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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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을때. 고백컨데 나는 웃다가 울었었다. 어찌나 끝내주게 웃겨 주시는지 말 그대로 웃다가 죽을 지경이었다. (죽기 싫어 울었냐면 그건 또 아니다.)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장면들. 야구를 하나도, 조금도, 전혀 알지 못하는 나 이지만 박민규의 소설은 재밌기만 했었다. (실제로 그 책은 야구 룰 따위를 잘 몰라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뒷편으로 갈수록. 그러니까 주인공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때는 조금 뒷심이 딸린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때 내 친구는 말했다. 앞부분은 아마도 대부분 논픽션일텐데 뒷부분은 픽션이라고 그래서 그럴꺼라고. 과연 그 말을 듣고 나니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후. 그의 단편 중에서 갑을 고시원이란걸 읽었는데 (카스테라에도 수록되어 있음) 그 단편은 어쩐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중에서 날마다 학교 기숙사에서 체조하는 인간을 떠올리게 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와 마찬가지로 역시 나는 그 책도 머리속에서 마치 영화를 보는것 처럼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생생했고, 주인공이 느꼈을 기분마저 함께 느끼고 있는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박민규씨는 어쩌면 고시원 같은 곳에서 살아봤을지도 모르겠다고, 아니라면 적어도 이 글을 쓰기 위해 고시원에서 약 한달 정도는 살지 않았을까 하고.

예전의 나는 (그리 오래전은 아니지만) 자신의 이야기나 경험을 쓰는 작가들을 너무나 경멸했었다. 작가란 모름지기 이야기꾼인데 그 이야기가 순전히 지가 겪은 일이라면 자서전이나 쓰지 뭣하러 소설같은걸 쓸까?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다르게 생각한다. 모든 이야기를 다 지어내야 하는건 아니라고. 때로는 경험을 녹일수도 있고 때로는 자기 얘기만을 주절거릴수도 있다고. 어차피 작가는 자기가 하고픈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까 말이다.

만약 내가 저 위에 적은것처럼 갑을 고시원과 삼미 슈퍼스타즈를 읽으면서 느꼈던게 사실이라면. 나는 박민규는 늘 논픽션만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든다. 왜냐면 이번 책 카스테라는 이상하게 읽는데 너무너무 힘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카스테라도 잘 쓰여진 단편집이다. 하나하나 상상력이 참으로 풍부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전에 갑을 고시원이나 삼미에서 느꼈던.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마치 내 살이고 피부인양 밀착되어있던 그의 문체는 이제 내 위에 둥둥 떠서 한껏 멋진척을 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내 지극히 편협하고도 개인적이며 내 멋대로인 생각에 따르면 나는 박민규라는 작가가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가 아주 확실하지 않나 싶다. 그의 픽션도 물론 훌륭하지만 내 취향에는 내가 논픽션이 많이 가미되었을꺼라 믿는 삼미나 갑을 고시원이 훨씬 더 좋았던것 같다. 박민규의 이전 글들은 현실성이 짙었는데 카스테라에서는 '이 사람 팀 버튼이 되고픈걸까?' 하고 느꼈을만큼 괴리감이 컸었다. 문체나 풀어가는 방식은 좋았지만. 그리고 중간중간 '역시 박민규' 싶은 명문장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정이 가거나 재밌거나 흥미롭거나 좋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니 흥미는 약간 있었다.)

순전히 내 개인적 바램이지만 나는 다시 박민규가 삼미나 갑을 고시원같은 글을 쓰면 좋겠다. 너 때문에 박민규가 상상의 나래에 제한을 받아야겠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바라면 바라는대로 다 이루어지면 그런 소릴 하라고 말하겠다. (나 따위가 바란다고 이루어질리 없으니 마구 바라는것 아니겠는가.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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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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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밝혔지만.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무척 좋아한다. 내가 처음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났을때. 나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때 아마 무라카미 하루키가 없었더라면 나는 좀 더 소모적인 곳으로 현실도피를 했을지도 모른다. 무라카미 하루키속에서 나는 내 현실을 외면할 수 있었고, 또 거기서 나는 뭔가를 끄적이고 싶다는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는 무조건 별 다섯을 주었다. 그런 헌사를 바쳐도 될 만큼 그의 작품들이 훌륭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하루키는 나에게 각별한 작가였으니까. 하지만 이제 그 무조건적인 애정을 거둘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하루키의 작품은 늘 반짝였다. 어떻게 인간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혹은 이런 느낌의 글을 써내는 하루키란 인간은 대체 어떤 인간일까 라는 의문을 안겨 주었었다. 그러나 이제 하루키는 더이상 반짝이지 않고 있다. 그는 평범하고 평이해져 버렸으며 하루키의 작품이란 작품은 다 읽은 나 조차도 이 작품이 누구의 것인지 모르고 읽었다면 그리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을 정도이다.

