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흙은 섹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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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링크를 건 동영상 아래 달린 댓글에 있다. 여성 판정단으로 참여한 방청객과 비밀번호 비공유를 주장한 패널 금보라는 한순간에 공공의 적'이 되어 김치녀를 상징하는 대표 캐릭터가 되었다. 불알후드들의 지랄같은 현상을 볼 때마다 " 게임의 법칙 " 이 생각난다. 포식자가 사라지면 먹잇감은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 사자가 없으면 늑대가 왕이 되고, 늑대가 없으면 여우가 포식자가 되며, 여우가 없으면 고양이가 왕이 된다. 그리고 여우가 없으면 토끼가 왕이 되고, 결국에는 포식자의 먹잇감이었던 토끼가 토끼를 잡아먹는다. 한국 사회는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해 남성 과잉 사회가 되었다.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부산의 결혼 적령기 남성인 경우는 " 2030년이 되면 여성 100명에 남성 166명이라는 극단적 성비 불균형 사회 " 가 된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 일처다부제 사회 > 였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겠지만, 아쉽게도 < 일부일처제 사회 > 이다 보니 < 일대일 짝짓기 > 가 끝나고 나면 결혼은 하고 싶으나 결혼을 하지 못하는 잉여 남성이 근미래에는 (남녀 각각 100명씩 짝짓기를 하고 남은 잉여 남성이) 66명이나 된다. 이들은 주로 흙수저로 태어나 금수저'에게 밀리는 하급 노동자'가 대부분으로 주로 비정규직이기에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되는 부류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계급 진입 장벽 사회로 전환되다 보니 흙수저로 태어난 여성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남성을 선호하게 된다.
흙수저로 태어난 남성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 놔라, 놔라, 놔아아라 !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더냐 ? " 그런데 어쩌나 ? 쌍팔년도에는 가난한 남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심순애 씨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여성은 거의 없다. < 이수일과 심순애 > 는 남성 판타지 서사'로 남아 있을 뿐이다. 사랑보다는 알반지를 선택하려는 여성에게 불만이 쌓인 잉여 남성은 점점 여성을 혐오하게 된다. 바로 < 일베의 탄생 > 이다. 그리고 그들이 퍼트린 것이 < 김치녀 > 다. 그들은 한국 여성이 유독 사치가 심하고 돈만 밝힌다고 주장하지만 정말 그럴까 ? 사실 진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 모든 여성은 일베(의 기준에서)가 말하는 " 김치녀 " 다.
자고이래로 남자는 여자 외모를 보고 여자는 남자 자원(재화)을 본다. 어떤 국가는 남성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소(재화)를 처가에 바쳐야 결혼을 할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 소 > 를 많이 보유한 남성일 수록 미녀를 얻고 더 많은 아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문화는 전세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 김치녀는... 그래요 ! 대한민국 방방곡곡은 물론, 전세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답니다. 그 어딜 가나 김치녀, 스파게티녀, 스시녀, 춘장녀'가 있는 것이다. 한국 여성이 맑고 깨끗한 피부를 얻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남성은 흔히 배우자로 < 미녀 > 를 원한다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 건강한 미녀 > 를 원한다. " 흠집 없이 깨끗한 피부는 기생충이 없고, 발달하는 동안 피부를 손상시키는 질병도 없었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며 병에 감염되지 않고 쉽게 낫는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음을 시사 " 한다. 결혼 적령기 남성들은 내과 의사가 아니기에 눈으로 상대방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손쉬운 부분이 피부 상태였던 것이다. 모발도 마찬가지다. 남성들이 풍성한 긴 머리 여성에게 판타지를 갖는 것은 " 풍성하고 긴 머리 " 가 건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병상에 오래 누운 여성치고 풍성하며 윤기 흐르는 긴 머리'를 가진 환자는 없다. 다시 말해서 미녀에 대한 기준은 사실 알고 보면 건강한 여성에 대한 기준인 셈이다. 남성들이 이러한 여성에게 집착하는 것은 " 건강한 유전자 " 를 물려주기 위해서'다. 씨'가 좋다고 싹이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토양이다.
