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딸기엄마 > (아침 신문을 읽다가) 어찌 이리 옳은 말만 골라 하나

여성의원 50%의 꿈

세상읽기

 
저는 공적인 회의든 사적인 동문회든 여성이 없는 모임이라면 잘 참석하지 않습니다. 그게 술자리라면 더욱 피하는 편입니다. 지나친 일반화인지 모르지만, 남성들만의 모임은 은근한 잘난 척과 정치평론말고 화제랄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모임일수록 그렇습니다. 그래서 할 말이 없어지면 폭탄주가 돌기 시작하지요. 서열까지 매겨진 남성들의 모임이라면 화제 고갈에도 가속도가 붙습니다. 주로 ‘넘버 원’만 말하고, ‘넘버 투’는 맞장구를 치며, ‘넘버 쓰리’ 밑으로는 웃기만 해야 하니, 화제가 금방 동이 날 수밖에요. 내면의 깊은 나눔 없이 밤새 술만 마시고도 친구가 되었다고 믿는 분들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좋아서 술을 마신다는 남성은 하나도 없으니,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술자리는 ‘업무의 연장’이지 않습니까.^^

그걸 알기 때문일까요. 최근 벌어진 술집 폭언 사건의 이른바 ‘진실’에 대해 저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주성영 의원의 기고만장한 태도를 보고, “그 당은 여성 표를 포기했나?” 하는 의문을 잠시 가졌을 뿐입니다. 오히려 제가 주목한 것은 그 자리에 여성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 술자리가 남성들만의 모임이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화제 빈곤형’ 남성일수록 심지어 욕설을 통해서라도 불평등관계의 여종업원을 ‘대화’에 동참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므로, ‘동석’과 ‘서빙’의 경계 자체가 모호할 때가 많으니까요. 어쨌든 그날의 남성들은 사장과 종업원을 자신과 동등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뱉어낸 말은 동료에게라면 결코 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여성 의원, 검사가 한 명이라도 동석했더라면 처음부터 그럴 수 없었겠지요.

술자리에서는 얼마든지 “♧♧년”이라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 이번 기회에 인생관을 좀 바꿔야 할 겁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거든요. 그러나 우리 유권자들의 생각까지 거기 멈춰서는 안 됩니다. 흔히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예술이라고 하지요. 그런데도 이 땅에서는 대화의 훈련이 전혀 안 된 남성들이 주로 국회의원을 합니다. 지역구도보다도, 카트리나보다도, 그게 훨씬 심각한 재앙입니다. 우리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부패, 무능력, 비효율, 폭력의 문제 대부분은 여성이 국회의 50%를 점유하게 되는 날, 말끔히 해결될 겁니다. 최소한 대구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추태는 없겠지요. 여성들이 술을 못 마셔서가 아니라, 그렇게 더럽게는 안 마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다음 선거에는 제발 여성들을 국회로 보냅시다. 그게 바로 개혁입니다.

이쯤 되면 불쑥, “군대도 안 가는 여성들에게 어떻게 의석 절반을 주냐”고 되묻는 ‘절대 평등파’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분들께는 “여성이 아기를 낳지 않느냐”는 반론이 주로 제시되곤 합니다. 저출산의 위기 속에서는 출산이 곧 국력인 까닭입니다. 그러나 저는 같은 남성으로서 오래 전부터, 논리를 떠나, 꼭 한 번 이렇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여성들이 술 따르는 이상한 술집들로 넘쳐나는 나라, 국회의원과 검사가 성적인 욕설과 희롱을 하고도 멀쩡할 수 있는 나라, 가정과 직장에서 남녀 불평등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나라, 그런 차별 공화국에서 여성들이 (주 의원을 포함한) 우리 남성들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주는 것 자체’가 국가를 위한 봉사 아닙니까. 군 복무 못지않게 고통스러운, 그러나 만기제대도 없는 끔찍한 의무입니다. 국가를 위한 봉사는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요.

김두식/ 한동대 교수. 변호사

[한겨레신문] 기사등록 : 2005-10-02 오후 05:25:20 / 기사수정 : 2005-10-02 오후 05: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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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이리 옳은 말만 하시나...... 신문 읽다 알라딘 들어와 글남기기는 두 번째다.
 
 대화의 훈련이 전혀 안 된 남성들이 주로 국회의원을 하는 나라에서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이 땅의 여성들은 엄청난 봉사를 하는 거지.
그럼..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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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개운하지가 않다. 잡생각만 그득그득...

책을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뭘 해도 명쾌하지가 않은 이 찝찝함...

