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가 가고 왕자가 왔다 :
안철수는 X맨이다
와와 ! 안철수가 혜성도 아니면서 헬리우스처럼 등장했을 때 대중은 열광했었지. 변성기가 채 오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화답할 때, 아아 !
브이삼V3 백신'을 무료로 배포하야 의인이 되시고, 입영 전야에도 불철주야 열공하시니 형설지공의 공신이 되시었으며, 서울 시장 후보를 박원순 씨에게 통 넓게 양보하야 대인이 되시었고, 청년 멘토로 무대에 올라 재벌과 새누리당을 향해 조까라 마이싱 _ 이라고 말씀하시어 커피 소년에서 태풍 소년'으로 환골탈퇴했을 때, 와와 ~ 하지만 나는 우우 _ 했다. 안철수는 착한 이명박이야. 그때 내가 안철수를 착한 이명박'이라고 조롱한 까닭은 둘 다 성공한 기업가 이미지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는 데 있다. 실패한 문국현을 보면 실패할 안철수가 보인다.
유권자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국가를 경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사실을 혼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가)는 돈을 벌어서 " 이윤 " 을 추구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이지만 국가'는 어떻게 " 분배 " 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즉, 기업가는 시드머니(seed money) 를 운용해서 " X(곱하기) 방식 " 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고 국가 지도자는 시드머니를 운용해서 " ÷(나누기) 방식 " 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X 가 보기에 ÷ 는 효율적 자산 운용 방식이 아니고, 마찬가지로 ÷ 가 보기에 X 또한 효율적 자산 운용 방식이 아니다. 개미와 베짱이, 그들은 서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기업가 출신의 정치 지도자'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성공한 CEO 이명박이 운용한 국가의 시드머니는 결국 이명박의 호주머니로...... 시바, 이게뭐니 ! 장사꾼이었던 베를루니쿠스나 트럼프나 이명박이나 안철수는 모두 한통속이다. 그런데 지난일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안철수에게 덧씌웠던 < 착한 이명박 > 이라는 프레임은 잘못된 네이밍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착한 악인이라는 표현은 언어 도단이니까. 안철수는 " 착한 이명박 " 이 아니라 그냥 " 나쁜 이명박 " 이다. 그가 어제 야심차게 내놓은 유치원 공약'만 봐도 그렇다.
안철수는 < 국공립 신 / 증설 즉각 중단하라 > 라는 현수막이 태극기처럼 나부끼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사립유치원 교육자 대회에 참석하여 행사장 연단에 오른다. 장비 같은 쇠소리는 어디 가고 그새 제갈량 같은 새소리가 되어 말한다. " 저는 단설 유치원은 자제하고...... " 와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소리. 힘을 얻은 안철수는 낭랑하게 말한다. " 사립 유치원은 독립 운영 보장하고...... " 와와와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소리 X 2 이 함성과 박수는 사립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 중심의 모임이다 보니 안철수 공약과 이익 집단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호응이다.
그러니까 안철수가 겨냥한 것은 사립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의 사익 추구'다.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기사(안철수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학부모들 거센 비판)를 링크한다. 만약에 문재인이었다면 ? 5년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은 강서 KBS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교육자의 날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 국공립 유치원에 비해 열악한 사립 유치원 선생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교육과 보육에 전념해야 할 선생님들이 열악한 처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행정 서류작성 업무로 교육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이중의 고통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
종합하면 안철수의 정책 공약은 이익 단체를 대표하는 고용주의 사익'에 포커스를 맞췄고 문재인은 고용된 노동자의 노동 환경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이심전심, 과부 마음은 홀아비가 아는 법이요, 고기도 씹어본 놈이 괴기 맛을 아는 법이다. 제가 사업체를 굴려봐서 업자의 마음을 잘 압니다아 ~ 자기 논에 물 대는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안철수는 자본가의 이익을 대표하고 문재인은 노동자의 이익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자인 안철수는 서민 프렌들리한 정치가가 아니라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장사꾼'이다.
이처럼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안철수의 장사꾼 기질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규제프리존 법(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클릭)을 통과시키자는 과격한 주장을 해서 그 본색을 스스로 드러낸다. 말 그대로 각종 규제를 FREE하게 풀자는 법이다. 규제프리존 법이 통과가 되면 실정법으로 묶여 있던 절대농지, 그린벨트, 자연환경지구, 계획관리지역, 녹지, 보전산지에 공장을 지을 수 있다. 누구 좋으라고 ? 당연히 재벌들은 규제프리존 법안에 대해 엄지 척, 퓨처핸섭에 더해 좆까지 세우며 환영한다. 각종 규제를 풀어서 산업 활설화에 이바지하겠다는,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당찬 포부를 밝혔던 인물이 누구였더라 ? 이명박과 박근혜가 아니었던가. 실제로 박근혜-최순실 퀴어 로맨스 사건의 전말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재벌들이 미르 재단과 케이 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헌납하면서 박근혜에게 요구한 것이 규제프리존 법안 통과였다고 하니 우명박 좌근혜의 정신을 이어받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갑제가 안철수를 지지할 만하다. 정의당은 다음과 같은 논평으로 이번 논란을 정의한다. 탁월한 작명이다. " 공주가 가고 왕자가 왔다 ! " 여기에 덧대 내 바람을 말하자면 " X는 가고 ÷는 오라 ! " 안철수는 X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