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재다 -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
육동인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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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재다육동인 / 북스코프

 

 

인재는 타고 나는 것일까요?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우리 속담 '개천에서 용났다'가 생각납니다. 개천에서 용이 자랄 리는 만무고, 호기 있게 하늘을 날아가던 용이 뭔 고장인지 개천에 빠졌다가 다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런 말이 나왔나요? 이 말속엔 인재나 천재가 태어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인재하고 천재는 다르지요. 그러나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재나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이지요.

 

  

  

인재는 만들어진다

 

이 책은 만들어지는 인재에 대해 정리를 잘 해놨습니다. 이 책의 지은이는 2000년대 초반, 한국경제신문뉴욕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는 유대인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유대인 어머니들의 교육철학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공부 안 하면 죽는다" 아무리 교육열이 쎈 한국의 어머니들도 이 정도는 아니지요. 그저 자식의 앞날, 당신들의 체면을 위해 아이들을 들들 볶지요.

 

 

박근혜 정부가 출범 후 '창조경제'를 들고 나왔지요. 창조니 창의니 하는 말을 하도 들어서 별로 체감되지 않긴 합니다. 그저 코앞에 닥친 일이라도 차분하고 지혜롭게 잘 처리하길 바랄 뿐입니다. 창조와 창의는 이 책의 키워드입니다. 새 정부 출범 후 21세기 이스라엘의 경제성장 비밀을 다룬 책 창업국가가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마치 정책 교과서처럼 여겨졌다는군요. 마치 누가 당신 그 책 창업국가읽어봤어? 하고 물으면 그럼~”하고 답하려고 했을지도 모르지요.

 

지은이도 이 문제에 일침을 가합니다. "창조경제를 올바르게 구현하기 위해서 먼저 몇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우선 창조경제의 벤치마킹 대상을 이스라엘 경제 시스템에 한정하지 말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 사회와 그들의 사고 체계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극히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유대인의 창의성

 

 

따라서 지은이는 특히 유대인의 '창의성'을 비롯한 그들에게 배울 좋은 점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대인에게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선 그들이 전 세계에서 얼마나 멋진 삶과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이미 상식이 되었지요.

 

 

유대인은 창의성은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으로 규정한다.

 

 

몇 해 전이던가요? 지방의 어느 초등학교 졸업식 날 졸업생 전원이 각기 상장을 받았답니다. 상 이름은 다 다른데, 부지런 상, 깔끔 상, 협동 상, 예의범절 상 등등 각 아이들의 초등 육 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성품과 행동에 맞춰 상장을 주었다는군요. 어느 선생님의 아이디어인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현재까지 노벨상 수상자중 22%가 유대인이라고 합니다. 노벨경제학상만 한정시키면 41퍼센트, 과거에 유대인을 경멸하는 시절 때문에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사람들까지 포함시키면 더 많겠지요. 유대인의 창의성은 '티쿤올람'이라는 히브리어로 설명된다고 합니다. 티쿤올람은 유대 종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로 평가될 정도로 유대인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용어라고 합니다. "영어로 'to improve the world'라고 표현하는 티쿤올람은 우리말로 '세상을 바꾼다' 또는 '세상을 개선한다'정도의 뜻이다." 유대학자들은 이 말을 이렇게 풀이합니다.

'신은 세상을 창조했지만 미완성의 상태로 놔두었고, 그런 불완전한 세상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임무를 인간에 부여했다.'

 

 

유대인들은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하고 실제 삶에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내가 미완성의 세상을 바꿔 완전하게 만들겠다.'는 주체적인 생각이지요. 따라서 자연히 '남과 다른, 나만의 힘'에 주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성인식

 

 

