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메이커
김진명 지음 / 포북(for book)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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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총선이 끝나자 갑자기 대선 이야기가 넘친다.

거의 따놓은 듯한 야권 주자들의 근자감에 비해 여권은 쑥대밭이 되었다. 

대선은 5년마다 벌어지는 결투의 장이기도 하고 민초들의 축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 뿐일까? 과연.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가 화제다. 트럼프와 샌더스라는 변경의 인물들이 등장해서 선거판을 흔들고 정치권게 강력한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전세계에 영향이 크다 보니 다들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 한국의 선거는 어떨까? 우리 만의 축제인가 아닌가?

김현희 KAL 테러 등 쉬지 않고 나오던 북풍을 보면 북한이 꼭 남한의 민주화를 원하지 않던 것 같기도 하다. 이 부분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미국의 태도다.

이게 바로 이 책의 주제이고 김진명의 도전 및 탐구 대상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쉬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만드는 그럼 김진명식 글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속도감 넘치는 빠른 진행,

선 굵은 캐릭터,

거대한 음모와 맞서는 주인공의 활약

그리고 무엇보다 우국지사적 태도


그의 작품들에 골고루 나와 식별하도록 도와주는 특징들이다.


김진명의 문장은 섬세하지 않다. 문장 자체가 짧고 대상을 깊이 묘사하는 형용사와 만연체를 거부한다. 그 대신 독자를 붙잡고 빠르게 낯선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킨다.

<킹메이커>에서도 한국과 미국을 오가고 공간적으로도 청와대,미국교도소 까지 나온다.

마치 취재원이 고급지고 풍부한 탐사 전문 신문기자와 동행하는 느낌이다.

외교-정치-경제를 두루 아우르는 그의 서사는 남성 독자들에게 호응이 높다.


그리고 누군가 이런 이야기는 해주었으면 하는 거의 폭로에 가까운 강한 메시지도 반향이 크다. 

이 작품에서도 희한한 반전을 통해 매우 커다란 메시지를 부각시켜준다.

세계 속의 한국은 바꾸어 말하면 제국의 변방이고 위성이다. 그걸 잊지 말되 그 안에서 내 것을 찾는 자주적인 노력을 멈추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 이야기를 한번만 하는 게 아니라 이휘소부터 시작해 쉬지 않고 반복해왔다. 

조금 웃기게 연결해보면 최근 트럼프의 인기와도 맥이 닿는다는 느낌이다.

단순하고 솔직하게 반복해서 꼭 하고 싶지만 체면상 못하던 억눌린 감정 해소.


어쨌든 그의 독서는 독특한 경험을 준다.

읽는 내내 손에서 내려 놓기 어려운 속도감도 있고, 풍부한 정보가 주는 새로운 시각 부여도 정보량을 늘려준다.

하지만 결론은 아쉽다. 

스포일이 될까봐 결론을 자세히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누구를 띄웠고 그 사람의 최근 행태를 보면 너무 아니다. 여기까지만 적어주는게 소설가의 노력에 대한 예의라 생각해서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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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가 2016-05-1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풍 조작사건들 중 대표적인 김현희 KAL 사건, 이휘소 박사 핵무기 개발하다 죽었다는 말은 지어낸 말에 불과 합니다. 이휘소 박사는 박정희를 누구보다 싫어했으며 핵무기 개발 반대입장에 이였습니다. 또한 죽기전 한국방문도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 대표로 방문했던 것입니다. 김현희도 KAL사건후 국정원 직원과 결혼해 잘살고 있습니다. 극우들의 전형적 수법인 매카시즘을 이용한 김진명 스타일 극혐임

alummii 2016-05-1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려 완결은 포기하는걸로 ㅡㅜ

사마천 2016-05-12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lummii님, 자신에게 더 맞는 장르가 있는 듯 합니다 ^^

alummii 2016-05-1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렇죠?

사마천 2016-05-12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정식님, KAL,이휘소 등은 님의 의견이 더 합리적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소설가라는 존재는 팩션을 만들어내서 진짜인듯 가짜인듯 해가면서 자신을 세일즈 해가네요. 솜씨에는 일단 감탄합니다. 관심 감사합니다 ^^

사마천 2016-05-12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진명 작가가 대학때 17끼를 굶었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예술을 할려면 배가 고프니 미리 체험해두어야 한다고 하면서. 배고픔을 미리 알기에 더욱 상업화에 맞는 포지션과 창작 전략을 수립한 것 아닌가 하는 추론을 해보았습니다 ^^
 
괴물이 된 대학 - 자본의 꼭두각시가 된 한국 대학 구조조정 백서
김창인 지음 / 시대의창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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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괴물이다?

