은 점유율(17%)을 차지한 비소설 분야는 내용이 이채롭다. 2000년 비소설 분야 1위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다. 2006년 1위는 <인생수업>. 그밖에 수위들을 차지한 <블루데이 북> <연탄길> <그 남자, 그 여자> 등은 살아남기 위해, 또는 성공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향해 날을 세운 경제경영서류와는 대척의 위치에 있다. 무한경쟁이 불러온 삭막한 삶과 상실과 우울이 거기에 있고, <느리게 …>는 그런 삶에 대한 본능적 자기방어 또는 성찰을 통한 대안 모색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다. 종교서적이 많이 팔리고 그 중에서도 <무소유> <화>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등의 ‘위무하는’ “마음의 모닥불을 지펴주는” 불교서적들이 다수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같은 이유다. (한승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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