또 하나 유대인에게 독특한 점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적용하는 '성인식'입니다. 우리처럼 미성년자의 ''자만 떼어주는 성인식이 아니라, 참 바람직한 성인식입니다. 유대인에게 성인식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이고, 실제로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유대인들은 13세 생일이 되면, 종교적으로 성인 대접을 해준다고 합니다. 일생 중 결혼식만큼 비중을 두는 날이 성인식날 이라고 합니다. 과거엔 여성들에게 성인식이 없었는데, 여성 권리가 신장하면서 192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유대인 여성들의 성인식이 거행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교파에선 여자아이들에겐 12 세 때 성인식을 치러 준다고 합니다(이 나이의 여자 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신체적인 성숙이 빠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이날 한 밑천 잡는 날이기도 하답니다. 결혼식 축의금 이상으로 봉투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사는 형편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다 모으면 적게는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까지 성인식 축의금이 들어온다는군요. 우리나라 같으면 '엄마가 보관할게..'하고 어느 결 엔지 빈 깡통이 되지만, 유대인은 그 자녀들의 돈에 일체 손을 안 댄다는 군요. 아이들도 그렇게 알고 있고요. 이들은 이 돈을 예금 또는 채권을 사서 묻어둔다고 합니다. 이들이 20대 초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쯤이면 최소한 두 배 이상 불어나 있겠지요. 우리 돈으로 약 1억 원 정도가 평균치라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이 안 되어 알바로 스펙 쌓기로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많아서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우리의 현실과는 판이하게 다르군요. "열세 살에 행해지는 성인식을 종교적 관점과 생활 경제적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물론 생활 경제적 관점이다. 성인식에 들어오는 축의금을 청소년들이 스스로 관리함으로써 구체적인 실물 경제의 감각을 키우고, 덤으로 돈까지 불린다." 자연스럽게 유대인 자녀들은 취직보다는 그들의 시드머니로 창업을 꿈꿉니다. 페이스 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외 19살에 델 컴퓨터를 세운 마이클 델이 창업의 길로 들어선 유대인들이고 그 외에도 수도 없이 많다고 합니다.

 

무엇인가 남에게 좋은 점을 배운다는 마음 자세는 좋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꽃과 식물도 무조건 내 땅에 옮겨 심는다고 잘 자라진 않겠지요. 그 토양을 어떻게 가꾸고 관리하느냐가 중요하겠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가정, 학교, 사회에서 유기적인 관계로 우리의 새싹들을 잘 키워나가야겠다는 마음이 합해지지 않는다면 글로벌 사회에서 더욱 더 왕따가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 책이 그런 마음을 다지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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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6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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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6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방 소멸 - 인구감소로 연쇄붕괴하는 도시와 지방의 생존전략
마스다 히로야 지음, 김정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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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마스다 히로야 / 와이즈베리

 

 

최근 외신에 의하면 일찌감치 산아정책을 엄격하게 밀고 나갔던 중국이 올해 산아정책을 해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줄 것 같다고 한다. 세계 인구 중 거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이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걱정이라면 다른 나라는 어쩌라고? 인구수로 바싹 뒤쫓아 오는 인도가 신경 쓰였나?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류 최대의 혁명은 산업혁명, IT혁명도 아닌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혁명이다.”

 

 

미래 인구의 추이는 산업 정책, 국토 정책, 고용 정책, 사회보장 정책 등 온갖 정책을 크게 좌우한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를 본다. 일본은 2008년을 정점으로 인구 감소세에 돌아섰다. 앞으로 본격적인 인구 감소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1012,806만 명이던 일본의 총인구는 2050년에 9,708만 명, 금세기말인 2100년에는 4,959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불과 100년도 지나지 않아 현재 인구의 약 40퍼센트 수준, 즉 메이지 시대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 현상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저출산 때문이다. 고령자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에 비해 출산율은 떨어진다. 그나마 고령층이 이 세상을 떠나면 그대로 인구감소로 기록되는 것이다. 대도시 거주자일수록 인구감소에 무디다. “이렇게 인간들이 많은데?” 이러고 있다.

 

 

저자는 우선 인구 감소에 대한 몇 가지 오해에 대해 이야기한다. Q : 본격적인 인구 감소는 50년 뒤, 100년 뒤에 닥칠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가? A :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방의 대부분은 이미 고령자까지 포함해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Q : 인구 감소는 지방의 문제일 뿐 대도시인 도쿄는 안전하지 않을까? 도쿄가 인구를 유지하는 이유는 지방에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는 출산율이 매우 낮아서 인구 재생산력이 저조하다. 지방의 인구가 소멸하면 도쿄로 유입되는 인구도 사라져 결국 도쿄도 쇠퇴할 수밖에 없다.

 

 

 

책은 총 6챕터로 구성된다. 일본 특유의 인구 감소 구조인 극점 사회에 대한 이야기, 인구 감소 대책을 위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의 책정과 정부, 지방 쌍방의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인구 감소의 요인 중 하나인 인구이동에 대한 대책, 향후 저출산 대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인구가 대도시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방의 젊은 여성에 관심을 두는 것은 우리나라도 참고 할만하다. 지방에서 젊은 여성이 사라져버리면 다음 세대가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에 매력적인 고용 기회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출산에 관한 한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처럼 산아정책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를 낳건 셋을 낳건 자유다. 일본 역시 한국처럼 사회적 환경의 문제가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이를 낳았을 경우 부딪는 사회적, 경제적 제약이 문제다. 출산을 방해하는 사회적 저해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더 노력을 많이 한다. 대도시는 워낙 인구가많이 몰려 있으니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니까 오히려 괜찮다는 분위기다.

