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커피 스탬프가 소멸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나 싶어 요즘 커피 뭐 있나 보는데, 캡슐 커피가 있는 거다. 하, 분명 이것도 네스프레소 기계랑만 연동이 되겠지 싶었는데 정말...
그래도 파우스트와 노인과 바다 궁금해서, 아니 정확히는 스탬프 채우려고(2개가 모자랐기에) 샀다. 그리고....
우리 집에 있는 기계는 '일리' 라서 어느 것과도 호환이 안 된다. 일리는 캡슐 재활용도 잘 안 되는터라 아예 스테인레스 캡슐을 사서 거기에 원두를 채워 캡슐 커피를 마시곤 했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산 캡슐을 벗겨서 스테인레스 캡슐에 담고 스탬프로 눌러서 뚜껑을 닫아준 뒤 내렸더니....
우와, 파우스트 정말 묵직하고 맛있었다. 노인과 바다는 견과류 맛이나 단맛이 잘 안 느껴져서 손이 안 갈 것 같았다. 그래도 이렇게 내려먹으니 캡슐은 재활용하고 원두 내려 먹고 좋다. 캡슐마다 각자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도 귀여웠다.
집에 '엑설런트'가 있길래 파란색으로 하나 빠트려서 '아포가토' 해 먹었다. 파우스트랑 아주 잘 어울려서 기분 좋게 먹었다.
상강도 지나고 이제 11월이 오는데 늦가을이 아니라 매일 매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나고 있다... 그래서 봄과 여름 사이, 혹은 여름과 가을 사이 아포가토 한 잔으로 아주 흐뭇해졌다. 아마 단 것과 카페인이 들어가서겠지.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