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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 - 도시의 가장 낮고 뜨거운 일터에서 발견한 인생의 존엄
장샤오만 지음, 허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 》 - 도시의 가장 낮고 뜨거운 일터에서 발견한 인생의 존엄 _장샤오만 (지은이), 허유영 (옮긴이) 웅진지식하우스(2026-08-24)
지하철 첫 차를 타본 적이 있다. 하도 오래 되어서 왜 첫차를 타게 되었는지는 잊었지만, 첫차에 웬 어르신들이 이렇게 일찍들 움직이시나 궁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분들 대부분이 미화부 일을 하시기 위해 첫차를 타신 것이다. 미화(청소)는 사무실이나 마켓 또는 규모가 큰 쇼핑몰 등의 정식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미화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일찍 움직이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장샤오만은 중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다오펑도서상 '2023 논픽션 작가'로 선정되며 오늘날의 사회문제를 날카롭게 포착하는 신예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산시성 상뤄 출신으로 현재 선전에 거주한다. 《선전완바오》와 《신주간》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오랫동안 심층 보도를 담당했고, 이후 중국의 대형 IT 기업에서 4년간 일했다. 저자의 고향은 외지고 교통도 불편해서 늘 변방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지은이의 고향 사람들은 스스로를 ‘아래쪽’에 있다고 생각해서 산시 남부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올라간다’고 표현했다. 시안에 올라간다. 베이징에 올라간다. 광저우에 올라간다 하는 식이다.
저자의 엄마는 1968년생이다. 봄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춘샹(春香)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시골에선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지라, 저자의 아빠는 1년의 절반을 일하러 외지에 나갔다. 비록 살림형편은 넉넉하지는 못했지만, 부모님은 자신들이 못 배운 대신에 자식들만큼은 제대로 공부를 시키고 싶어서 저자와 저자의 남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뒷바라지할 준비를 한다. 그 엄마는 42살 되던 해부터 1년 단위로 할 수 있는 일을 구해 외지로 나갔다. 엄마와 아빠는 보통 정월에 집을 떠났다가 동짓달이나 섣달에 돌아왔다. 두 분이 같은 곳으로 갈 때도, 따로 갈 때도 있었다.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 방학이 되면 남매는 친척 집을 전전하거나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다. 가끔 부모님의 일터를 찾아가기도 했지만 고향 집은 어차피 비어있기 때문에 잘 가지 않았다고 한다.
엄마는 오랜 노동과 살림에 치여 초등학교 3년 동안 배운 한자를 거의 다 잊어버렸고, 자기 이름만 겨우 쓸 줄 안다. 수십 년간 책을 손에 쥐어본 적도 없고, 글씨도 쓰지 않았다. 길을 찾을 때는 표지물을 보고 기억한다. 엄마에게는 자기만의 생존 지혜와 논리가 있었다. 저자는 일자리를 찾아 선전으로 올라온 엄마와 10년 만에 함께 살게 된다. 저자에게 엄마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평생을 시골에서 가족과 이웃을 건사하며 살아온 엄마는 거칠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저자가 생각하기엔 엄마가 지나치게 헌신적이라는 점이다. 엄마가 몸으로 버텨온 삶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저자는, 선전에 올라와서 청소 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엄마를 보면서 미안하고 고통스럽다. 자신이 엄마의 노동으로 짓눌린 등을 밟고 살아남은 생존자가 된 것 같은 마음도 갖게 된다. 저자는 그런 엄마를 이해하고자 900일 동안 엄마의 일터를 따라 나서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루에 16시간 3만 보를 걷고, 남자 화장실에서 잠을 청하고, 물집이 잡힌 채 출근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아무리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노동의 보상(품삯)이 다르다. 때로는 수백, 수천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쇼핑몰의 미화원은 투명인간이자 변두리 사람이다. 저자는 쇼핑몰이 비현실적이리만치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미화원 개개인의 시간을 무자비하게 빼앗은 결과라고 표현한다. 데이비드 그레이버는『불쉿 잡』이라는 책에서 타인에게 명백히 이로운 일일수록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받는 보상은 낮아지는 현상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근면함‘이나 ’사심 없는 헌신‘같은 말로 미화원들이 도시의 청결을 위해 바치는 노고를 치켜세우면서, 정작 그들이 보장받지 못하는 실질적인 권리는 외면하고 무시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부당하고도 터무니없는 일이다.”
이 책은 출간 이후 '2024 중국 좋은 책', '2024 CCTV 봄 추천도서' 등에 선정되며 중국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저자의 그 밖의 저서로는 『빅테크의 작은 사람 大厂小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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