 

 

이 책의 부록으로 책 말미에 성남시의 재정건전화 사례저출산 시대 극복을 위한 성남시의 공공성 강화 정책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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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9-1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만큼 먹고 살기 힘들다는 뜻이죠.
낳자 마자 입시에 경쟁에 내몰려야하고
행복감은 낮고 자존감도 낮은 시대이니
이런걸 아이보고 겪으라고 용감한 부모는 없으니
없는 애 고생은 시키고 싶지 않다는 의미였으니까요.

처가가 시골입니다만 100%가 노령 70-80세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들어가 살만하지가 못하죠.
새로운 공동체작업은 하긴 하는데 정주여건이 도시에 비해 터무니 없거든요.
일주일 휴식취하러 가더라도 그기서 살라면 대다수(극소수 빼고)가 싫어 할겁니다.

우리는 시골형편이 일본보다 더 심각하죠.

쎄인트 2015-09-15 12:10   좋아요 1 | URL
예...공감합니다. 제가 지금 있는 곳도 서울에서 멀지 않은곳임에도 불구하고...노령인구가 많습니다. 아이들, 청년들이 귀합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서울로 유학이나 취직을 위해 떠나고 말지요. 사회복지측면에서 젊은이들이 힘써 일해 어르신들을 책임져야하는 분위기인데...젊은층의 감소가 큰 숙제라고 생각듭니다.
 
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 또 다른 교육 더 나은 세상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번역 총서 2
마이클 애플 지음, 강희룡 외 옮김 / 살림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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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마이클 애플 / 살림터

 

1. 이 책은 세계적 석학 마이클 애플이 교육은 단지 지배 관계를 반영하는가?”, “교육이 사회를 변혁시키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는 저서이다.

 

2. 마이클 애플은 그동안 그의 어려 저서를 통해 경제, 정치, 문화적으로 지배적인 집단이 한 사회를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기 위해 교육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배 집단의 이러한 시도가 민주주의라는 것, 그리고 정의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바꾸기 위한 더 크고 무척이나 창조적인 이데올로기적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밝힌 적이 있다.

 

3. 애플은 교육이 만약, 경제, 정치, 문화 운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만 하다면 교육은 사회 변혁에 있어서 강력한 힘이라고 한다.

 

4. 이 책은 마이클 애플이 자신의 학문적/활동가적 여정을 결산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의 개인적 교육사는 무척이나 독특하다 못해 흥미롭다. 책엔 붉은 기저귀를 찬 아기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애플을 일컫는 말이다. 애플은 공산주의자 및 사회주의자들로 구성된 가정에서 태어났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던 유년 시절을 보내고 10대 시절 인쇄공으로 일하기도 했다. 붉은 색이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그가 어떤 성장기를 보냈을까 짐작이 간다.

 

5. 이 책에 일관되게 흐르는 애플의 사상은 관계적으로 생각하기이다. 사회의 구조를 형성하는 지배적인 권력과 그 권력에 의해서 억압받는 사람들. 이 관계를 매개하는 교육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반대로 교육을 통해서 그러한 관계를 전복시키기 위한 기획들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6. 애플은 헤게모니라는 개념을 관계적으로 생각하기라는 바탕 위에서 파악하고 있다. 그는 헤게모니를 하나의 moment(순간)로 이해한다. 헤게모니는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을 일정한 기간 동안 형성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 이데올로기이다. 따라서 애플의 이데올로기는 헤게모니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aspects)로 이해된다.

