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맨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커밋 패티슨 지음, 윤신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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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석맨 】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_커밋 패티슨 / 김영사

 

 

“이 이야기는 우리의 조상과 동물, 환경, 그리고 현대 세계에서 우리가 인정해온 것과는 다른 생명의 계통수를 만나기 위한 먼 과거로의 긴 여정이다.”

 

팀 화이트라는 사람이 있다. 미국 버클리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인류학과 교수이다. 화이트는 학계에서 사교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화석 사냥에서는 아주 질긴 인간 채찍이라고 비유할 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화석전문가들 사이에선 극 비호감이나 화석분야에서 만큼은 거의 수도사처럼 헌신한다는 평을 받는다. 화석전문가 그룹의 한 원로는 그를 “요즘 (화석 발굴)업계 최고”라고 치켜세운다.

 

화이트는 지금까지 발굴된 가장 유명한 조상인 ‘루시’를 복원하는 팀에서도 활약했다. 루시는 320만 년 전에 살았던, 작은 몸집에 작은 두뇌와 유인원스러운 주둥이를 지녔던 직립보행 화석이다. 루시를 놓고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화이트의 견해가 최종적으로 자리 잡는다. 화이트는 루시가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조상 또는 호미니드(hominid)의 대명사로 불리는데 일조한다. 호미니드는 유인원으로부터 갈라져 인류에 속하는 계통을 의미하는 분류군이다.

 

인류학자로서 화이트는 화석에 대한 갈망이 컸다. 특히 루시 이전 시대인, 거의 알려지지 않은 400만 년 전의 화석이 큰 관심사였다. 1994년 에티오피아, 화이트가 이끄는 발굴팀이 인류의 조상화석으로 추정되는 125개 이상의 뼈를 발굴했다. 중요부위가 거의 다 포함돼 있었다. 머리뼈, 치아, 손, 발, 골반, 다리, 발 등. 화석의 주인공은 여성으로 밝혀졌다. 루시보다 100만 년 이상 된, 발견된 인류계통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화석의 주인공은 고대 범람원에 위치한 풀이 무성하고 얕은 저습지에 440만 년간 묻혀 있었다.

 

하나의 화석 발굴은 고대 기록 일부를 찾은 것과 같다. 이 화석은 발굴팀에게 무거운 의무를 지웠다. 다시 발견할 수 없는 종류의 화석이기에, 해독에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들였다. 그들은 이 화석 발굴에 만 3년을 썼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근처 다른 화석들도 발굴했다. 그 모든 화석을 복원하고 이해하기까지 15년 동안 고투했다. 이 화석은 루시처럼 혁명적이었다. 그러나 루시에 대해서 다시 쓰게 만드는 큰 사건이었다. 전 세계에서 모인 50명에 가까운 학자들이 멸종한 동물 화석 수천 개를 연구하고, 고대 환경을 재현했다. 지질학 연대를 새로 구성했다. 이 과정 중에 이론(異論)과 반목(反目)이 질투와 증오로 바뀌면서 학계가 분열되었다. 그 불길 속에 ‘아르디’가 기름통을 지고 나타난 것이다.

 

기자이며 작가인 이 책의 저자 커밋 패터슨은 이 책을 쓰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투자했지만, 이 책에서 펼쳐지는 여정은 인터넷이라는 게 아직 없던 시절부터 시작된다. ‘아르디’라고 이름 붙여진 이 화석은 여성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왜 『화석맨(Fossil Men)』이라고 붙였을까? 오래 전 “화석맨”은 화석인류라는 뜻으로 인류 조상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다. Man을 단수가 아닌 복수 Men을 쓴 것에 주목한다. “오래된 뼈를 트럭 가득 수집하고, 일부 동료들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경멸하는, 고독한 과학 분야를 점령한 팀의 주요 연구자들을 가리킨다. (...) 이 제목이 과거의 성차별적 언어를 지지하거나 아르디 팀이나 기타 다른 팀에 공헌한 여성 과학자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읽히지는 않았으면 한다. 사실 이 분야에는 더 많은 여성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 책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인터넷 서점에선 과학(기초, 교양과학) 또는 인문학(인류학, 고고학)이라고 분류되어있지만,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아프리카의 역사서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론 르포르타주 또는 한 편의 미스터리 문학으로 이름 붙여도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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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09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시보다 100만년 이상된 화석도 발견되었군요. 이 화석을 또 인류의 기원으로 볼 수 있을까에 대한 논쟁도 만만찮았을 거 같습니다. 이런 고고학을 하는 학자들은 진짜 굉장한거 같아요. 일종의 장인 같은 느낌이랄까?

