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존재로 살아가기
김광기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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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존재로 살아가기

_김광기 / 김영사

 

 


 

원주민과 이주민이라는 무리가 있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호주 원주민들을 위협하는 폭력적이고 악질적인 이주민도 연상되지만, 시야를 좁히면 귀농한 이주민들과 원주민들(또는 토박이)이 연상됩니다. 모두 그렇진 않겠지만, 원주민들은 이주민들이 못마땅합니다. 이주민의 일거수일투족은 원주민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사건건 간섭하려 듭니다. (사견에 치우친)옳고 그름을 따집니다. 내 지인 중 정년퇴직 후 서울 아파트 생활을 마감하고, 처형이 살고 있는 마을의 시골집을 구입하고 수리해서 산지가 20년이 되었는데, 그 부부는 여전히 타지사람입니다. 그곳 이장까지 지냈는데도 주민들과 물과 기름 같은 관계인지라 승용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귀농촌(귀농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가서 놀다가 온답니다.

 

 

이 책의 키워드 중 키워드가 이방인입니다. 내 주변에서 이방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해보니 원주민, 이주민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책의 저자 김광기 교수는 사회학자입니다.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존재로 살아가기란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해주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방인을 두려워하지 말자입니다. 이방인에겐 몸과 영혼의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적극적인 이방인이 되라고 권유합니다. 따돌림 받는다고 화내거나 낙심하지 말자고 합니다. 멋진 아싸가 되어서 인싸들에게 크게 한 방 날려주자고 합니다.

 

 

이방인이라는 주제는 사회학자들에게 관심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관심을 보인 것은 두 명의 사회학자뿐입니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게오르그 짐멜과 미국의 알프레드 슈츠입니다. 짐멜은 이방인을 잠재적 방랑자로서 오늘 왔다가 내일 떠나가는 의미의 방랑자가 아닌 오늘 왔다가 내일도 머물 사람으로 정의했습니다. 유대인인 그의 정체성이 반영된 듯합니다. 사회학자, 철학자인 오스트리아 태생의 알프레드 슈츠(역시 유대인)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나치를 피해 파리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기 때문입니다. 이 두 사람은 어쩌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방인으로 머무르다 갔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저자는 위 두 사람의 학자보다 한발 더 나아갑니다. 저자가 정의하는 이방인은 떠나는 자입니다. 다른 세상을 접하는 모든 초짜를 의미합니다. 떠난다는 것은 물리적 장소를 벗어나는 것과 인지적으로 떠나는 것 모두입니다. “이방인은 각각의 공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자연적 태도와 문화적 유형에 자신을 온전히 맡기지 않고 그것들을 의심하며 끊임없이 부유하는 모험의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환경과 공간 그리고 맥락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여정에서 한없이 위축되는 한편 무한한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자이기도 하다. 들뜬 기대로 새롭고 낯선 세상(각각의 다른 맥락과 환경 그리고 시공간)에 겁 없이 온 몸을 던지지만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날선 긴장감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이다.”

 


많은 이야기 중 시류 또는 시대정신이라는 부분에 특히 마음이 머물게 됩니다. 당대에 팽배한 지배적인 정신을 의미하지요.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헤르더가 만든 말이라고 합니다. 헤르더가 시대정신이라는 말을 쓸 때는, ‘지배적인 정신과 거리를 두는 것이 상책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습니다. 이런 말을 남겼다 합니다. “만일 당신이 시대정신과 결혼하면 바로 미망인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이 한국 사회에서는 잘못 사용되고 있습니다. 시대정신에 부합해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저자는 이 말이 주로 무식한 정치인의 입에서 자주 나온다고 합니다. 아니 어쩌면 의도적으로 그러는지도 모르지요. ‘지배적인 정신과 장단을 맞추며 살아라. 입 다물고 따라와라 하는 마음으로 정치인들이 시대정신 어쩌고 하는 듯도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회에 존재감을 인식시켜주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 홀로서기를 위해 애쓰는 젊은이들, 고독을 느끼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이방인으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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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존재로 살아가기
김광기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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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회에 존재감을 인식시켜주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 홀로서기를 위해 애쓰는 젊은이들, 고독을 느끼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이방인’으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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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러는 노션으로 일합니다 - 창업자, 스타트업, 프리랜서, 1인 기업가가 알아야 할 실전 노션 활용법
김대중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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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부터 IT 스타트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노션‘ 활용 가이드북이다. ‘노션‘은 언택트 시대, 비대면 업무에 최적화된 ‘원페이지 협업툴‘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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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3-24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부터 노션이 뜨는 것 같아 부쩍 관심이 가네요!

