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숭 의 미 학 :
僞 :
거짓 위
인간은 대부분 " 가식적 - " 이다. 그렇기에 " 가식적인 사람 " 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나 또한 가식적인 사람이니 가재가 게를 지지하는 " 계급 투표 행위" 인 셈이다.
오히려 " 나는 가식적인 사람은 싫어 ! " 라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편이다. 왜 ?! 그런 사람일수록 더 가식적인 사람이니까 ! 논리 모순에 직면한 진술 고백이기는 하나 학식 높은 독자 제위는 내 말의 본질을 이해하시리라 믿는다. 가식적인 사람이 싫어 _ 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말함으로써 자신을 정직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포장, 연출, 연기한다. 방귀 뀐 놈이 먼저 성내는 꼴이라고나 할까 ? 향토 심리학 용어를 빌리자면 도둑이 제 발 저리는 속내. 자유, 민족, 어버이, 애국, 태극기 - 사랑 따위를 강조하는 사람도 같은 셈법이 적용된다. 인간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 자아 연출 > 을 한다.
고상한 표현을 빌리자면 " 상호작용 의례(어빙 고프먼의 심리학 용어) " 인데,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 내숭 " 이다. < 내숭 > 이란 겉과 속이 다른 마음을 뜻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원래 내흉內凶 으로 검은 마음이란 뜻이다. 과일은 새콤한 맛이 매력이라면 인간은 엉큼한 맛이 매력. 그래서 국민 엄마 김혜자 선생님은 유명한 어록을 남기셨다. 그래, 이 맛이야 ~ 이 엉큼한 맛에 매료되어 로맨틱, 코미디, 멜로, 스릴러, 스파이 스토리를 읽고 본다. 이들 장르는 모두 내숭(거짓 마음)이 폭로되는 지점이 클라이맥스'다.
내숭 없는 로맨스는 미스테리 없는 미스테리 영화와 같다. 짐 캐리가 변호사로 등장하는 영화 << 라이어 라이어, 1997 >> 1) 는 현대 사회에서 내숭을 떨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보여준다. 평생 내숭만 떨었던 나로서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였다. 인간에 대해 삐딱한 서정을 가진 나는 영화(혹은 문학) 속 등장인물 모두가 불한당으로 구성된 피카레스크 영화보다 등장인물 모두가 사마리아인(-人)만 나오는 착한 영화가 더 나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화 << 아수라 >> 나 << 불한당 >> 보다 << 리틀 포레스트 >> 나 << 바닷마을 다이어리 >> 같은 영화가 더 따분하다.
나...... 그런 놈이다. 내숭이 인간 본질이라는 점에서 인간은, 굳이 따지자면,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거짓을 뜻하는 한자 僞 : 거짓 위'는 人 : 사람 인'과 爲 : 할 위'가 결합한 갑골문자'이다. 종합하면 " 사람이 하는 행위의 본질 " 은 거짓이라는 의미'다. 갑골문자의 세계에서는 이미 인간이라는 말종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는 말했다. 죄 없는 자,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 이 얼마나 본질을 꿰뚫는, 이토록 명쾌한 춘천살인인가 !
1) 라이어 라이어 : 플레처 리드(Fletcher Reede: 짐 캐리 분)는 소송에 이기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질 변호사이다. 그의 거짓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능수능란해서 그의 처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 맥스(Max: 저스틴 쿠퍼 분)에게도 이미 신용을 잃은 상태이다. 가족과의 약속을 항상 지키지 못하고 변명만 하던 어느 날, 아들 맥스의 생일 때는 꼭 참석하겠다고 굳게 약속한다. 맥스는 기대에 부풀어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준비해놓고 기다리지만 아빠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실망한 맥스는 아빠가 원망스러워 생일 소원을 빌면서 아빠가 하루만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말아달라고 기도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맥스의 소원은 이루어진다. 다음날부터 플레처는 거짓말을 하려고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 정직한 말만 튀어나오게 되자 상당한 곤욕을 치른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무실에서, 거리에서 심지어는 법정에서 거짓말을 못하게 되자 그의 생활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 나중에 아들이 그런 소원을 빌었다는 말을 들은 플레처는 맥스에게 그 소원을 취소하고 다른 소원을 빌어달라고 부탁하지만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법정에서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상대편 의뢰인을 보고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되살아난다. 한편 자신의 전처 오드리(Audrey: 모라 티어네이 분)는 다른 남자를 만나 아들 맥스와 함께 보스턴으로 떠나려 한다. 보스턴행 비행기의 출발 시간은 다가오고 플레처는 소송 때문에 애를 태워야만 했다. 가까스로 소송을 끝내고 보스턴으로 배웅해주겠다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간다.
- 네이버 영화 소개 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