쎄인트 2022-10-09 19:45   좋아요 1 | URL
예..이 책에서 언급된 ‘아르디‘ 화석이 인류의 기원을 밝혀주는 새로운 단서기 된 듯 합니다.
그간 발견되고 연구되어온 루시를 비롯한 여러 화석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써야 한다는 주장이
기득권자인 인류학자들의 반감이 드셌던 것 같습니다.
‘아르디‘화석을 발견한 탐사대는 거의 매일 내전과 폭력으로 살벌함 속에서
작업을 수행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화석맨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커밋 패티슨 지음, 윤신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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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인터넷 서점에선 과학(기초, 교양과학) 또는 인문학(인류학, 고고학)이라고 분류되어있지만,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아프리카의 역사서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론 르포르타주 또는 한 편의 미스터리 문학으로 이름 붙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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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소믈리에를 위한 중국차 바이블 - 차·녹차·청차·백차·흑차·황차·꽃차·공예차
곤마 도모코 지음, 정승호 감수 /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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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 애호가라면 곁에 둘만한 책이다. 중국차의 역사와 함께 각 차의 특성이 잘 정리되어있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차는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계기도 된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작품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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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동물의 역사 - 인류 문명을 이끈 놀랍고 신비로운 동물 이야기 한빛비즈 교양툰 18
카린루 마티뇽 지음, 올리비에 마르탱 그림, 이정은 옮김, 장이권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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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로 배우는 동물의 역사 】 - 인류 문명을 이끈 놀랍고 신비로운 동물 이야기

| 한빛비즈 교양툰 18

_카린루 마티뇽(지은이) ,올리비에 마르탱(그림) / 한빛비즈

 

 

인간과 동물의 공진화 연대표는 기원전 4만 년 전~1만 5천 년 사이 유라시아와 중동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거대한 동물들은 인간종들에게 경외의 대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야생동물이든 가축이든 간에 동물은 모든 시대에 인간과 함께 성장하고 자연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일부 원주민들(아마조니아, 오세아니아, 북아메리카 등지..)은 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존재 또는 안내자, 혈족으로 생각했지만, 서구는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동물을 대했다. 이 시기부터 특정 동물종의 멸종 또는 희귀동물의 히스토리가 진행되는 인간의 흑역사이기도하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역사의 주요한 단계 중 몇 개를 이야기한다. 이 책이 독자에게 상식과 정직함, 통찰력을 바탕으로 그 관계의 미래를 더 깊이 숙고하고 전망할 욕구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좋겠다.” 글 저자 카린루 마티뇽은 인간과 동물이 맺는 관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작가이자 수필가, 기자로 소개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공통 기원을 시작으로 고대에서 중세, 근대로 이어지는 시대의 동물들 이야기, 계몽 시대의 그늘 아래 위치하는 동물들의 역사 그리고 19세기 혁명들 속 동물들과 20, 21세기 동물들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인간이 동물에게 행한 심한 학대를 넘어 대량 학살에 대해 전혀 모르지는 않았지만, 글과 그림을 통해 접하게 되는 잔인한 학살과 멸절의 수준은 상상 이상이다. 아마도 지구상에 인간만큼 잔악한 존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인종이나 종교에 따라 같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도 크게 차이가 났다.

 

기원전 6000년 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인간은 여전히 힘겹게 괭이와 막대로 땅을 일군다. 인간이 땅을 갈기 위해서 소가 끄는 쟁기를 발명하자 농업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와 더불어 인구도 증가한다. 동물의 가축화는 중동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난다. 가축화로 동물의 생활이 완전히 바뀌고, 인간사회도 변모한다. 일부 민족은 계속 유목 생활을 하는 반면에, 다른 민족은 정착 생활을 하고 소유 개념을 만들어낸다. 이런 생각도 든다. 인간은 가축화가 가능한 동물들은 살려두고, 가축화가 힘든 맹수류는 거의 멸절 수준으로 몰고 가지 않았던가?

 

그리스 철학의 한 분야에선 인간이 동물과 맺는 관계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시대엔 2가지 생각의 흐름이 공존했다. 하나는 동물과 인간의 동류성을 강조했고, 다른 하나는 넘어설 수 없는 본성의 차이를 강조했다. 계몽 시대에는 동물-기계론이 대세를 이룬다. 동물-기계론은 인간만이 말하며, 따라서 인간만이 의식과 이성, 불멸의 영혼을 지닌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동물은 이런 자질이 없으므로 동물의 몸을 그 시대의 (태엽)자동인형과 비슷한 물질적 체계로 봤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실험대상이 된 동물들은 산채로 결박되어 해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1824년에 지구상 최초의 동물협회가 영국에서 창설되었다. 동물보호의 움직임은 20세기 초 사회개혁론자와 예술가, 노예제 폐지론자들에 의해 널리 전파된다. 이들은 동물을 비롯해서 억압받는 모든 것들을 옹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동물보호론은 정치적 투쟁이 된다. 동물윤리, 즉 인간이 동물에 대하여 지니는 도덕적 책임 문제는 20세기가 넘도록 논의되어왔지만, 겨우 1970년대에 들어서 전 세계로 전파된다, 동물들에겐 지난한 세월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인간과 동물의 공진화 역사에서 인간이 동물을 대함에 더욱 너그러워져서 진정한 공존의 시대를 맞이하기를 소망한다. 동물들에게 요구할 것은 없다. 오직 인간의 숙제만 남았다. “인간이 동물을 학살하는 한 인간은 서로를 죽일 것이다.” 피타고라스가 남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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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에르의 협상 - 사람을 다룰 줄 알아야 이긴다 이다의 이유 11
프랑수아 드 칼리에르 지음, 조선혜 옮김 / 이다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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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꼭 비즈니스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족 간에도 은연 중 협상이 오간다. 이 책이 쓰인 것은 꽤 시간이 흘렀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협상의 유용한 팁이 잘 정리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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