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에 대하여
영국에 " 로빈 - 후드 " 가 있고 미국에 " 브라더 - 후드 " 가 있다면, 한국에는 " 불알 - 후드 " 가 있다.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유교 문화와 가부장 밥상머리 교육으로 인하여 조선 남아 중심의 연대라 할 수 있는 불알-후드'를 창설하고는 IMF 사태'로 인해 고개 숙인 남성에 대한 회복을 주장하며 에스트로겐을 경멸하며 테스토스테론을 경배하기에 이른다.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 실미도 >> 다. 불알후드는 이 영화에 대해 열광적으로 호응한다. << 실미도 >> 는 고개 숙인 남성의 회복력을 강조하는 영화다.
나는 영화 << 실미도 >> 에서 실미도 훈련소'라는 장소를 < 사회로부터 컷-오프(임포텐츠)된 고개 숙인 남근'을 집중 치료하기 위한 남성 전문 비뇨기과 병원 > 으로 해석했다. 발기 재생 프로젝트인 셈이다. 실미도 대원이 북으로 침투하기 하루 전날, 강성진이 울면서 출정을 앞둔 대원들을 향해 " 우린 죽지 않아 !!! " 라고 외칠 때 나는 임포텐츠 환자의 딱딱한 의지를 읽으며 쓴웃음을 지었고, 훈련소 막사에서 영화가 상영될 때 임원희가 무성 영화의 변사가 되어 임의적으로 영화 속 대사를 번역(성우 놀이)하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는 핵심 주제'라고 생각했다. 임원희는 변사 흉내를 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영화 속 대사를 그대로 옮긴다).
" 대대장님.. 아니 김 소위가.. 김 소위 괜찮나 ? 좆도 괜찮습니다.. 자기 좆은 자기가 지킬 줄 알아야지.. 귀관의 좆은 귀관 혼자 만의 것이 아니다.. 네, 꼭.. 빳빳하게 살려 돌아가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무사히 빳빳하게 살려서 돌아가 영숙이에게 꽂아줘야지.. 영숙이가 아니라니깐.. 영숙이도 해 주고.. 숙자도 해 주면 되지.. 뭘 그래.. "
이토록 노골적인 남근 선망 메시지'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영화 << 실미도 >> 를 10자 이내로 줄이자면 " 좆도 괜찮습니다!(혹은 - 습니까 ?) " 이다. 이런 주제를 가진 영화가 천 만 관객 영화'라는 사실에 아연실색했다1). << 실미도,2003 >> 와 함께 한국 영화 시장의 쌍방울 " 쌍천만 " 을 알린 << 태극기 휘날리며,2003 >> 도 고개 숙인 불알후드의 밤꽃 향기 작렬하는 전쟁 휴먼 드라마'였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이 바로 << 불알후드 BROTHERHOOD >> 이다. 두 영화 모두 천 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원인은 고개 숙인 남자에 대한 연민과 공감 그리고 연대 때문이다. 남자는 괴로워 ~
경제적 무능과 성적 불능이 낳은 고개 숙인 남성의 자기 연민은 이후에 외부 세계에 대한 공격성을 띠게 된다. 그것은 김치녀를 시작으로 한 수많은 ○○ 녀'를 양산하는 계기가 된다. 그들은 경제적 임포텐츠를 야기한 피라미드 상층부 권력을 공격하기보다는 자신보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비열하고 쓰빽따끌하며 딱딱한 몰염치는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에 대한 삐딱한 시선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좆같은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젖같은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의지로 읽힌다.
안희정 사건 판결은 불알후드의 범위가 비단 고개 숙인 남자 집단을 뛰어넘어 목에 철심 박고 다니는 피라미드 최상위 집단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안겨라 하면 안기고, 옷 벗으라 명령하면 옷을 벗고, 씻으라 하면 씻고, 침대에 누우라 하면 눕고, 정액과 땀으로 범벅이 된 침대 시트를 치우고 나가라 하면 아무 말없이 침대 시트를 치우고 나가는 관계에서 " 위력은 없고 사랑만 있다 " 고 판결한 재판관의 좆같은 몰염치를 볼 때마다 경악하게 된다. 프리모 레비의 뛰어난 증언문학 제목인 << 이것이 인간인가 >> 를 빗대서 불알후드와 법복 입은, 모가지에 티타늄 철심 박은 어르신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 이것이 사랑인가 ? "
1) 남근아비타불 관능음란보살 : 헐크에서 변호인까지 ( 전문 )
범신론자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 나는 범성론자(pan-sexuality theory) 이다.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 빨개면 사과 - 사과는 맛있어 - 맛있으면 바나나 - 바나나는 길어 - 길면 XX ?! 라고 생각할 만큼 범성론을 절대적으로 신봉하지는 않지만 해석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꽤 근사한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현상에 대하여 " 정무적 판단 " 을 내려야 할 때, 여러 해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 컷 오프 " 시켜야 할 때, 내 선택은 범성론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나는 영화 << 실미도 >> 에서 실미도 훈련소'라는 장소를 사회로부터 컷-오프(임포텐츠)된 고개 숙인 남근'을 집중 치료하기 위한 남성 전문 병원'으로 해석했다.