소설의 구성은 그리 나쁘지 않다. 전개 방식도 그럭저럭 괜찮다. 에리와 마리라는 두 자매의 밤을 다룬 것으로 마치 영화처럼 관객의 시선을 고려한 부분이 참신했다. 하지만 하루키는 괜찮다와 참신하다 정도의 평가로도 만족할 만한 작가는 아니다. 그가 여태 써 온 주옥같은 작품들을 생각할때 이번 작품은 무언가 무게와 깊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마리가 언니 에리의 침실로 가서 잠들어있는 그녀를 껴 안고는 돌아오라고 말할때는 코 끝이 조금 찡해지긴 했지만 그건 소설이 훌륭해서라기 보다는 자매 얘기가 나오면 으례 감상적으로 변하는 내 성격 탓이지 절대로 작품만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어쩌면 나는 앞으로 하루키의 책을 더 이상 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느니 차라리 그가 이전에 썼던 작품들을 읽으며 이렇게 재밌는 소설을 쓰던 작가가 있었음에 감사하는 것이 더 나은지도 모른다. 하루키를 보는 지금의 내 심정은 한때 열광했던 로큰롤 아티스트가 세월의 흐름 운운해 가면서 가요무대 같은곳에 나와서 트롯트를 해대고 있는 것과 똑같다. 로큰롤이 트롯트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은 일종의 배신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새로운 팬 층은 생길지 몰라도 과거 자신의 로큰롤 음악을 듣고 열광했던 팬들에게는 분명하게 배신이다. 적어도 로큰롤과 트롯트의 아찔한 간극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실은 몇 해 전부터 나는 하루키의 작품에 조금씩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도 무조건 별 다섯을 주곤 했었다. 그건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내 사랑의 표현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더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하루키의 팬들이 본다면 이 작품은 어떻게건 받아들여지겠지만 한번도 하루키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읽는다면 '이 작가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렇게 난리들이었지?' 하고 실망할 정도이다.

하루키의 25주년 기념작이라고 해서 상당히 기대를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그런 기대에도 혹은 하루키라는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에 대한 기대도 충족하지 못한다. 하루키의 팬으로써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다. 세상에는 영원한게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또 한번 깨달게 된다. 나는 하루키는 정말 영원히 처음과 같은 작품들을 써 줄 수 있을줄 알았었다. 하지만 그도 이제 나이가 들어 감각이 무뎌지나 보다. 물론 나이가 들어 더욱 깊이있고 의미있는 작품을 쓰는 작가들도 있겠지만 하루키의 경우 나는 그의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게 대단한 문학적 깊이와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하루키와 같은 작가들을 나이가 들고 감각의 가장자리가 둥글어지면 큰 타격을 받게되는 모양이다. 예전의 하루키가 그립다. 그렇게나 감각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던 글을 쓰던 하루키는 이제 세월 속으로 사라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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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5-07-3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200% 동감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된것이라고 여기는 부분만 빼고요. 어흑, 저는 사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하루키 아저씨를 어서 빨리 만나서 '아니,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어허헝..' 하면서 울고 싶었더랬습니다. ㅠ.ㅜ

수산나 2005-08-1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하루키 팬으로써 약간 실망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이건 하루키 탓이라기 보단 하루키의 이름으로 관심을 200배 끌어보려는 출판사의 의도가 아닐까 생각되요..제목도 영어제목 그대로가 좋지 않나요? 에프터 다크가 너무 의역된 느낌이에요..어둠의 저편을 기대했다간 별거 없죠? 이 소설의 발판으로 한 두권짜리 장편이 또나오지 않을까 싶네요....어째든 하루키 화이팅

끼사스 2005-08-2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판타지는 좀 어정쩡하죠. 튼튼한 초현실 구조물도 아니고, 현실에 대한 은유로는 안 와닿고. 예의없는 소리겠지만 하루키는 문체가 팔할이었던 작가인 것 같습니다. 요즘 와서 드는 생각이 그렇습니다.
 
