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역사저널 그날 조선 편 1~2 세트 - 전2권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 민음사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야기 2015-059

 

역사저널 그날1, 2 KBS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 민음사

 

1. 서울 방배동. 방배역 사거리 인근에 청권사(淸權祠)가 있다. 안에는 안 들어가 봤지만 그 앞을 지나면서 누가 그 안에 누워있나 궁금해서 안내판을 들여다보니,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이자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孝寧大君)의 보()의 사당과 묘소라고 적혀 있다. 2만 평에 이르는 규모다. 세종의 형이라? 세종대왕에겐 형이 둘 있었다. 세자로 책봉되었다가 폐위된 양녕대군에 대해선 조금 아는바가 있지만, 효령대군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 아우가 임금이 된 나라에서 그분은 어찌 살다갔을까?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이 풀렸다.

 

 

2. 태종조 고사본말」 『연려실기술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양녕이 미친 체하고 방랑하니 효령대군이 장차 그가 폐위될 것이라고 짐작하고, 깊이 들어앉아 삼가고 꿇어앉아 글을 읽었다. 이는 양녕이 폐위되면 다음 차례로 세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녕이 지나다가 들어와서 발로 차면서 말하기를, ‘어리석다. 너는 충녕에게 성덕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하였더니, 효령이 크게 깨닫고 곧 뒷문으로 나가 절간으로 뛰어갔다.” 충녕은 세종이다. 덧붙이면, 효령대군은 그 후 불교를 숭상하고 선가(禪家)에 적을 두면서 많은 불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유학자들로부터 비판이 많았지만, 불교의 보호와 진흥에 공헌한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역사는 단면적이다.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있었느냐가 주요 내용이다. 나는 독서시간의 비중이 높은지라 TV시청은 어쩌다 잠깐 보는 정도다. 우연히 KBS역사저널 그날을 보면서 , 진작 역사(국사)를 저렇게 공부했으면 재밋었을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보기로 천천히 봐야겠다는 생각까진 했었다(어느 세월에..). 마침 그 프로그램이 책으로 엮어서 나와 반갑다. 4권까지 출간계획이 잡혀 있다는데 우선 1,2권이 먼저 나왔다. 역사를 3D로 보는 듯이 흥미롭다. 프로그램 진행자도 준비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한 티가 나고, 참석하는 패널들도 역사 분야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학자들이 대부분이다. 학문의 깊이와 함께 다른 패널들과 나누는 번뜩이는 재치와 위트도 담겨있다.

 

 

4. 1권은 태조에서 세종까지다. 정도전과 이성계가 만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태조 이성계, 왕자의 난, 태종, 대마도 정벌, 세종, 한국사 최초의 국민투표(1430, 세종12)그리고 특별기획으로 태종과 창덕궁 이야기가 이어진다. 2권은 문종에서 연산군까지다. 문종 무렵엔 엽기적인 그녀 순빈 봉씨 이야기도 흥미롭다. 기가 셌던 조선왕조 초기 여성들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2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연산군이다. 복수의 칼날이 번득인다. 연산군은 잔인한 형벌을 직접 고안까지 했다니, ‘고문 기술자라고 이름 붙여도 될 만하다.

 

 

5. 한 동안 우리나라의 역사 즉, 국사는 왜곡된 부분이 많았다. 주류니 비주류니 따지면서 일제의 잔재를 털어내지 못한 채로 그릇된 주장과 견해를 고집했던 학자그룹도 있었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그 아류(亞流)는 무대에서 사라질 때이다. 좀 더 폭넓은 시야로 사견을 최소화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바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런 역사 토크쇼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은 바람직하다. 최종적인 판단은 시청자나 독자가 내릴 일이지만, 역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후세대들이 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상반기까지 대한민국의 정부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그날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국정운영을 그렇게 밖에 못했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 2015-057

 

허즈번드 시크릿리안 모리아티 / 마시멜로

 

 