대학을 부르는 방법으로 상아탑이라는 오랜 존칭이 있었고 우골탑이라는 돈과 얽힌 비난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괴물이라니 낯설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된 데는 지금 대학이 구조조정이라는 압박 속에서 내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사라지는 학과의 학생들이나 교수들의 아픔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내가 머물던 공간이 사라지고 선후배 사이의 연결이 끊어져 고립되어버리는 충격은 엄청나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보면 문제가 쉽지 않아 보인다.

거대한 청년실업군이 쌓이고 쌓이고, 인구감소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대학이 맡아온 고등교육이라는 역할은 중대한 의문을 받고 있다.

성장기에 한껏 부풀려 놓고, 또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느라 자부심 가지던 대학의 리더들은 지금 혼비백산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추세는 이제 막 시작되었고 앞으로 커지면 커지지 쉽게 멈출수는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미국이 80년대 일본에게 밀려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리스트럭처링 되던 경험이나 일본이 거품 붕괴 후 하산하던 모습과 비슷하다.

즉 방법의 속도나 조정은 있어도 방향을 되돌리기는 무척 어렵다는 걸 먼저 객관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대학은 과연 잘 변하고 있는가 물으면 이것도 정답이라고 변호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먼저 급속도로 방향을 틀었던 대학은 중앙대다.

재단이 10대그룹에 들어가는 두산에 의해 운영되면서 중앙대 구성원들은 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회계가 교양필수가 되고 경영대는 1200명 까지 늘려가지만 다양한 전통 학과들은 사라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교 이사장은 폭언을 하다가 물러나고, 총장은 비리로 사라진다. 방법도 문제지만 지향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진중권 교수는 중앙대에서도 강의를 했었다. 그래서 더 냉철하게 비판한다. 모두가 다 경영자가 되면 팔로워는 누가 하지라고. 

사실 경영은 기술의 영역이라 미국의 유니버시티에서는 가르치지 않고 스쿨에 해당하는 보다 후위의 교육기관에서 수행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지, 유니버시티에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중앙대는 자신 있게 밀어 붙이고 있고 그 결과는 구성원들의 갈등 증폭이다.

그래서 중앙대 학내 구성원들은 두산이 내건 "사람이 미래다"라는 구호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서울의 상위권 대학과 10대 그룹과의 만남도 이 모양인데 다른 곳들은 어떠할까?

여기저기 삐걱 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 대안은 없을까? 한국 자본주의 성장기의 전통 사업들은 심각한 도전을 맞고 있다. 오죽하면 삼성 조차 이재용 체제에서 구조조정만 하고 있을까?

더 멋지게 돈 버는 애플 만큼 할 경영자는 없을까 하고 쳐다보게 된다. 그러면서 경영자들은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갖게 되는 의문이 잡스를 따라서 융합하라 인문학 배우자라고 하면서 왜 학교에서는 인문학 강의를 폐쇄하게 될까다.

실제 영국은 대학교육을 강력히 수출하고 있다. 조더넌 아이브라는 걸출한 애플의 디자이너를 배출한 대학에서는 덕분에 디자인 유학생이 왕창 늘어났고 이 공로로 아이브는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자 그러면 해결책이 있어 보인다. 한국도 그렇게 융합적 예술교육을 하는 대학으로 변신하면 되지 않냐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답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의 다국적 기업은 아예 영국 대학 출신이 세운 회사와 계약을 하거나 졸업생을 스카웃하게 된다. 그러니 한국에서도 영국 대학으로 유학을 가지 굳이 여기서 커리어를 키워가려고 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제 변신해보겠다는 대학이 어느새 이 흐름을 따라가겠나? 

이런 변화는 인문학에서도 마찬가지로 나오게 된다.

굳이 예술과 인문이 아니더라도 얼마전 서울대 공대교수들이 공대교육도 위기라고 책을 펴냈다.내용도 풍부해서 이과생이라면 한번쯤 읽어 볼 책이다.

자 그렇다면 한국의 대학은 어찌 하면 될까?

감히 예견해보건데 인서울의 핵심 대학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 전입금도 꽤 쌓였고 더 중요한 건 땅을 가지고 있다. 특정 대학을 지적해서 뭐하지만 연세대의 경우 막대한 기부금을 걷어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세브란스 이용객을 수용하게 된다.

하나의 모델이고 미국도 비슷한 현상이 강화된다.

그렇지만 이 해법이 모두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 그러니 어쩌면 좋을까? 답이 쉽다면 굳이 이런 책이 나와 울분을 담은 목소리로 괴물이라고 외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해야 할 말은 흐름은 거역할 수 없고 해법은 모두가 다 지혜를 제데로 모아야만 나온다고 감히 제언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한 마디 더 두산처럼 무지하게 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꼭 지적하고 싶은 건 회계를 교양으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저력을 읽어내는 통찰과 조사와 창의적 해법 찾기가 답이 되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영대 키운다는 두산 스스로 자기 사업 경영 제대로 못하지 않는가? 신입사원도 내쫓을 정도로 말이다.

