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틴 PRO-V 트리플 집중 영양 팩 - 150g
한국P&G
평점 :
단종


목욕탕에서 이거 하고 한증막 들락날락 20분 하고 머리 감으니 머리가 실크 같더군요. 근데 집에서 대충 했더니 그냥 린스였구요. 그래서 아쉽습니다. 실크 같은 머릿결로 늘 살아가고 싶지만, 목욕탕 갈 때 뿐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이 가격에 그 정도 효과면 정말 좋은거죠. 그냥 린스라고 표현했지만, 그래도 일반 린스보다는 좀 낫습니다. 그래도 아쉽지만... 게다가 너무 자주 하니까 오히려 안 좋더라구요. 두피가 기름져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비듬도 생기고...

팬틴이 좋긴 하더군요. 그래도 너무 이것만 쓰는 듯 해서 다른 샴푸로 바꿨는데, 가격에 비하면 팬틴이 괜찮네요. 향도 좋구요. 찰랑거리는 머릿결... 목욕탕에서 제대로 쓰면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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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관심 - 소중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1%의 힘
하우석 지음 / 다산북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드디어 일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라는 거 였다. 가정이 편안하지 못하면 일도 제대로 안 되고, 가정이 편안하면 일도 잘 된다.. 뭐 이런 건데...

사실 책에서 주장하는 말 다 맞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도 비슷한 맥락이다. 관심..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하지만 모리와 이 책은 틀리다. 모리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담은 글이라면,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기업에서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다. 지향하는 목표가 틀린 것이다.

선물이나 치즈를 찾는 책 등을 보면 '열정을 가지고 기업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라'가 목적이다. 이제 이 책은 한 단계 더 나갔다. 이전의 책들이 '자신'을 바꾸고, 열정과 뚜렷한 비전을 가지면 성공한다고 했다면, 이제는 가족까지 바꿔야 한다. 즉, 자신을 내조할 수 있는 가족을 만들라는 건데...

시점의 전환인걸까. 막 일을 시작한 젊은 사람들은 열정과 비전만으로 기업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지만, 어느 정도 진급하고 나이도 있는 분들은 어느새 안주하려고 하거나, 젊은 사람들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 그런 분들의 가정을 살펴봤더니, 젊을 때 일한다고 가정 등한시해서 결국 가정에서 아버지의 자리는 없더라..는 결과가 나왔나보지. 그래서 이제 젊을 때만큼이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관심'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살기 힘들어지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안 짤리려면 가정도 화목하게, 나 자신도 정열적으로..

뜨거운 관심. 듣기도 좋은 말이고, 실천하면 더 좋은 말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의 이면은 너무나 무섭다. 점점 더 사람은 기업의 부품이 되어가는 것 같다. 기업이 살찐다고 거기 다니는 사람까지 살찌는 건 아니다. 물론 기업이랑 같이 살 찌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그저 부품인거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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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긴즈부르그 이야기

요즘 당면한 과제 때문에 두통과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자투리 시간에 읽는 책들이다(일종의 '당의정'이다). 엊그제부터 붙들고 있는, '현대 역사학의 거장 9인의 고백과 대화'를 담은 <탐史>(푸른역사, 2007)가 그런 책이다. 이미 책이 출간되었을 때 소개 페이퍼를 올린 적이 있지만, 불만스런 제목과 포맷에도 불구하고 책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며 내용 또한 알차다. 나는 이 탐할 만한 책을 도서관에서 몇 주 전에 대출해놓고 바로 며칠 전부터야 한두 페이지씩 읽고 있다.

 

 

 

 

아홉 명의 역사학자들 중 가장 먼저 읽고 있는 건 <치즈와 구더기>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역사학자 '카를로 긴즈부르그'이다. "카를로 긴즈부르그(1939년생)는 현재 활동 중인 역사가들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인물 중 하나이다. 그만큼 글을 잘 쓰는 경우를 찾기 힘들며, 게다가 엄청나게 폭넓은 관심사를 따라갈 사람도 거의 없다."(464쪽)는 게 서두이다.

사실 긴즈부르그에 관해서라면, 주경철 교수의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문학과지성사, 1999)에서인가 처음 이름을 접해보고 <치즈와 구더기>(문학과지성사, 2001)도 구입했었지만 아직 읽어보진 않았기 때문에 명성만을 알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눈길을 잡아끈 건 그가 러시아계라는 사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는 1939년 토리노에 정착한 러시아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아래 사진의 부부가 그의 부모이다). 