뭘 해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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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10-03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두 그래요...갈피를 못잡고 이리저리 어슬렁어슬렁...
그냥... 뭐 그런 날도 있는거죠 모 ^^

꼬마요정 2005-10-0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이렇게 알라딘을...^^;;
플레져님두 오늘 하루 저랑 같네요~ 찌찌뽕~^^

물만두 2005-10-0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꼬마요정 2005-10-03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chika 2005-10-0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럴때 만화책 보다 잠듭니다! ^^

꼬마요정 2005-10-04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치카님... 결국 자 버렸답니다. ^^
10시에 일어나서..ㅠ.ㅠ 김전일 봤어요~ 퀴니에서 해 주는 거요...^^
내일은 열심히 살아야겠단 생각을 절실히 했답니다. ^*^
 
엔프라니 화이트 샤인 락 세럼 II 기획세트 - 30ml
엔프라니
평점 :
단종


화이트닝 세럼이 떨어져서 어떤 걸 쓸까 고민하던 차에 엔프라니 화이트닝 계열이 좋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알라딘에 들어왔더니 세상에~ 다른 곳에서는 아무리 싸도 7,8만원인데 여기는 싸더라구요~ 냉큼 샀죠.

한 달 가량 썼습니다. 원래 피부가 하얀 편이라 햇빛에 타면 붉게 변했다가 조금 얼룩이 지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주일 정도 쓰고 나니 뺨 쪽에 있던 주근깨랑 붉었던 부분이 조금씩 옅어지는 걸 발견했어요. 정말 놀라웠습니다. 스포이드 형식이라 이물질 들어갈 염려도 없구요, 딱 세 방울 바르는데 얼굴 전체가 다 촉촉하게 금방 스며듭니다. 스며드는 느낌이랑 스며든 후의 느낌이 산뜻하면서도 촉촉해서 수분 세럼 바르는 걸 잊어버릴 정도랍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파우더만 바르고 나가면 창백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볼터치도 배우는 중이지요. 피부가 많이 환해졌어요. 다 쓰고 나면 다시 구입할 생각입니다.

케이스도 깔끔하고 고급스럽습니다. 보기만 해도 환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구요. 향도 괜찮습니다. 트러블도 없구요. 이 제품 쓰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기초 및 메이크업 제품들 하나씩 엔프라니 계열로 바꾸고 있는 중이랍니다. 가격대비 만족이니까요~^^ 샘플로 샤인 스팟 케어랑 멜라닌 락 마스크도 오니 좋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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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애 2 - 해오라기의 사랑
김경미 지음 / 캐럿북스(시공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야래향을 읽고 반한 작가 김경미. 그녀의 소설이라 아무런 의심없이 읽었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무협과 판타지를 섞어놓은 스케일 큰 소설.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은 유구한 세월 동안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저 거대한 황하처럼 그렇게 끊이지 않고 서로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단리 세가와 사황교, 정도의 문파들. 강호는 이렇게 세 가지의 세력으로 삼분되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단리 세가의 가주 아사는 자신의 친우 남궁과 비랑, 유하의 삼각관계에 얽혀 심독을 맞고 죽음의 지경에 이르게 되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께 받은 은린환 덕택에 목숨을 건진다. 그것도 아주 기묘한 장소에서.

아잔티스는 가딜 제국의 황제. 선택받은 자였다. 그의 곁에는 나이젤이라는 푸른 용이 항상 수호하고 있었고,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그는 무예도 출중하였을 뿐 아니라 잘 생기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조건이었으니 그의 곁에는 여자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여자 아사. 둘의 운명은 서서히 얽히기 시작했다.

샤하닐. 무어 대륙에서 가딜 제국의 황제로 선택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팔찌. 아잔티스는 샤하닐 덕택에 드래건의 원조를 얻을 수 있었고, 숙부를 몰아내고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구세력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던 터라 서서히 함정을 파고 그들을 숙청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그런 시기 아사는 라샤하닐을 가진 채 그의 곁에 섰다.

라샤하닐. 황후로 선택된 자, 샤하닐을 가진 자의 반려만이 가질 수 있는 팔찌. 아사가 소중하게 간직해 온 아버지의 유품 은린환이었다. 이게 어째서 다른 차원의 세계에 나타났는지, 그것은 둘의 운명만이 말해줄 수 있는 진실이었다. 그와 그녀는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둘은 해오라기마냥 서로만을 바라보는 운명에 묶여 있었던 거다.

야래향에 로맨스가 좀 부족했다면 청애는 로맨스로 철철 넘쳐흐른다. 보는 내가 가슴이 떨릴 정도로. 아잔티스는 그의 사랑을 여과없이 아사에게 쏟아붓는다. 그 둘 앞에 놓인 현실이 너무나 가혹하지만, 아잔티스는 그 현실마저 뛰어넘으려 한다. 그의 그런 사랑은 어떤 때는 느긋하게 어떤 때는 강하게 아사를 흔들어 결국 심장을 손에 넣는다.