1. “다 베를린 장벽 때문이다. 베를린 장벽만 아니었다면 세실리아는 편지를 발견하지도, 식탁에 앉아 열어보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었을 거다.” 비밀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했던가, 불쌍한 사람이라고 했던가? 누가 그랬나? 이상(李箱)이 작품 속에서 한 말이던가비밀도 비밀 나름이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비밀도 있는가 하면, 대부분은 악취가 나고 혐오감이 들고, 그 비밀을 아는 순간 다리에 힘이 빠지고 혼이 밖으로 나돌게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2. 대부분의 워킹맘이 그렇듯이 세실리아도 늘 분주하다. 잠시 손이 놀고 있으면 머리가 더 바쁘다. 두뇌는 항상 불이 켜 있다. 더군다나 아이가 셋이나 된다. 그 중 한 아이가 도서관에서 베를린 장벽의 흥망성쇠를 빌려왔다. 그리고 문득 다락방에 베를린 장벽 조각이 생각났다. 장벽이 무너진 다음 해에 친구와 여행을 갔던 길에 기념으로 사왔다. 그런데 그 조각이 진짜 장벽조각인지 어느 집 마당에 파묻혀 있던 조각인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그 조각을 찾아보겠다고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이곳저곳 뒤지던 중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수신은 세실리아이고, 발신은 남편 존 폴의 이름이 적혀 있다. 봉투 겉면에는 나의 아내 세실리아 피츠패트릭에게.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 그러나 그녀의 남편 존 폴은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다.

 

 

3. 좀 어수선하고 분주하고 정신없긴 하지만, 평범하던 일상이 한 순간에 변화된다. 멀리 출장을 가 있던 남편과 통화하면서 편지 이야기를 했더니 급 당황해하는 모습과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온 것 등이 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부추겼다. 그래서 편지 봉투를 열었다. 그 첫 반응이다. “세실리아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분노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정말로 분노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았다. 순수한 진짜 최대 분노 말이다. 진짜 분노는 미칠 것 같고 광포해지고 경이로운 느낌이었다.”

 

 

4. 지극히 혼란스러운 마음이지만, 일상은 돌아가야 한다. ‘뭐든지 문제없는 척. 위장은 비틀리지만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 일상 속에서 어떻게든 스스로를 마비시켜서 나쁜 것도 좋은 것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비밀을 품고 산다는 것은.’ 이제껏 비밀은 남편의 가슴 속에만 있었다. 그러나 편지를 열어보는 순간 그 비밀은 부부가 공유하기 시작한다. 혼란스럽다. 나중에 알았지만 남편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나름대로 속죄하는 의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둘씩 포기하며 살아왔다. 작가는 간접적으로 독자에게 묻고 있다. 그러한 행위가 과연 보속(補贖)행위가 되는 것인가.

 

 

5. 처음부터 등장했던 베를린 장벽은 끝까지 함께 간다. 세실리아는 남편 존 폴과의 사이에 마치 베를린 장벽이 다시 세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냉전 시대의 표징인 그 장벽이 다시 쳐졌다. 1961년 냉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동독 사람 수천 명이 서독으로 넘어왔다. ‘스탈린의 로봇이라고 불린 동독 수상 발터 울브리히트는 그 누구도 장벽을 쌓을 생각을 안 한다고 소리쳤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장벽이 쳐졌다. 1977107, “베를린 장벽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하던 동독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10대 청소년 세 명이 죽었다. 1989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6. 소설 허즈번드 시크릿은 문체는 감성적이나 템포도 빠르고 강하다. 그리고 후반에 강력한 반전이 대기 중이다. 편지의 내용을 리뷰에 올리는 것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에 생략한다. 아내 세실리아가 느끼는 갈등은 낯설지가 않다. 살아가며 기가 막힌 비밀을 알게 되는 경우가 없지 않기에 그렇다. 작가는 말미에 ‘If, ’를 화두로 삼아 마무리 짓는다. 지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우리 인생이 어떤 길로 가게 될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도 그 편이 나을 것이다. 어떤 비밀은 영원히 비밀로 남는다. 그저 판도라에게 물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래의 역습, 낯선 세상이 온다 - 미 대통령에게만 보고된 2030 세계 대변혁 시나리오
매튜 버로스 지음, 이미숙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이야기 2015-058

 

미래의 역습매튜 버로스 / 비즈니스북스

 

1.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어느 분야에서,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그리 밝지 못하다. 미래의 모습이. 책의 제목처럼 낯선 세상이 올 것임에 틀림없다.

