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의 탄생 - 광기를 합리로 바꾼 정신의학사의 결정적 순간
하지현 지음 / 해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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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현 박사의 발걸음은 폭이 넓다.

엄기혹 박사와의 공저 <공부중독>이 인상적이어서 이 책도 알게 되었는데 역시 기대를 뛰어넘는다.

심리학에서 시작한 관심을 키워 정신의학으로 넓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음과 뇌라는 가장 어려운 영역에 대한 인간의 학술적 탐구를 이렇게도 쉽게 눈에 들어오도록 만들어주나 감탄하게 된다.


읽다 보면 한번쯤은 들었던 심리학의 여러 주제들, 알츠하이머,ADHD,발달장애 등등을 한층 깊게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이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프로이드와 융,아들러의 차이도 좋았다.

더욱 흥미로운 시도는 나이들어서 발견하게 되는 천재와 정신병의 연관 등의 주제들에 대해 최근까지 만들어진 학술적 연구들을 업데이트다..

ADHD를 가리켜 자칫하면 천재성을 놓칠 수 있다고 언급해준다. 대표적인 산만증상을 보인 거인이 아인쉬타인아라고 한다. 흐트러진 노트와 작업실에서도 그는 천재적 사고를 해냈다. 수영선수 펠프스가 ADHD의 대표적인 극복사례다. 병을 병이라 단정짓지 말고 긍정적인 점을 찾아 풀어가는 접근이 중요하겠다. 요즘 특히 압박과 과다한 정보 덕분에 ADHD가 늘어가고 있는데 꼭 필요한 조언이다.


과학이라고 믿기 어렵지만 플라시보 효과는 분명 있다. 가짜약을 주면서 믿어라 하면 실제 효과가 난다니 참 묘한 일이다. 


현대로 올수록 인간은 단순한 원리에 따라 행동하기 보다, 자신을 더 개별적으로 그리고 깊게 탐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도구들은 떄로 우리들의 고뇌를 아주 근사하게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그러기 위해 하박사의 이 책으로 정신의학의 성과를 넓게 투망식으로 한번 잡아봄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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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증언록 1~2 세트 - 전2권 - JP가 말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김종필 지음, 중앙일보 김종필증언록팀 엮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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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킹메이커,내각제.


김종필은 30대 성공한 쿠데타의 주역으로 시작 오랜 시간 권력을 누리며 살아왔다.

80년 한때 밀려나 소외되었지만 양김의 민주화 운동에 편승해서 정치로 복귀하더니 3당합당,DJP 등 권력의 향배를 결정지었다.

2인자로서 굴신하며 위를 섬길지만 수틀리면 홀로서서 한 지역의 맹주로서 대한민국 정치의 지분을 행사했따.

정치적 소신은 내각제였는데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모두에게 약속 받았지만 아무도 지켜주지는 않았다.

화려하면서도 기구한 정치인생이었다.


중앙일보는 김종필과 인연이 깊다. 설립자 홍진기가 목숨이 위태로을 때 김종필이 구원의 손을 내밀었다. 인연이 계속 이어져 회고록까지 만들게 되었다.


책에서 관심 둔 부분은 역시 킹메이커로서 의사결정 포인트였다.

노태우와의 3당 합당에서는 보수 가치 수호 특히 북방외교라는 큰 사업을 함에 있어 정부 입장을 강화시킨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김대중과의 연합은 매우 예외적이고 독특했다. 이 책에는 당시 일화 하나가 소개되고 있다. 

김대중이 청구동 집을 방문해서 방바닥으로 내려가서 간절히 부탁했다는 장면이다. 손을 잡아 일어세우면서 DJ의 한을 푸는데 일조하겠다고 JP는 말했다고 한다.

자존심 강한 김대중으로서는 대단한 행동이었다. 얼마나 간절하고 집요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반대로 이회창과는 인연이 약했다. 부친상에 직접 찾아가 조문했지만 별 말이 없었고, 이후 답방도 오지 않았다. 덕분에 그는 노무현과의 대결에서 중립을 지켜버렸다.

YS의 순발력, DJ의 논리력 등을 평가한 대목도 정치구단 다운 관찰력에 비추어 볼 때 귀담아 둘 대목이다.


아쉬웠던 점은 DJ 당시 햇볕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임동원 해임안 동조였다. 덕분에 DJP는 깨지고 임기 후반부는 매우 혼란스럽게 진행된다.

정권 초반에 IMF라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치려 했고, 거기에 한나라당이 원죄는 생각 하지 않고 초치던 것과 비교해보면 너우 마쉬운 보수회귀였다.


앞서 노태우에게 북방외교를 지원하겠다면 합당했던 명분과 비교해보면 내각제 추진이 안된 것에 대한 몽니 정도로 봐야할지 아쉽다.

이후 점차 JP의 영향력은 줄어들어간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탄핵에서는 일조했지만 이후 역풍에 의해 국회진출은 좌절되며 정치적 역정은 마감되었다.