"아버지 레오네 긴즈부르그(1909-1944)는 러시아 문학 교수였는데, 카를로가 다섯 살이었던 1944년 파시스트 치하의 감옥에서 죽었다. 반면 어머니 나탈리아 긴즈부르그(1916-1991)는 20세기의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이탈리아 작가들 중 하나가 되었다." 역사가로서 카를로가 풍부한 문학적/문필가적 재능을 어디에서 물려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그의 아버지는 소설가인 어머니의 편집자이기도 했다). 대담 중에 카를로가 증언하는 바에 따르면 아버지 레오네는 고골(리)의 <대장 불(리)바>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했으며, 어머니 나탈리아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권('스완네쪽으로')을 이탈리아어로 옮겼다(대단한 집안 아닌가?!).

호기심에 나는 그의 가계에 대한 뒷조사(?)를 좀 해봤는데, 이유는 긴즈부르그란 이름에서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러시아의 유명한 문학자 리디야 긴즈부르그(1902-1990)가 카를로의 인척이 되지 않나 확인해보고 싶어서였다(리디야의 저작은 내년쯤에 우리말로 출간될 것이다). 리디야는 카를로의 아버지 레오네보다 46년을 더 살았지만 나이는 7살이 더 많다. 두 사람은 모두 러시아에서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오데사 태생이다(20세기초반에 '오데사 마피아'가 유명했다). 정확한 촌수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모두가 '긴즈부르그 패밀리'에 속했을 거라는 건 미루어짐작해볼 수 있다.    

그런 가계에 속하는지라 카를로는 어린시절 문학에 투신하겠다는 생각을 품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역사학이었으며 일찍부터 학계를 놀라게 할 독창적인 업적들을 내놓게 된다. 그가 27세에 펴낸 첫 저작이 바로 <베난단티>(1966)이다. 우리말로는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길, 2004)라고 옮겨진 책인데, '16세기와 17세기의 마법과 농경의식'이 그 부제이다.

나도 아직 구입하지는 않은 책인데(이번 여름방학에 읽어볼 계획이다) 소개를 잠시 옮겨오면 "미시사 방법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1966년 작을 한국어로 옮긴 책. 널리 알려진 <치즈와 구더기>보다 10년 앞서 발표된 것으로 긴즈부르그 저술세계의 출발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책은 1618년에 일어난 마리아 판초니의 재판을 중심으로, 자생적인 민중문화가 기독교로 대표되는 엘리트 문화의 탄압을 받으면서, 어떻게 '이단'으로 규정되고, 마법으로 동화되어 갔는지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대단히 논쟁적이면서 혁신적이라는 평을 얻은 이 데뷔작에 이어서 그를 "그야말로 하룻밤 사이에 국제적 유명인사로 만든 것은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세계관에 대한 연구인 <치즈와 구더기>였다."(465쪽) 이 작품을 통해서 긴즈부르그는 '미시사'의 선두 작가로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며 그뒤 '미시사'란 이름은 곧 유행의 물결을 타게 된다(긴즈부르그 자신은 미시사와 거시사를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시사와 거시사, 사건과 구조를 상호 보완하려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동안 긴즈부르그는 개척자적인 연구의 많은 부분을 책이 아니라 에세이 형태로 간행해왔다. 이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경우가 <징후들>이라는 그야말로 뒤엉킨 실타래 같은 인상의 이름을 가진 글인데, 무려 13개 국어로 번역된 바 있다."(468쪽)

이에 대해 역자인 곽차섭 교수는 "아마 이제는 적어도 14개 국어라고 해야 할 듯싶다. 왜냐하면 2000년에 한국어로도 번역되었기 때문이다. 곽차섭 엮음, <미시사란 무엇인가>(푸른역사, 2000), 제4장('징후들: 실마리 찾기의 푸리')"라고 주석을 붙였는데, 보충하자면 이 에세이가 포함된 책 <신화, 상징, 징후>(1986)가 지난 2004년에 러시아어로도 번역이 됐으므로 '적어도 15개 국어'라고 해야 할 듯싶다(현재로선 유일하게 러시아아어로 번역된 책이며, 오래전에 모스크바 통신에 적어놓은 바 있지만 데이비드 로웬덜의 <과거는 낯선 나라다>(개마고원, 2006)와 함께 지난 2004년 한 러시아 언론이 뽑은 역사부문 '올해의 책'이었다).

