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의 역설

 

 

 





 

 

                                                                                                    옛날 B급 괴수 영화를 보면 거미가 코끼리보다 덩치가 큰 괴물로 나오기도 하고 바퀴벌레가 인간처럼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 지능을 갖춘다는 설정의 영화도 있다. 보다 보면 뒷수습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게 바로 < 방사능 오염1) > 이다. 방사능은 말도 안 되는 온갖 잡다한 것에게 당위성을 부여한다. 니미, 조또 ! 저게 말이 돼 _ 라고 투덜대던 사람도 하얀 가운을 입은 과학자가 방사능에 노출된 탓입니다_  라고 말하는 순간에는 수긍하게 된다. 아하, 그렇구나.

B급 영화에 있어서 " 방사능 " 이라는 기호는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B급 영화가 방사능 탓을 한다면, 현대 정신 의학은 화학 물질 탓을 한다. 그 옛날에는 마음 탓이라 여겼지만 현대 의학은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심장이 아니라 화학 물질이라고 말한다.  도파민 탓이요, 세로토닌 탓이다. 비만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식욕 과잉에 따른 비만은 개인의 의지 박약이라기보다는 호르몬이 명령을 하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결론은 그 호르몬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인슐린은 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단백질인데,  하는 일이 혈액 속 당(혈당량)이 상승하면 그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인슐린이라는 군인은 당(糖)나라 부대와 일당백으로 싸우는 장수라기보다는 일대일로 싸우는 졸개이다보니 당이라는 캡슐이 많아지면 당연히 인슐린 캡슐도 많아진다. 문제는 당의 상승으로 인해 늘어난 인슐린이다. 늘어난 인슐린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체내 지방으로 흡수된다. 인슐린의 배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체중 증가의 원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매우 간단하다. 인슐린 증가를 억제하면 되는 것이니 체내 당(糖 설탕 당) 성분 유입을 줄이면 된다. 이 단순한 계산에서 시작된 것이 < 저탄수화물 + 고지방 식단 > 인 것이다. 탄수화물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탄수화물이 당 + 식이섬유로 이루어졌다는 데 있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전체 섭취량의 15% 내외로 제한하는 저탄수고지방 식단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점이다.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지 않으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 하지만 생각보다 간단한 다이어트 식단은 결코 아니다.  탄수화물 15%의 허용이 밥 한 숟가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탄수화물은 밥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데에서 오는 자유일 뿐이기에 탄수화물 제한에 실패하기 되면 고지방 식단은 오히려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고나 할까 ?  << 살인의 추억 >> 에서 송강호가 손이 곱상한 녀석의 멱살을 잡고 밥은 먹고 다니냐 _ 라고 말할 정도로 밥은 한국 문화의 뿌리인데 밥을 먹지 말라 하니 속이 밥밥한 상황이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 한 사발 벌컥 마시고 싶은 심정이다.  저탄수고지방 식단도 결국은 원 푸드 다이어트'의 한 종류이다. 그동안 원 푸드 다이어트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다이어트의 성공 요인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황금 음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에 있다. 비만의 주범인 햄버거만 먹고도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고, 심지어는 라면만 먹고도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이 식단은 고비용일 뿐더러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곤혹스러운 식단이다.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대부분 밥을 중심으로 한 식단일 뿐만 아니라 모든 반찬은 당 범벅이니 말이다. 결국 이 식단도 원 다이어트 열풍이 그랬듯이 한때의 바람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답은 하나다.  1일1식이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으나 1일 섭취량의 1/3 수준이 되다 보면 식욕을 권장하는 호르몬도 줄어드는 것 같다.  아이는 로봇 장난감을 얻기 위해 떼를 쓰며 울다가도 엄마가 장난감을 사주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서면 아이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울음을 멈춘다. 몸도 그렇다. 

절식이 꾸준하게 진행되다 보면 몸은 더 이상 떼를 쓴다고(허기를 조장한다고) 몸 주인이 음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면 울음을 그친다. 그때부터 몸은 절식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1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음식 제한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설령, 과식을 한다 해도 평소 1일 섭취량의 1/2 수준이니 결과적으로는 하루 섭취량 총량은 줄어드는 것이다. 저탄수고지방 식단은 비만의 주범으로 탄수화물을 지적하고 있지만 사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우리가 일생생활하는 데 많은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일단 일의 집중력에 문제가 발생한다.

위험한 작업을 하거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저탄소고지방 식단은 위험할 수 있다. 체중 줄이려다가 직장에서 쫒겨나는 수가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고민하면 절래절래 고개를 흔들 게 되는 식단이다. 다이어트는 구두와 비슷하다. 처음부터 발에 맞는 새 구두는 없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물집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구두는 발의 크기에 최적화된 상태로 변한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허기가 지고 낮에도 별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운 상태가 된다.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는 것은 새 구두를 신고 걷는 것과 같다. 오래 신다 보면 그보다 편한 구두도 없다.