정치인이라는 점을 별개로 해서 김종필의 미덕 중 하나는 독서다.

지금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책을 읽는데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헛산것 같다는 그의 말이 놀라웠다. 사무엘 올슨의 청춘이라는 시를 자주 읖조리면서 이상이 멈추었을 때 생이 끝난다는 의미를 잘 반추했다.

그의 이상이었던 민족의 경제적 성취는 70년대 달성되어 갔고 정치적 이상인 내각제는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분명 논란이 많아도 무시하기 어려운 삶이었다.

그 삶의 밑바탕에 독서를 중심으로한 쉼 없는 노력이 있었다는 점은 높이 사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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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할 땐 다급하게, 쓸모없어지면 가차 없이
백시종 지음 / 새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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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백시종은 현대그룹 홍보실에서 10년 근무했다.

부장 승진 직후에 파면을 당한 억울함으로 낸 책 <돈황제>가 대박이 났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여자문제,노조파괴 등 치부를 적나라하게 담은 내용이 충격을 준 덕분이다.

정주영 회장이 국민당을 만들어 대선출마 하기 직전이고 신화는 없다는 이명박이 아직 현대에 있을 때다.

신화의 주역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가던 이들이 속살을 고대로 보여주는 이 충격적인 고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자명하다.

저자는 덕분에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다.

나중에는 자신이 가입한 문입협회에서도 왕따가 되면서 정신적인 고뇌가 많았다.


그럼 돈황제는 정말 필요하고 의미가 컸던 책이었을까?

내 생각으로는 얼마간은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정회장의 모든 면은 아니다.

호색하고 노조탄압 한다고 해서 정주영의 대업적들인 중동 건설, 아산만 방조제를 배로 막은 것, 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의 기초 닦은 것들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즉 악인이라고 유능한건 아니라는 셈이다.

성격 드러운 건 대체로 재벌2세를 가까이 겪어 본 사람들이라면 알게 된다.


한면을 보는 건 필요하지만 그 한면만으로 모든 걸 해석하는 건 안된다.

지인 중에도 모 그룹 회장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 측근이었던 사람에게 들은 정보로 그렇게 비판해댄다.

나는 반대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가까이서 보면 좋은 면 보다 나쁜 면이 더 보인다.

오죽하면 시종의 눈에는 영웅이 없다는 격언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결코 시종이 영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시종이 영웅을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평가는 오히려 한발 떨어져서 해주는 쪽이 보다 의미 있다.


돈황제보다 이 책 팽은 과장 광고가 많았다.

MB가 정주영 배신한 것을 팽으로 취급하고, 진면목 등을 보여 MB회고록을 검증한다는 식의 광고 문구가 독자를 혹하게 한다. 하지만 실 내용에서는 극히 일부만 다루어졌을 뿐이다.

대부분은 돈황제를 내면서 벌어지는 주변 이야기들이다.


결국 저자에게 부족한 건 자기가 쥔 퍼즐로 전체상을 유추시켜내는 확장력과 균형감각이었다. 첫 소설로 퍼즐 조각은 달성했다고 해도 그 이후 수십년 동안 이를 확장시켜내지 못했다.

덕분에 제자리 맴돌고 약간 에피소드 붙여서 후다닥 만든 듯한 소설을 광고 문구 붙여서 마케팅하고 있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시대가 변하고 정회장도 고인이 되니 이제 과거의 일들이 달빛을 맞아 문학과 역사가 되어가고 있다. 허물은 감싸주면서도 정말 진짜 우리에게 오래 남길 가치가 무엇인지 물어가면 더 좋은 기획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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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준용
강심호 지음 / 살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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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이준용 회장은 조선일보의 통일모금 캠패인에서 2000억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했다.

개인이 통일을 위해 나선 큰 걸음이다.


궁금증이 생겨 이 책을 들여다보았다.

약간의 힌트는 있지만 책으로는 너무 아니었다.


처음 이야기는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흘리는 눈물이었다.

바로 이회장 자신이 625 위기에서 배를 타고 남으로 내려가야 했던 고초가 있었다.


대림산업은 한국 건설과 화학에 큰 족적을 이루었다.

해방 이후부터 사업이 이루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경부고속도로,해외건설 등 굵직한 성과를 많이 일구었다.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배울 부분이 많은 삶이었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책에는 거의 내용이 없다.

너무 아쉬웠고 굳이 낮은 별점을 주는 이유는 이회장의 대단한 삶을 다시 한번 제대로 된 책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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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평전 - 파도를 헤쳐온 삶과 사업 이야기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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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선원에서 선장,원양업사장,그룹의회장,무역협회장.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쉬지 않고 달려온 삶이다.

우수한 성적에도 명문대를 선택하지 않고 수산대(지금 부경대)로 진학해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했다. 원양어업이라고 해도 그가 탄 배는 100톤 남짓, 심지어 한때 그가 지휘하던 배는 조업 중 침몰해버렸다.


소위 먹물이 험지에 갔을 때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는 환경의 변화를 모두 기회로 삼아나간다.