해오라기는 만 년을 사는 동안 단 한번 짝을 맞고 제 짝을 잃으면 피를 토하듯 구슬프게 울다 죽어버리니 그것이 서글픈 해오라기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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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10-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기대되는 책! +.+

꼬마요정 2005-10-0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었어요~^*^ 얼른 읽어보세요~~~^^ 로맨스 풍부하답니다.
 

 

   중국의 4대 미인이라 하면 왕소군, 서시, 양귀비, 초선이를 일컫습니다. 이들은 모두 고사성어를 남길 만큼 아름답고 유명한 여인들인데 하, 은, 주나라의 멸망과 관련된 세 여인들 또한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하나라의 마지막 왕인 걸왕 때, 말희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말희는 유시씨의 소국에서 보내진 공물이었습니다. 포악하긴 했지만 용기와 지략이 뛰어났던 걸왕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으나 말희를 보자 이성을 잃고 그녀에게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말만을 듣게 된 걸왕은 말희의 뜻을 좇아 주지육림을 만들어 환락을 즐겼으며 그 비용을 대기 위해 백성들을 쥐어짜는 바람에 원성을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충심으로 간언하던 신하들을 참수하여 그 주위에는 간신배들만이 우글거렸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은나라의 탕에게 사로잡혀 죽임을 당했습니다. 중국 역사상 최초의 왕조였던 하나라는 이렇게 멸망하였습니다.

 

   하나라에 말희가 있었다면 은나라에는 달기가 있었습니다. 중국 3대 기서 중 하나인 『봉신연의』에서는 달기를 은을 멸망시키기 위해 여와가 보낸 요괴라고 할 정도로 미색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달기는 유소씨의 딸로 주왕에게 보내졌는데 달기를 본 주왕은 그녀를 매우 총애하였습니다. 달기 역시 말희 못지않게 환락을 즐기는 여인으로 주지육림을 부활시키고(한층 업그레이드 된 주지육림) 마음에 들지 않는 자는 포락지형에 처하였으며 간언하는 신하들을 젓갈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인심을 잃은 은나라는 현명한 신하였던 강태공을 둔 주나라 무왕에게 멸망하였습니다.

 

   봉건제도로 유명한 주나라에도 어김없이 아리따운 여인 포사가 있었습니다. 포사가 태어나기 전 한 선인은 그녀가 나라를 망칠 것이라고 예언하였는데 과연 그 예언대로 유왕에게 보내졌습니다. 결코 웃지 않았던 그녀를 웃게 하기 위해 유왕은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았는데, 어느 날 비단 찢는 소리를 들은 포사가 미소 짓자 그 뒤부터 창고에 있는 모든 비단을 그녀 앞에서 찢었다고 합니다. 그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는지 포사가 더 이상 웃지 않아 유왕이 고민하던 차에, 봉화꾼의 실수로 봉화가 올려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봉화를 본 제후들은 주나라 도성에 변이 생긴 줄 알고 군사를 이끌고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실수임을 알게 되자 모두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서는데, 그 모습을 본 포사가 너무나 즐거워하며 웃었습니다. 그 후 유왕은 심심하면 봉화를 올렸고 달려오는 제후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포사가 너무 좋아서 정비까지 내쫓은 유왕은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장인이었던 신후가 견융족과 합세하여 주나라를 치자 당황한 유왕은 봉화를 올렸으나 제후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역사가들은 하나같이 하, 은, 주 멸망의 책임을 아름다운 말희, 달기, 포사에게 돌리지만 사실은 치국에 힘쓰지 않고 주색에 빠져 백성들을 외면한 왕들에게 더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훗날 경국지색이라 불리는 이 여인들은 어쩌면 시대와 남성우월적인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일지도 모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에 여자가 끼어들면 그녀들은 하나같이 경국지색이니, 팜므파탈이니 하는 오명을 쓰고 모든 잘못의 책임을 뒤집어씁니다. 하지만 역사에서 나라의 멸망과 같은 일의 원인은 그 나라가 지탱해 오며 축척되었던 많은 모순에 의한 결과이지 결코 한 명의 여자 때문은 아니지 않을까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걸왕이나 주왕, 유왕은 자기 자신도 다스리지 못하고 집안도 엉망이었으며 나라까지 망쳤지만, 그 잘못의 대부분을 여자 탓으로 돌립니다. 그렇다면 빼어난 미인들이 곁에 있으면 모든 나라가 망해야 하겠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치자(治者)는 여자나 남자나 할 것 없이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그 일을 게을리 하여 나라를 잃었다면 수많은 원인들 중 하나였던 그녀들을 욕할 게 아니라 먼저 다스리는 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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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5-10-02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동생의 과제를 해 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