그것 보다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그러니 쉬운 일이 아니고 더 시급한 일이고 당위로서만 해결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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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작가 - 43인의 나를 만나다
장정일 지음 / 한빛비즈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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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작가 43명을 말하다.

마음에 드는 작가를 찾아 인터뷰를 하다, 그리고 작가의 책에서 대표되는 말을 뽑고 생각을 덧붙여서 정리한다.

그렇게 무려 43명을 모아 놓으니 한국 작가 대전이 된다.

영역도 다양한데 뽑아내는 과정 자체도 장정일의 개성이 잘 반영된다.


조용헌 편을 펼쳤다.

조작가가 먼저 신방과를 전공하고 나서, 원광대에서 불교학으로 박사를 받았다고 한다. 신문 컬럼 수년간 이어가는 힘이 전공에서 나온다는 점을 알게해준다.

같이 공부한 친구 10명 중 9명은 승려가 되었는데 자신은 아무리해도 기도발이 안들어 글발로 살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책에서 잘 찾아보기 힘들었던 일화들이지만 작가를 이해하는데 소중한 자료다.


박현모 편을 펴다.

정조와 세종의 대비가 나온다.

정조와 세종 모두 가까운 친인이 선왕에 의해 참살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호학이었다. 이런 공통점이 여럿 있다보니 정조는 세종을 닮고 싶어했다.

대표적으로 규장각은 집현전의 모방이다. 이렇게 정조는 세종을 열렬히 따라가고 싶어했지만 잘 안되었다. 

정조에 대해서는 실제 업적에 비해 과대평가되었다는 비판이 자주 나온다.

그 이유로는 세종은 말을 이끌어 냈는데 비해 정조는 말을 먼저 제시하고 따라오라고 채근한 타입이었다고 한다.


이런 등등 자신이 알던 몰랐던 작가들의 흥미로운 점을 따라가면서 배우게 된다.


장정일은 광범위한 독서에 더해서 자신의 관점을 덧붙인 해설로 독자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번 책 또한 기대보다 못하지 않을거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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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비밀해제 - 한국일보 법조팀 사건기자들의 심층 토크 법 앞에서
강철원.김영화 외 지음 / 북콤마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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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입시 비리가 터졌다. 수험생이 자기 부모 이름을 지원서에 명시한 것이다.

대학입시에서도 안되는 일을 법을 지켜야 할 변호사를 양성하는 시험에서는 허용해버린 셈이다.

과거 YS 시절 대학입시 비리 척결에 나서 정권의 고위 측근들까지 예외 없이 책임 지운 것과 대조된다.


또 법조계에 폭탄이 터졌다. 20억원 수임료로 장안을 놀라게 한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사건이다.

이런 사건들이 터지면서 기자들이 전관예우를 파헤친 이 책을 찾아보게 된다.

기자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전관들이 대거 총리,법무부장관 등으로 컴백하면서 로펌의 위력이 커졌다고 한다.

현직에서 전관으로 가면서 대우를 받는데 거기에 더해 돌아온 올드보이가 되어 버리니 갑과 을이 뒤바뀐다. 


이렇게 커져버린 로펌에 대해서 견제는 다음 이야기고 우선 알아나 보자고 책이 만들어졌다.

73년 김앤장이 출범하면서 시작된 로펌의 역사가 언급된다. 주로 기업들의 수요가 커져감에 따라 로펌 또한 전문화 대형화되면서 진화했다고 한다. IMF로 밀려들어온 외국 자본과 회사들의 수요도 로펌에게는 기회였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인 전관예우에 대해서도 꽤 자세하게 설명하는 편이다. 

먼저 가격이다. 대법관의 경우 도장 하나만 찍어도 수천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니 수십억을 들여서 로펌이 유능한 전직 판사 스카웃에 열내는 현실이 이해간다.

판검사도 차이가 있다. 판사는 골고루 다루지만 검사는 형사밖에 없어서 더 전관에 매달린다고 한다. 도제형태로 되어 있는 검사의 상명하복 관계가 더욱 전관을 무겁게 만든다.

판사의 경우도 부장판사가 피크를 치고 법원장이 되면 오히려 가격이 내려간다고 한다. 이유는 동기가 별로 현직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로비가 오가다 보니 현직에서는 점점 존경할만한 롤 모델이 되는 선배를 찾기 어려워지고 조직의 꿈도 작아진다고 한탄하는 법조인의 목소리도 책에 실려 있다.

아쉽지만 이런 일들이 현실이니 어쩌겠나?


