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bean과 공ball : 김성근과 장동민
bean : 콩, [타동사][VN] (美 비격식) 머리를 때리다 예문닫기
beanball : (야구) 야구 경기에서 투구가 고의적으로 타자의 머리 근처를 겨냥해 던지는 공
1. 김성근
지난 4월 12일 롯데-한화 경기'에서 빈볼(beanball) 시비'가 벌어졌다. 이동걸 구원 투수'가 황재균을 향해 던진 1구'가 몸쪽으로 바짝 붙었다. 누가 봐도 의심할 만한 투구였다. 황재균이 표적이 되었다는 느낌이 왔다. 전 타석에서도 고의성이 의심되는 데드볼'로 출루했던 황제균이 아니었던가 ! 반신반의, 하지만 두 번째 공도 몸쪽 높은공이었다. 황제균이 피하지 않았다면 데드볼이었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제3자가 지켜보아도 티가 나는데 하물며 타자'가 모를 리 없다. 아니나 달라, 3구는 황제균의 엉덩이에 꽂혔다. 육탄전은 불가피했다. 몸과 몸이 뒤엉키는 육체의 향연이 펼쳐지리라. 양 팀 선수들이 우르르 나오고, 심판진은 이동걸 투수'가 고의로 공을 던졌다고 판단해 그를 퇴장시켰다. 여기까지가 롯데-한화 경기에서 벌어진 빈볼 시비의 약사 略史다.
화살은 김성근 감독에게 날아갔다. 이동걸 투수가 자발적으로 빈볼을 던질 확률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2군 무대에 있던 투수가 절치부심하여 처음으로 1군 경기 마운드에 올랐는데 고의로 사구 死球를 던진다 ?! 투수가 고의로 사구'를 던지면 출장 정지'를 당하고 다시 2군 무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과연 이동걸 투수가 그럴 수 있을까. 당연히 김성근 감독에서 가자미 같은 째진 눈꼬리'를 던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하필 황제균이 표적이 되었을까 ? 여러 설'이 많으나 중요한 것은 데드볼 지시의 주체가 김성근 감독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김성근 감독은 7,80년대 야구를 한다. 사람들은 김성근 야구를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김성근 감독이 뛰어난 승부사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가 선보이는 야구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 야신 " 으로 불릴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승부사'이지만 그가 펼치는 야구 스타일'은 비호감이다. 내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선수를 승리'를 위한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 5일 로테이션'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다반사'다. 유창식 투수는 3일 만에 등판해서 다시 공을 던졌고, 불펜 투수 권혁은 중간 계투로 나와 51구나 던졌다. 선발 투수가 51구 던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5일 로테이션 없이 아무 때나 던져야 하는 불펜 투수에게 51구는 치명적이다. 불펜 투수는 20구 안팎이 적당하다. 저런 식으로 던지면 어깨가 망가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승리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면 과정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엘지 팬이면서 전 엘지 감독이었던 김기태'를 싫어했던 이유는 선수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선발 투수가 잘 던졌든 못 던졌든 한 이닝 대량 실점이 아니라면 감독이 투수에게 5이닝을 채워주는 것은 선수에 대한 예의에 속한다(선발 투수는 5이닝을 채워야 비로소 승리 요건을 갖추니 감독이 배려 차원에서 5이닝을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야구 예절에 속한다). 하지만 김기태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종종 4회나 5회 때 투수를 교체하고는 했다. 투수 입장에서 보면 열받을 상황'이다.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선수의 미래에 대해서는 가차없다. 몇 년 동안 2군 무대에서 절치부심하다가 1군 마운드에 첫 등판한 이동걸 투수'는 빈볼 시비로 어쩌면 영원히 1군 무대를 밟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항상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야구를 관람할 때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성근 감독은 황제균 타자가 1회 때 많은 점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도루를 했기에 상대 팀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정작 야구 예절을 벗어난 사람은 김성근 감독이다. 승리에 집착하는 것은 감독의 훌륭한 자질일 수 있으나 승리에 눈이 멀면 맹목盲目이 된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한다. 야구인이라면 공ball과 콩bean은 구별해야 한다. 어떤 감독은 선수와의 예절을 지키기 위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기도 한다. 야구는 종종 그런 패배'가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도 한다.
