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논란 : 내가 정리해 주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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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걸린 링크'는 < 아이유 ㅡ 제제 > 논란에 대한 가장 명쾌한 글'이다. 너굴 님이 먼저 선수를 쳤다는 사실이 원통할 뿐이다. 우선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아이유 앨범이 < 로리타 취향 > 이라는 대중의 지적과 < 예술적 취향 > 은 존중되어야 된다는 진중권 + 허지웅의 지적이 대표적이다.
일단, 대중의 지적은 지나친 과잉 해석이 아니다. 아이유 미니 앨범 chat-shire'가 겨냥한 과녁은 정확히 << 로리타 코스프레 >> 와 통한다. < 제제 > 라는 노래가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면, 앨범 전체 디자인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를 모방했다. 그렇기에 앨범 chat-shire : 그 유명한 체셔 고양이 이름에서 따온 제목이 아니었던가! 이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빌려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루이스 캐럴이 소아성애자'라는 說이 파다하게 돌았다. < 소아성애자 > 라는 끈적끈적한 소문은 루이스 캐롤 사후가 아니라 생전에도 끊임없이 떠돌던, 당시 유명한 저잣거리 귀엣말'이었다. 이 자리에서 루이스 캐럴이 소아성애자인가 아닌가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해석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가 " 로리타의 문화적 성전 " 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로리타 콤플렉스는 앨리스 콤플렉스와 통한다. < 록키 호러 픽쳐 쇼 > 가 컬트 영화의 성전이듯이 말이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ㅡ 코드 > 가 < 로리타 취향 > 과 맥을 같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렇기에 chat-shire 앨범이 대중의 로리타 취향을 저격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이 착각하는 지점은 앨범과 노래를 혼동한다는 것이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서둘러 말하자면 : 아이유가 < 노래 > 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 앨범 > 을 만든 것은 아니다. 과연 제제에게 망사스타킹을 입힌 사람은 아이유일까, 아니면 앨범 제작자일까 ?
다시 말해서 이번 논쟁은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코드 > 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리타) - 코드 > 를 구별하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한 소란'이다. 아이유가 지적한 대로 그녀는 아동성애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 제제 > 라는 노래를 만들지는 않았다. 그녀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서 영감을 얻었을 뿐이다. 그런데 제작자는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라는 알맹이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포장지로 포장했다. 다시 말해서 책 커버는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인데, 책 커버를 벗겨내면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인 경우다. 겉과 속이 다른 경우다. 대중의 지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chat-shire 앨범이 로리타 콘셉트인 것은 사실이지만 << 제제 >> 라는 노래가 로리타 취향을 겨냥한 곡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진중권과 허지웅이다. 평론가라면 교통 정리를 할 필요가 있는데 그들은 대중의 취향을 무작정 싸구려라고 폄하하며 조롱했지만, 정작 그들과 똑같은 우를 범한 꼴이 되었다. 진/허 또한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를 따로 구분하지 못했다.
아이유와 문근영은 서로 닮았다. 그들은 모두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대한민국 오빠와 삼촌들에게 국민 여동생이라 월계관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말하며 소녀에서 여성으로 독립하려는 순간 진입 장벽에 도달하게 된다. 대중은 그녀(들)가 영원히 여동생이기를 바랄 뿐이다. 말이 좋아 국민 여동생이지 사실은 로리타 취향의 소비 대상이었던 셈이다. 소설 속 늙은이 험버트 험버트'는 로리타가 영원히 열두 살 소녀에서 멈추길 바란다. 험버트가 나이 든 로리타(17살이었던가 ?!)와 다시 재회했을 때의 좌절과 비탄을 생각해 보라. 아이유는 성장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소녀에서 여성이 되는 순간, 대중적 매력은 상실하게 된다. 오빠와 삼촌이 열광했던 것은 여성이 아니라 소녀 이미지'였으니깐 말이다.
아이유의 딜레마는 바로 이 지점이다. 그녀는 12살과 23살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12살을 연기하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그렇다고 23살 여성으로 독립하자니 대중적 외면이 두렵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로리타 컨셉트'다. 립스틱은 바르되 완벽하면 안 된다. 뭉개진 립스틱 이미지는 12살과 23살 사이의 간극이 만든 결과'다. 섹시하되 어설퍼야 한다. 아이유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뮤지션이다. 그녀는 소녀와 여성 사이에 놓여 있다. 여성이라고 하기에는 미성숙하고 소녀라고 하기에는 성숙하다. 대중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이미 당신들은 로리타 -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층이라는 사실이다. 일본 망가 속 여성 이미지는 대부분 로리타 캐릭터'다. 얼굴의 골격 비율을 보면 답은 뻔하다.
또한 어린이를 상품화한다는 측면에서 << 아빠 어디 가 >> 와 << 슈퍼맨이 돌아왔다 >> 또한 로리타 소비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다면 과잉 해석일까 ? 로리타 컨셉트로 시작한 걸그룹 << 소녀시대 >> 에 대한 생각은 ? << 레옹 >> 에 대한 대중의 열광적 지지는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 이처럼 알게 모르게 대중은 로리타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라고 ?! 동녁 출판사는 아이유가 " 성적으로 학대받은 어린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 " 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가해자는 아이유가 아니다. 성적으로 학대(고통)받는 어린 아이를 단순히 성적 대상으로 삼은 부류는 아이유가 아니라 교육부'가 아닐까. 성적이 행복 순은 아니잖아요 !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은 아이의 행복추구권에는 관심이 없다.
어린 아이는 오로지 성적으로 등급이 매겨질 뿐이다. 성적으로 고통받는 어린 아이는 아이유의 제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초중고'다. 책을 만들어 파는 회사인 동녁이 비판해야 될 대상은 불온한 해석이 아니라 나쁜 책이다. 아이유로 시작해서 국정화 교과서로 끝맺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