 

7. 애플은 이 책에서 카운츠, 프레이리, 듀보이스, 우드슨 등 진보주의 교육을 추구했던 사상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애플은 이들을 다루는 이유를 그들을 추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우리가 디디고 설 어깨를 빌려준 사람들, 그리고 교육에서 진보적인 민주주의의 거대한 강줄기가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그렇게 오랫동안 혼신의 힘을 다한 사람들의 범위를 넓히기위해서 이들의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그들은 교육이 왜 정치투쟁의 중심에 서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 주었을 뿐 아니라 이 책의 제목으로 던져진 질문 교육은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공공 지식인이 관여해야 할 영역을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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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4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쎄인트 2015-09-14 13:43   좋아요 0 | URL
예...동감입니다..아이들이 갖고 있는 꿈과 재능을 한껏 표출시켜주다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갈 길을 찾아나서겠지요..
목표만 정해져도 반은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담다 그리고 닮다 - 성서 한 줄 마음에 담고 삶은 마음을 닮고
김용원 지음 / 세움과비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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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 그리고 닮다김용원 / 세움과비움

 

 

크리스천에게 성경 말씀은 영의 양식이다. 사람은 육의 양식을 한 끼만 걸러도 때로 예민해지고, 심한 경우엔 당장 몸이 어떻게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나 역시 때로 그러하다. 그러나 영의 양식을 취하는 것은 더욱 소중하다. 크리스천은 아니더라도 나의 영과 혼을 채워주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독서가 답이다. 내가 읽고 싶은 책,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어느 결에 내 마음에 꽂히는 부분이 있다. 때로 책 속의 한 구절이 나를 온전히 채워주는 때가 있다. 그러나 한 번 채워졌다고 오래 남아 있진 않다. 그래서 꾸준한 독서와 사색이 필요하다. 크리스천인 나는 일반적인 독서를 통해 영의 양식을 채우지만 성경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곤 한다.

 

 

 

이 책 담다 그리고 닮다의 저자 김용원은 성경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삶에 적용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본받을 점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문학 활동으로는 조병화 시인의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45세가 되던 해까지 도서관으로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면서 시를 썼다고 한다. 그는 오늘도 그가 쓰는 시가 언젠가 자신의 구원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구원이 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성경구절을 묵상하면서 쓴 저자의 에세이는 따뜻하면서 깊이가 있다. 자신의 자작시, 다른 시인의 시, 동서고금에서 얻은 삶의 지혜 등을 담았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잠언 27:1)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라는 인사말은 불안정한 사회적 분위기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우리의 현재 일상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피조물은 피었다 지는 꽃과 같으며 지나가는 그림자 같은데 무슨 큰 자랑이 있을 것인가. 찬바람 부는 겨울 정원에 나와 아름답던 꽃이 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뽐내는 것도 한때이고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칭찬으로 사람을 시련하느니라.” (잠언 27:21)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난다.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내가 누군데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 목이 너무 뻣뻣해서 저러다 목이 부러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는 사람 등등. 관심과 칭찬과 우러러봐주길 원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타인에겐 인색하다. 다른 이들에겐 칭찬은커녕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나만 바라봐를 노래하고 있다. “남이 알아주기를 원하고 허망한 것을 좇는 결과는 참담하다. 사람은 칭찬받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칭찬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한다.”

 

 

진수를 먹던 자가 거리에 외로움이여 전에는 붉은 옷을 입고 길리운 자가 이제는 거름더미를 안았도다.” (예레미야 애가 4:5)

 

 

인생에는 부침(浮沈)이 있고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의 행복으로 내일의 행복을 보장 할 수 없다. 오늘 흥하면 내일 망하는 날이 있고, 오늘 청춘이면 머지않아 노년의 날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뚜르게네프의 시를 한 편 소개한다. “어둡고 지친 날들이 다가왔다...자신의 병,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노환, 그리고 노년기의 추위와 어둠...그대가 지금까지 사랑한 것, 기약 없이 믿고 내맡긴 모든 것들이 시들어 쓰러진다.”

(뚜르게네프의 노인중에서)

 

 

이 책은 그저 아무 때나 아무 곳을 펼쳐 읽어도 좋다. 목차를 보면서 지금 내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어도 좋다. 여백이 있는 책이다. 각 글마다 Today's Me, Future's Me. 라는 빈공간이 있다. 오늘 나에게, 미래의 나에게 또는 미래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주는 간단한 메시지를 남길 수가 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말씀을 담고,

그분의 모습을 닮아가는 일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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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4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쎄인트 2015-09-14 12:23   좋아요 1 | URL
더 어려지시면...다시 다니시려구요? ㅎㅎㅎ
 
하루 한시 - 한시 학자 6인이 선정한 내 마음에 닿는 한시
장유승 외 지음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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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시장유승 외 / 샘터

 

 

()는 함축의 언어다. 한시(漢詩)는 한자로 지은 시다. 한자로 지어졌다고 해서 중국시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의 한시는 삼국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이어졌다. 그 한시(漢詩)들이 수십만 편이 넘게 전해진다. 양적으로만 따져도 고전문학 으뜸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한시는 어렵다. 한자(漢字)가 걸림돌이다. 아침저녁 달라지는 교육정책 탓에 한문을 배웠다 안 배웠다 하다 보니 한자는 완전히 외계어 수준이 되어버렸다. 설령 한자에 익숙하다 할지라도 한시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깊이 들여다볼 시간들도 없이 바쁘게들 살아가는 것도 문제다.