2. 장동민
야구 용어 가운데 " 빈볼 " 은 " (가득) 찬볼 " 의 반대말이 아니다. 공이 대부분 속이 빈 구조'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 빈 > 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라거나 속이 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 bean > 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빈볼은 " beat ball " 이 아니라 " bean ball " 이다. < bean > 이 콩'이라는 의미로 널리 쓰이지만 " 머리를 때리다 " 라는 뜻도 있으니 빈볼'이란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헤드샷'을 말한다. 사족이지만 빈볼을 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알밤구'라고나 할까 ? 머리를 쥐어박는 일을 두고 알밤을 먹이다, 라고하니 말이다. 하지만 투수가 고의로 던지는 공이 모두 머리를 향하지는 않는다. 투수가 고의로 던지는 데드볼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맞아도 그닥 아프지 않은) 엉덩이를 맞추는 데드볼과 맞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사람 머리를 향해 던지는 헤드샷'이 있다.
고의로 던진 빈볼에 두고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전자는 타자에 대한 배려이고, 후자는 타자에 대한 증오'다. 엉덩이는 살이 많기 때문에 그닥 아프지 않을 뿐더라 맞아도 뼈가 부러지지는 않기 때문에 부상 염려가 별로 없다. 이동걸 투수가 황제균 타자 엉덩이를 맞췄다는 것은 던지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던져야 하는 상황에 대한 미안함이 묻어난 결과였다. 황제균도 투수가 억지로 던진 공'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구속을 낮췄다는 점과 공이 엉덩이를 향했다는 점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래서 그는 항의의 몸짓만 취했을 뿐 주먹다짐을 하지는 않았다.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아는 법이니까 말이다. 만약에 알밤구'가 머리를 향했다면 주먹다짐을 했을 것이다. 황제균의 항의'는 이동걸을 향한 게 아니라 김성근을 향한 것이다.
욕도 마찬가지'다 엉덩이를 맞추는 욕과 머리를 향해 날아가는 욕이 있다. 장동민이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에는 타자 머리를 향한 경멸과 증오가 엿보인다. " ① 카더라 " 통신 찌라시'나, 출세하더니 많이 "② 컸더라 " 뒷담 그리고 " ③ 그럴 줄 알았어 " 스토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과격한 언행을 선보이는 장동민 같은 경우는 언젠가 사달이 벌어질 줄 알았다. 언어 폭력뿐만 아니라 그가 종종 유세윤이나 유상무에게 보이는 습관적 신체 폭력( 그가 장난스럽게 상대방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엉덩이를 차는 모습 ) 을 볼 때마다 그가 선보이는 싸가지없는 캐릭터가 극중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연예인에게 방송은 밥줄이니 그에게 방송에서 하차하라고 요구할 마음은 전혀 없지만
그가 이 사건으로 인해 방송에서 하차한다고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전에 함께 일했던 코디네이터를 향해 창자를 꺼내 구워서 그 여자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 웃기고 싶은 욕심 > 차원이 아니라 < 개같은 인성 > 의 문제였다. 사람들은 그러한 언어 폭력을 술자리에서나 있을 법한 말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러한 말은 술자리에서도 하면 안 되는 말이다. 장동민 말투를 흉내 내서 아무리 " 개 같은 년 " 이라고 해도 창자를 꺼내 구워먹을 정도'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성이 여성 혐오 발언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믿는 부류와 다른 하나는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하지만 그 어느 지표를 보아도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그 어느 지표를 보아도 한국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는 자료 또한 찾을 수 없다. 반대로 여성 불평등 자료'는 수없이 많다. 욕으로 흥한 장동민이 욕으로 흥한 박명수와 다른 점은 박명수에게는 나약함을 숨긴 " 위악 " 의 냄새가 엿보이지만 장동민에게는 " 위악 " 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명수가 내뱉는 < 버럭 > 은 평균 이하'인 약자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위장술'처럼 보인다. 하지만 장동민이 내뱉는 < 버럭 > 은 약점을 보면 물고늘어지려는 들짐승의 사나운 본능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장동민에게는 위악'이 아니라 폭력처럼 보인다. 가식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직한 사람은 아니다. 직설은 때론 가식보다 좆같은 경우가 허벌나게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