뿜 빠 라 뿜 빠, 브 레 멘 음 악 대 :
정치는 말 놀이'다
모든 스포츠가 온몸을 사용하는 운동이기는 하나 종목마다 주로 사용하는 근육은 다르다. 야구는 팔을 사용하는 놀이이고, 축구는 발로 하는 놀이이며, 정치는 말로 하는 놀이이다.
새누리당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박근혜는 탁월한 정치인이다. 정치인이니만큼 그녀 또한 말을 다루지만 그 말이 그 말이 아니라는 점에서 말이 많은 것이다. 그 말을 다루어야 하는데 그 말이 아니라 그 말을 위해 엉뚱한 말을 하니 대한민국은 말 뒤축에 한반도 지축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나 또한 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최순실 일가'가 그 수많은 동물 중에서 말을 선택했다는 점을 높이 산다. 정유라'가 말 대신 호랑이나 사슴 따위와 놀았다면 내 특기인 말장난은 빛을 발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정유라가 말을 탔기에 내가 이명박근혜 정부를 통합해서 " 쥐락말락 " 이라고 정의할 수 있었던 것이고,
박근혜 정부를 " 닭치고 내 말 들어 " 라고 재치있게 요약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말이다. 오늘의 주제는 말이다. 이 말이냐 그 말이냐고 묻는다면 다 같은 말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대중이 정치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가장 큰 부분은 < 말 > 에 대한 평가 절하이다. 사실, 정치인의 덕목은 말 놀이'다. 대통령 연설문이 중요한 이유이다. 어떤 위정자가 " 말을 그럴듯하게 한다 " 고 해서 비판받아서는 안된다. 비판받아야 될 놈은 " 말만 그럴듯하게 하 " 는 놈이지 " 말도 그럴듯하게 하는 놈 " 은 아니다. 정치는 말로 하는 싸움이다. 그렇기에 운동(스포츠)과 정치는 물과 기름과 같은 관계이다.
운동 선수에게 말은 큰 의미가 없고 정치인에게도 근육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 운동과 정치가 합일(合一)이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파시즘과 나치즘이 좋은 예이다. 히틀러가 건강한 육체에 집착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히틀러는 베를린 올림픽 다큐 영화 << 올림피아, 1938 >> 를 국가적 차원에서 물심양면 지원하는데, 그는 건강한 육체를 위대한 독일 정신과 동일시한다. 철저한 계산 아래 카메라에 잡힌 육체는 아름답고 웅장하며 거대하다. 히틀러는 완벽한 육체에 사로잡힌 연설꾼이었다. 실제로 그는 부상병동의 부상병과 장애인을 집단 학살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육체와 정치의 협작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굳이 멀리 세계사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이승만과 박정희로 요약되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보면 이해하기 빠르다. 독재 정권이란 육체가 정치에 개입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는 곧 말 겨루기의 장'인 것이다. 그렇기에 다리가 불편한 정치인은 있지만 언어 장애를 가진 정치인은 없다. 박근혜의 비극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영화 << 광해, 왕이 된 남자 >> 는 타인의 언어를 흉내 내는 범위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자신의 로고스를 얻은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 그런데_박근혜는 ? 광대와 근혜는 원본(原本)인 광해와 순실을 흉내 내는 사본(寫本)에 불과하지만, 끝에 가서 광대는 로고스를 획득하는데 성공하지만 근혜는 로고스를 얻는데 실패한다.
로고스란 언어를 매체로 하여 표현되는 이성을 뜻한다. 영화 << 광해 >> 에서 광해의 성대모사를 하던 광대가 주체적 존재로서 성대모사가 아닌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면, 박근혜는 자기 주체성에 대한 자각 없이 순실이 짜놓은 각본대로 실행했다는 점에서 로고스를 성립하지 못한 존재'다. 그녀는 앵무새와 같은 존재'다. 앵무새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로고스가 없는 짐승이듯이 박근혜 또한 주인의 말을 따라 할 수는 있지만 로고스는 없는 존재다. 박근혜는 말을 못하는 정치인이면서 다른 의미로 진짜 말을 못하는 정치인이다. 박근혜는 벙어리 정치인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정치에 육체가 개입해서 만들어진 대형 부패 범죄이다.
모든 비리가 문화체육부에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차라리 스포츠강국이라고 개명해야 될 지경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악질적인 것은 송파 세 모녀 방지법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예산은 고스란히 최순실 게이트 이권 사업으로 빠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무리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지만 말을 살 찌우기 위해 굶어죽어가는 자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야말로 천인공로할 일이 아닐까 ? 지금까지 밝혀진, 문화 체육 분야에 집중된 최순실 법인의 부당 이익은 새 발의 피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들이 진짜 노리는 것은 13조 원이 투입된 평창 올림픽 이권 사업이라고.
최순실 작당이 장악한 문체부, 케이 스포츠, 미르 재단이 정조준한 것은 바로 평창 올림픽이다. 현대 올림픽 개최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올림픽은 몇몇 개인을 위한 노다지일 뿐이다. 글 마무리는 프란체스코 교황이 2016년 6월 12일, 병자와 장애우들을 위한 자비의 특별희년 미사 연설로 매조지하기로 하자. “ 우월한 신체를 가진 것이 대중의 신화가 되고 거대 사업이 되어버린 시대에서 불완전한 것은 감춰야만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
본문과 상관있는 덧대기 ㅣ 이명박과 박근혜가 장악한 10년은 아이러니한 정권이다. 사람은 없고 온통 동물 이야기'다. 쥐락말락(쥐樂말樂)이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니 국민은 개나 돼지가 되는 것이다. 개와 돼지는 동물농장 울타리 밖에서 시베리아 칼바람 맞으며 떨고 있는데, 쥐와 말은 집 안 거실에 앉아서 포도주와 치즈를 먹으며 이렇게 외친다. "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더욱 평등하다. " 하이고, 어떤 동물은 더욱 평등하다는 어떤 동물은 지금 개와 고양이와 말을 이끌고 독일 전국을 순회 중이다. 정작 짐승 무리 중에 닭이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최순실이 제작하고 차은택 감독이 연출한 << 브레멘 음악대 >> 에서 동물들은 나팔 불고 섹소폰 육덕지게 부른다고 한다. 뿜빠라 뿜빠 뿜빠빠. 타향살이 며칠인가 ~
가을에는 쌀이 풍년이어야지 지랄이 풍년이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