자세를 겸손하게 낮추어 험한 선원들의 마음을 잡고, 그럼에도 어로에 지식을 적용해서 효과적인 방법을 귀신같이 찾아냈다. 

단 1년만에 유급 정식 항해사가 되고, 만선을 가져오는 캡틴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건 그냥 된 일이 아니다. 쉬지 않고 관찰하고 생각하고 기록하였고 실험하였다.

해외 나가서 놀고 먹으라고 준 용돈을 그는 도박 등에 쓰지 않고 중고서점에서 어로에 대한 책을 잔뜩 샀다. 지식과 경험,태도가 결합된 김재철로서는 선진문물이라고 배우더라도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선장이 된 듯하고 배를 타고 나가 어업을 한다는 일에도 무척 고려할 점이 많구나 하는 소감이 든다. 공병호 박사의 노작이다. 가벼이 이름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세세히 연대를 확인해서 당대의 현황을 복원해내고 그 시점에 놓인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해낸다.

산업에서도 특히 어업에 있어서는 매우 치밀하게 조업의 방법,도구,시장과 산업구조 등을 정리해준다.

한국 원양어업의 성공에는 일본의 변화가 컸다.

일본에 불었던 원양어업 바람이 내려가면서 가지고 있던 중고배를 싸게 내놓고 참치를 잡아오면 고가로 사준 덕분이었다. 

초기 개척자들이 성공하자 많은 사람들이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김회장이 성공한 것은 본인의 성실성 덕분이 컸다. 유능한 사람은 많아도 믿을 사람은 적다. 거래선으로 그를 관찰한 일본 파트너는 탄복하고 후원자가 된다. 그리고 이들의 도움에 의해 창업에 성공한다.

사실 재능만 가지고 밑천 없이 성공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데 이를 외부의 후원을 통해 넘어갈 수 있었다.

성공하려면 먼저 내 바닥을 단단히 해서 그 안에 신용이라는 물이 잘 고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업이란 결코 단선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

좀 커지면 오만이 슬며시 들어오고, 외부 환경도 유가파동,IMF 등 출렁거리기 마련이다. 그런 난관이 있다 보니 김회장은 선원증을 간수했다고 한다. 최후의 수단으로 길에 나가더라도 배를 타서 가족을 부양한다는 자세였다.

그리고 어업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닥친 어려움도 본인이 직접 나서 배를 타면서 해결책을 찾았다. 

참치는 양식이 안되고 가격도 높게 쳐주는 고급어종이다. 무척 영악하다 보니 쉽게 잡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이 고안된다. 헬기가 동원되고, 부유물을 던져서 먹이로 유인하고, 보트를 이용해 그물을 크게 하는 등. 공박사의 세세한 묘사 덕분에 어업의 현장 속에 들어간 듯 하다.

배의 톤수가 커지고 새로운 형태의 규칙들이 들어오면 사업이 출렁거린다. 하지만 김회장은 늘 마도로스의 기본을 놓치않고 위기에 항상 해결책은 내 놓았다.


어업으로 오너가 된 것은 그렇다지만, 가공업으로 확장하고 또 다각화를 통해 금융에서 큰 일을 이룬 변신 또한 대단하다. 과거의 동원증권은 국민은행장 김정태와 미래에셋 박현주를 배출해서 금융계의 큰 족적을 남겼다. 

기업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오너가 현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서다. 배는 바다를 떠나면 선장 마음대로인데 이를 통제 못하면 힘들어진다. 항상 우리 오너는 배 타러 올 수 있다는 긴장감과 같은 선장으로 출발했다는 동료의식 등으로 묶어낸 덕분에 동원을 다를 수 있었다.

명문대를 버리고 수산대로 뛰어 내려간 처음의 모험이 결코 허투루 쓰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먹물이 없던 공간에서 지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내었다.


거인의 삶을 이야기로 뽑아내는데 공병호 박사의 솜씨와 노력이 대단헀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한국이 어렵다고들 한다. 안만 본다면 어렵지만 눈을 세계로 돌리면 새로운 기회는 아직 열려 있다. 지도를 거꾸로 놓고 바다를 내 집으로 삼아 세계를 누린 인물 김재철의 삶은 그런 점에서 많은 영감을 준다.

삶의 국면 하나 곳곳에서 성공의 원리를 찾고 체득해낸 김재철의 삶과 이를 잘 포착해서 쉽게 읽히면서도 배울 것 많은 경영 교과서로 만들어낸 공박사의 노력 모두 값나가게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로 정리하면 역사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읽고 소화해서 당신 스스로의 역사를 잘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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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2016-04-13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작가 공병호입니다.
많은 후기와 기사를 읽었지만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페북에 ˝감동적인 후기˝라는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16-04-13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혼을위한삼계탕 2016-06-1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병호 작가님도
동원그룹도 모르지만
후기만으로도 좋습니다

사마천 2016-06-18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워낙 두꺼운데 참 재밌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