쎄인트 2022-03-25 17:38   좋아요 1 | URL
예...적극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듯 합니다.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
장이브 뒤우 지음, 최보민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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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

_장이브 뒤우 / 김영사

 

 


 

이런 말 들어보거나 책에서 본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가슴에 두 손을 얹고 생각해봐!” 그래서 말대로 해봅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군요. 손을 나란히 가슴에 대는 방법과 교차해서 대는 방법. 그런데 왜 가슴에 손을 대보라는 건데? 심장 뛰는 것 느껴보라고? 죽었나 살았나 확인해보라는거임? 더군다나 앞에 (양심 있으면)이라는 말이 추가되면, 기분이 몹시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네 양심은 어떤 데?” 누가 이 말을 먼저 했는지 모르지만,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생각했나봅니다. 마음이 가슴에 있을까요? 그렇다고 머리에 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는 것보다 분위기는 가슴 쪽이 한결 낫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마음은 가슴이 아닌 뇌에 있지요. 뇌에서 모든 생각과 계획이 나오지요. 그러나 뇌를 생각하면, 그렇잖아도 어수선하고 복잡한 머리가 더 무거워집니다. 내가 뇌를 알건 모르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손해 볼 일이 없겠습니다. 내가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동안 심장과 같이 뇌도 작동이 잘 되길 바라야겠지요. 뇌를 아는 것은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에서 꽤 유명한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뇌의 구조와 기능은 물론 뇌를 연구해온 과정 즉, 뇌의 관한 역사를 흥미롭게 펼쳐줍니다. 첫 장을 열어봅니다. ‘뇌 그림을 보면 항상 낙담한 채 고통에 사로잡혀 웅크리고 있는 사람이 떠올랐다라고 시작합니다. 진짜 그러네요. 뇌의 모습이 딱 그렇습니다. 저자는 뇌가 주름을 펴고 일어나게 합니다. 자신의 두개골 속에 포로로 갇혀있던 뇌를 일으켜 세웁니다. 그리고 뇌가 자기소개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인간의 뇌는 평균 1.39킬로그램, 대뇌피질은 주름이 많다. 뇌의 각 부분(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은 각기 특정 능력을 책임진다(언어, 시각, 움직임, 시간이나 색깔 인식 등등), 뇌는 뇌줄기(뇌간)을 통해 온몸과 연결된다. 이 정도는 뇌의 상식 수준이지요. 뉴런의 활동상을 그림으로 멋지게 표현했군요. 뉴런이라는 단어는 1881년 독일의 해부학자 하인리히 빌헬름 발다이어가 만들었습니다. 이탈리아 의사 카밀로 골지와 스페인 신경과학자 산타아고 라몬은 각기 신경조직 염색방법과 뉴런이론으로 1906년에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뇌신경과학의 첫 삽을 뜬 셈이지요. 흥미로운 것은 1921년 독일출신 약리학자 오토 뢰비가 시냅스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을 알아낸 과정입니다. 오토 뢰비는 꿈속에서 이 문제의 해답을 풀었습니다. 잠결에 종이 귀퉁이에 메모를 한 후 다시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서 메모를 보니 뭘 적어 놓은 건지 모르겠더랍니다. 다행히 그날 밤 같은 꿈을 꿨고, 그는 노벨상을 타게 됩니다(아마도 그 분이 다녀가신 듯).

 

 

 

뇌전증(腦電症)이라고 들어보셨지요? 뇌 이야기에선 빠질 수 없는 증상이지요. 간질()은요? 간질이나 뇌전증이나 같은 증상입니다. 간질 자체가 잘못된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간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이 심하기 때문에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변경되었습니다. 마치 정신분열증이 조현병으로 바뀐 것처럼 말입니다. 비록 용어는 변경되었으나 뇌전증과 관련해서는 명명법 이외에는 바뀐 것이 없으며 진단과 치료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뇌전증 치료를 위해 뇌들보(뇌량 ; 좌우의 대뇌반구가 만나는 부분)를 잘랐습니다. 뇌의 반구를 분리시켜 발작을 막으려던 것인데..결과적으로 환자는 서로 정보교환이 안 되는 두 개의 다른 의식을 갖게 되는 바람에 이제 이런 수술은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몸은 하나인데 뇌는 두 가지 각기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으니, 많이 힘들었겠지요. 나 어렸을 땐 길바닥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뇌전증 환자를 간혹 봤으나, 요즘은 치료 방법이 많이 개선되어서 그런가 본 기억이 없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저 사람이 높은데 올라가다가 또는 운전 중에 저런 발작이 나면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과학을 발전시켰지만, 한편 과학 또한 뇌를 발전시킵니다. -기계 인터페이스가 뉴런의 활동을 해독하고, 뇌줄기의 손상으로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몸이지만 뇌활동을 기록하는 뇌파로 소통이 가능한 상태까지 왔습니다. 의과학이 더욱 발전되어 뇌와 관련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삶의 질이 더욱 향상되길 소망합니다. 이 책은 판형도 크고, 글과 그림이 재미있게 편집이 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기에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뇌를 아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기회도 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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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
장이브 뒤우 지음, 최보민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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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뇌에 가볍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무려 만화책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뇌 탐험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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