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 6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 알라딘 신간 평가단 14기 활동
1. 식사하셨어요 ?
한울아카데미 출판사'에서 출간된 < 음식의 문화학 > 은 음식 문화를 사회과학적 틀 안에서 바라본다(라고 출판사는 말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저자가 쓴 텍스트를 책 한 권으로 엮어서 내놓는 방식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지만 일단 한울아카데미'라는 출판사를 믿고 고른다. 책에 대한 정보가 미흡할 때는 좋은 출판사를 믿고 고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목차를 보니 레비스트로스와 엘리아스 그리고 부르디외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모양이다. < 신화학 1, 2 / 레비스토르스 > 와 < 문명화과정 / 엘리아스 > 그리고 < 구별짓기 / 부르디외 > 를 흥미롭게 읽었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개인 서가에 꽂힌 책은 그 사람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리트머스 종이'이고, 그 사람이 섭취한 음식은 재정상태표를 알려주는 리트머스 종이'다. 전자는 정치적 지표이고 후자는 경제적 지표이다. 서민은 음식을 먹고, 귀족은 요리를 먹는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사회학 분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09592
2. 길 이야기
< 길 > 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종류가 많다. 장소에 따라 " 골목길 " 이 되고, " 산길 " 이 되고, " 들길 " 이 되고, 궤적과 방향에 따라 " 지름길 " , " 둘레길 " , " 샛길 " 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위치에 따라 " 내리막길 " , " 오르막길 " 이 된다. 아주 특별한 길도 있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걷던 길이다. 아름다운 길이 있으면 더러운 길도 있다. 정치인이 선거 때만 되면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이 살아온 길'을 과대 포장할 때이다. 이처럼 길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바다에는 눈에 보이는 길이 없다. 바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나침판이 발명되기 전에 살았던 뱃사람들은 어떻게 바다에 길을 냈을까 ? 아니, 어떻게 길을 발견했을까 ? 궁금하지 않은가. 나는 보이지 않는 길'이 무척 궁금하다. 띠지에 소개된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 고고학계의 거장 브라이언 페이건 신작 " < 인류의 대항해 > 는 위와 같은 이유'에서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역사 분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12306
3. 마가렛 대처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
캔 로치 감독은 마가렛 대처와 앙숙 관계였다. 다른 감독들은 우아하고 사려 깊은 배려 속에 숨겨진 위선을 고발하기 위해서 상류사회'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캔 로치'는 기득권, 자본가를 공격하기 위해 집요할 정도로 하층민을 다룬 감독이었다. 그에게 타협이란 없다. 그동안 나는 움직이는 대상에 접근하는 카메라의 동선, 빛을 받아들이는 필름의 감각 따위를 중요한 미학적 기준으로 삼았으나, 정작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기교보다는 진심을 담은 목소리'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람이 바로 캔 로치 감독'이었다. 마가렛 대처가 장수를 누리다가 2013년 4월에 사망했을 때 캔 로치는 “그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 경쟁 입찰에 붙여 가장 싼 업체에게 맡기자. 대처 본인이 원한 것도 바로 그런 방법일 것이다 ” 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예술 분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777064
4. 다빈치와 독수리
< 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 / 저자, 로스 킹 > 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역사/예술 논픽션'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소개 글을 읽으니 저자는 픽션과 논픽션 분야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한 모양이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인상주의 화가 마네를 다룬 < 파리의 심판 > , 시스티나 예배당 천당 프레스코 작업 과정'을 다룬 < 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 > 그리고 산타마리아 피오레 성당 돔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 이야기 < 브루넬레스키의 돔 > 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이쪽 분야(역사 예술 논픽션)에서는 솜씨가 꽤 좋은 모양이다. 로스 킹은 재밋거리를 위해서 짝패와 적수 관계를 적극 끌어들이는 모양이다. < 파리의 심판 > 은 뭘 해도 잘 되는 에르네스트 메소니에와 뭘 해도 욕 먹는 마네를 다루었고, < 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 > 은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대립을, < 브루넬레스키의 돔 > 은 브루넬레스키와 로렌초 기베르티를 다룬다. 다소 뻔한 구성이지만 악당이 있기에 영웅이 존재하는 법이다. 조커 없는 베트맨을 상상할 수 있을까 ?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예술 분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19486
5. 개봉 박두
월터 옹은 < 구술성과 문자성 > 이라는 책에서 문자문화와 구술문화를 구분했다. 문자문화에 속하는 사람은 토론을 통한 논리 싸움을 옹호하지만 구술문화에 속하는 사람은 내기와 말싸움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문자문화는 < 이성 > 에 호소하고, 구술문화는 < 감성 > 에 호소하는 경향이 강하다. 당연히 문자문화가 교양 있는 사회에 가깝고, 구술문화는 교양 없는 사회에 가깝다. 대한민국은 디지털 구술문화에 속한다. 대한민국 대중은 문자 텍스트'보다는 게임, 드라마, 영화와 같은 이미지'에 쉽게 반응한다. 진중권은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에서 " 인문학의 위기란 다름 아닌 이 디지털 실어증의 산물 " 이라며 " 사회가 문자문화에서 영상문화로 이행하는 데에 따른 필연적 현상 " 이라고 지적한다. << 이미지 인문학 >> 에서 < 이미지 > 와 < 인문학 > 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다. 이미지는 구술성'에 속하고, 인문학은 문자성에 속하니깐 말이다. (아직 읽지 않아서 내용 파악을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진중권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진 편향을 바로잡고자 대안을 내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미지(구술성)를 단순히 보지 말고 읽자고 제안한다(문자성). 아는 만큼 보인다. 중요한 것은 < 무엇을 보느냐 > 가 아니라 < 어떻게 읽느냐 > 가 중요하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인문학 분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11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