꿈에서 만나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병모 옮김 / 세시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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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우리 둘 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겁나게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가 한국에서 유행처럼 번져버린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했고. 그래서 이제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는 것이 마치 유행이지난 루이비통 가방 (물론 외국에서는 명품에 제철이 지나고 말고가 없지만 우리나라에는 분명히 있다.) 을 메는 것 처럼 보인다는 것에 대해 분노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하루키에 대해 공통된 의견을 보인것은 하루키의 문체는 너무나 특이해서 그 누가 번역을 하더라도 하루키 책은 하루키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말을 했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중 상당 부분은 김난주라는 번역가가 번역을 했다. 그리고 내가 읽은 하루키책의 대부분이 그 번역가가 번역을 한 책이었다. 원서를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그 번역가가 하루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었었고. 위에서 말한것처럼 한편으로는 누가 번역해도 하루키는 역시 하루키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 꿈에서 만나요는 대체 하루키 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문체가 영 달라져 버렸다. 처음에는 뭐 이따위 번역가가 다있냐며 분기탱천 했었지만 생각해보니 하루키가 일본어로 쓴 책을 직접 읽어보지도 않은 주제에 번역이 이상하다고 하는건 말이 안되는 소리다. 어쩌면 김난주라는 번역가가 그동안 하루키의 책을 -자신의 문장력을 동원하여- 너무나 지나치게 잘 번역했던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리고 원래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은 윤병모라는 사람이 옮긴 문체에 더 가깝고 말이다. 뭐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이 책이 무척 하루키 스럽지 않아서 당혹스러웠다.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미지즘 소설이라고 되어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담집도 아니고 단편집도 아니고 에세이집도 아니며 산문집도 아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이상한 형식으로 된 묘한 소설집이란다. 영어로 된 단어들을 죽 나열해놓고 거기에다 이야기나 에세이를 써 내려 갔다고 한다. 문장들은 대부분 난해해서 읽기가 좀 힘들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쓴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마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괜찮은 부분만 짜집기해서 출판한 책 (제목은 까먹었다.) 이후로 가장 최악인 무라키미 하루키의 책이 아닌가 싶다. 우문인지 원래 번역을 하면 그렇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괴상한 문장들도 참으로 많다. 나는 원래 학구파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원작의 느낌을 알려면 무조건 원서로! 라는 부류의 인간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갑자기 하루키의 진짜 문체와 글솜씨가 궁금해져 버렸다. 김난주씨가 쓴 하루키가 진짜인지 아니면 이 책의 번역자 윤병모씨가 옮긴 하루키가 진짜인지. 아니면 그도저도 아닌 제 3의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스타일이 존재하는 것인지 말이다.

하루키의 팬이 아니라면 이 책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더 솔직히 말해도 된다면 하루키 팬들도 굳이 읽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별 셋을 주는건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니까 할 수 없이 그렇게 주는거다. 거기다 무늬가 찍힌 종이하며(세상에 책을 찍는 종이에 글씨나 그림 이외에 무늬는 왜 넣는걸까? 다 읽고 나서 벽지로라도 쓰라는 건가?) 조잡한 그림하며... 특히 그림은 정말이지 할말이 많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삽화는 뭐니뭐니 해도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그림이 제격인데 여기 실린 그림들은 콜라쥬도 아닌것이 대체 뭐가 뭔지를 모르겠다. 눈만 아플 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그림을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래저래 마음에 안드는 책이다.

쓸데없는 소리를 좀 더 덧붙이자면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책장 정리를 했다. 원래는 구입 순서대로 아무렇게나 꽂아두는데 문득 하루키 만큼이라도 책장 한칸 정도는 전용 공간으로 내어줘도 괜찮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리를 해 보니 하루키의 책은 딱 책장 한칸을 차지할 만큼이었다. 하루키가 낸 책이란 책은 다 읽었음에도 그것밖에 자릴 차지하지 못하나 싶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과거에는 하루키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봤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 하나 이상한건 A to Z 라는 책을 분명히 사서 읽은것 같은데 서평도 쓰질 않았고 책꽂이에도 없다는 것이다. 평소 아무에게도 책을 빌려주지 않는데 그 책은 어디로 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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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8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6-1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답변은 님 서재 최근 댓글로 달아두었습니다. 흐흐. 읽어보시길.^^

