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닝기미, 조또......
(한국 구성원) 정치 의식 구조 성향 테스트 문구를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정치적 성향에 대해 질문을, 예를 들면 당신은 스스로 보수, 진보, 중도 중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따위를 던진 후 ① 보수 ② 진보 ③ 중도 ④ 몰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④번 " 몰라 " 는 모르니깐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니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③번 " 중도 " 를 선택하는 사람은 매우 이상한 사람이다. 사회에 속한 인간은 오른쪽 아니면 왼쪽을 선택해야 한다. 강성이냐, 연성이냐가 있을 뿐이다. 하워드 진이 말하지 않았던가. 달리는 기차에 중도란 없다고 말이다. " 당신, 중도입니까 ? " 라는 질문은 마치 " 당신, 남녀추니'입니까 ? " 라는 질문과 같다. 그러니깐 3번을 선택하는 사람은 " 네, 저는 암수한몸'입니다. " 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이상한 질문이요, 이상한 답변이다. 그런데 더 이상한 점은 한국인 정치 의식 구조 성향 결과'다. 암수한몸 비율이 가장 높다. 보수(3) : 진보(3) : 중도(4)가 나온다. 이 결과가 맞다면 한국인은 전세계에서 가장 균형 잡힌 정치 감각을 가진 민족이다.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말이다. 자신을 < 중도 >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다. 다만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면 쪽팔리니깐, 보수 정당의 패악질을 익히 알고는 있으니깐, 중도를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한국 사회는 보수(7) : 진보(3)의 구조'라고 보면 된다. 보다 세세하게 분류하자면 보수(7)를 " 똥 묻은 보수(4) : 겨 묻은 보수(2) " 로 나눌 수 있다. 나머지 (1)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모르지만 중도'라고 하면 왠지 교양 있는 태도처럼 보여서 선택하는 부류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다수인 보수 성향 유권자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같은 보수인 민주당을 공략해야 한다.
그래서 새누리는 민주당에게 종북 이미지를 덮어씌워서 좌파 정당처럼 보이게 하는 전략을 추구해 왔다. 결국 한국 정치는 보수끼리 서로 싸우는 형국이다. 자, 그렇다면 < 중도 > 를 지향하는 안철수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때깔은 무엇일까 ? 그가 입만 열었다 하면 주장하는 " 합리적 중도 " 란 무엇이냐는 말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영토에다 깃발을 꽂겠다는 안철수(현상)은 말 그대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 안철수와 무리'는 나름 머리를 굴린다고 도랑 치고 가재 잡자는 전략을 구사한 것 같지만 결과는 도랑 쳤더니 가재는 보이지 않는다. (12월 한겨울에 냇가에 가서 도랑 쳐봐라 ! 가재가 보이나..... ) 자신을 중도'라고 말하는 이'는 대부분 보수라는 정체성을 숨긴다는 지적처럼, 그는 보수주의자'다. 10.4 선언과 6.15 선언을 강령에서 빼라고 주문하는 꼴을 보면 답이 나온다.
심지어 5.18과 4.19마저 껄끄럽다는 태도를 보여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가재는 게 편을 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가재가 걔네(새누리) 편을 든다. 그나마 가재가 개 편을 들지 않은 게 다행스러울 정도다. 정치가가 자신을 아무 색깔도 없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 지향 > 해야 할 태도가 아니라 < 지양 > 해야 할 태도'다. 일반인은 정치적 커밍아웃을 해야 할 의무가 없지만 정치가는 반드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신념을 고백해야 한다. 보기 좋은 " 허울 " 보다는 부끄럽지만 정직한 " 허물 " 이 낫다. 노무현은 < 허울 > 대신 < 허물 > 을 당당하게 보여준 정치인'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잊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 안철수가 때깔 좋은 허울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빵빠레 울리고 꽃가루 날리는 시절은 이미 지났다. 혹독한 검증만 남았을 뿐이다.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현수)와 안철수의 공통점은 성공을 위해 제2의 고향에서 타관살이를 시작했다는 점이다(새정치민주연합'은 형식상으로는 기존에 있던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모양새'지만 누가 봐도 입당'이다). 둘 다 살얼음판을 달린다는 측면에서 그들은 동료'다. 안현수는 러시아에 터를 잡았고, 안철수는 민주당에 터를 잡았다. 이름에서부터 단단한 각오가 보인다. 빅토르는 자신의 이름을 꺾어 빅토리'를 잡겠다는 각오를 선보였고, 안철수 또한 절대 철수하지 않겠다는 다부진 다짐을 선보였다. 하여튼 안현수와 안철수는 자신이 꿈꾸는 야망을 위해서 제3지대를 선택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다른 점은 안현수는 성공했지만 안철수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안철수가 보여준 행보를 보면 미끄러질 공산이 크다.
나는 안철수가 진심으로 승리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건투를 빌어줄 생각은 없다.