발기 재생 프로젝트인 셈이다. 실미도 대원이 북으로 침투하기 하루 전날, 강성진이 울면서 출정을 앞둔 대원들을 향해 " 우린 죽지 않아 !!! " 라고 외칠 때 임포텐츠 환자의 결연한 의지를 읽으며 쓴웃음을 지었고, 훈련소 막사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 임원희가 무성 영화의 변사가 되어 임의적으로 영화 속 대사를 번역(성우 놀이)하는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는 핵심 주제'라고 생각했다. 임원희는 변사의 일인다역을 연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대대장님.. 아니 김 소위가.. 김소위 괜찮나 ? 좆도 괜찮습니다.. 자기 좆은 자기가 지킬 줄 알아야지.. 귀관의 좆은 귀관 혼자 만의 것이 아니다.. 네, 꼭.. 빳빳하게 살려 돌아가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무사히 빳빳하게 살려서 돌아가 영숙이에게 꽂아줘야지.. 영숙이가 아니라니깐.. 영숙이도 해 주고.. 숙자도 해 주면 되지.. 뭘 그래.. "
이토록 노골적인 남근 선망 메시지'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영화 << 실미도 >> 를 10자 이내로 줄이자면 " 좆도 괜찮습니다 ! " 이다. 이런 주제를 가진 영화가 천 만 관객 영화'라는 사실에 아연실색했다. 발기된 남근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비단 한국 영화만은 아니다. << 킹콩 >> 을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이종 교합에 대한 백인 사회가 선보이는 신경절적 반응(혹은 거대 남근에 대한 남성의 질투)으로 해석하거나, cbs 드라마 <<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 1978 >> 를 발기한 남근 괴물 캐릭터'라고 주장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곤 했다. 비실비실한 브루스 배너 박사'가 근육이 팽창하여 헐크가 되는 과정은 누가 봐도 " 발기 " 다. 오 센티미터가 씹 센티미터'가 되는 " 오, 아크로바틱적 마술 " 을 경험한 사춘기 소년이라면,
배우 빌 빅스비(신장1m75cm)가 보디빌더 루 페리그노(신장 1m94cm)로 변하는, 근육이 팽창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발기된 남근을 떠올리는 것은 나쁜 상상력이 아니라 건강한 상상력'이다. 내가 이소룡의 잔 근육보다 루 페리그노의 엠보싱 근육에서 성적 함의를 발견하는 까닭이다. 근육이 팽창하여 옷이 찢어질 때, 아...... 보라, 저 단단한 하드ㅡ바디를. 돌이켜보면, 왜소한 체격을 가진 빌 빅스비를 브루스 배너 박사 역으로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고개 숙인 남자, 쪼글쪼글한 개불 같은 남자, 발기부전의 현현이 바로 브루스 배너 박사'인 것이다. 그런 그가 헐크로 환생하여 자동차 지붕 뚫고 하이킥을 날리는 것이다. 나는 " 발기된 남근 " 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미국의 창발적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일상 곳곳에 남근이 존재하다니.
이처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근 괴물은 생각보다 많다. 가장 대표적인 괴물이 영화 << 에이리언 >> 에 나오는 에이리언일 것이다(다들 아시다시피 에이리언을 창조한 H.R 기거'는 남근 이미지를 그림 속에 투사한 화가로 유명한 예술가'였다). 발기된 남근 이미지'는 비단 시각화에 그치지 않는다. 이 이미지는 은유적 방법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어떤 일을 계기로 분노한 남성이 악당들을 물리칠 때 발기된 남근 이미지'가 차용된다. 핏발 선 눈동자,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이 악물고 주먹 꽉 쥘 때 솟는 핏줄은 영락없이 하드바디한 팽창을 떠올리게 만든다. 피가 쏠린 얼굴은 귀두 같다. 솟아라, 힘 !
액션 영화 속 하드-바드'만이 아니다. 정의의 문제를 다루는 사회 고발성 영화'도 종종 발기된 남근 이미지를 차용한다. 대표적인 영화가 << 변호인 >> 이다. 송변(송강호 분)이 법정에서 "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 " 라고 외칠 때, 핏발 선 송우석 변호사의 얼굴은 터질 것만 같다. 범성론자인 나는 이 장면에서 헐크가 떠올라서 곤혹스러웠다. 대한민국 주권을 이야기하는데 남근을 떠올리다니. "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정력은 남근으로부터 나온다. 남자란 남근입니다 ! " 오, 맙소사. 이런 환청. 환장할, 남근아미타불 관능음란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