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연간 통계 리포트
시간 단위는 단순한 약속일 뿐이야. 시간에는 눈금이 없지. 세기가 바뀔 때 총을 쏜다거나 종을 울린다든지 하는 것은 우리 인간들뿐이야.
- 토마스 만, 『마의 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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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은 기분이 영 꿀꿀하다. 그렇다고 올해 빼고는 매년 연말마다 기분이 뿌듯했던 것도 아니다. 올핸 경제도 연말로 올수록 점점 더 내려앉는 듯한 느낌인 데다가, 기분 좋은 뉴스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
오늘은 괜히(?) 알라딘에 들어 왔다가 '서재 결산' 때문에 꿀꿀한 기분이 살짝 더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번쩍 나타나던 '서재의 달인 앰블럼'조차 나를 외면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못 태연자약하게 '내 이럴 줄 알았지' 라고 말할 기분도 아니다. 예년에 비해 서재활동이 영 부실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를 아예 저버리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내가 쓴 글이 확실히 적기는 했다. 통계상으로는 총 111개의 글을 올렸다고 하지만, 밑줄긋기로 올린 글이 무려 7할이나 되고, 내가 손수 지은 글은 고작 35개에 불과했다. 그러고도 무슨 앰블럼이 붙길 바랬나 싶다.
2018년 oren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111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2,153,982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8.7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oren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399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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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oren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151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2,851,134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24.75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oren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233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그런데, <알라딘 서재 / 북플 결산 2018> 코너에 갔더니, 뜻밖에도 < 방문자가 많은 서재>에 내 서재가 네 번째 순위에 올라 있었다. 이게 무슨 변고인가 싶었다. 1년에 고작 35개의 글을 올린 게으른 서재가 어찌 감히 1년에 수백 편씩 혹은 수천 편씩 글을 올리는 다른 분들의 서재를 제치고 감히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는 말인가.
너무나 의아하여 방문자 통계를 찾아 봤더니,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1년간 총 방문자는 327,857명이며, 방문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8월 7일(화)로 119,614명이 방문하셨습니다.
알라딘에 자리를 튼 지 10년도 넘었지만, 여태까지 쌓인 누적 방문자수가 668,885회에 불과한데, 지난 여름 몹시도 뜨겁던 어느 하루에만 무려 119,614명이 내 서재를 방문했던 것이다! 어쨌든 알라딘 통계는 결코 허위와 조작을 하지는 않을 텐데, 그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연유로 내 서재를 방문했단 말인가.
마이리뷰: 1158편 마이리스트: 39편 마이페이퍼: 480편 즐겨찾기등록: 1240명오늘 160, 총 668885 방문
혹시나? 어쩌면? 했던 얌체스런 앰블럼에 대한 헛된 기대는 이제 깔끔하게 사라졌지만,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할 만한 구석이 아예 없지는 않다. 경제적 효익이라는 측면에서는 뜻밖에도 쏠쏠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밑줄긋기 형식으로 올린 글을 제외하면, 꼴랑 35편의 글만 올리고도 무려(!) 15편의 당선작을 냈으니 말이다. 암튼, 이제는, 마지막 꼬랑지밖에 붙들 게 없는 개같은(어쨌든 戊戌년은 개年이니) 18년은 이쯤에서 깔끔하게 떠나 보내고, 다가올 19년이나 씩씩하게 맞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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