 

 

 

 


 

                                                       

1)     괴수 영화에 방사능이 있다면 박근혜에게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세력'이 있다. 모든 해결책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세력을 색출하는 것이다. 헌정 사상 통틀어 가장 무능한 정부이자 사악한 정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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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9-27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력으로 모든 농삿일하던 시대에는 밥힘이 중요했죠. 그런데 지금은 힘쓰는 일 거의 하지 않거든요...그러니 밥이란 탄수화물이 그대로 지방으로 되고, 게다가 소비는 적고 공급은 많으니 인슐린 분비가 후달리고 당뇨가 오고 등등등...요즘 밥 반공기로 줄였습니다. 탄수화물 중독 아니 밥중독이 늘 위장을 포만감을 찾게 되니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7 13:07   좋아요 0 | URL
특정 음식을 제한하는 것은 그닥 바람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조금씩 다 잘 먹는 게 필요한 거지..
유레카 님 말씀처럼 밥을 반 공기 덜어내는 것이 더 합당하지 밥을 아예 안 먹자... 그런 식단은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yureka01 2016-09-27 13:08   좋아요 0 | URL
지당하신 말씀..소식하고 절제하는 밥먹기가 무엇보다 요구 되는 시대인듯해서요.좋은 글 잘봤습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7 14:13   좋아요 1 | URL
다이어트의 핵심은 음식이 아니라 지속성입니다. 다이어트의 주범이라는 햄버거만 먹고 살을 빼는 것도 가능하고 라면만 먹고도 살을 빼는 것은 가능합니다. 결국 다이어트의 핵심은 행위의 지속성에 있는 것이지 특정 음식에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도움은 되겠지만요..

아무 2016-09-2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지방의 누명> 2부가 방송 중이길래 앞만 잠깐 봤는데, 쓰신 그대로 나오더군요. 그 다큐에서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의 부작용으로 식이섬유 문제가 나오던데, 해결책 제시하는 걸 보면서 이거 정말 비용 많이 드는 방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 나오는 사람들처럼 밥은 아예 손도 안 대는 것도 이상하고.. 덴마크처럼 식단의 패러다임이 이 다큐의 영향으로 바뀔지 모르겠네요. 전 포만감을 최근 들어 안 좋아하게 돼서 그런지 보고 나서도 식단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7 14:11   좋아요 1 | URL
저는 안 봤는데.. 지방 중심 식단은 확실히 비용이 많이 들죠. 천연 지방을 얻어야 할 터인데.. 그게 고가이기도 하고... 사실 치킨만 해도 그게 온전히 고기 맛은 아니잖습니까. 누군가 그런 소릴 했는데 한국 치킨의 맛은 닭 육질 맛이 아니라 거의 100% 밀가루 반죽이라고 하더군요... 위 식단대로라면 치킨은 금지 목록이죠..

사실.. 치킨이 흑인의 소울 음식이잖아요. 질기고 냄새나는 오래된 닭 냄새를 잡기 위해 가난한 흑인이 밀가루에 맛을 첨가해서 후라이드를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이 세상에 배 터지게 먹는 다이어트는 없습니다. 그건 위험한 다이어트죠. 결국은 소식입니다..

2016-09-27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7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7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7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8 09:06   좋아요 0 | URL
굿밤은 아닙니다. 어젠 가을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습니다. 날씨가ㅏ 좀 미친 것 같습니다..

2016-09-28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7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09-2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도 많이 먹어요. 울 아들은 밥 없으면 안 되는 스탈. 고기 오인분 먹은 날 밥도 세공기 시켜 먹더라구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8 09:1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대단하군요. 아, 전 고기 몇 점 먹으면 못 먹겠던데... 1식 하니까 양이 조금 늘어난 것뿐.. 다이어트가 모두 제각각 체질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살 찌는 이유가 다 다를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30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르고숨 님 반갑습니다. 에르고숨 님 서재 있엇을 때는 꼼꼼하게 챙겼던 1인입니다.
에르고숨 님 댓글을 읽으니 이거 반전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르고숨 님 댓글을 읽고 나서 구차한달의 댓글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이 가지고 형님 아우 서열 정하는 것만큼 초라한 것도 없죠..

peepingtom 2016-09-30 12:21   좋아요 0 | URL
속담 생각나네요. 나이 유세를 떠는 걸 보니 뒤로 호박씨 깐다고
온라인에서도 나이 누가 더 많냐 따지는 것은 확실히 수컷 본능인가봐요.
한국 남성의 특징인가?
두 남자의 흔들린 우정을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30 12:59   좋아요 0 | URL
궁상 떤다는 느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