panda78 2005-06-1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 to Z 랑 이 책이랑 같은 거라고 알고 있는데요. ^^ 두 권 다 갖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꿈속에서 만나요라는 판으로 가지고 있는데요.
전 이 책 독특하고 괜찮던데요. 그림은 역시 안자이 상 그림이 제일 잘 어울린다는 플라시보 님 말씀에 2000% 동감!
제 책장에도 하루키 칸이 있습니다. 이제 슬슬 넘쳐나서 다른 칸도 넘보고 있지만요. ^^

2005-06-18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6-18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그래요? 전 A to Z이랑 좀 다른거 아닌가 하고 있었는데... (그럼 내가 읽었던게 아니군요. 단지 읽었다고 믿고 있은것 뿐이네..하하) 음. 근데 전 이 책 왜 별로였을까요. 안타까워요. 그리고 그림은 역시 안자이 미즈마루의 할랑한 그림이여야 하루키의 글과 어울리는것 같아요^^ (책장에 하루키칸을 가지고 있는 동지로군요. 반가워요. 흐흐)

속삭이신분. 저도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상당히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그건 무라카미 하루키가 무라카미 류가 쓴 '코인로커 베이비스' 를 보고 자극을 받아서 쓴거라고 하더라구요. 전 하루키랑 류는 일체 왕래가 없는줄 알았거든요.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역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외에 하루키의 단편들은 다 좋아합니다.^^

panda78 2005-06-19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수필에 보면 내가 자폐증이면 무라카미 류는 자개증이라느니, 자기는 열 중에 하나 둘이 정말로 마음에 들어해 주길 바라는데, 류는 열 중에 열 다 마음에 들어해주길 바란다느니 하면서 가끔 등장하더라구요. 아참! 류龍 네 집 고양이는 이름이 기린이라던데요? ^^;; 환수끼리 노는 거? ^ㅡ^
하루키칸 동지라니, 기쁩니다. ^^

주근깨 2005-06-19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이 훽~~돌아가버렸어요....사실..저 역시 매번 내가 하루키를 좋아하는 걸까..김난주를 좋아하는 걸까..생각을 한답니다..바나나,에쿠니 가오리...모두 김난주를 통해 내게 왔고...묘하게 건조한 문장들...음..일어 실력이 짧은지라..진실을 알 수 없구만요...전 하루키 작품은 세상의 끝~하드보일드 원드랜드...를 제일 좋아합니다..특히 꿈읽기가 나오는 부분....류의 작품은 거의 양억관(김난주 씨 남편이죠??)의 번역으로 읽었군요...음..거의 대부분의 일본 작가는 저 두 부부의 필터(?)를 거쳐 제게 왔구만요....쩝..

플라시보 2005-06-1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흐흐. 무라카미 하루키가 무라카미 류에 대해 그런 말을 했었군요. 음... 류의 고양이가 기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저도 어디선가 어렴풋이 들은 것 같습니다. 재능도 있고 각자의 색도 뚜렷하며 이름도 비슷한 두 작가가 잘 지내는 모습에 보기 좋은것 같습니다.^^ 언뜻 그 둘은 경쟁자일것 같은데 말입니다.

주근깨님. 음... 저도 김난주씨가 번역을 한 작품들을 유달리 많이 봐 와서 그런지 내가 정말 그 작가를 좋아하는걸까 아니면 김난주씨의 스타일을 좋아하는걸까 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님도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좋아하는군요. 흐흐. 양억관씨 역시 저도 님과 마찬가지로 많이 접한 번역가입니다. 음... 저는 저 책이 그저 그랬는데 어떤 사람들은 괜찮았다고 하더라구요.^^

DJ뽀스 2006-01-10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하루키를 읽고 있는거야? 김난주를 읽고 있는거야? (항상 제가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ㅋㅋ)
 
캐테 콜비츠
캐테 콜비츠 지음, 전옥례 옮김 / 운디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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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내가 생일날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책이다. 책값이 두둥 3만 8천원인지라 내 손으로는 못사고. 선물을 뭘 받고 싶냐길래 이 책을 말했었다. 선물 받은 지인에게는 상당히 미안한 일이지만 이 책은 내 기대에 전혀 못 미쳤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케테 콜비츠에 대한 설명 부족