 

 

한시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바람 같은 삶의 흔적만 그렸다면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엔 일상의 한순간에서 얻은 빛나는 깨달음이 젖어있는 한시들이 담겨있다. 101편의 한시들이 하루의 시간 순서대로 엮여있다. 한시는 보통 네 구절, 또는 여덟 구절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자가 읽기 쉽게 한 편의 한 시에서 두 구절, 또는 네 구절만 뽑았다. 말의 앞뒤를 자른 탓에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해석의 자유와 확장의 장점도 있다는 말이 뒤따른다.

 

 

 

세상은 원래부터 결함투성이

인생이 어찌 어긋나지 않으랴

_유언술(1703~1773)

 

- “천하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열에 여덟아홉이다라는 말도 있다.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은 위험하다. 아니 그런 사람이 더 위험하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기에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제대로 한 번 멋지게 살아보자고 열심을 내게 된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한번쯤은 결함투성이의 세상에게 덕을 본 일이 있지 않은가. 뜻밖의 행운, 노력 없이 이룬 성취, 이 모두가 결함세계 덕택이다.”

 

 

 

 

만 권의 책을 독파하고

만 리 먼 곳을 유람한다

_오한응(1854~ ?)

 

 

만리 먼 곳을 유람하지는 못해도 만 권 이상의 책은 읽고 싶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일만 권의 북리뷰를 남길 생각이다. 그 이상 읽겠다는 이야기다. 해외여행을 꿈도 꾸기 어려웠던 조선 말기. 개화사상가 강위(1820~1884)는 누구보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았다. 일본, 북경, 상하이 등등 많이도 다녔다. 강위는 만 리의 여행을 하기 앞서 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에게 여행은 독서를 통해 추상적인 지식을 구체화시키는 시간이었다.여행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확인하고 각인(刻印)하는 과정이다. 독서 없는 여행이 경험치를 더하기로 늘려주는 산술급수라면 독서와 여행의 병행은 경험치를 곱하기로 늘려주는 기하급수다.”

 

 

 

겉으로는 그저 보잘것없는 물건이지만

그 안에는 맑고 산뜻한 향기가 있지

_ 조수삼(1762~1849)

 

 

 

국화베개를 두고 읊은 시다. 내 인생을 채우고 있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타인에게 어떤 모습일까? 어떤 향기로 다가서고 있을까? 또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도 해본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보이는 저 모습이 진짜인가? 내가 나를 모르면서 남에 대해선 쉽고 가볍게 이야기하곤 한다. 아마 남이 나를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면 속이 많이 거북할 것이다. 화가 날 것임에 틀림없다. 이른바 물질의 시대인 오늘날에는 거친 무명 안에 향기를 채울 시간도 의지도 없다. 차라리 거친 베개에 수를 놓아 화려하게 꾸밀지언정 베개 안에 공들여 향기를 채우려 하지 않는다. ‘정신은 없고 물질만 난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같은 생각을 가진 한시 연구자 여섯 사람이 이 책을 엮었다. 여섯 사람 모두 한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한시를 일상의 영역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에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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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9-1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 권의 책을 독파하고
만 리 먼 곳을 유람한다
_오한응(1854~ ?)

제일 맘에 드는 구절^^..

자고로 선비는 3수레의 책을 읽어야 최소 기본조건이라던데..
한수레도 안되네요.ㅎㅎㅎㅎ요즘은 정보와 지식량이 많아서 덤프드럭으로 3대?쯤! ㅎㅎㅎ


쎄인트 2015-09-14 08:56   좋아요 1 | URL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읽어야 할 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일년이면 약 4만권이나 되는 신간서적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속에서..
그 중 극히 일부만 만나는 것이지요. 신간만 찾을 수 없으니..고전도 찾아보랴..
바쁩니다. 그저 읽을 수 있는만큼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삶에 적용하며 살다가렵니다~ 몸과 마음 평안하신 한 주 여십시요~^^

yureka01 2015-09-14 10:5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책도 조금은 비워야 됩니다.세상에 나오는 책 전부 다 섭렵 불가능하거둔요.결국은 선택과 집중으로 판단 해야되거든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