Мифы - эмблемы - приметы. Морфология и история.

1998년 볼로냐에 있는 긴즈부르그의 자택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질문자인 '마리아 루시아 팔라레스-버크'가 처음 던진 질문은 "당신의 생각과 관심사를 이해하는 데 출신과 교육의 어떤 측면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470쪽)였다.

긴즈부르그는 "한 개인이 어린애로부터 어른으로 가는 식으로 역사를 일직선적으로 보는 목적론적 접근방법에는 회의적"이라는 단서를 먼저 단 후에 자신의 성장배경에 대해서 자세하게 답한다. 이미 언급한 부분이지만 "내 외할머니를 제외하고는 아버지나 어머니 쪽 모두 유대계입니다. 아버지는 오데사 출신으로 어릴 때 이탈리아로 건너와 토리노에서 성장하여 젊은 시절에 이탈리아 시민이 되었어요. 그는 자신이 러시아 출신이라는 것만큼이나 이탈리아인이라는 것에 대단히 집착했습니다." 아버지의 반파시스트 활동은 그러한 정체성과 연관된 것일 텐데, 그 결말은 감옥에서의 이른 죽음이었다.

해서 소설가인 어머니와 함께 어린시절을 보낸 긴즈부르그의 이런 고백은 자연스럽다. "젊은 시절 나는 어머니처럼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곧 그쪽에 별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어쨌든 나는 지금도 그와 같은 글쓰기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습니다. 마치 역사 서술을 향한 열정이 소설을 쓰는 데 대한 열정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죠."(472쪽)

유려한 번역서이지만 강조한 대목은 문맥상 맞지 않는데(역자의 방심이겠다), 긴즈부르그가 결국엔 소설가가 아니라 역사가가 됐으므로 '소설을 쓰는 데 대한 열정'이 '역사 서술을 향한 열정'으로 바뀌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원문도 확인해보니 "...as if my passion for writing fiction was diverted to my passion for historical writing."(187쪽)이라고 돼 있다.

"어떤 점에서 그것은 댐이나 도랑같은 것이라 할까요. 어딘가를 억지로 막아놓으면 옆으로 더 세게 뿜어져 나오니까요. 어떤 것이든 아무리 길을 막아놓아도 결국에는 새로운 길의 일부가 되는 법이지요." 사실 아이들은 그렇게 어른이 되는 것 아닌가? 그걸 억지로 막아놓으면 '댐'만 터질 뿐이다!

"화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또 다시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다른 아파트로 이사할 때 그동안 그린 그림 전부를 남겨둔 채 그냥 떠나버렸어요.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 역시 내 일부로 되었습니다. 마치 잘못된 행마가 결과적으로 오히려 좋은 행마로 바뀌듯이 말이죠. 나는 미술사가가 되겠다는 생각까지도 한 적이 있습니다만, 결국 나중에 조금은 그것을 이룬 셈이 되었지요."(474쪽)

그렇다는 것은 긴즈부르그가 따로 미술사가로서의 훈련을 받지 않았음에도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티치아노, 장 푸케 등 미술과 관련한 여러 편의 글을 썼기 때문이다. 긴즈부르그 왈 "전쟁은 너무 중대한 일이라 장군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고 했다는 클레망소의 말을 당신도 알고 있겠지요. 이는 다른 영역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봅니다. 미술은 너무 중요한 일이라 미술사가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다는 거지요."(491쪽)

그의 미술 사랑? "난 단순히 그림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림을 사랑하죠. 난 정말로 그림을 사랑합니다. 실제로 나는 도서관에서 요청한 책이 올 동안 역사 잡지가 아니라 미술사 잡지를 읽고 있는 경우가 보통이예요.(...) 화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처럼 나에게 중요한 경험이지요. 꽤 오래 전의 일인데요. 루벤스에 무지한 상태에서 그가 위대한 화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느낀 전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나는 새로운 장소, 작은 마을과 교회들을 찾아 이탈리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지요. 그때 난 죽을 때까지도 이탈리아 대부분을 여전히 알지 못할 것이라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 모든 것을 다 보려면 아마 서른 번 정도를 살아야 될 겁니다. 하물며 이탈리아 바깥 세계는 또 어떻겠어요."(491쪽)

해서, 긴즈부르그를 읽는 데만도 수년은 걸릴 것이다. 하물며 다른 저자들은 또 어떻겠는가...