 

 

2. 이 책은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의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탄생했다. 이 책의 지은이 매튜 버로스는 국제 정세분석가이자 미래 예측가로 소개된다. 몇 가지 핵심 질문을 토대로 정리된다. 큰 시야로 보면 지구의 이야기다. 중동은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가? 미래 세계에는 핵이 확신될 것인가? 미국이 직면한 핵심적인 위협은 무엇인가?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인가? 다소 미국적인 관점에서 본 것이 단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3. “걱정스럽게도 많은 사람이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앞으로 펼쳐질 엄청난 미래에 대한 무지 때문이다. 인류가 지금처럼 수많은 기술 변화의 경계선에 섰던 적은 없었다. 우리의 발아래에서 지면이 움직이고 있을 정도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지금은 인간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정신적, 육체적 능력에서 과거의 한계가 사라지고 있다.”

 

 

4. 책은 크게 3파트로 구성된다.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을 주시하라. ‘메가트렌드’, 우리에겐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다. ‘게임 체인저그리고 마지막 3부에선 지은이가 미래 가상 시나리오를 썼다. ‘선택 가능한 세계라는 타이틀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은밀한 협조, 중국과 미국의 합동 프로젝트, 길 잃은 과학 연구가 불러온 비극, 새로운 제도 뉴딜 2.0 등이 콩트처럼 펼쳐진다.

 

 

5. 중국에 대해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하긴 지은이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중국의 행보가 세계의 지형을 바꿔놓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요즈음이다. 중국을 깨어난 용이라 표현한다. 중국에는 발전보다 중요한 발전의 관리를 주문한다. 특히 눈길이 머무는 것은 개인의 권한 확대. 개인의 소집단의 힘이 커져가고 있다. 국가 수준급의 피해와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은 무대에서 내려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다가올 세상에서 감춘 것이 드러나지 않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 위의 오케스트라 -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100년의 연주여행
가레스 데이비스 지음, 장호연 옮김 / 아트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이야기 2015-056

 

길 위의 오케스트라가레스 데이비스 / 아트북스

 

1. “내가 열 살 때 플루트를 처음 잡았을 때만 해도 이처럼 흥미진진한 여행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책의 지은이 가레스 데이비스는 그의 세대를 대표하는 플루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라고 소개된다. 2000년부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된다. 2007년부터 그는 해외 순회공연을 다닐 때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LSO)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오케스트라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벌어진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

 

 

 

 

 

 

 

 

2. LSO 기록보관소는 오케스트라 역사에서 중요한 많은 순간들을 자료로 갖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1912년 북아메리카 순회공연을 간 사건이라고 한다. 연주자들은 하마터면 타이타닉호를 탈 뻔했다고 한다. 지은이는 그 때 그 시절의 LSO가 궁금했다. 기록보관원이 갖고 있는 자료는 주로 보도 자료와 행정문서 뿐이다. 지금처럼 개인적인 소회를 적은 글은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두드리면 열린다. 100년 전 LSO의 기록이 소포로 도착했다. 고모할머니의 다락방을 정리하던 손녀가 할아버지(그 당시 팀파니 연주자)의 유품을 발견했다. LSO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작은 공책을 보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LSO에 보낸 것이다. 몇 주 뒤에 역시 그 무렵 플루티스트의 기록도 도착한다.

 

 

3. 덕분에 지은이는 책 만드는 일이 신나졌다. 2012년 그의 글과 1912년 글들이 교차한다. 음악애호가들은 물론 시대의 흐름 속 이야깃거리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들이다. 개성 강한 여러 지휘자들의 뒷이야기 또는 연주자들의 일상들이 100년의 타임머신을 왕복하며 펼쳐진다.

