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은 설명충이다 :
괘념치 말거라
영화 속에 " 설명충 " 이 등장하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 설명충이란 설명과 벌레의 합성어로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안까지도 진지하게 설명하려는........ " ☜ 바로 이런 식으로 말하는 녀석이 설명충이다.
활동사진'이라는 옛말이 의미하듯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 言 > 보다는 < 行 > 에 방점을 찍는 매체'이다. 이 활동 이미지는 피사체의 움직임(배우의 동선, 표정 변화 따위)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카메라와 편집 방식으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여기에 언어는 거들뿐이다. 이 조합이 영상 미학을 만들어낸다. 내가 << 신과 함께 >> 라는 영화가 짜증이 나는 이유는 설명충이 우르르 등장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덕춘(김향기)과 해원맥(주지훈)이 대표적인 설명충이다. 그들이 자홍(차태현)을 따라다니며 주저리주저리 이러쿵저러쿵 쏟아내는 말은 대사가 아니라 설명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주지훈이 책을 읽듯 어설픈 연기력을 선보인 까닭은 개인 탓보다는 엉터리 대본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연기자가 그 아무리 뛰어난 연기력을 갖췄다고 해도 전자 제품 사용 설명체를 신파 조로 발성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설명충의 특징은 말(꼬리)이 길다는 점이다. 마침표로 끝내야 할 지점에 느닷없이 쉼표를 찍어 말꼬리를 늘리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여 현학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말한다. 그래야 말꼬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문장을 입말로 구사하는 사람이 설명충이요, 꼰대'다. 내가 평소에 안희정을 " 꼰대의 왕 " 이라고 말하며 조롱한 데에는
그가 구사하는 입말의 구닥다리 만연체 때문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할 때 호흡이 긴 문장을 구사한다. 더군다나 쉬운 문장보다는 옛말에 가까운 현학적 단어를 자주 사용하여 에둘러치는 통에 말은 화려한데 의미가 없다. 쉽게 말해서 그가 내뱉는 말은 철학의 부재를 숨기기 위해 현학적인 표현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고나 할까 ? 그가 지난 대선 때 쏟아냈던 단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주군, 장자, 적자, 선의, 폐족, 대연정 따위의 단어들은 사극에서나 쓰일 법한 단어이지 요즘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다. 안희정이 피해자에게 보냈다는 문자(괘념치 말거라)를 보면 마치 왕이 후궁에게 하는 말투처럼 느껴진다.
요즘 어느 누가 괘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느냔 말이다. 그것이 안희정이 인간을 바라보는 세계이다. 유시민은 일부러 어렵게 말하는 사람은 애초에 타인을 설득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 어떤 사람이 어렵게 쓰냐면...... 사기치려는 사람 ! " 말(言)보다 행동(行)이 앞서면 조폭이 되지만 실천(行)보다 말(言)이 앞서면 사기꾼이 된다. 안희정은 설명충이다. 만약에 이 글을 안희정 씨가 읽는다면 꽤나 불편한 마음을 들겠지만, 그런 당신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 괘념치 말거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