07. 05. 07.

P.S. 본문에서 러시아어로 번역됐다고 한 <신화, 상징, 징후(Miti, emblemi, spie)>('징후'보다는 '실마리'가 더 적합한 번역이겠다)의 영역본은 지난 1992년에 나온 <실마리, 신화, 그리고 역사학의 방법>이다. 서문을 포함하여 248쪽인데, 348쪽 분량인 러시아어본과 대비된다(대조해봐야겠다). 책은 러시아어본이 나왔을 때 이미 10개 국어로 번역된 상태였다. 한국어본은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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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늘빵 > 아프의 독서문답(꼬마-, 테츠, HE, 마노아, 네꼬, 백년-, santa-)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 언제나 그렇듯 몸은 평안하지만, 마음은 불편합니다. ㅠㅠ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 요즘말로 완소 독서!!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 어릴 때는 그저 책 읽는 게 즐거웠습니다. 내가 모르던 삶의 조각들이 신기하기만 했거든요. 그러나 이제는 이 책읽기라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러운가를 느낍니다. 어느 새 주위를 둘러보니 책 한 자 읽지 않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축복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3년 정도 평균 잡았을 때 한 달에 6권 정도 읽네요..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  주로 역사책이랑 경제관련책이랑 만화책이랑 로맨스 소설을 읽습니다. 인문서적에 상당히 많이 치중해 있는 편이구요. 아무리 읽어도 읽어도 갈증이 채워지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이래서는 다른 분야에는 발도 못 들여놓고 세상 하직하는 건 아닌가 합니다.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밥. 밥 안 먹으면 못 살아요. 그렇다고 빵 먹으면 되잖아,라고 한다면 때려줄겁니다.^^;;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밥 먹는 거죠.내 정신을 살찌우는 주식입니다. 다이어트 생각은 없네요...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어릴 때부터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좋은 집 만을 바라보고 살아 온 우리들입니다. 책 읽는 건 등수를 매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게 잘 살 수 있게 되거나 하지도 않거든요. 그러니 책읽기가 등한시 되는 거죠. 그런데 그건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 아니겠어요..   

 

책을 하나만 추천 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북해의 별. 김혜린 님의 만화입니다.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제 어린 시절을 뒤흔들어놓은 책이니까요. 오랜 시간 이어 온 하나의 체제가 오랜 시간 이어 갈 다른 체제로 바뀌는 순간을 그린 만화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온갖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들어있지요. 게다가 주인공이 가진 불굴의 의지는 정말 배우고 싶은 점입니다. 저는 유리핀을 보면서 역사,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고, 그와 더불어 결단력은 세상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있는 성품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 질문에 답이 있네요. 만화'책'이지, 만화'그림', 만화'님' 머.. 그렇게 부르지 않잖아요. 요즘은 세계문집도 만화로 나오고 이러던데요.. 삼국지도 만화로 나오고.. 유명 애니메이션은 모두 만화책이 원작 아니던가요. 누군가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만화는 어떤 지식인이 건성으로 끄적거린 에세이 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 비문학 위주입니다. 왠지 소설은 잘 안 읽히네요.. 요즘은 좋아하던 로맨스 소설도 잘 안 읽혀서 고민..^^;;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신이나 사상을 '소비'한다고 표현하지는 않죠. 오만과 편견이 가득한 분류법이네요. 마치 음악에서 클래식 이외의 곡들은 모두 비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지... (요즘은 안 그렇지만 예전엔 그랬잖아요..)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 그런 기회가 온다면 틀림없이 잡을 겁니다.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 너무 너무 좋아하다가도 부끄러워지지 않을까요. 어쩌면 서점에서 저 혼자 사재기 할지도 모르죠..^^;;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김혜린, 슈테판 츠바이크, 강경옥, 장하준, 김상봉, 이덕일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 김혜린님.. 아라크노아 완결 지어주세요~~ 강경옥님.. 퍼플하트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합니다. 슈테판 츠바이크..님이 쓰신 인물들을 저승에서 직접 만나보니 어떤가요? 뭔가 알려야 할 또 다른 이야기라도 있나요?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치카님, 302moon님, 세실님, 모1님, 책읽는 나무님, 자명한 산책님...