 

 

 

 

 

 

 

4. 1912328. LSO100여 명의 음악가들은 처음 미국 공연을 떠났다. 그때까지 유럽의 어떤 오케스트라도 대서양 너머로 공연을 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음악가들만 식구들이 아니다. 악기들도 당연히 식구다. 역시 이동하는 것이 문제다. 배로, 열차로 하염없이 간다. 그래도 공연 시간은 맞춰야하니 모두 얼마나 애썼을까. 뉴욕타임스에선 배를 통해 이렇게 비싼 악기들이 여행한 적이 없었다.”라고 자랑했다.

 

 

 

5. 교통수단의 발달은 100년 사이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다니듯 빨라졌다. 빨라진 만큼 동선도 길어졌다. 음악가들에겐 더 분주한 일상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복 받은 사람들이다. 이 나라 저 나라 다니면서 자신들의 연주를 듣고 감동하는 낯선 청중들을 만나는 일은 늘 기대감으로 차있을 것이다. 반면 이런 안타까움도 있다. “LSO의 혹독한 순회공연 일정은 힘들다. 일하는 시간은 길고 세계를 돌아다니느라 가족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여서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봉급이 특별히 내세울 만큼 높지도 않다. 게다가 연주가 삐끗한다거나 유통기한을 넘어섰다고 판단되면 그 자리를 탐내는 신예 실력자들이 줄을 서 있다. 정상급 오케스트라 자리가 주는 부담감은 엄청나다. 누군가가 그런 자리에 있다면.....그가 거기에 오르기까지 쌓아야 하는 솜씨를 과소평가하지 말자. 무대에서는 뭔가 잘못 되어도 숨을 곳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 2015-054

 

괴물의 심연제임스 팰런 / 더퀘스트

 

1. “나는 자리에 앉아 우리 가족의 스캔 사진을 분석하다가 사진 더미 속 마지막 사진이 두드러지게 이상한 걸 알아차렸다. 사실 그 사진은 사진 임자가 사이코패스이거나 적어도 사이코패스와 불편할 정도로 많은 특성을 공유함을 시사하고 있었다. 그 사진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낸 다음에도, 나는 실수가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처음부터 아무런 실수도 없었다. 그 뇌 스캔 사진의 주인공은 나였다.”

 

 

2. 나름대로 성공한 신경과학자이자 의대 교수인 이 책의 지은이 제임스 팰런은 온화한 가정에서 자랐고, 세 아이의 아빠이자 많은 친구를 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을 보면서 깊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자신의 유전자는 행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을까? 그에게도 연쇄살인범의 기질이 숨어 있을까?

 

 

3. 사이코패스들의 뇌 사진은 어떻게 다를까? 이 살인자들의 뇌는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의 활동이 저조하다. 자제력이나 공감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지은이가 자신을 모두 드러내기로 마음먹은 것은 대단한 결심이다. “나 자신과 내 과거를 무자비하리만치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진리에 다가갈 것이다(내 지인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나와 의절하지 않게 되길).”

 

 

4. 지은이는 그의 숙제를 뇌 영상, 유전학,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사이코패스란 무엇인가?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사이코패스도 사랑할 수 있을까? 등으로 글 제목을 달다가 끝에 가선 이렇게 마무리한다. ‘사이코패스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을 옹호하는 발언일까?

 

 

5. “사이코패스는 모든 사회에 존재한다. 모든 문화권에 사이코패시가 약 2퍼센트의 비율로 실재한다는 사실은, 사이코패시가 또는 최소한 사이코패스에게서 발견되는 특성과 연관되는 대립유전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인류에게 바람직함을 시사한다. 아니라면 사이코패시는 진화 과정에서 제거 되었거나 적어도 오래전에 그 수가 줄었어야 한다.” 사이코패스와 천재는 한 끗 차이라는 견해도 있긴 하다. 성질 없는 사람 어디 있나? 성질대로 사는 사람과 성질을 달래며 살아가는 사람의 두 부류가 있을 뿐이다. 흉악범을 잡고 보니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이웃집 아저씨라고 하지 않던가. 그 성질이 속에서 발효되다 못해 빵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잘 관리하는 나름의 지혜가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