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사기스럽게 생긴 화장품은 아이오페에서 나온 리뉴잉 스킨 필러이다. 필러는 주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는데 이렇게 화장품으로도 떡하니 나왔다.
리뉴잉 스킨 필러의 역할은 첫째도 주름개선 둘째도 주름개선 셋째도 주름개선이다. 그야말로 주름을 위해 탄생한 것이다. 나는 30대 초반이고 아직 굵은 주름은 아니지만 눈가에 잔주름이 잡히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눈에서 볼로 이어지는 주름선이 왼쪽에 하나 있는게 불만이었다. 피부과에서는 부위가 애매해서 보톡스도 좀 그렇고 바르는걸로 해결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 아이크림. 마치 로션인양 처덕처덕 발랐었다. 그러나 아무 효과도 없었다. 피곤하면 더욱 선이 짙어지고 화장하고 조명 잘못 받으면 무슨 칼자국처럼 선이 주윽 그어진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그러다 저 제품을 만나게 되었으니...
사용방법은 이렇다. 스킨과 에멀전을 바른 후 (내 경우 디올 스노우 스킨 2단계를 바른 후) 저 은색 주사기 같은 놈을 하나, 둘, 셋. 세번 펌프질해서 얼굴에 발라준다. 주름을 편다는 생각으로 꼼꼼하게 바르고 충분히 두들겨 흡수시킨다. 다음에는 저 통통한 흰색의 뚜껑을 열고 하나, 둘. 두번 누르면 스윽 하고 화장품이 솟아오른다. 그러면 그걸 또 꼼꼼하게 발라주고 잘 두들겨준다. (이건 비타민 성분이라고 한다. 모든 비타민 화장품은 바르면 얇은 막 같은게 형성되서 금방 피부가 뽀송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세번을 펌프질하고 두번을 누르라는 이유는 사용 설명서에 그렇게 되어있다. 그렇게 써야만 이 제품이 8주 프로그램인데 딱 맞게 쓸 수 있다고. 매번 저런 제품을 살때 눈금을 보며 짜내느라 고생하던 나같은 삐꾸들에게는 매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간단한가. 세번. 두번. 누르기만 하면 딱 8주가 완성된다니 말이다.
효과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지금의 나는 3주째 사용 중인데 주름이 거의 없어졌다. 특히 긴 흉터마냥 있던 그 주름이 많이 없어져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 나이가 든 사람들의 굵은 주름에는 얼마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일단 30 초 중반 피부 까지는 무난할 듯.
가격은 좀 쌔다. 국산 화장품 치고 18만원. 거기다 8주면 겨우 두달치인데 좀 심한 가격이다. 하지만 효과가 좋고 무엇보다 마구 후려치면 15만원에 살 수 있다. (난 그렇게 샀으므로 당신도 후려치면 가능하다.) 인터넷 가격이 15만원인데 오프라인에서도 그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그리고 샘플을 많이 얻어라. 특히 스킨 샘플. 그런다음 그걸 팩하는 가제에 발라서 얼굴에 15분 정도 올려두면 놀랍게 촉촉해진 피부를 볼 수 있다. 빠르고 쉽고 간단하게 팩을 할때 최고다.
향은 짙지 않아서 바르고 30분 후면 다 날라간다. 단 주의할점은 저거 바르면서 고기능성 타 화장품을 함께 바르지 말아야 한다. 좋은것도 너무 과하게 바르면 탈난다. 비싼 기능성 화장품은 저거 바르는 동안 냉장고에 고이 모셔두었다가 두달 후에나 꺼내 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