(알라딘엘 자주 못 오다 최근에 자주 와서인지 좀 어색하네요.. 이 분들 안 쓰신 거 맞죠? 특히 치카님은 여러 번 써 달라고 청탁 받으셨는데 외면하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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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5-0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만화'님'..머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는!! 멋져요! ㅋ
대답은...? 여기서 답하면 클나요~ (옥상으로 질질질...이 될지도. 그래서! 역시)
외면모드... ( '')

네꼬 2007-05-0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정님은 "작가와의 대화"를 하면 눈이 마구 빛날 분이시네요. (^^) 표정이 그려져요.

마늘빵 2007-05-08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에 저 '김상봉' 넣었다가 뺐는데, 이유는 아직 그분의 책을 많이 읽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철학자 김상봉 말씀하시는거 맞죠? :)

물만두 2007-05-08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소 독서라고 하셔서 새로 나온 책 제목인가 했어요^^

꼬마요정 2007-05-08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물만두님한테 아직도 안 끌려가셨네요~~ 조만간 이 문답 페이퍼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네꼬님/ 작가와의 대화... 일단 마태우스님이랑 먼저...^^
아프님/ 네. 전 김상봉님 책 '호모 에티쿠스'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반했다죠. 그 뒤로 몇 권 더 찾아읽었는데, 특히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랑 나르시스의 꿈이 좋아서요..^^ 저도 많이 읽지 않았어요. 하지만 단 한 권이라도 제게 깊은 인상을 주신 분이라면 좋아하는 작가 반열에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요..^^ 물론 제 생각~^^
물만두님/ 완소 독서.. 입에 착 달라붙더라구요~~^^

302moon 2007-05-20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제야 발견. 여지없는 뒷북이네요. 이런. ^^;

꼬마요정 2007-05-21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이라도 쓰심이.. ^^

릴케 현상 2009-06-1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전 강경옥 좋아해요. '별빛속에'를 읽고 푹 빠져서...현재진행형이나 19세의 나레이션 너무 좋아했죠.

꼬마요정 2009-06-1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소장하고 있답니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 과학수사와 법의학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얼마 전부터 미시사, 문화사를 다룬 책들이 서점에 옹기종기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결국 이런 책까지 나왔다. 작가가 소설가라니.. 그럼 이건 추리소설인가? 아니다. 처음부터 범인과 결말을 알려주는 추리소설이 어디 있을까. 서문을 봤을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조선시대에도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강조하며 조선을 살인자의 나라인가라고 과장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 부분이 좀 우스웠지만, 나름대로 큰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다.

 추리소설이든 아니든 이런 주제는 사뭇 긴장감이 흐르기 마련이다. 사건과 범인을 쫓아가며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가야 하건만... 젠장. 난 읽다가 졸았다. 졸다가 퍼뜩 깨어나 다시 읽었다. 의무감으로 다 읽어버린 책. 책의 표지를 보라. 얼마나 으스스한가. 공포물 좋아하는 나로서는 옳다구나 읽었는데... 전설의 고향이 보고 싶어지는 이 심사는 무언가.

정말 시류에 영합한 책이다. 문화사가 유행하니 덩달아 급하게 나오긴 했는데, 제목이 그럴싸하니 사람들이 제법 사서 읽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을 뒤흔든 살인사건이라고 내건 거창한 제목이 무색하다. 양반이 살인을 저지르면 나라 전체가 뒤흔들리는건가... 신분제 사회의 특권의식으로 사람 죽여놓고 어흠하는 건 조선시대에 제법 있을만한 사건 아닌가. 문정왕후의 오라비 윤원형만 해도 사람 많이 죽였더랬지. 정조 이후 순조부터는 권세가들이 양민들 땅 뺏고, 노비로 삼고... 그런 일 많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별을 두 개나 준 건...  하나의 주제로 그 시대를 꿰뚫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걸 이렇게 겁없이 뚝딱 건성으로 만든 티가 팍팍 나도록 내놓다니... 작가의 용기가 가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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