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테 콜비츠
캐테 콜비츠 지음, 전옥례 옮김 / 운디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내가 생일날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책이다. 책값이 두둥 3만 8천원인지라 내 손으로는 못사고. 선물을 뭘 받고 싶냐길래 이 책을 말했었다. 선물 받은 지인에게는 상당히 미안한 일이지만 이 책은 내 기대에 전혀 못 미쳤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케테 콜비츠에 대한 설명 부족

이건 뭐랄까. 마치 신화 화보집 같다. 무슨 소린고 하니 이미 신화가 누구이고 뭐 하는 사람들인지 다 아는 이들만 사 봐야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나는 케테 콜비츠가 화가라는 것만 알았지 그녀에 대해 거의 정보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에 대한 설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저 그녀가 대단하단 소리만 해댄다. 오죽 대단하면 책이 나왔겠나만은 그래도 세상에는 가끔 나 처럼 대단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잘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는 인간들도 있다. 그런 인간에게 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면 안되었을까? 케테 콜비츠를 알고자 읽었는데 읽고 나서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책이 꼭 지식을 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알려 주지 않을꺼라면 차라리 그냥 화집으로 내지 왜 책의 형태를 취한것일까?

2. 너무 비싼 가격

책이 두껍고. 그림이 들어 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3만 8천원은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거의 4만원대에 육박하니 이 책을 사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야 돈이 문제겠는가 만은 문제는 가격에 비해 책이 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하드커버를 하고 있고 살짝 두껍고 그림이 있다는 이유로 이렇게 비싸게 받는건 이해가 가질 않는다.

3. 일기

책의 대부분은 케테 콜비츠가 쓴 일기이다. 뭐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가장 확실한 것이 일기등의 개인적인 기록을 보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일기를 편집 과정을 거쳐서 연대별이 아닌 사건 순으로 전개를 해 두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누군지도 잘 모르겠는데 그 사람의 일기를 읽는게 흥미로운 일이냐고 묻는다면 난 아니라고 대답을 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내가 보기에는 약간 방향을 잘못 잡은것 같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을 달고 나온 책이다. 그녀의 그림을 보는건 좋았지만 그 그림에 대해 설명이 좀 부족했으며 (양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녀의 일기는 좀 부담스러웠다. 선물을 받았으니 망정이지 내 돈으로 샀다면 제대로 아까울뻔 했다.

덧붙임 : 물론 케테 콜비츠를 잘 알고 있으며 그림에 대해 조예가 깊은 사람이 보면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나처럼 쥐뿔도 모르는 인간이 읽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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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5-06-1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님께는 괜찮은 책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림 전공하셨잖아요. 흐.. 저는 전공자가 아니여서 그런지 살짝 지루했어요.^^

sweetmagic 2005-06-1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테 콜비츠는 삶이 너무 기구해서(?) 그림마저 너무 직설, 현실적이예요. 어두웠던 것 같기도 하구요,,, 판화였던가요?? 여튼.... 기대많이 하고 봤다가 약간 실망한 기억이... 엽서는 좋았다는 ㅎㅎㅎ

플라시보 2005-06-1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weetmagic님. 네. 저도 케테 콜비츠의 그림과는 그다지 코드가 안맞는것 같더라구요. 삶이 기구하기로는 프리다 칼로도 만만치 않은데 그녀의 그림은 그래도 좋던데... ^^ 아무튼 안타깝게도 저에게는 조금 버거운 책이었습니다.

바람돌이 2005-06-1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케테 콜비츠 좋아하는 화가입니다. 제가 가장 처음본 콜비츠의 그림은 이거였어요.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다소 직설적인 제목의 그림이죠. 하지만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저 아이들의 눈이 며칠동안 저를 괴롭혔었거든요. 몇개의 선으로 저리도 많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화가란 그리 많지 않을테니까요.

이 화가를 처음 보는 사람에겐 이 책은 많이 지겨운 책이었을 것 같아요. 저도 조금 지겨웠거든요. 하지만 사랑은 모든걸 이기잖아요. 지겨움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화가를 만난다는 기쁨이 저에겐 더 컸습니다.


플라시보 2005-06-1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케테 콜비츠 싫어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기가 너무 많아서 그게 좀 마음에 안들었어요. 흐흐. 저 그림은 저도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눈빛이 너무 리얼해서요.^^ 님에게는 좋은 책이었다니 다행입니다. 누구나 다 좋은 책이 같을수는 없지만 이왕이면 좋은게 좋은거지요. 흐흐^^

mannerist 2005-06-17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보셨을지도 모르지만... 매너가 지난 봄, 베를린에서 들른 케테 콜비츠 박물관 부클릿입니다.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500209

 실천문학사의 역사인물찾기 시리즈. 아마 한국에서 나오는 시리즈물 중 이만큼 알찬 것도 드물지 싶네요. 한 권 한 권, 버릴 게 없으니까요. 중간중간 좀 지루한 책도 있긴 하지만요. 그중에서도 첫 두 권, 닥터 노먼 베쑨과 케테 콜비츠는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새로 나오면서 눈 두기도 더 좋아졌구요. 한 번 읽어보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