진화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남자가 집착하는 것은 < 예쁜 얼굴 > 이 아니라 < 좋은 토양 > 인 셈이다. 좋은 흙은 섹시하다 ! < 일베의 탄생 > 은 성비 불균형과 깊은 관계'가 있다. 짝짓기 전략에서 실패한 남성들은 여성을 혐오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포도 이야기처럼 말이다. 구애에 실패하게 되면 혐오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 불알 > 이 권위를 잃으면 < 불안 > 을 낳고, < 불안 > 이 발생하게 되면 < 불만 > 이 쌓이게 된다. 그리고 이 불만은 자기보다 약자인 계급'에게 불똥이 튄다. 토끼가 토끼를 잡아먹는 것. 이제는 흙수저 남성이 여성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나는 상황이 되었다. 사실 인구 정책에서 심각한 문제는 < 인구 감소 > 가 이니라 < 성비 불균형 > 이다. 남성 인구가 많다는 사실은 < 에스트로겐 > 보다 < 테스토스테론 > 이 많다는 소리인데,
테스토스테론이 하는 주요 역할은 < 성욕 > 과 < 공격성 > 이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불법이지만 몰래 맞는 " 약빨 " 도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테스토스테론 과다 사회는 불안한 사회'다. < 젊은 남자 증후군 > 은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15~29세 남성 비율이 높은 사회일 수록 동맹 집단적 공격 수준이 높은 사회'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전쟁이나 폭동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라는 말이다. 18대 대선을 전후 일베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이용 연령대를 조사한 적이 있다. 다음과 같다.

위 도표를 보면 일베 이용자는 대부분 16세에서 33세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값이 나온다. 이 비율은 공교롭게도 진화심리학자 데이비스 버스가 지적한 집단 동맹성 공격 수준이 높은 연령대와 동일하다. 다시 말해서 < 일베 > 는 불알에 테스토스테론을 가장 많이 저장하는 남성들의 집합체인 셈이다.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한 성비 불균형 현상으로 인해 짝짓기 전략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하게 되자 테스토스테론이 가장 왕성하게 생산할 젊은 남자 세대'가 위기 의식을 느껴 집단 반발하는 현상이 바로 일베와 김치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전 세대들이 선명한 적(반민주세력)과 맞짱을 떴다면, 일베 세대(혹은 여성혐오자)는 약자와 맞짱을 뜬다는 점이다.
박가분은 << 일베의 사상 >> 에서 < 일베 > 를 일컬어 진보가 낳은 사생아'라고 단순하게 분석했지만, 그 분석은 엉터리'다. 일베가 집착하는 것은 계급 진입 장벽을 부수기 위한 도끼도 아니고 망치도 아니다. 그들은 오로지 여성 성기'에 집착할 뿐이다. 그들의 목표는 여성 신체를 모욕하고 훼손하는 것이다. 결국 성비 불균형이 일베를 낳은 것이다. 일베는 앞으로도 번성할 것이다.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수록, 여성 100명에 남성 166명이 정자처럼 달라붙는 상황이 되어 짝짓기 전략에서 여성이 유리할 때, 여성 혐오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그들은 계급 진입 장벽을 해머로 부술 생각은 않고 자신보다 약자를 괴롭히는 전략을 구사한다. 그리고 이 혐오는 보수 정권을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진보 정권은 강자에게 대들고 보수 정권은 약자에게 대드는 성향이 있다.
보수 정권인 이명박근혜가 보기에 일베 현상은 그리 나쁜 징조가 아닌 것이다. 여성 혐오는 보수 정권을 튼튼하게 만드는 힘이다.
- 진화심리학, 데이비스 버스 241쪽
- 배 고픈 여우가 길을 가다가 먹음직스러운 포도 나무를 발견한다. 그런데 너무 높이 달려서 먹을 수가 없다. 고생 끝에 얻은 것은 땀뿐 ! 여우가 말한다. " 저건 신 포도여서 못 먹을 거야 ! "
- 진화 심리학, 데이비스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