이건 뭐랄까. 마치 신화 화보집 같다. 무슨 소린고 하니 이미 신화가 누구이고 뭐 하는 사람들인지 다 아는 이들만 사 봐야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나는 케테 콜비츠가 화가라는 것만 알았지 그녀에 대해 거의 정보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에 대한 설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저 그녀가 대단하단 소리만 해댄다. 오죽 대단하면 책이 나왔겠나만은 그래도 세상에는 가끔 나 처럼 대단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잘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는 인간들도 있다. 그런 인간에게 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면 안되었을까? 케테 콜비츠를 알고자 읽었는데 읽고 나서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책이 꼭 지식을 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알려 주지 않을꺼라면 차라리 그냥 화집으로 내지 왜 책의 형태를 취한것일까?

2. 너무 비싼 가격

책이 두껍고. 그림이 들어 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3만 8천원은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거의 4만원대에 육박하니 이 책을 사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야 돈이 문제겠는가 만은 문제는 가격에 비해 책이 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하드커버를 하고 있고 살짝 두껍고 그림이 있다는 이유로 이렇게 비싸게 받는건 이해가 가질 않는다.

3. 일기

책의 대부분은 케테 콜비츠가 쓴 일기이다. 뭐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가장 확실한 것이 일기등의 개인적인 기록을 보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일기를 편집 과정을 거쳐서 연대별이 아닌 사건 순으로 전개를 해 두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누군지도 잘 모르겠는데 그 사람의 일기를 읽는게 흥미로운 일이냐고 묻는다면 난 아니라고 대답을 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내가 보기에는 약간 방향을 잘못 잡은것 같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을 달고 나온 책이다. 그녀의 그림을 보는건 좋았지만 그 그림에 대해 설명이 좀 부족했으며 (양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녀의 일기는 좀 부담스러웠다. 선물을 받았으니 망정이지 내 돈으로 샀다면 제대로 아까울뻔 했다.

덧붙임 : 물론 케테 콜비츠를 잘 알고 있으며 그림에 대해 조예가 깊은 사람이 보면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나처럼 쥐뿔도 모르는 인간이 읽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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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5-06-1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님께는 괜찮은 책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림 전공하셨잖아요. 흐.. 저는 전공자가 아니여서 그런지 살짝 지루했어요.^^

sweetmagic 2005-06-1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테 콜비츠는 삶이 너무 기구해서(?) 그림마저 너무 직설, 현실적이예요. 어두웠던 것 같기도 하구요,,, 판화였던가요?? 여튼.... 기대많이 하고 봤다가 약간 실망한 기억이... 엽서는 좋았다는 ㅎㅎㅎ

플라시보 2005-06-1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weetmagic님. 네. 저도 케테 콜비츠의 그림과는 그다지 코드가 안맞는것 같더라구요. 삶이 기구하기로는 프리다 칼로도 만만치 않은데 그녀의 그림은 그래도 좋던데... ^^ 아무튼 안타깝게도 저에게는 조금 버거운 책이었습니다.

바람돌이 2005-06-1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케테 콜비츠 좋아하는 화가입니다. 제가 가장 처음본 콜비츠의 그림은 이거였어요.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다소 직설적인 제목의 그림이죠. 하지만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저 아이들의 눈이 며칠동안 저를 괴롭혔었거든요. 몇개의 선으로 저리도 많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화가란 그리 많지 않을테니까요.

이 화가를 처음 보는 사람에겐 이 책은 많이 지겨운 책이었을 것 같아요. 저도 조금 지겨웠거든요. 하지만 사랑은 모든걸 이기잖아요. 지겨움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화가를 만난다는 기쁨이 저에겐 더 컸습니다.


