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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비밀해제 - 한국일보 법조팀 사건기자들의 심층 토크 ㅣ 법 앞에서
강철원.김영화 외 지음 / 북콤마 / 2013년 5월
평점 :
로스쿨 입시 비리가 터졌다. 수험생이 자기 부모 이름을 지원서에 명시한 것이다.
대학입시에서도 안되는 일을 법을 지켜야 할 변호사를 양성하는 시험에서는 허용해버린 셈이다.
과거 YS 시절 대학입시 비리 척결에 나서 정권의 고위 측근들까지 예외 없이 책임 지운 것과 대조된다.
또 법조계에 폭탄이 터졌다. 20억원 수임료로 장안을 놀라게 한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사건이다.
이런 사건들이 터지면서 기자들이 전관예우를 파헤친 이 책을 찾아보게 된다.
기자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전관들이 대거 총리,법무부장관 등으로 컴백하면서 로펌의 위력이 커졌다고 한다.
현직에서 전관으로 가면서 대우를 받는데 거기에 더해 돌아온 올드보이가 되어 버리니 갑과 을이 뒤바뀐다.
이렇게 커져버린 로펌에 대해서 견제는 다음 이야기고 우선 알아나 보자고 책이 만들어졌다.
73년 김앤장이 출범하면서 시작된 로펌의 역사가 언급된다. 주로 기업들의 수요가 커져감에 따라 로펌 또한 전문화 대형화되면서 진화했다고 한다. IMF로 밀려들어온 외국 자본과 회사들의 수요도 로펌에게는 기회였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인 전관예우에 대해서도 꽤 자세하게 설명하는 편이다.
먼저 가격이다. 대법관의 경우 도장 하나만 찍어도 수천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니 수십억을 들여서 로펌이 유능한 전직 판사 스카웃에 열내는 현실이 이해간다.
판검사도 차이가 있다. 판사는 골고루 다루지만 검사는 형사밖에 없어서 더 전관에 매달린다고 한다. 도제형태로 되어 있는 검사의 상명하복 관계가 더욱 전관을 무겁게 만든다.
판사의 경우도 부장판사가 피크를 치고 법원장이 되면 오히려 가격이 내려간다고 한다. 이유는 동기가 별로 현직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로비가 오가다 보니 현직에서는 점점 존경할만한 롤 모델이 되는 선배를 찾기 어려워지고 조직의 꿈도 작아진다고 한탄하는 법조인의 목소리도 책에 실려 있다.
아쉽지만 이런 일들이 현실이니 어쩌겠나?
돌고 돌아 서로 봐주는 문화의 피해자는 비싼 수임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서민들이다.
국가가 양성해서 법을 지키도록 위임한 법조인들이 그 국가의 가장 약자들은 외면하는 현실에 아쉬움을 많이 느끼게 한다.
다시 한번 YS시절 그나마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법을 바로세우려던 노력을 상기해본다.
중국의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저력은 상앙의 법치에 있었다. 상앙은 왕자가 법을 어기니 스승의 코를 베었다. 솔선수범이 없다면 법의 효용은 급격히 떨어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