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에게는 실로 드디어라고 말 할 만큼 힘겨웠던 책이 나왔습니다.
작업 시간도 촉박했고 중간에 컴퓨터에 저장된 글들을 한 번 날려 먹기도 하고
각 꼭지마다 난생 처음 사진을 셀렉하느라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좌절의 이유는 제가 찍은 참 뭐 같은 사진들 속에서 골라야 했기 때문이지만요.)
사진이 모두 실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찍은 사진이 책에 실린다는 것은
쓴 글들이 실렸을 때 만큼이나 참 설레었습니다.
이 책의 공식 출간일은 7월 5일입니다만
확인해보니 온, 오프라인 모두 오늘 깔렸다고 합니다.
(오프라인은 주말에 깔렸다고 하더군요.)
저는 늘 그렇듯
서점에 가서 조심스럽게 이 책을 한 권 사 가지고 왔습니다.
작가 증정본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의 결과물을 내가 돈을 주고 사는 것은 여전히 의미를 가집니다.
조금 창피하지만 가슴이 콩닥거리는 일이지요.
수 많은 책들 사이에서 아직은 누워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언젠가는 세로로 세워질날이 올지도
혹은 생각보다 길게 누워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누워 있을 때 한 권 사 주는 것은
저를 위해 애써주신 출판사와 에디터에 대한 제 작은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제목이 크라잉 룸 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어두운 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이 그런 것 처럼 이 책은 좀 뒤섞여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희노애락을 다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저의 일상을 담은 책입니다.
이 녀석.
잘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몇 번이고 쓰다듬어보며 기도합니다.
오래, 정직하게 잘 살아 남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