돌고 돌아 서로 봐주는 문화의 피해자는 비싼 수임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서민들이다.

국가가 양성해서 법을 지키도록 위임한 법조인들이 그 국가의 가장 약자들은 외면하는 현실에 아쉬움을 많이 느끼게 한다.


다시 한번 YS시절 그나마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법을 바로세우려던 노력을 상기해본다.

중국의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저력은 상앙의 법치에 있었다. 상앙은 왕자가 법을 어기니 스승의 코를 베었다. 솔선수범이 없다면 법의 효용은 급격히 떨어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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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의 전력투구
조환익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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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지난 3년여간 공기업 중에 가장 급속히 개선된 회사다.

그 중심에는 조환익 사장이라는 탁월한 CEO가 있다. 관료 출신으로 가는 공기업 마다 혁혁한 개선을 이루었다.


조사장이 임명되기 전 2012년 말까지 한전은 만신창이었다. 전력가격 동결로 10조가 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전력대란이 일어나는 등 조직이 어려웠다.

처음 임명 권고를 받았을 때 임기말 인사라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맡고서는 오랜 관료생활에 터득한 노하우를 총동원해서 개선의 기회를 잡는다.

먼저 산자부의 담당자를 몽땅 불러 폭탄주를 돌린다. 예전의 후배들이지만 지금은 명줄을 잡고 있는 갑이다. 제대로 번지수를 잡은 셈이고 이들의 도움으로 전력가격 올리기를 성공시킨다. 

한전을 들어가려면 3대가 공덕을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책에 있다. 신의 직장인 만큼 혜택도 많은 반면 지독히 관료적이다. 하기야 원래 전기세였고 공무원들이었으니 말이다.

이런 사람들을 움직이려면 3대 이상의 공덕이 필요하다.

그래서 첫 메시지를 여러분을 <사랑>하러 왔다고 잡았다. 개혁이나 실험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하니 일단 마음이 흔들린다.

그 다음에는 사장의 힘을 보여준다. 바로 전력가 인상이라는 정부와의 과제를 해결함으로서.

그리고 단계적으로 조직을 변화시킨다. 

조사장이 고수라는 인식은 그가 좋은말을 한꺼번에 쏟아내지 않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좋은 말은 어려서부터 많이 듣는다. 이걸 한번에 바꾼답시고 다 쏟아내면 상대가 주저 앉아 버린다. 그래서 하나씩 급한 것부터 내놓고 이러우지면 그 다음 다음을 내놓게 된다.

그런 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인간관리, 리더십의 고수라 할 수 있다.


한전은 결국 엄청난 이익을 내면서 주가도 최고로 올라간다. 2016년 현재 6만원대에 올랐다고 친절히 책에서 언급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뛰어난 경영자라는 미션은 잘 달성된 셈이다.


그런데 이것말고도 한전의 미래를 위해 할일이 많은가 보다. 

한국의 전력은 상당한 강점이 있다고 한다. 송전효율은 전세계에서 최고에 달한다고 한다. 외국에서 이런 걸 부러워한다. 하긴 일본과도 비교해보면 전기값도 한국이 반값이다. 그리고 관료화는 지난 동일본대지진에 일본전력회사들이 보여준 참담한 모습 보다는 낫다.

그리고 한국은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진다. 전기차는 제주도에서, 전라남도와 제주도 섬에서는 마이크로 그리드, ESS라는 전력저장장치 등.

외국에는 MB정부의 치적이라고 하는 UAE 원전수출이 있다.


여기까지 할일이 많은 건 좋은데 책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 


자기비판이 적다. 


기본적으로 한전은 봉이김선달의 물장사 같은 컨섭이다. 틀어 놓으면 계속 돈이 들어온다. 그러니 당연히 조직은 느슨한 공동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물장사 옆에 나도 하나 빼먹겠다는 관료들의 숟가락 놓기가 결합되니 웃기는 해프닝들이 발생하는 셈이다.

앞으로는 어떨까? 

그 고민을 좀 치열하게 서술했으면 좋았을 텐데 여기서부터는 대필한 홍보책자 티가 팍팍 난다. 

경영 솜씨만큼이나 좀 더 치열하게 서술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우선 밀양 송전탑 공사도 열심히 내려가서 소통을 시도했다는 건 좋게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갈등이 있었다.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당진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선 불허도 유사한 사건이다. 삼성동의 전력장치 이전이 강남구청장 신연희의 거부로 오래 발목잡힌 사건도 발생한다.


한가지 더 아쉬움으로 거론하자면 한전이 아마 대표적인 가족간의 고용승계가 이루어지는 회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이러다 보니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 건 아닐까?


멈추지 않은 개혁을 위해서는 이런 문제들도 나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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