플라시보 2005-06-1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케테 콜비츠 싫어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기가 너무 많아서 그게 좀 마음에 안들었어요. 흐흐. 저 그림은 저도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눈빛이 너무 리얼해서요.^^ 님에게는 좋은 책이었다니 다행입니다. 누구나 다 좋은 책이 같을수는 없지만 이왕이면 좋은게 좋은거지요. 흐흐^^

mannerist 2005-06-17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보셨을지도 모르지만... 매너가 지난 봄, 베를린에서 들른 케테 콜비츠 박물관 부클릿입니다.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500209

 실천문학사의 역사인물찾기 시리즈. 아마 한국에서 나오는 시리즈물 중 이만큼 알찬 것도 드물지 싶네요. 한 권 한 권, 버릴 게 없으니까요. 중간중간 좀 지루한 책도 있긴 하지만요. 그중에서도 첫 두 권, 닥터 노먼 베쑨과 케테 콜비츠는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새로 나오면서 눈 두기도 더 좋아졌구요. 한 번 읽어보시길요. =)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그렉 버렌트 외 지음, 공경희 옮김 / 해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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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질을 할때. 사람들은 말한다. 상대에게 너무 많이 전화하지 말고 가끔은 튕기며 그리하여 상대로 하여금 나에게 애가 타도록 하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말이 그럴 뿐이다. 막상 사랑이라는 급물을 타기 시작하면 이미 이성이라는 노는 방향을 잡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똑똑한 여자들은 좀 다를꺼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켜 본 바에 의하면 이런건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게 들었느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내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은 여자가 그녀보다 훨씬 허접한 남자에게 목 매고 상처받는걸 얼마나 많이 지켜 봐 왔던가.

가끔은 친구들이 남자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는다. 겉으로 볼때는 '어머 정말? 얘 그 사람 안되겠다' 를 바라는것 같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그녀들은 일단 그가 자신을 사랑하고, 자상한 남자이며 매력적이라는 것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그래서 나는 좀처럼 그녀들이 표면적으로 바라는 [함께 남자친구 씹어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래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그에게 반한 그녀는 결국 모든걸 다 용서하고 받아들일 것이 뻔하니까. 그녀가 바보라서도, 연애 경험이 부족해서도 아닌 바에야 충고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면 될까? 여태까지는 그랬었다. 어차피 사랑과 연애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고 일반화될 수 없는 수많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냥 지가 알아서 잘 해야 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이 책을 만나기 전 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녀들에게 충고를 하거나 함께 남자친구를 씹어주는 대신 나는 앞으로는 이 책을 선물 할 예정이다.

세상에는 남녀의 차이를 나열한 책들이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친 것은 남녀가 각각 화성과 금성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책일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화성이나 금성 출신은 아니겠지만. 그 책은 그만큼 남녀가 다른 타입의 인간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어느정도 함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남자들의 행동을. 그래 남자니까 저런거야. 여자와 남자는 너무도 달라서 여자인 내가 그를 이해하는건 불가능하지. 그러니까 그냥 받아들여야 해.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허나 이 책은 말한다. 다른건 몰라도 적어도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당신이나 그들이나 하고싶고, 원하고, 하게 되는것이 똑같다고 말이다. 남자가 전화를 잘 하지 않는다고? 그건 남자라서 혹은 그가 전화를 싫어하거나 전화 통화에 익숙하지 않거나 쑥쓰러워서가 아니다. 그는 단지 전화를 할 만큼도 당신에게 반하지 않은 것 뿐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남자에게 반했다면. 그러면 당신은 전화라는 매체를 싫어하고 쑥쓰럽고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전화를 하지 않는가? 혹은 바쁘다는 이유로 며칠씩 안부를 전하지 못하는가? 모르긴 해도 아마 하루종일 전화기를 잡고 걸까 말까 수십번도 더 고민 하거나 아니면 그 바쁜 와중에도 비록 짧게나마 전화를 할 것이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우리에게 반했다면 그들도 그래야만 한다.

인간이란 동물은 간사해서 가끔은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 못 보는게 아니라 안하는거다. 너무 정면으로 봐 버리면 비참하니까. 그래서 갖은 핑계거리를 찾아 낸다. 그는 너무 바쁘다던지 아니면 최근에 아픔을 겪었다던지 아니면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다던지. 하지만 말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이 모든 개떡같은 상황에서도 상대를 향한 마음을 늦추거나 느슨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게 사랑 아닌가? 그렇게 모든걸로 다 통제가 가능하다면 개뿔 그게 무슨 사랑인가? 그냥 데이트나 하는 정도지.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례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약간 한심해 보인다. 어째서 저걸 모르는 걸까. 답이 너무 뻔하게 나와 있는데 왜 모를까 싶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일이 되면 정말로 모르게 된다. 아니 모르고 싶은지도 모른다. 수많은 이유와 핑계를 대어서 그가 나에게 전화하지 않고 무관심한 것에 대해 내가 대신 변호를 해 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아무도 직설적으로 대답해주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 가장 정확한 답을 내려준다. 그래 그럴수도 있겠지 하고 둘러서 말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마다 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결론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책은 말한다. 적어도 반했다면 남.녀가 하는 행동은 다 똑같다고. 또 그건 어떤 상황에서건 집중하게 만든다고 말이다.

여자들은 알다시피 바보가 아니다. 그녀들은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모두 세련되게 처신하고 생각도 많고 꿈도 있고 아름답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랑만 하게 되면 달라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문제는 그 사랑의 파트너도 역시 같은 증상을 겪고 있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건 정말 냉정하게 생각을 해 봐야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당신이 이성을 못 차리고 정신을 놓고 입에서 침을 흘리고 있는데 상대방 남자는 뭐가 그리 대단해서 자제하고 참고 인내할 수 있을까? 당신에게 반했다면 그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절대 그럴 수 없다.

너무 뻔해서 하품나는 내용들만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다시 한번 문자로 접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보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그래서 다소 유치하긴 하지만 이 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다 알고 있지만,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 정면으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 왜냐면 그가 나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혹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미쳐버릴것 같으니까. 하지만 똑바로 보자. 괜찮은 남자이건 자상한 남자이건 멋진 남자이건 일단 기본은 나한테 반해야 한다. 그래야 사랑이건 뭐건 할게 아닌가. 이 책은 각종 애매모호한 상황 (남의 일이라면 뻔히 보이지만 내 일이면 잘 안보이는) 을 나열해놓고 말한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고. 그러니까 당신에게 반해서 정신 못차리는 다른 남자를 찾아 나서라고 말이다. 연애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책들을 다 믿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책 만큼은 별 다섯을 줄만하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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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5-06-14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하긴 남자라서 전화 잘 안한다는 게 아니란 건 잘 알고 있지요. 제 친구의 남자친구는...거의 의처증 수준이거든요. 죽어라 전화하더라구요... 그래놓고 제 친구더러 전화 안 한다고 야단이고..ㅋㅋㅋ 전화할 시간을 줘야 전화를 하지... 여하튼 제 친구는 거의 사생활을 뺏기다시피 했는데, 그 남친 하는 말이... 자기는 구속당하는거 싫어서 연애하는 거 별론데... 크헉... 입에서 불 나올 뻔 했어요~~~^^

플라시보 2005-06-14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흐흐. 그 남자분은 정도가 좀 심하기는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뭘 하고 있는지가 궁금한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간섭은 하지 않아야 하겠죠. 그냥 아는 수준에 그쳐야죠. 남자도 여자한테 반하면 당연히 전화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여자들이 그러듯이요^^

클리오 2005-06-1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중하지 않는다면 온갖 핑계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번번히 눈을 가리고 자신이 보고 싶은것만 보는게 사랑의 비극성이죠... 흐흐.. 저는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는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 여자일수록 오히려 자신을 버리고 갈게 뻔한 애타게 하는 남자에게 집착한다고..그러다가 그 남자가 자신에게 정착하려고 하면, 당황하며 자신이 도망간다는 이야기가 분석되어 있더군요.. 사랑이 양쪽 다 딱 맞아서 서로를 똑같은 만큼 원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플라시보 2005-06-14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네 맞아요. 집중하지 않는다면. 더구나 시작하려고 하는 판국에 그런다면 더더욱 아닌거죠. 그런데 가끔은요. 정말이지 보고 싶은것만 본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키죠. 나중에는 그가 하지도 않은 변명을 혼자서 해 주고 앉아있기도 하구요. 아무튼 사랑이란건 암만 많이 해봐도 잘 모를 문제인것 같습니다. 매번 그런것 같아요. 흐..

moonnight 2005-06-1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놓고 아직 못 읽었어요. ;; 플라시보님 리뷰를 읽으니까 얼른 읽고 싶어지네요. 사랑을 하면.. 눈이 먼다는 말이 참 맞는 거 같아요.

플라시보 2005-06-15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그렇죠. 사랑하는데도 눈이 멀지 않고 이성적이고 평상시와 똑같은 평정을 유지한다면 그게 이상한거죠. 흐흐. 문제는 상대방도 그러냐 아니냐 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